독일이 낳은 위대한 작가인 괴테는 이렇게 말했다.
가장 유능한 사람은 가장 배움에 힘쓰는 사람이다.
비교적 최근 트렌드인 그로스 해킹(Growth Hacking, 기업이 성장하는 방식을 집중적으로 탐색하고 실행하는 일련의 활동)의 유행을 이끈 션 엘리스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조직은 가장 많이 배우는 조직이다.’라고 한 바 있다. 맹모삼천지교에서도 보듯 학습에 대한 방법론 개발의 욕구는 동서양과 시공을 초월한 인간의 성장에 대한 갈망을 뒷받침하는 것만 같다.
그런데 콘텐츠가 많이 부족해서 뭐든 공부만 하면 통하던 과거와는 달리 분야별로 너무나 많은 자료가 쌓인 지금은 어떻게 배우는 것이 좋을까? 효과(제대로 배우기)와 효율(빨리 배우기)을 위해서 학습이론이 많이 발달한 최근의 동향을 정리하고 실습해보니 다음의 방법이 유용했다.
1. 모델링: 좋은 스승과 템플릿을 찾는다
전체적인 맥락을 모르면 배우는 과정이 지지부진하고 오래가지 못한다. 좋은 스승은 경력이 훌륭한 분이 아니라 눈높이와 성향에 맞게 방향을 잘 이끌어 주는 분이다. 그리고 방식 자체를 새로 만들어가면서 배우면 대부분 힘들고 쉽게 지친다.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 양식을 새로 만들기보다 다른 사람의 양식을 받아 내용부터 채워가며 익혀가는 게 배움의 속도를 올리는 데 좋았다.
2. 내재화: 스스로 할 수 있는 작은 행동과 습관으로 반복한다
쉽게 배우면 쉽게 잊는다. 운동을 한다면 1분 운동부터, 작문을 한다면 매일 1줄, 책을 읽는다면 하루 1페이지 등으로 작고 쉽게 만들어서 그 자체를 당연하게 만든다. 갓난아기는 기는 것도 어려워하지만 어느새 당장 할 수 있는 기어가기를 하다 보면 걷고 뛰게 된다. 꾸준함은 그 무엇보다 빠른 결과를 낳는다.
3. 고도화: 리뷰하고 가르치고 커뮤니티를 만든다
제대로 배우고 있는지 리뷰하는 건 효과와 효율 모두에 매우 유용하다. 그리고 가르치는 활동은 스스로에게 엄청난 배움을 준다. 다만 리처드 파인만이 이야기한 것처럼 쉬운 용어로 타인에게 설명할 수 없다면 스스로 이해가 부족한 것이다. 그리고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고 배움을 나누면 아주 도움이 된다. 가령 독서 토론은 혼자 책 읽기보다 훨씬 다양한 시각과 깊이를 경험할 수 있는 활동이다. 러닝 클럽을 하면 혼자 뛰기보다 더 큰 동기 부여가 된다.
실제로 해보니
모델링과 내재화만으로도 대부분의 분야는 즐겁고 쉽게 배울 수 있었다. 개중에 특별히 좋은 결과를 원하는 분야는 고도화를 통해서 타인의 의견을 구하고, 스스로 정리한 결과를 나누고 했더니 좋았다. 페이스북 글쓰기 활동도 나에게는 고도화 활동이 큰 도움이 되었다. 혼자 써보려고 수년간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했지만 늘 몇 번 써보기도 전에 멈췄는데, 다양한 분이 주시는 의견과 응원을 귀담아들으며 글을 쓰고, 1–2단계를 재점검하며 스스로의 스타일을 찾아 나갔다.
브라운백에서는 새로운 장치를 설계할 때 1단계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멤버들의 시간을 절약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2단계를 하며 정말 의미 있다고 판단되면 제도화해나간다. 채용 제도를 설계할 때도, OKR을 반영할 때도, 광고를 최적화할 때도, 제품을 개발할 때도 큰 도움이 되었다. 멤버들이 무엇인가를 새로 배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즐거워하게 된 것만으로도 충분한 보람이었다.
자동차를 타는 법을 배우면 신체의 한계를 넘어 같은 시간에도 더 먼 목적지에 갈 수 있을 뿐 아니라 주변 경관도 볼 수 있다. 포크레인을 배우면 삽질할 때 보다 적은 힘과 노력으로 산을 옮길 수 있다. 신이 우리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인 시간을 가장 잘 쓸 수 있는 비결은 잘 배우는 것에 있지 않을까.
원문: 손종수의 페이스북
함께 보면 좋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