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1월 14일의 시위와 그 후과로 나온 민주노총의 ‘비폭력’ 방침에 대해 양쪽에서 비판이 쏟아진다. 그런데 애초에 ‘폭력시위’ 프레임은 ‘저들’의 것이다. 여기에 1차원적으로 대응하는 ‘비폭력’ 프레임 또한 ‘코끼리’[1], 즉 저들의 프레임 안에 놓인 것일 뿐이다. 그런데 문제는 구식 = ‘아제’ 시위문화에 관한 것으로 번져 간다. ‘쳐 맞을 각오로’ 이를 ‘내부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는데 기실 그리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폭력/비폭력’ 논쟁도 몇 십 년의 지루한 역사를 갖고 … [Read more...] about 한국식 집회·시위 문화와 12월 5일에 대한 단상: 21세기 형 vs. 아저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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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로유감: 프로 스포츠의 이율배반
한 야구 선수가 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장 프로로 뛰어든 선수였다. 선수가 보스턴 레드삭스에 의해 드래프트 됐을 때, 그를 관리하던 풋내기 에이전트는 쾌재를 불렀다. 그의 눈에 선수는 무궁무진한 포텐셜을 지니고 있었고, 그 잠재력은 금방이라도 터질 듯 했다. 그러나 머지 않아 에이전트가 레드삭스 구단에게서 받은 연락은 전혀 다른 내용이었다. "파워가 없고, 수비에서는 범실이 너무 많고, 기껏 친 공도 수비수 미트로 들어가기 일쑤다." 구단은 에이전트에게 경고했다. "조만간 나아지는 모습이 … [Read more...] about 네로유감: 프로 스포츠의 이율배반
파도는 같이 타되 휩쓸리지 않는다
경우 #1. 모두에게 욕을 먹는데 나에게는 잘 해주는 상사가 있다. 남들이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고약한 업무스타일을 갖고 있는데 어쩐지 나와는 잘 맞는 사람이 있다. 경우 #2. 분명 이건 아닌 것 같은데 내부 분위기상 빠져나올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직원들이 미팅이나 스몰톡 자리에서 상사에 대한 불만의 표현으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했을 때. 처음엔 약간만 멍청해 보이는 계획이 길래 귀찮아서 동의했는데 점점 아주 멍청한 무언가로 변해가고 있을 때. 경우 #3. 인간관계도 … [Read more...] about 파도는 같이 타되 휩쓸리지 않는다
40대는 왜 ‘응팔’에 응답하나?
헬조선의 마흔들, 응팔에 응답하다 공자는 마흔을 ‘불혹(不惑)’이라고 했다. 40대를 불혹이라고 한 것은 인생의 과정에서 자신의 학문이나 신념이 나름대로 확고해지고 다른 것에 미혹되어 흔들리지 않을 시기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오늘날 흔들리지 않는 40대가 몇이나 될까? 철밥통일 것만 같았던 직장에서는 명예퇴직으로 내몰리고, 딱 치킨집을 열만한 퇴직금은 권리금과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날아가고 말았다. 내 집 마련의 꿈도 요원해서, 2년마다 이삿짐을 꾸려야 한다. 아이들의 양육비와 학원비는 … [Read more...] about 40대는 왜 ‘응팔’에 응답하나?
매우 개인적인 BL의 역사
BL의 역사라... BL의 역사를 이야기하자니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저 먼 고대 그리스의 우정부터 시작해야 하는 건가, 그 옛날 일본의 <준(JUNE)>이라는 잡지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나, 야마나치 오치나시 이미나시 같은 이야기를 해야 하나? 이렇게 거슬러 올라가다 보니 마치 성교육 시간에 '자, 정자랑 난자가...' 같은 느낌도 든다. 하위문화로서 BL이란 장르의 역사는 따로 연구하시는 분들이 계신 것으로 알고 있어서, 나는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가 아는 이야기 정도만 … [Read more...] about 매우 개인적인 BL의 역사
투자에서 선택적 기억의 위험성
최근 들어 뭔가 이상한 일을 겪고 있습니다. 과거의 고통스럽고 기분 나쁜 기억들이 되살아나 거기에 매달려 있습니다. 투자자로서 여러분도 비슷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왜 그럴까요? 우리 두뇌가 하는 많은 이상한 일 중에 “정서적 퇴색 편향(fading affect bias)”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부정적인 감정을 기억하는 데 익숙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뇌는 나쁜 시간, 고통스러운 경험 및 일반적으로 불쾌한 일에 대한 기억은 축소합니다. 적절한 예가 바로 제 아내의 … [Read more...] about 투자에서 선택적 기억의 위험성
노무사의 팁: 헬조선에서 알바를 하기 위해 알아야 할 7가지
2013년 초, 인터넷상에서 문자를 캡처한 사진 하나가 화제가 됐다. 캡처 속 학생은 임금도 명시하지 않고 구인공고를 낸 뒤 개별적으로 시급 4,000원을 통보하고는 이것이 최저시급보다 적음을 지적하자 “사람에 대한 예의” 운운하는 고용주에게 그의 말을 고스란히 되돌려준다. 예의를 중시하는 당신이 일할 사람에게는 왜 예의를 지키지 않느냐고. 이 캡처와 함께 올라온 글은 이내 많은 알바들의 울분을 풀어준 ‘사이다 글’로 등극했다. 올해 법정 최저임금은 5,580원(이 당시에는 4,860원)이다. … [Read more...] about 노무사의 팁: 헬조선에서 알바를 하기 위해 알아야 할 7가지
구르카 용병과 쿠크리
지난 주엔가 늦장가 가는 친구 녀석이 네팔에서 신부를 데리고 와서 함께 자리했다. 내 친구니 신랑 나이는 견적이 나올 것이고 그 신부의 나이는 물경 20대 초반이었다. 네팔에 가서 일하는 중에 만난 양갓집 규수였고 네팔에서 정식 결혼식도 치르고 온 처지. 이건 도둑놈 정도가 아니라 ‘특수강도’이 죄목이 마땅한 상황이지. 이 XXX같은 놈! 소리까지 튀어나오려 했는데 의절할까봐 그만 뒀어. 네팔 처갓집에서는 별 일 없었느냐 묻더니 갑자기 녀석의 표정이 스산해지더군. “처숙부가 그러더라고. 너 내 … [Read more...] about 구르카 용병과 쿠크리
전문연구요원 병역특례제도
전문연구요원이란 무엇인가 저는 사실 지난 2월이 돼서야 예비역이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전문연구요원이라는 제도의 혜택을 받았기 때문인데요, 대한민국 남자는 병역의 의무를 집니다만 저는 감사하게도 그 의무를 대학원 박사과정을 하면서 연구활동으로 대신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그 제도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전문연구요원(이하 전문연)이라는 제도는 아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병특(병역특례)이라고 흔히 부르는 것 중 좀 더 대중적인 산업기능요원과 세트로, 찾아보니 1973년에 국가산업 발전을 … [Read more...] about 전문연구요원 병역특례제도
E-Commerce 사업자가 왜 콘텐츠도 건드릴까
커머스 사업자는 상품만 잘 팔면 되고, 콘텐츠 사업자는 구독자만 늘리면 된다… 는 사고방식은 구닥다리 같은 것이 되어가고 있다. 몇 해 전부터 커머스와 콘텐츠가 결합하고 있는 트렌드가 주목되고 있기 때문에 관점을 넓힐 필요가 있다. 본 칼럼에서는 E-Commerce 사업자들이 콘텐츠 비즈니스를 어떻게 강화하고 어떠한 의도로 강화해나가는지 사례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단순히 일회성에 그치는 콘텐츠 마케팅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콘텐츠 비즈니스이며, 어떠한 비전과 관점을 갖고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 [Read more...] about E-Commerce 사업자가 왜 콘텐츠도 건드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