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펜 한자루 들고 홀로 무림강호에 나타났다. 그는 그동안 숱하게 많은 칼을 휘둘렀다. 그 칼에 다친 사람도 있고, 심지어 치명상을 입은 쪽도 있다. 그렇다고 누구를 눕히기 위한 글은 아니었다. 칼을 쓰는 무사(武士)에게는 두 가지만 있을 뿐이다. 서 있는 것과 눕는 것. 내가 서 있다면 상대를 베어 쓰러뜨린 것이고, 내가 누웠다면 진 것이다. 눕지 않고 서 있고자 용맹정진하는 자, 그들을 무사라 부른다. 문사(文士)에게는 글이 칼이다. 다만 그 쓰임새가 달라 서 있는 자와 … [Read more...] about 강준만, 칼 대신 글을 휘두르는 문사(文士)
사회
웹툰이 고발하는 노오오오력과 힐링팔이 시대의 잔인한 현실
“이건 다 니가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야” 한국인을 짓누르는 트라우마가 있다. 학벌, 군대, 성차별 등등. 사람들은 오랫동안 이런 것들에는 문제가 없다고 배워 왔다. 이게 다 너 잘되라고 하는 소리야, 네가 노력을 안 하기 때문이야, 남들은 괜찮은데 왜 너만 그러냐, 그렇게 해서 사회생활을 어떻게 하겠냐, 일단 좀 참고 견뎌봐, 다들 참는 거 너도 좀 참아봐... 사람들은 고통스러웠다. 그래서 “힐링”이라는 이름의 진통제를 먹으며 견뎠다. 하지만 상처를 치유하지 않은 채 언제까지고 진통제만 … [Read more...] about 웹툰이 고발하는 노오오오력과 힐링팔이 시대의 잔인한 현실
MS에 이어 구글도 무시하는 IT 강국 대한민국
주. NPAPI: '넷스케이프 플러그인 API'의 약자다. 사파리, 오페라, 크롬, 파이어폭스 등 주요 PC용 브라우저에서 플러그인 프로그램 기능을 설치, 실행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인터넷익스플로러(IE)의 '액티브X'같은 역할이다. (참조 링크: ZDNet Korea) 구글이 크롬에서 NPAPI 기능을 빼겠다고 정한 날짜가 눈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국 정부와 업체들, 특히 금융쪽이 발등에 불 떨어진 듯 급하게 움직이고 있는 모양새다. 그런데 이게 하루이틀 전에 발표된 것도 … [Read more...] about MS에 이어 구글도 무시하는 IT 강국 대한민국
‘진보’와 ‘진일보’ 사이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낙태를 속죄하고 용서를 구하는 여성과 시술 의사를 사면한다고 발표했다. 가톨릭에서 파문에 해당하는 중죄인 낙태에 대해 이런 결정을 내린 일은 한시적 사면이라 해도 파격이다. 기존의 교리를 바꾼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도 교황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동안 낙태라는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리면서 마음의 상처를 입은 많은 여성을 만났고, 이는 불행하게도 선택의 여지가 없는 실존적이고 도덕적인 비극이다." 낙태가 여성 개인의 도덕적인 문제와 책임만은 아니라고 말해 준 것이다. 물론 … [Read more...] about ‘진보’와 ‘진일보’ 사이에서
인공적으로 변해가는 대학캠퍼스를 바라보며
※ 이 글은 뉴욕타임즈에 실린 「Why We Should Fear University, Inc.」를 번역한 글입니다. 제가 졸업한 퍼듀대학교는 엄청나게 큰 캠퍼스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캠퍼스 서쪽 끝에는 학생 기숙사와 교수 주거지가 자리잡고 있으며, 토마토와 해바라기를 가꾸는 정원도 있습니다. 풀이 무성해 보이는 이곳은 대학 구성원이 자주 찾는 관광지도 아니고,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릴 필요도 없는 곳이어서 학교에서 세심하게 관리하지는 않는 장소입니다. 퍼듀대학교에게 … [Read more...] about 인공적으로 변해가는 대학캠퍼스를 바라보며
“반(反) 빈곤”에 반대한다
※ 이 글은 UC버클리 대학의 공공정책학 교수 데이비드 L. 커프가 뉴욕타임즈에 기고한 칼럼(The Benefits of Mixing Rich and Poor)을 번역한 글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영유아 교육에 연방 예산을 써야 한다고 주장할 때마다 등장하는 반박 논리는 크게 봤을 때 딱 하나입니다. 바로 빈곤층 취학전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헤드스타트 프로그램(편집자주: 헤드스타트는 1964년부터 미국에서 교육불평등으로 인한 빈곤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취학 전 빈곤아동을 대상으로 실시해온 … [Read more...] about “반(反) 빈곤”에 반대한다
헬조선을 건너가는 방법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에서 ‘중간일자리’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14년 8월 통계층 발표 기준으로 20대와 30대의 일자리 현황을 살펴봤더니, 10년 전과 견줘 중간일자리 비중이 줄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상대적으로 상위와 하위 일자리 비중이 늘었다. 중간일자리는 중위임금의 67%~133%에 해당하는 임금소득을 올리는 일자리를 뜻한다. 이번에 현대경제연구원은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자료를 사용했다. 이 조사에서 '최근 3개월 간 직장에서 받은 임금'에 대한 응답의 중간값은 약 … [Read more...] about 헬조선을 건너가는 방법
회사를 떠난 사람들: 회사 밖에서 세상을 버텨내는 자영업자, PC방 사장
Q. 자기 소개를. A. 저는 40살이고 회사생활을 5년 동안 하고 현재 서울에서 PC방을 운영하고 있는 ㅇㅇㅇ 입니다. Q. 학교와 회사 등의 커리어를 알려 달라. A. 1995년 서울의 중간 정도 되는 대학의 경영학과에 입학해서 2003년에 졸업했다. 그때만 해도 4학년이 되어야 취업준비라는걸 본격적으로 하는 분위기였다. 스펙은 그때도 필요했다. 그래서 캐나다에 11개월 동안 어학연수를 가서 오직 토익만 준비했다.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 한국에 돌아와서 첫 토익 시험을 봤는데 935점이 … [Read more...] about 회사를 떠난 사람들: 회사 밖에서 세상을 버텨내는 자영업자, PC방 사장
청소년 야구 혹사를 고발한다: 아이들의 어깨를 담보로 승리를 탐하지 말라
뒤로 갈수록 구위가 떨어진 청소년 국가대표 투수들 9월 3일 슈퍼라운드 미국과의 1차전. 8회말까지 4:2로 앞서고 있던 대한민국 대표팀은 9회초 에이스 이영하가 러더포드에게 우중월 역전 3점 홈런을 허용하면서 경기를 내줬고 이 경기의 패배로 결승 진출이 좌절되었다. 이날 9회초에서 이영하가 기록한 구속은 140Km대 초반대. 구속도, 구위도 예선 라운드에서 처음 등판했을때보다 현격히 떨어져 있었다. 상대 타선이 강하다고는 하지만 예선전에서 보여주었던 이영하의 투구라면 충분히 승부가 가능했었던 … [Read more...] about 청소년 야구 혹사를 고발한다: 아이들의 어깨를 담보로 승리를 탐하지 말라
CEO와 일반 노동자들의 연봉비율 공개가 미칠 파장
※ 이 글은 워싱턴 포스트의 「This new rule could reveal the huge gap between CEO pay and worker pay」를 번역한 글입니다. 더 시크릿, 그와 나의 연봉비율 많은 회사들이 감추고픈 비밀 가운데 하나가 최고경영자(와 경영진)의 연봉 내역입니다. 연봉 내역에는 절대적인 액수가 있을 것이고, 회사의 일반 노동자, 보통 사원들에 비해 얼마나 많이 받는지를 따지는 상대적인 비율이 있겠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urities and … [Read more...] about CEO와 일반 노동자들의 연봉비율 공개가 미칠 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