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광주는 빛고을의 광주가 아니다. 넓을 광 자 광주다. 즉 전라도 광주가 아니라 경기도 광주를 의미한다. 1971년 8월 10일 경기도 광주 땅에서 그 서슬 퍼렇던 박정희 정권도 (일단은) 두 손을 든 심각한 민중봉기가 일어났다. 친숙한 용어로는 '광주대단지 폭동 사건'이라 한다. (경기도) 광주대단지 폭동 사건 이 봉기가 어떻게 일어났는지는 뒤로 미루고, 봉기 와중에 벌어진 일 하나를 먼저 소개해 보자. 몽둥이와 최루탄이 난무하는 가운데 참외를 실은 삼륜차 하나가 … [Read more...] about 한국식 재개발의 기원
사회
맥심의 블랙조크 읽기
※ 편집자 주: 지난 8월 21일 맥심코리아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맥심 9월호 표지가 공개 즉시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을 미화한다는 비판이 즉각 일었고, 이에 맥심 측은 여성에 한정되지 않는 "범죄의 한 장면을 극적으로 표현"했을 뿐이라며 다음과 같이 해명했습니다. "화보 전체의 맥락을 보면 아시겠지만, 살인·사체유기의 흉악범죄를 누아르 영화적으로 연출한 것은 맞으나 성범죄적 요소는 화보 어디에도 없습니다. 일부에서 우려하시듯 성범죄를 성적 판타지로 미화한 바 … [Read more...] about 맥심의 블랙조크 읽기
‘노출’이 아니라 ‘퀴어’가 싫은 거겠지
난 동성결혼에 반대하던 사람이다. 아내와 미드 <러브 바이츠>를 보던 중 게이 커플의 프로포즈와 결혼을 다룬 장면에서 '저건 좀...' 이라며 고개를 돌리던 기억이 생생하다. 동성애를 차별할 어떠한 신학적 근거도 없다 우연히 성 소수자들의 권리 운동을 하는 교회를 다니며 인턴쉽을 하게 되었고, 덕분에 동성애자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전엔 관심이 없던, 혹은 막연히 나쁘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던 동성애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진지하게 공부하게 됐다. … [Read more...] about ‘노출’이 아니라 ‘퀴어’가 싫은 거겠지
송윤아는 왜 빚에 쪼들렸을까?
드라마 <어셈블리>에서 송윤아는 정치 컨설턴트였다. 서울대 운동권 출신인 여당 사무총장과 선후배 하는 사이니 학벌도 좋은 것 같다. 선거에 출마하려는 정치인들에게 전략과 이미지를 컨설팅해주고 지역구 맞춤형 정책도 개발한다. 실세의원 보좌관에 청와대 근무 경력까지 있으니 그야말로 A급 참모다. 그런데 송윤아는 빚에 쪼들린다. 여의도에 작은 사무실을 하나 냈는데 수백만 원의 월세 독촉에 시달린다. 겨우 전화 받는 여직원 한 명 을 고용했는데 월급 줄 걱정이 태산이다. 결국 대출금 미납 … [Read more...] about 송윤아는 왜 빚에 쪼들렸을까?
다자연애, 정확한 사랑의 실험
지난 2월 <한겨레21>은 '다자연애'를 특집기사(“두 사람을 동시에 사귈 생각 없니?” 그날부터 ‘열린 연애’가 시작됐다)로 다뤘다. 다자연애란 독점적 연애와 대비되는 말로, 세 명 이상의 사람이 합의 하에 동시에 연인관계를 맺는 것을 뜻한다. 기사에 힘 입어, 다자연애에 관한 미디어의 관심이 높아졌던 상반기였다. 다자연애에 대한 높아진 관심 그 역사는 오래이나 한국에서는 활발히 논해진 적 없는 다자연애가 새삼 미디어의 주목을 받을 때는 대중문화 영역에서 논쟁적인 … [Read more...] about 다자연애, 정확한 사랑의 실험
여성주의를 경계하기 전 알아야 할 것들
이 글은 한 여성의 "여성주의를 주의하라", "여성주의는 한국에서 그 수명이 다 했다"는 주장─즉, 한국 여성들이 오직 여성이기 때문에 피해받는 일은 없다는 주장─에 반박하기 위해 작성한 글이다. 여성이기 때문에 욕을 먹는 게 아닌 경우도 있다 '일부' 페미니스트들의 자기편 보호를 위한 과한 행동이 전체 여성 차원에서는 마이너스로 적용되는 사례는 많다. 그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예로 'xx맘'이라는 한 무개념 애 엄마가, 음식값 추가지불도 없이 "왜 낭낭하게 담아주지 … [Read more...] about 여성주의를 경계하기 전 알아야 할 것들
조선을 떠나며: 해방 이후 조선땅에 남은 일본인들의 삶 ②
※ 「조선을 떠나며: 해방 이후 조선땅에 남은 일본인들의 삶 ①」에서 이어집니다. 조선에 눌러앉고 싶은 일본인들 1945년 9월 12일 경성 : 때아닌 조선어 강습 열기 경성 YMCA 청년회관 로비에는 어린 학생에서 백발이 성한 노인들까지 삼삼오오 모여들어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바로 이들은 조선어를 배우기 위해 모인 일본 사람들이었다. 당시 강단에 선 일본인 강사는 이런 말로 강의를 시작했다. 센세 (대역) "조국의 패전과 조선의 독립으로 발생한 현 상황은 비록 … [Read more...] about 조선을 떠나며: 해방 이후 조선땅에 남은 일본인들의 삶 ②
닭도리탕을 닭도리탕으로 부를 자유
주말을 맞아 본가에 가서 닭도리탕을 먹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닭도리탕을 먹으러 본가에 다녀온 거겠죠. 닭을 사러 마트에 들렀다가 아내와 사소한 의견 차이를 보였습니다. 아내는 "닭볶음탕이 맞다. 도리(鳥·とり) 자체가 새를 뜻하는 일본말이기 때문"이라는 의견이었고, 저는 "그건 근거 없는 주장에 불과하다"는 견해였습니다. 불분명한 '도리'의 어원 일단 감자탕처럼 닭도리탕 자체가 그리 뿌리 깊은 음식이 아닙니다. 옛날 신문 기사를 찾아 읽을 수 있는 '네이버 뉴스 … [Read more...] about 닭도리탕을 닭도리탕으로 부를 자유
“성매매를 처벌해선 안된다” 앰네스티의 결정을 지지하는 이유
앰네스티에서 ‘성매매 비범죄화’에 대한 입장을 검토 중이라는 기사를 얼마 전에 봤는데, 그 결론이 ‘처벌을 반대하는’ 성매매 비범죄화 및 합법화라고 하니 정말이지, 놀라운 결정이 아닐 수 없다. ‘성매매 노동자’의 입장을 중심으로 사고하게 된다면, 그래서 숙고의 숙고를 거듭하게 된다면 필연적으로 도출되는 결론이기도 하다. 앰네스티의 놀랍고 역사적이고, 용감한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 왜 박수를 보내는지 몇 가지 질문을 통해 알아보자. Q1. 성매매가 합법적으로 존재하면 좋은 점이 … [Read more...] about “성매매를 처벌해선 안된다” 앰네스티의 결정을 지지하는 이유
웹툰 작가의 노동환경을 조사하자
디지털 플랫폼 시대, 다른 말로 웹툰 호황의 시대다. 네이버, 다음이 1강 1중 구도로 고착되던 웹툰은 KT 올레마켓, 레진의 참여로 구도가 확대되고, 코미코, 카카오페이지(이 부분은 카카오가 다음과 통합되면서 여러 이슈가 남아있다. 하지만 2015년 여름 시즌 신인 작가 공모 대열에 참여했으므로 분리한다)까지 대형 플랫폼이 6개로 늘어났다. 북큐브도 2015년 여름을 기점으로 시장 참여를 선언하며 샘플 웹툰을 선보이고 있고, 전진석 작가를 편집장으로 내세운 코믹스퀘어도 신규진입을 준비 … [Read more...] about 웹툰 작가의 노동환경을 조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