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사람 목숨은 생각보다 질깁니다. 죽을 걱정은 하지 말고 공부 한 번 해봐요." 3학년 주임 이영철 선생님께서 학년 첫 조회 시간에 고 3만 남겨놓고 이런 말씀을 하셨다. 친구들은 다들 피식 웃었지만 내게 딱 필요한 말이라고 생각되었다. '나는 공부하는 기계다. 1년만 죽었다고 생각하자.' 그때부터 공부 외에는 대부분 포기했다. 말수도 줄이고 졸릴까 봐 밥도 줄였다. 유일한 오락이자 스트레스 해소법은 잠을 자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마저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자 뒤에 집에서 좀 … [Read more...] about 파렴치한 희망, 오만한 노력
사회
‘인턴’의 로버트 드니로가 까칠한 CEO를 사로잡은 비결
“졸업생 여러분, 당신들은 해냈습니다. 그리고… 엿 됐습니다.” 로버트 드니로가 올해 초 뉴욕대 예술대학 티쉬스쿨 졸업식에서 했던 축사의 한 구절이다. 타임지가 올해 최고의 졸업식 연설로 꼽기도 했던 이 연설에서 드니로는 “이제 여러분 앞엔 ‘거절 당하는 인생’이라는 현실의 문이 있을 것이니 좌절하지 말고 '다음!'을 외치며 힘을 내라”고 말해 졸업생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드니로는 그의 말을 연기로 보여주었다. 영화 <인턴>에서 그는 30세 여성 CEO가 이끄는 패션테크 … [Read more...] about ‘인턴’의 로버트 드니로가 까칠한 CEO를 사로잡은 비결
환자 돌보다 환자 되는 가족간병인 체험기
2015년 메르스로 온 나라가 들썩였다.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 급성 호흡기 감염병인 메르스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만 1,010명이 감염되고 442명이 사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86명이 감염되고 36명이 사망했다. 이 글은 메르스가 유행하던 시기에 가족간병인으로 겪은 일을 기록한 것이다. 나이 스물여섯, 2년 째 백수로 살던 나는 엄마를 간병하기 위해 광주의 한 병원에 12일 동안 머물렀다. 낯선 광주 2015년 6월 1일 월요일. 엄마가 병원에 입원하는 날이다. 아침 일찍 … [Read more...] about 환자 돌보다 환자 되는 가족간병인 체험기
현명한 노후를 위한 색다른 투자
지인이 은퇴 뒤 이사를 갔다. 수십년 살던 서울을 떠나 지방 도시로 거처를 옮겼다. 서울에서 전세금을 빼서 충분한 면적의 집을 구입할 수 있었다. 그러고도 3천여만원이 남았다. 그는 돈을 어디에 쓸지 고민하다, 그 중 2천만원을 친구들에게 쓰기로 결정했다. 낯선 지역으로 와서 아는 사람도 별로 없으니, 가능한 많은 이들을 집으로 불러 대접하면서 관계를 유지하는 데 투자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결과적으로 이것은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 1년 동안은 전국에서 친구들이 모여들었다. 그리고 … [Read more...] about 현명한 노후를 위한 색다른 투자
진퇴양난에 빠진 탄산음료의 끝없는 추락
※ 이 글은 뉴욕타임즈지의 「The Decline of ‘Big Soda’」를 번역한 글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시작됩니다. 이야기 중간 중간에 여러 차례 필라델피아의 사례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필라델피아가 탄산음료의 몰락을 주도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시민들, 특히 지역 어린이, 청소년의 건강을 위해서 탄산음료를 멀리하는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벌이는 시 정부와 시민단체의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필라델피아는 미국 시장에서 특히 큰 위기에 봉착한 탄산음료의 … [Read more...] about 진퇴양난에 빠진 탄산음료의 끝없는 추락
한국인은 아파트에 산다
요즘은 해외여행이 흔합니다. 그래서 스위스니 일본이니 프랑스니 독일이니 뉴질랜드니, 외국 다녀온 사람이 아주 많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제가 느끼는 어떤 위화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한국 사람은 왜 아파트에 살아야 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외국 사람들은 훨씬 더 적은 수가 아파트에 살지요. 수도권 여기저기에 있는 아파트 숲은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기괴하게 보이기에 충분한 '한국적'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한국 사람은 왜 아파트에 … [Read more...] about 한국인은 아파트에 산다
사회적 기업 지원보다, 올바른 시장경제가 더욱 중요하다
지난 7월 20일 사회적 경제 워크숍에서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강연한 내용을 정리한 기사를 읽었다. 최근에 읽은 사회적 경제 관련 글 가운데 가장 진지하고 솔직한 내용이라고 생각하여 소개한다. 본문에서 안희정 지사는 사회적 경제가 가지는 한계를 받아들이면서도 올바른 방향을 위해 인내심을 가지고 장기적으로 노력하자는 당부를 한다. 그런데 기사 내용과 제목의 톤이 확연히 다르다. 마치 전혀 다른 글 두 편의 제목과 내용을 덧대어 놓은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기사에서 안희정 지사가 ‘양극화’와 … [Read more...] about 사회적 기업 지원보다, 올바른 시장경제가 더욱 중요하다
헬조선에 살아도, 괜찮아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헬조선이란 말이 유행한다. 지옥(Hell)과 조선의 합성어. 말 그대로 이 나라가 지옥 같다는 말이다. 유사어로는 지옥불반도 등이 있다. 헬조선 디시인사이드가 만든 위키, 디시위키는 헬조선을 이렇게 요약한다. 사회의 모순을 지적하면 빨갱이/패배자가 되는 국가. 젊은이들이 아프면 청춘이 되는 국가.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욕심 부리면 안 되는 국가. 니 목숨은 니가 알아서 챙겨야 하는 국가. 엘리베이터 닫힘 버튼을 너무 많이 눌러서 IMF가 왔다는 말을 … [Read more...] about 헬조선에 살아도, 괜찮아
우리나라 성인의 실질문맹률은 ‘OECD 최고’
폭스바겐 광고를 욕하면서 문맹률에 관한 정확한 데이터를 찾다보니 우리나라 실질문맹률이 엄청나다는 자료를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실질문맹률이 OECD 국가 중 최악이었더군요. '에이 설마?'하고 일단 부인했다가 곰곰히 생각하니 그럴 법 하더군요. 역사 이야기를 장황하게 제 서재에서 정리한 후에 여러 사이트에 요약본만 정리하는데, 어김없이 달리는 댓글이 3줄 요약입니다. 그리고 여러 자료를 제시하는 제 이야기보다 뜬금없는 몇 줄 짜리 '카더라'가 훨씬 뜨거운 환영을 받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 [Read more...] about 우리나라 성인의 실질문맹률은 ‘OECD 최고’
너무나도 친절해 망가져 가는 사회
휴대폰 요금제 문제로 전화 상담을 받고 난 뒤 전화를 끊으면서 내가 말했다. “너무 친절하다. 우리나라 전화상담사들은 왜 이리 친절해?” 그러자 옆에서 듣던 동료가 “선생님, 친절하면 좋지 뭐?”라고 한다. 그래, 친절 그 자체가 문제 될 게 뭐 있나. 문제는 그 이면에 있는 무엇이다. 진리는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진리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우리는 눈앞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잊지 말아야 한다. 눈 앞의 현실 뒤에 있는 무엇을 읽으려 애써야 한다. 스튜어디스는 … [Read more...] about 너무나도 친절해 망가져 가는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