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요즘 한국을 말할 때면 빼놓지 않고 언급하게 되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그건 바로 노인들의 높은 자살률과 낮은 출산율이죠. 이 두 가지 사실은 물론 그 자체로 충분히 심각한 것입니다만, 한국을 한국답게 만드는 것이 뭔가라는 측면에서 생각해 보면 더욱 의미심장해 보이는 사실들이기도 합니다. 한국을 한국답게 만드는 것이 뭘까요? 저는 바로 '효'의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을 지배해 온 강력한 이데올로기죠. 한국에서는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자식을 아끼는 사람이라거나 부모에게 효도하는 … [Read more...] about 목적이 있는 삶, 한국인의 삶
과거를 보는 일본, 미래를 보는 한국
1. 일본은 자타가 공인하는 보수적인 나라다. 나는 일본에서 10년 이상을 살았는데, 알게 모르게 끝없이 세뇌적으로 흘러나오는 메시지가 있다. 바로 이런 말이다. 변하지 않는 것이 뭐가 나빠? 즉 왜 변해야 하는가, 변하지 않는 것이 더 좋다는 보수적 목소리다. 이 목소리는 영화에서, 드라마에서, 광고에서 전통적으로 계속 강조한다. 마치 세뇌라도 하고 싶은 것처럼.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변해온 나라라고 부를 수 있는 한국 사람에게는 때로 상쾌하게 들리기도 하는 메시지다. 한국의 변화가 … [Read more...] about 과거를 보는 일본, 미래를 보는 한국
나영석 예능 ‘여름방학’의 왜색 논란
나영석 예능을 좋아하는 저는 〈삼시세끼〉 같은 프로그램을 챙겨보고는 했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니 아내가 새로 나온 나영석 사단의 예능 ‘여름방학’이 왜색논란에 빠졌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내용이 소니 게임과 비슷하다는 것은 둘째 치고, 장소로 선택된 집이 적산가옥 같은 집이라는 겁니다. 아내가 보여준 집 사진을 보니 과연 그런 말이 나오는 것이 당연해 보입니다. 이 논란에 대해서 일본식이면 어떻고 프랑스식이면 어떤가, 뭘 그런 걸 가지고 따지냐고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 [Read more...] about 나영석 예능 ‘여름방학’의 왜색 논란
이태원 클럽 사태와 한국이 만드는 미래
얼마 전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하는 2차 집단 감염사태가 일어나 많은 사람이 화를 냈습니다. 그리고 쓸데없이 이태원 클럽이라고 안 하고 게이 클럽이라는 이야기를 하며 ‘동성애자들이 문제가 있어서 상황이 이렇게 되었다’는 식으로 보도한 언론도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화를 내는 것은 어느 정도 당연한 것이고, 필요한 일입니다.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적어도 그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또한 그 화내기가 지나쳐서도 안 됩니다. 이른바 생활 방역으로 접어들면 시간의 문제일 뿐 2–3차 집단 감염이 … [Read more...] about 이태원 클럽 사태와 한국이 만드는 미래
한국의 코로나19 대처는 정말 뭐가 다를까?
어떤 일을 보면 사람들은 여러 설명을 만듭니다. 만들 때만 해도 그것들이 아마도 그럴 수 있다거나 여러 설명 중의 하나라는 생각을 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일단 어떤 설명에 납득하면 더 이상의 설명을 찾지 않거나, 심지어 누군가가 다른 설명을 해줘도 그걸 고려해보지도 않습니다. 이번 코로나19에 대한 한국의 대응을 설명하는 것에서도 우리는 같은 일을 보게 됩니다. 우리는 '대한민국은 왜 다른 나라와 다른가'라는 질문의 답을 알고 싶어 합니다. 대만이나 태국, 홍콩, 중국도 그래프만 보면 잘하는 … [Read more...] about 한국의 코로나19 대처는 정말 뭐가 다를까?
코로나19 이후의 세계
우리나라에서는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기 시작했지만 유럽과 미국에서는 이제 시작인 것 같습니다. 2008년 경제위기 때처럼, 혹은 IMF시절처럼 주가는 떨어지고 있습니다. 세계는 강력한 경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이제까지처럼 살면서 이 위기가 지나가기를 바라며 기도만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는 사스나 메르스와는 다릅니다. 그때는 이렇게 세계가 멈춰서고 경제가 폭락하지는 않았습니다. 세계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구분되어 영원히 바뀔 것입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세계인들이 … [Read more...] about 코로나19 이후의 세계
직장의 종말, 그리고 한국인의 집
직장의 시대가 끝난 오늘날 한국인은 무엇으로 살까요? 먼저 직장의 시대가 끝났다는 말에 대해서 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물론 직장은 지금도 중요합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한국에서 직장의 시대가 끝났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의 첫 번째 의미는 지금이 베이비 붐 세대가 은퇴하는 시대라는 뜻입니다. 우리나라 인구 구조상 한국인이 곧 베이비 붐 세대라고는 할 수 없다고 해도 한국인의 상당수가 이 베이비 붐 세대에 속한다고까지 말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이들의 … [Read more...] about 직장의 종말, 그리고 한국인의 집
걱정이 많은 사람들
‘태학산문선’ 시리즈에는 조선 후기 실학자인 정약용의 글을 모은 『뜬 세상의 아름다움』이라는 책이 있다. 여기에 포함된 글 「가난한 근심」에서 일찌기 정약용은 사람들이 부질없는 근심이 많은 것에 대해서 썼다. 그에 따르면 사람들은 이익을 좇아 부지런히 내달리느라 정신이 고달프지만 다 부질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또 걱정해야 할 자기 정신을 기르는 일은 정작 걱정하지 않는다. 죽을 때 책 한 상자도 전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짐승이나 다름없지 않냐고 정약용은 말한다. 정약용이 그 … [Read more...] about 걱정이 많은 사람들
한일 마찰에 대한 시국 단상
드디어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겠다는 날이 되었습니다. 미래는 모르는 거지만 일본은 사실 이미 한국에 대한 무역 규제를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뒤돌아서기 어려운 길에 들어섰기 때문에 앞으로도 한국에 대한 공격은 계속될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무사히 지나가도 이 사태는 끝나는 것이 아니고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가면 상황은 더 험악해지겠지만 그렇다고 세상 끝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는 차분히 그러나 멈추지 않고 대응해야겠지요. 우리가 서두르기를 바라는 것은 … [Read more...] about 한일 마찰에 대한 시국 단상
세습, 악의 탄생과 진화
악의 탄생 나는 악의 탄생이란 다른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감당할 수 없는 자리에 가는 것이다. 사실 누구나 칭찬을 듣고 싶어하지 욕을 먹고 싶어하지 않는다. 능력이 충분해서 정당하게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면 악당이 될 이유가 없다. 그건 바보다. 쉽고 당당한 길이 있는데 뭐하러 위험한 길을 가서 숨기고 싶은 약점을 만드는가. 실력으로 백점맞을 수 있는데 컨닝페이퍼를 만드는 거나 마찬가지가 아닌가. 그런데도 악은 흔히 탄생한다. 그건 첫째로 우리의 욕심이 … [Read more...] about 세습, 악의 탄생과 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