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요금제 문제로 전화 상담을 받고 난 뒤 전화를 끊으면서 내가 말했다. “너무 친절하다. 우리나라 전화상담사들은 왜 이리 친절해?” 그러자 옆에서 듣던 동료가 “선생님, 친절하면 좋지 뭐?”라고 한다. 그래, 친절 그 자체가 문제 될 게 뭐 있나. 문제는 그 이면에 있는 무엇이다. 진리는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진리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우리는 눈앞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잊지 말아야 한다. 눈 앞의 현실 뒤에 있는 무엇을 읽으려 애써야 한다. 스튜어디스는 … [Read more...] about 너무나도 친절해 망가져 가는 사회
문화
어떤 삶이 좋은 삶인가: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나이가 들어서 65살이 돼 기초연금을 받게 된다면 인생을 잘못 사신 것입니다.” 2013년에 있었던 일이다. 기초연금의 국민연금 연계 방안을 놓고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었다. 박근혜 정부가 노인들에게 주는 기초노령연금을 정비해 기초연금으로 개편하면서,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모든 노인에게 매달 20만원씩’이라는 약속을 어기는 기조의 정책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기초연금을 도입해 매달 20만원씩을 지급하되, 소득 상위 30%에게는 지급하지 않으며 국민연금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받는 … [Read more...] about 어떤 삶이 좋은 삶인가: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웹툰이 고발하는 노오오오력과 힐링팔이 시대의 잔인한 현실
“이건 다 니가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야” 한국인을 짓누르는 트라우마가 있다. 학벌, 군대, 성차별 등등. 사람들은 오랫동안 이런 것들에는 문제가 없다고 배워 왔다. 이게 다 너 잘되라고 하는 소리야, 네가 노력을 안 하기 때문이야, 남들은 괜찮은데 왜 너만 그러냐, 그렇게 해서 사회생활을 어떻게 하겠냐, 일단 좀 참고 견뎌봐, 다들 참는 거 너도 좀 참아봐... 사람들은 고통스러웠다. 그래서 “힐링”이라는 이름의 진통제를 먹으며 견뎠다. 하지만 상처를 치유하지 않은 채 언제까지고 진통제만 … [Read more...] about 웹툰이 고발하는 노오오오력과 힐링팔이 시대의 잔인한 현실
경자동차 이야기: 대한민국 경차의 역사 (하)
※ 이 글은 「경자동차 이야기: 대한민국 경차의 역사(상)」에서 이어집니다. 군부독재 시대가 끝나고 문민정부가 들어설 무렵, 경자동차가 대한민국의 도로 위를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국의 첫 경자동차는 가격면에서도 여전히 부담이 크고, 안전성은 심각하게 낮으며, 잔고장도 많고, 무엇보다 자동차를 “부와 명예와 성공의 상징"이라는 인식이 대부분이었던 사회였기에 서민들에게도 외면을 당했다. 정부의 1 가구 2차량 중과세 제도 또한 경자동차의 보급을 늦추는 결과를 낳았다. … [Read more...] about 경자동차 이야기: 대한민국 경차의 역사 (하)
세상을 바꾼 사진 10장
한 장의 사진이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세 살배기 시리아 난민 아일란 셰누(Aylan Shenu)가 해변에 잠들어 있고, 그 뒤에서 터키 경찰관이 지켜보고 있는 사진입니다. 터키 민영 뉴스통신사인 도안통신의 여성 사진기자 닐류페르 데미르가 촬영한 이 사진은 소셜미디어로 공유되고, AP통신에 의해 전세계 언론에 보도되며 시리아 난민 인권문제의 상징이 됐습니다. 이 사진은 독일 메르켈 총리가 전격적인 난민 수용 의지를 밝히는 등 유럽의 난민 정책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사진 한 장은 이처럼 … [Read more...] about 세상을 바꾼 사진 10장
‘진보’와 ‘진일보’ 사이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낙태를 속죄하고 용서를 구하는 여성과 시술 의사를 사면한다고 발표했다. 가톨릭에서 파문에 해당하는 중죄인 낙태에 대해 이런 결정을 내린 일은 한시적 사면이라 해도 파격이다. 기존의 교리를 바꾼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도 교황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동안 낙태라는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리면서 마음의 상처를 입은 많은 여성을 만났고, 이는 불행하게도 선택의 여지가 없는 실존적이고 도덕적인 비극이다." 낙태가 여성 개인의 도덕적인 문제와 책임만은 아니라고 말해 준 것이다. 물론 … [Read more...] about ‘진보’와 ‘진일보’ 사이에서
창비의 독점구조와 김사인의 만해문학상 사절
굳이 밝히지 않아도 아실 일이다. 나는 30여 년째 중등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문학을 가르치고 있다는 사실을 빼면 오늘의 한국문학이나 문단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 무명의 독자다. 20대의 한때 문학청년이었다는 것도 따로 내세울 게 없는 게 그 무렵의 젊은이들 중에 문청이 좀 많았는가 말이다. 가뭄에 콩 나듯 연간 두어 차례 시집을 사는 게 고작이고 소설 쪽은 그보다 훨씬 성글게 만나는 형편이니 ‘독자’라도 그리 성실한 축에는 끼지 못한다. 그러나 한때 문청으로 그쪽 판을 기웃거려 본 전력에 기대어 … [Read more...] about 창비의 독점구조와 김사인의 만해문학상 사절
홍상수의 RPG와 게임적 리얼리즘
“홍상수는 게임을 무심하게 쳐다보지만, 김기덕은 번번이 자기가 그 게임 안에 들어가 앉아 있는 사람이다. (중략) 홍상수는 술래가 누군지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김기덕은 자기가 술래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초조해진다.” - 정성일, <필사의 탐독> 中 “포스트모던화는 큰 이야기의 쇠퇴를 의미한다. 큰 이야기의 쇠퇴는 사람들의 현실인식이 다양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 아즈마 히로키, <게임적 리얼리즘의 탄생> 中 일본의 사상가 아즈마 히로키가 미연시게임, … [Read more...] about 홍상수의 RPG와 게임적 리얼리즘
새정련의 여성 의무 공천안에 화내는 당신에게
나는 새정치민주연합 당원도 아닐 뿐더러 그 정당을 지지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그 정당의 당권재민 혁신위원회의 혁신안 중 여성의무공천 30% 안에 대해선 찬성이다. 이 안에 대해 반대하는 분들 중에는 "여성 의원이 늘어나면 여권이 신장되고 양성평등에 도움이 되느냐"라고 묻는 분도 있고, 여성이 애초에 정치에 참여를 하지 않아서 공천 비율이 낮은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시는 분도 계시더라. 심지어 정치외교학을 공부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 대학생위원회 활동 및 다양한 정치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한 20대 … [Read more...] about 새정련의 여성 의무 공천안에 화내는 당신에게
경자동차 이야기: 대한민국 경차의 역사(상)
경자동차의 판매량이 예년에 비해 대폭 늘었다. 고등학생 시절에만 해도 경자동차에 대한 비하성 농담이 오고 가던 시절이 있었지만 요즘은 도로를 달리다 보면 하루에 최소 30~50대 이상의 경자동차들을 보게 된다. 1991년부터 시작되어 이제 겨우 4반 세기가 채 되지 않은 짧은 역사를 지니고 있는 한국의 경자동차이지만, 그래서 더더욱 격세지감을 느끼며 산다능. 대한민국의 경자동차 역사는 전두환 정권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3년, 상공부(현재의 산업통상자원부. 지난 30년 간 상공부에서 … [Read more...] about 경자동차 이야기: 대한민국 경차의 역사(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