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13년 1월에 작성되었습니다. “사람은 스스로의 생각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내 대답은, 좀 부정적이다. 1. 글 쓰는 게 취미다 보니, 글 쓰는 것에 관련해서 오해도 많이 받고 질문도 많이 받는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대략 세 개다: 글을 어떻게 쓰느냐는 것, 바쁜 시간을 쪼개 글을 쓸 이유가 있느냐는 것, 마지막으로 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 주고 싶은 팁 같은 거 없느냐는 것. 뭐 내가 남한테 조언을 … [Read more...] about 스스로를 마주보는 시간
문화
똘페미라고?
글을 읽지 못하는 건지, 메뉴판을 멀쩡히 앞에 두고도 이것저것 가격을 물어보던 남자는 결국 가장 싼, 아메리카노를 시키곤 꼬깃꼬깃 손안에 쥐고 있던 2천 원을 내밀었다. 내가 두 손을 뻗어 돈을 받는 순간, 그 남자는 내 손을 덥석 잡았다. 서둘러 내 손을 빼고, 눈앞이 새하얘진 채로 커피를 내렸다. 그가 몇 마디 말을 걸었지만 대충 네네, 대답만 했다. 잔을 그에게 내미는 순간, 또 그의 두 손이 내 손을 잡았다. 하얀 그의 손은 아기 손처럼 부드러워서, 더욱더 소름이 끼쳤다. 다음날, 그 … [Read more...] about 똘페미라고?
한국의 콘텐츠는 감정이 너무 과하다
시작하며 TV를 틀어서 한국 드라마를 보자면 도저히 차분해질 수가 없다. 거의 항상 울고, 울지 않으면 화를 내고, 화를 내지 않으면 행복에 겨워서 날뛴다. 조울증에 빠진 것 같다. 감독들은 한 캐릭터의 감정을 전달해주기 위해 음악을 이용하는데, 한국 드라마에서는 음악이 도무지 끝나지를 않는다. 1시간짜리 드라마에 55분 정도는 음악으로 채워져 있다. 감독들은 너무도 편리하게 음악으로 감정씬을 처리하려고 한다. 쪽대본 때문일까? 그럴 것 같지 않다. 오히려 한국적 특징에 가깝다. … [Read more...] about 한국의 콘텐츠는 감정이 너무 과하다
“여대가 왜 있어야 해?”
다른 분 담벼락에서 '여대의 필요성'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개인적으로 남자들이 왜 여자들끼리만 몰려있는 공간에 그토록 반감을 갖는지 잘 모르겠다. 지하철 여성 전용칸도 그렇고 각종 '여성 전용'의 어떤 것에 강한 거부감을 갖는 모습을 많이 봤다. 여자들이 '비혼 비출산 선언'을 하는 데 대해서도 엄청난 조롱을 하거나 반감을 보이기도 하고. 그렇게 욕하고 무시하는 '메퇘지년들'이 결혼도 안 하고 애도 안 낳고 그냥 우리끼리 잘 먹고 잘살겠다는데, 그럼 늬들도 좋고 우리도 좋은 거 아닌가? … [Read more...] about “여대가 왜 있어야 해?”
2017 서울국제도서전 관전 포인트!
6월 14일 수요일부터 18일 일요일까지 코엑스에서 ‘2017 서울국제도서전’이 열리는 거 알고 계시지요? 어쩌다 보니 제가 이번 도서전의 ‘각종 재미있는 이벤트 담당’을 맡게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간단한 브리핑을 해드릴 예정이오니 바쁘시더라도 한번쯤 거들떠봐 주시면 좋겠어요. 적어도 도서전을 구경하러 온 형제자매님들이 ‘아아 지금까지와는 달리 뭔지 모르게 재미있다’라고 여길 수 있도록 준비했으니까요. 1. 필사 서점: ‘시’를 처방해 드립니다 ‘필사 서점’은 사연을 … [Read more...] about 2017 서울국제도서전 관전 포인트!
꽃과 나무 알기: 관계의 출발, 삶의 확장
그 꽃을 처음 만난 것은 2012년 늦봄이었다. 안동 임하댐이 건설되면서 그 터전이 수몰되면서 집단이주한 구미시 도개면 일선리의 전주 류씨 세거지에서였다. 반듯한 양반가옥의 대문 옆에 피어 있는 분홍빛 꽃이 해맑고 고왔다. 꽃 이름을 알고 싶었는데 어쩌다 보니 그 꽃을 만난 사실조차 잊어버린 채 여러 해가 지났다. 그 꽃을 다시 만난 건 대엿새 전이다. 동네 도서관 앞 길가에 그 꽃이 피어 있었던 것이다. 단박에 식물∙꽃∙나무 이름을 알려주는 앱 ‘모야모’를 통해 그 꽃의 이름을 … [Read more...] about 꽃과 나무 알기: 관계의 출발, 삶의 확장
건프라 촬영용 배경 셋 간단 소개
어쩌다 보니 건프라 관련 포스팅 2연타가 되는데... 뭐, 원래 제 취미에 대한 블로그지 꼭 카메라에 대한 블로그가 아니므로 그냥 그러려니 해주시기 바랍니다. 여튼 제가 건프라 만들기 시작한 것이 약 3년 전인데 당시에 건프라를 만들고 난 후 사진을 찍을 때는 그냥 아무것도 없이 찍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냥 문방구에서 검은 종이 좀 큰 거 하나 사다가 뒤에 대충 놓고 까맣게 배경처리 한 다음 찍는 정도였었는데... 찍다 보니 계속 배경 셋 하나 있으면 전천후로 쓰고 … [Read more...] about 건프라 촬영용 배경 셋 간단 소개
퇴사 후 한 달간 동남아 배낭여행
한 달간 치앙마이 열흘, 씨엠립과 싱가폴을 거쳐 발리 열흘, 이렇게 여행 다녀온 후기입니다. 이제 거의 한 달 전이지만 여행 중 거의 모든 하루의 순간순간이 아직도 꽤 구체적으로 기억이 나요.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에 집중하면 이렇게 기억이 더 오래 남는 걸까요. 마음이 조급해지지 않고 여유가 생기면서 가지고 있던 생각들이 뚜렷해지는 기분이 들었는데, 한국에서도 그런 마음가짐을 유지하는 걸 계속 연습해보고 있어요! 너무 무리하는 것 역시 안 좋다는 생각으로 최근 며칠은 나무늘보처럼 늘어져 … [Read more...] about 퇴사 후 한 달간 동남아 배낭여행
낙태 논쟁에서 빠져있는 것, 바로 경험자들의 목소리입니다
워싱턴의 한 클리닉에서 저는 기다리던 젊은 여성을 만났습니다. 온몸에 새와 별 모양의 문신을 새긴 그녀는 환하게 웃으면서 저를 껴안고는 자신의 남자친구에게 저를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남자친구는 어쩐 일인지 저와 눈을 마주치지 않았고, 대기실에서 기다린 5시간 동안 계속 제 눈을 피했습니다. 처음에는 수치심 때문일 거라 짐작했지만, 곧 저는 그의 민머리와 목, 팔뚝과 손에 새겨진 백인우월주의 문신을 발견했습니다. 흑인 여성인 저는 겁이 났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그에게 가졌던 유대감이 사라진 … [Read more...] about 낙태 논쟁에서 빠져있는 것, 바로 경험자들의 목소리입니다
‘언니의 폐경’은 희망 그 자체다: 모든 사람은 김훈보다는 글을 잘 쓴다
푸하하하… 김훈의 「언니의 폐경」을 읽다가 처음엔 멍했는데 나중엔 너무 웃어서 호흡 곤란이 왔다. 이런 거지발싸개보다도 못한 글이 황순원 문학상까지 받았다니… 희대의 코미디다. 김훈의 가장 큰 문제점은 게으르다는 데 있다. 무식한 건 두 번째다. 네이버 검색창에 생리대만 쳐 봤어도 저런 개소리를 못 할 텐데. 아니, 팬티를 자르면 도대체 생리대를 어디다 붙이냐고요. 생리대 착용 방법은 여기저기 아주 쉽게 나와 있잖아! 수많은 블로거들이 친절하게 사진까지 찍어서 포스팅을 올려놓았는데 … [Read more...] about ‘언니의 폐경’은 희망 그 자체다: 모든 사람은 김훈보다는 글을 잘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