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화동에 산다. 이화동 주민이라면 하루에 한 번씩 꼭 듣는 질문이 있다. “벽화마을 가는 길이 어디에요?” 영어, 중국어, 때로는 일본어, 혹은 서툰 한국어. 수십번의 답변을 해주며 나는 벽화마을 가는 길을 알려줄 수 있는 최고의 가이드가 되었다. 하지만 이화동 주민이 된 지 4개월이 된 지금, 아이러니하게도 벽화마을을 가 본 적이 없었다. 얼마나 좋은 곳이길래 세계 각지에서 이화동 벽화마을을 찾아오는 것일까? 이런 궁금증의 끝자락에서 이화동 주민은 드디어 이화동 벽화마을을 직접 … [Read more...] about “이화동 벽화마을 가는 길이 어디에요?”
문화
사라지는 것을 기록하다
어느 가업(家業)의 마침표 부모님은 수개월 전, 20년을 넘어 25년째를 바라보던 등산장비점을 정리하셨다. 우후죽순으로 만들어진 아웃도어 대리점들 속에서도 별다른 상술 없이 그저 정직하고 친절하게 영업을 해오셨기 때문인지 소중한 단골들이 가게를 꾸준히 찾아주셨다. 하지만 청주 성안길 상권의 쇠퇴와 함께 찾아온 현대백화점, 아울렛의 개장은 영업에 치명타로 작용했다. 산을 타다가 만난 남녀가 가정을 이루고, 그 가정 속에서 넘칠 것도 없지만 부족한 것도 없이 한 외아들이 자랄 수 있게 해주었던 … [Read more...] about 사라지는 것을 기록하다
알아두면 쓸 데 있는 ‘대세 세계사’
2017년 8월 15일 광복절, 문재인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때부터 이어 온 건국절 논란에 쐐기를 박은 것이다. 이에 질세라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은 “국가라는 게 성립하려면 정치학 교과서에 나오듯 국민, 영토, 주권이 있어야 한다”며 문 대통령의 발언에 딴죽을 걸고 나섰다. 그는 또 “대한민국은 1919년 임신하고 1948년 태어난 것”이라는 해괴한 주장까지 내세우며 문 대통령의 경축사를 … [Read more...] about 알아두면 쓸 데 있는 ‘대세 세계사’
휠체어도 OK! 서울시, 무장애 관광도시 만든다
제주에 살면 관광 문의를 간혹 받습니다. 얼마 전 복지관에서 어르신과 장애인도 제주를 갈 수 있는지 알아봐 달라는 요청이 왔습니다. 휠체어를 타고 관광할 수 있는지 알아보니 아직 한국은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애인 편의 시설도 부족하고 이동과 숙박 등의 관광 여건도 불편했습니다. 거주 장애인 39만 명, 65세 고령 인구 130만 명인 서울도 몸이 불편한 시민들의 관광은 쉽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서울시는 지난 8월 22일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 관광약자를 대상으로 ‘무장애 … [Read more...] about 휠체어도 OK! 서울시, 무장애 관광도시 만든다
여성 복수극의 맹점을 고스란히 품은 영화 ‘어미’
※본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녹색의자>, <오세암> 등을 연출한 박철수 감독의 어미를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통해 관람했다. ‘무서운 여자들: 괴물 혹은 악녀’ 특별전을 통해 상영된 <어미>는 페미니즘이 다시 부흥하는 지금 시점에서 다시 돌아볼 만한 작품이다. 라디오를 진행하는 홍여사(윤여정)는 딸 나미(전혜성)의 대학입시 뒷바라지에 열을 올린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 앞에서 홍의 차를 기다리던 나미는 인신매매범에게 납치당하고 … [Read more...] about 여성 복수극의 맹점을 고스란히 품은 영화 ‘어미’
패션 트렌드는 헌 옷 가게에서 시작된다
'패션 트렌드'와 록 레전드인 시애틀 얼터너티브 밴드 '너바나'와 관계를 잇는 포인트는 ‘헌 옷’, 즉 중고 가게에서 파는 헌 옷으로 코디하는 스타일(Thrift store chic)이다. 이번 글에서는 이 헌 옷을 취급하는 중고 가게가 패션 트렌드의 시작이라는 비밀 아닌 비밀과 서브컬처가 어떻게 패션과 연관이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이야기에 앞서 한국 유행의 중심지라고 볼 수 있는 홍대와 미국 뉴욕의 쿨한 동네였던 할렘을 우선적으로 한 번 훑어보겠다. 1990년대의 홍대, … [Read more...] about 패션 트렌드는 헌 옷 가게에서 시작된다
외모 콤플렉스에 관하여
※본 글은 네이버 지식인에 댓글로 달았던 글을 재구성하였습니다. 질문을 쓰신 분은 외모 콤플렉스로 인해서 사회생활이 힘들고 자존감이 낮아지는 것이 고민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자신을 싫어한다고 느끼고, 나아지기 위한 여러 가지 시도들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콤플렉스의 원인도 다르고 채우고자 하는 니즈도 다르지만 이러한 내용에 관하여 공감하실 수 있는 분들이 있지 않을까 답변 부분만 올립니다. 안녕하세요. 일단 글 쓴 분이 얼마나 힘들지 이해합니다. 아마 누굴 … [Read more...] about 외모 콤플렉스에 관하여
왜 영어로 감정을 말하기 어려울까: 감정 영어를 익히는 5가지 팁
※ 이 글은 튜터링에서 작성한 글입니다. 더욱 다양한 감정 및 느낌을 표현하고 감정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면 튜터링으로 원어민 선생님과 수업해보세요. ‘나 체했어’를 느낌 딱! 오게 영어로 말해보세요 영국 왕립미술대학(Royal College of Art) 졸업생인 페이 잉 린(Pei-Ying Lin)은 영어로 표현할 수 없는 21가지 감정 단어를 맵으로 표현했다. 다른 나라의 언어에는 있으나 영어에는 없는 단어들. 이는 "it is a kind of (emotion A), … [Read more...] about 왜 영어로 감정을 말하기 어려울까: 감정 영어를 익히는 5가지 팁
‘78/52’: 78초의 전설을 90분 동안 찬양하다
알프레드 히치콕의 1960년 작 <싸이코>는 영화 역사상, 아니 대중문화 역사상 가장 거대한 영향력을 지닌 작품 중 한 편이다. 스릴러 장르의 판도를 바꿨음은 물론이고, 맥거핀의 활용과 스타 배우를 활용하는 방식까지 그야말로 ‘기존에 없던’ 작품이었다. 여러 측면에서 영향력을 끼친 작품이지만, <싸이코>하면 즉각적으로 떠오르는 버나드 허먼의 소름 끼치는 현악과 굉장히 짧고 빠른 편집으로 이어 붙여져 만들어진 샤워 살인 시퀀스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점쟁이 문어 … [Read more...] about ‘78/52’: 78초의 전설을 90분 동안 찬양하다
야근의 고리
7시간은커녕 8시간도 모자라 야근을 하는 한국의 노동환경. 서울의 야경이 '야근풍경'이 준말이란 농담을 들으며, 씁쓸한 생각에 그 원인이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기본적으로 야근은 끝내야 할 업무를 끝내지 못해 근무시간 외로 일을 하는 것이다. 물론, 야근수당 때문에 남는 사람도 있고, 고과를 위해 마지 못해 남는 사람도 있고, 상사가 퇴근하지 않아서 퇴근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는 개발자들이 야근을 많아해서 생기는 불만과는 조금 거리가 멀어보인다. 야근이 일어나는 … [Read more...] about 야근의 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