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New York Times의 「Losing It in the Anti-Dieting Age」를 번역한 글입니다. 「다이어트 안 하는 시대 2」로 이어집니다.
다들 공감하시겠지만 새해를 맞고 난 처음 며칠은 누구나 다 굳은 결심을 하죠. 지긋지긋한 이 살을 꼭 빼고 말리라는 결심을요. 제임스 체임버스는 이때 체중 관리와 조절 서비스를 제공하는 웨이트 워처스(Weight Watchers)의 최고경영자였습니다. 2015년 첫 번째 일요일인 1월 4일, 체임버스는 회원 등록 현황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마치 주식시세표를 보듯이요. 매년 새해 결심과 함께 폭증하는 서비스 가입자 현황을 직접 두 눈으로 살펴보려고 기다리던 참이었죠.
전반적으로 회사는 더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벌써 4년 연속 가입자 수가 줄어드는 추세였죠. 그만큼 소비자들의 심리가 바뀐 겁니다. 회사는 회사대로 그런 감소세를 되돌려보고자 열심히 홍보도 하고 마케팅 전략도 폈습니다. 하지만 1년 중 가장 대목이라 할 수 있는 새해 첫 주말은 너무나도 조용히 지나가고 말았습니다. 새로운 가입자는 전혀 늘지 않았습니다.
보건 전문가들이 미국인의 2/3 이상이 비만이거나 과체중이라고 부르는 세상입니다. 웨이트 워처스는 전통 있는 업체로 업계에서 소비자의 신뢰를 받는 회사입니다. 그런데도 이런 결과가 나타난 겁니다. 도대체 그 많던 사람들은 어디로 간 걸까요? 웨이트 워처스도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체임버스는 회사의 수석부사장이자 글로벌 고객 분석 책임자인 뎁 베노비츠를 호출했습니다.
“지금 우리는 그 누구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만큼 끔찍한 1월 성적표를 받아든 상태예요. 우리가 전혀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네요.”
베노비츠는 체임버스가 이렇게 말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다이어트 업체들은 1월 실적만 보면 남은 한 해 영업이 어떨지 사실상 다 알 수 있습니다. 체임버스도, 베노비츠도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다이어트라는 것에 다소 싫증을 느낀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습니다. 최근 시도한 마케팅은 “특히 빼기 어려운 부분 집중 공략”이라는 이름으로 일종의 돌직구를 던지는 다이어트 전략이었는데, 소비자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하고 말았습니다.
체임버스는 베노비츠에게 2월에 예정된 이사회 전에 도대체 무엇이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됐는지 파악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베노비츠는 당장 분석에 착수했습니다. 전국 각지를 돌며 웨이트 워처스 회원들과 전(前) 회원들, 그리고 다이어트를 고려하고 있어 원래대로라면 웨이트 워처스 회원이 됐을 법한데 그러지 않은 사람들을 두루 만났습니다.
가장 놀라운 점은 사람들이 이제는 “다이어트”나 “체중 감량” 같은 이야기를 꺼리는 사실이었습니다. 대신 사람들은 건강해지고 싶어 했고, (반드시 날씬하거나 마른 몸보다) 건강한 몸을 원했습니다. “깨끗한 먹을거리”를 찾아 “튼튼해지고 싶다”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추이를 유심히 지켜봤다면 이러한 변화가 무척 천천히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 겁니다.
어느덧 ‘다이어트’라는 단어는 어딘가 없어 보이는, 뭔가 싸구려 취급을 받기에 이르렀습니다. 페미니즘에 어긋나고 불가사의한 것으로 여겨지죠. 새로운 천 년이 밝은 마당에 어떤 몸매가 더 낫다는 구닥다리식 태도는 옳지 않다는 겁니다. 어떤 식으로든 몸을 바꾸려는 시도는 닫힌 사고의 방증으로 여겨지며 비판받습니다. ‘체중 감량’이라는 단어는 결국 이른바 정치적 올바름에 어긋나는 것을 의미하게 된 겁니다.
사람들은 다이어트나 체중 감량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는 걸 거북해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행동 자체가 급격히 변한 것은 아닙니다. 즉 사람들은 여전히 날씬한 몸을 선호하고, 너무 살이 찌는 건 좋아하지 않습니다. 단지 살찐 것을 무슨 대단한 문제라도 되는 것처럼 여기지 않을 뿐이죠! 결국 사람들은 다이어트, 체중 감량 같은 단어를 대체할 새로운 이름을, 개념을 찾고 있는 겁니다.
지난 3월 《미국 의료협회지》에 실린 조지아서던대학교 보건대학원 연구진의 연구는 1988~2014년을 세 시기로 나누어 시기별로 몸무게를 줄이는 행동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의식의 변화를 추적했습니다. 1988~1994년에 해당하는 첫 번째 시기에는 살이 찐 성인의 56%가 살을 빼려고 노력해봤다고 답했습니다. 세 번째 시기인 2009~2014년에는 살이 찐 성인의 49%만이 같은 답을 했습니다.
다이어트에 느끼는 싫증이나 일종의 피로 때문만은 아닙니다. ‘과연 다이어트가 장기적으로 효과 있느냐’는 의구심이 커지면서 인위적으로 살을 빼려는 노력을 덜 하게 된 측면도 있습니다. 웨이트 워처스 자체 연구에 따르면 식습관 교정을 비롯해 행동을 바꿔 체중을 조절하는 수많은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들은 평균 6개월 안에 5% 정도 몸무게를 줄입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 1/3가량은 2년이 지나면 다시 원래 몸무게로 돌아옵니다.
살을 뺐다가 다시 살이 찌면 장기적으로 신진대사에 부담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어느 정도 이하로는 꾸준히 유지할 수 없는 일종의 몸무게 마지노선이 있다는 사실이 후속연구 결과 밝혀졌습니다. 나아가 살이 찌는 것이 꼭 나쁘기만 한 것인지 의문을 품고 연구를 계속하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그 가운데 뚱뚱한 사람이 깡마른 사람보다 오히려 더 오래 산다는 결과를 발표한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주장은 점차 퍼져 마침내 주류에서도 논의되기 시작했습니다. 당장 여성 잡지가 표지의 톤을 한층 순화했습니다. 즉, 예전에는 이상적인 몸매를 설정해 놓고 몸매를 가꾸기 위해 지켜야 할 수칙 같은 것을 훨씬 노골적으로 내걸었다면 이제는 어떤 몸매가 좋거나 옳다는 뉘앙스를 찾기 어렵습니다. “날씬해지자! 식단 조절로 한 달에 4.5kg 빼기!”와 같이 다이어트를 직접 권하던 문구에서 “건강한 몸매! 내 몸에 맞는 운동과 식단으로 건강해지는 비결!” 정도의 톤으로 바뀌었죠.
이런 명백한 트렌드에 끝까지 동참하지 않던 잡지 《우먼스 헬스(Women’s Health)》도 2015년 하반기 들어 마침내 “옷 두 치수 줄이기” “비키니에 어울리는 몸매 관리” 같은 코너를 폐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대신 웰빙 혹은 건강을 뜻하는 단어 “웰니스(wellness)”가 곳곳에서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과식하지 않고 깨끗한 먹을거리를 찾아 먹으며 몸속의 독소를 빼내는 데 신경을 씁니다. 생활습관까지 덩달아 바꾸려 노력합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하나같이 기존의 다이어트와 크게 다른 것은 없는 행동이긴 합니다. 그러나 기존의 다이어트 업체들은 이미 한물가버린 다이어트라는 콘셉트와 연관됐다는 이유만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다이어트용 식단을 표방하던 린 퀴진(Lean Cuisine)은 재빨리 회사 브랜드를 “현대인의 식단”으로 바꿨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다이어트라는 개념과 완전히 결별했음을 알리고자 백방으로 노력해 왔습니다. 지난해는 구글의 크롬 브라우저에 설치해 적용할 수 있는 익스텐션을 만들어 배포했습니다. 설치하면 ‘다이어트’나 ‘다이어팅’ 같은 단어 자체를 모두 걸러낼 수 있습니다. 린 퀴진이라는 이름만 보고 사람들이 다이어트 회사라고 생각하게 하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쓰고 있는 것이죠.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은 좋든 싫든 제 책임은 아니니까요.
이 모든 변화를 유심히 지켜본 웨이트 워처스는 마침내 사람들이 더는 다이어트의 효용, 나아가 다이어트 자체를 믿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도 ‘살을 빼기 위한 다이어트 프로그램’이 아니라 ‘건강한 생활습관을 들이는 데 도움이 되는 라이프스타일 프로그램’이라고 명명했습니다.
어쨌든 여러 생활습관을 고치는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틀린 말은 아닙니다(이 글에서는 편의상 다이어트 프로그램이라 칭하겠습니다. 먹는 양을 정해놓고 있기 때문에 이 또한 잘못된 해석은 아닙니다). 베노비츠가 전국 각지를 돌며 소비자를 만나고 다이어트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크게 변했다는 사실을 보고했을 때 웨이트 워처스는 마케팅 전략을 일부 손보는 것만으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자명한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심리학자인 개리 포스터는 웨이트 워처스의 수석 과학자입니다. 이 자리는 줄곧 영양사가 도맡아 오던 자리로 개리 포스터를 기용한 건 관례를 깬 선택이었습니다. 포스터와 연구팀은 베노비츠가 해온 연구를 물려받아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분석했습니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은 실제로 몸을 건강하게 해주는 먹을거리와 먹는 것 전반에 큰 관심이 있었습니다. 특히 극단적인 방법 말고 긍정적이고 점진적인 방법으로 오랫동안 효과를 유지할 수 있는 건강한 식습관을 들이고 싶어 했죠. 포스터는 나중에 “체중계 눈금 너머의 건강(Beyond the Scale)”이라고 알려진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체중을 감량하는 것 외에 지금까지 웨이트 워처스의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이 어떤 혜택을 특히 좋아하고 마음에 들어 했는지 몸과 마음의 변화를 두루 살펴봤습니다. 몸무게를 빼는 것 자체에 집착하는 시대가 분명 지났는데도 아직 웨이트 워처스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건 식사시간마다 상기하는 뻔한 주의사항이나 옛날식 추천식단 같은 특징 말고도 사람들이 여전히 좋아할 만한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뜻이었습니다.
웨이트 워처스는 먼저 체중 감량 목표치를 설정하는 것부터 없앴습니다. 또한, 심리학 원리를 바탕으로 한 인지행동 전략을 회원들에게 적극적으로 확대해 알렸습니다. 즉 건강한 습관을 들이는 데 도움 되지 않는 부정적인 생각을 떨쳐내는 법, 갑자기 북받치는 감정을 해소하려 폭식하거나 절망에 빠지는 대신 이성적인 사고를 통해 감정을 제어하는 방법 등을 가르친 겁니다.
명상이나 기수련 체조를 함께하는 워크숍을 열고 워크숍 내내 식단이나 체중 같은 말은 아예 꺼내지도 않았습니다. 기존 앱을 업데이트해 커넥트(Connect)라는 이름의 소셜미디어를 도입했습니다. 베노비츠가 만난 소비자들이 원했던 것처럼 웨이트 워처스는 건강한 습관을 들이는 데 종합적으로 접근하는 서비스로 거듭났습니다.
아무리 내용물을 바꿨다고 해도 여전히 회사 이름이 웨이트 워처스인 한 대중에 어떤 철학을 바탕으로 어떻게 서비스를 바꾸었다고 정확히 설명하기가 절대 쉽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이미 브랜드 이름만 보고 수많은 것을 떠올리며 많은 부분을 단정 짓습니다.
웨이트 워처스에 필요한 사람은 프로그램에서 하라는 대로 했더니 뚱뚱했던 예전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얼마 만에 무려 몇 kg을 뺐다는 사용 후기를 광고할 유명 연예인이 아니었습니다. 보통 그런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쓰는 데는 1년에 최소 25만 달러에서 최대 200만 달러가 들죠. 그보다는 새 프로그램이 뭐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한 번 찬찬히 훑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점을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웨이트 워처스는 2015년 7월 오프라 윈프리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당시 오프라 윈프리는 산을 오르다 발목을 다쳐 하와이 마우이에 있는 자기 집에 옴짝달싹 못 하며 사실상 갇혀 지내는 신세였습니다. 몸을 움직이지 못하다 보니 무려 8kg이나 살이 쪘죠. 갑자기 불어난 오프라 윈프리의 체중은 세간의 큰 관심사가 됐을 정도였습니다.
한 번 목표를 정하면 반드시 이뤄내는 노력과 성공의 대명사와도 같은 사람이 자기 몸무게조차 관리하지 못하는 상황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죠. 예전에 웨이트 워처스의 제안은 정중하게 거절했던 오프라 윈프리는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4,300만 달러를 투자해 회사 지분의 10%를 사들였죠. 유명인사와 한 배를 타게 됐다는 소식을 들은 주주들은 크게 기뻐했습니다.
하지만 다이어트를 지칭하는 용어와 다이어트를 둘러싼 관념들은 이미 마케팅 방식의 변화 정도로는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크게 변했습니다. 결국 웨이트 워처스의 회원 수가 급감한 이유도 다이어트 권하는 사회에 대한 싫증과 저항 탓이었죠. 많은 사람은 윈프리가 다이어트 업체와 제휴를 맺었다는 사실을 반겼습니다. 하지만 윈프리의 몸매가 얼마나 들쭉날쭉했는지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동시에 그 결정을 다소 의아해했습니다.
진보와 계몽의 상징과도 같은 오프라 윈프리가 사람들이 점점 꺼리는 다이어트를 한다고 나서다니 어떻게 된 일일까 고개를 갸우뚱한 것이죠. 오프라 윈프리도 결국 다들 그렇듯 뚱뚱한 것을 간접적으로, 에둘러 비웃거나 심할 경우 비난하기까지 하는 문화나 세태에 물든 것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진 니더치가 뉴욕 퀸즈에서 훗날 웨이트 워처스의 시초가 된 모임을 처음 열었던 1963년만 해도 지금보다 많은 것이 명확했습니다. 뚱뚱한 것은 나쁘다, 날씬한 것이 좋다, 뚱뚱한 사람은 누구나 살을 빼고 싶어 한다, 날씬한 사람은 뚱뚱해서 고통받는 이들이 살을 빼는 것을 도와줘야 한다는 식의 생각을 드러내는 데 다들 거리낌이 없었죠. 니더치의 회고록 『웨이트 워처스 일대기』에 그려진 이 시절은 담배 피우는 어린이를 담배 광고에 등장시켰을 정도였으니, 정말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이야기긴 합니다.
딸기 케이크를 먹었을 때 피부에 불그스름한 반점이 생긴다면 당신은 그 케이크를 안 먹을 겁니다. 어쩌면 딸기 케이크에 알레르기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뚱뚱한 것과 불그스름한 반점 가운데 어떤 게 더 낫다고 생각하세요? 뚱뚱한 것이 당연히 더 추하죠. 없애기도 쉽지 않습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그야말로 문제투성이인 표현과 용어 선택이지만 그때는 이렇게 정신이 번쩍 들도록 직설적으로 다그치는 것이 오히려 뚱뚱한 사람을 돕는 길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뚱뚱한 사람은 도대체 내 주변의 나보다 날씬한 사람은 따로 대단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저렇게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는지 당연히 궁금해할 거라고들 생각했죠.
진 니더치가 스스로 살을 빼기 시작한 건 30대 후반의 일이었습니다. 그때까지 그녀는 평생 자기 몸을 싫어하고 부끄러워했죠. 한번은 모르는 사람이 다가와 출산 예정일이 언제인지 묻기도 했습니다. 니더치는 분명 아이를 배지 않았는데도 말이죠. 그녀는 한달음에 시립 비만 클리닉에 갔습니다.
니더치는 클리닉을 나온 이후로도 꾸준히 클리닉에서 배운 대로 식단을 유지했습니다. 아예 클리닉에서 받은 식단표를 여러 장 인쇄해 사람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했습니다. 살을 빼고 나니 정말 홀가분해지고 희망도 생기더라는 메시지도 함께 전달했죠.
(처음에는 엄격했던 식단표는 점차 민주적으로 변합니다. 즉 처음에는 획일적으로 짜놓은 식단을 반드시 지켜야 했다면 갈수록 자유롭게 먹는 것을 선택한 뒤 건강한 음식을 알맞게 먹으면 점수를 얻고 그에 따라 보상을 받는 형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는 특히 먹는 양은 제한되더라도 다양한 선택지가 주어지고 어느 정도 자율성이 보장되면 사람들이 다이어트를 그만두는 확률이 낮아진다는 사실을 깨달은 회사의 당연한 선택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니더치는 이미 이 모든 것이 음식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비만을 문제로 여기고 손가락질하는 것 자체도 문제였죠. 뚱뚱한 사람에게 필요했던 건 다름 아닌 자기처럼 살찐 사람이었습니다. 매일 뚱뚱한 몸으로 사는 게 얼마나 고역인지, 밖에만 나가면 사람들이 얼마나 손가락질을 해대는지, 그래서 얼마나 괴로운지 비슷한 경험을 해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끼리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눌 공간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몇 년 뒤 이런 생각을 더 구체적으로 개진한 사람이 있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처방이 좀 달랐는데, 류 로더백은 1967년 《새터데이 이브닝 포스트》에 보낸 글에서 날씬함에 관한 예찬이든 살을 빼는 지혜든 오직 날씬한 사람에게만 적용하면 될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뚱뚱한 사람에게 날씬한 사람을 기준으로 정한 몸무게를 유지하라는 건 심신에 엄청난 부담과 고통을 주는 일로, 살을 빼는 건 기껏해야 몇 달 반짝하고 마는 일인데 그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는 훨씬 심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아예 『뚱뚱한 권력』이라는 책을 썼는데, 훗날 뚱뚱함을 포용하자는 운동의 시초도 바로 이 책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뚱뚱함을 포용하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뚱뚱한 사람들은 게으르다는 식의 편견을 버리고 뚱뚱한 사람에게 의료상 차별을 가하거나 이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박탈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이 운동의 목표입니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뚱뚱함에 대해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까지 다시 처음부터 찬찬히 살펴보고, 몸매가 어떻든 간에 우리 몸을 아끼고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자는 거죠.
이후 수십 년간 뚱뚱함에 대한 편견과 비뚤어진 시각을 지적하고 이를 개선하자는 책과 글, 운동이 수없이 나옵니다. 2008년 생리학과 심리학, 운동 과학을 전공한 영양학자 린다 베이컨은 뚱뚱함을 포용하는 운동의 역사에 길이 남을 책 『왜 살은 다시 찌는가(Health at Every Size: The Surprising Truth About Your Weight)』를 펴냈습니다. 이 책은 몸무게와 건강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모아 소개한 책으로, 베이컨은 뚱뚱한 환자를 꺼리고 몸무게에 관한 각종 편견에 휩싸인 의사들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강연과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
베이컨은 의사의 편견이 환자를 치료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고, 살이 찌는 것에 대해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사고하지 못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의사의 본문을 다하지 못하게 될 수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인슐린 저항이나 당뇨병, 각종 심장질환의 원인으로 흔히 비만을 지목하지만 실제로는 스트레스나 차별도 빼놓을 수 없는 원인으로 봐야 한다는 증거가 쌓입니다.
소셜미디어가 문화의 흐름을 결정하는 시대가 오면서 뚱뚱함을 향한 편견을 버리자는 운동에도 새로운 방식이 등장합니다. ‘뚱뚱함을 받아들이자’ 나아가 ‘자기 몸을 생긴 그대로 사랑하자’고 주장하는 활동가들이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모습을 억지로 보정하지 않은 사진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먹고 싶은 대로 먹는 법을 논의하고 팁을 공유하는 워크숍, 몸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사랑하는 태도를 기르는 훈련 프로그램도 등장했습니다. 유명 블로거와 저자들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어 왔습니다.
“살을 빼겠다는 목표, 잠시라도 좋으니 몇 kg으로 살아보겠다는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다면 당신의 수명이 조금 줄어도 괜찮으시겠어요? 괜찮으시다면 얼마나요?”
평범한 사람들도 과연 뚱뚱한 게 그렇게 나쁜 것인지, 살이 찌면 건강에 그렇게 해롭고 미관상 그렇게 보기 싫은지 스스로 묻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사회는 뚱뚱함을 포용하자는 운동을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당장 이 운동을 위키피디아에서 검색해보면 이를 옹호하는 주장은 비판하는 주장 두 가지가 소개되고 나서야 언급됩니다.
여전히 우리는 “최적의”라는 형용사가 “몸”이라는 명사를 자연스럽게 수식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할 수만 있다면 자기 자신을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고성능 기계처럼 단련하려 합니다. 유기농 먹을거리를 파는 홀푸즈나 건강한 식단을 짜주는 소이렌트 같은 서비스에 열광하는 당신은 우리 몸이 뚱뚱해도 괜찮다는 주장을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할 겁니다.
다시 말하면, 수십 년간 지속된 그 많은 운동에도 뚱뚱함이나 다이어트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각에는 여전히 불편함이 남아 있습니다. 구성원 대다수가 특정 단어의 밑바탕에 깔린 개념이나 함의에 근본적으로 불편해하지 않는 한 그 단어는 쉽게 바뀌거나 대체되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가 뚱뚱한 사람들을 가리켜서 하는 말들을 한번 생각해보면 여전히 얼마나 편견이 가득한 세상인지 알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뚱뚱한 사람들을 향해 직설적으로 뚱뚱하다(fat)고 표현했습니다. 너무 노골적이죠. 그러다가 언젠가부터 좀 더 정중하고 완곡한 ‘과체중(overweight)’이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는데, 사실 이 단어는 표준이 되는 정상 체중이 존재한다고 가정해야 존재할 수 있는 단어입니다. 실제로 그렇죠. ‘곡선미가 있는, 혹은 글래머의(zaftig)’ ‘통통한(chubby)’ ‘포동포동한(pleasingly plump)’ 같은 표현은 더 완곡하며 ‘굴곡이 뚜렷한(curvy)’에는 꽉 찬 사이즈가 성적으로 더 매력적이거나 무언가로 가득 차서 희망적임을 암시하는 의미가 포함됐습니다.
사실 이 단어는 원래 성적으로나 감정적으로 아무런 뉘앙스가 없는 단어입니다. 잠깐 다시 살이 쪘다는 표현(back to fat)도 있죠. 이 표현 또한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뚱뚱한 것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을지 모른다는 뉘앙스를 띠면서도 여전히 암묵적으로 살이 찐 상태는 정상이 아니므로 얼른 살을 빼 정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가정 위에 서 있습니다.
웨이트 워처스는 사람들을 몸무게에 따라 분류해 각 집단을 어떻게 부르지 않습니다. 다만 웨이트 워처스의 수석 과학자 개리 포스터는 살이 찐 사람을 “과체중인 사람”이라고 지칭했습니다. 뚱뚱함을 포용하자는 운동이 활발해져 소셜미디어나 문화계 주류에도 퍼지자, 살찐 사람은 이제 이 모든 편견과 부담에서 벗어나 그저 자신의 삶을 오롯이 살 수 있으면 어떨지 궁금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어떻게 하면 날씬해져야 한다는 막연한 부담을 떨쳐낼지 스스로 묻기 시작했고, 어떤 이들은 실은 지금 자기 모습에 만족하면 되는 것 아닌지 스스로 물었습니다. 날씬한 몸매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검증된 방법이 있기는 한지도 의문의 대상이 됐습니다. 결국 다이어트를 왜 해야 하는 건지 근본적인 것에도 의문을 품기 시작한 겁니다.
지난가을 비만 협회의 연례 콘퍼런스 행사인 비만 주간에 참석해 웨이트 워처스의 수석 과학자 개리 포스터를 만났습니다. 콘퍼런스에서는 비만에 관한 여러 연구를 발표하는 자리도 있었는데, 살 빼는 약에 관한 발표 하나를 같이 들었습니다. 약을 먹을 때는 살이 빠지지만 약을 끊으면 바로 다시 체중이 원래대로 돌아오는 게 문제입니다. 발표자는 일단 살을 뺄 수만 있다면 거기서부터 새로운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발표를 듣던 포스터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이 바닥에 팽배한 잘못된 생각이 있다면 이런 거예요. 이 사람들에게 단기간 약을 처방하고 그 효과로 잠깐 살이 빠지면 무슨 마법이라도 일어나서 이 사람들이 전에 없던 의지를 갖고 안 하던 운동을 열심히 하고 식단을 칼같이 조절하리라고 기대하는 거죠. 말이 안 되잖아요? 좀 억지라도 나약함과 절대 타협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전제로 하는 극약처방이 효과라도 있으면 좋겠지만 사실 그렇지 않거든요. 잘 아시잖아요. 대개 자기 자신을 점점 더 구석으로 몰아세울수록 결과는 더 안 좋다는 걸요.”
웨이트 워처스에 합류하기 전에 포스터는 템플대학교에서 비만 연구센터를 세우고 연구과 교육을 총괄했습니다. 비만에 관해 불필요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는 세태를 타개하고 오명을 씻어내기만 해도 비만에 대처하는 효과적인 방법을 찾기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콘퍼런스가 열릴 즈음 오프라 윈프리와 웨이트 워처스의 파트너십은 반박하기 어려운 성과를 내기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1년 만에 회원 가입자는 280만 명으로 늘어났습니다. 2017년 1/4분기가 되면 360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오프라 윈프리는 포스터가 고안해 출시한 “체중계 눈금 너머의 건강” 프로그램을 알리고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데 적임자였습니다. 포스터는 2016년 프로그램을 시행한 첫해 회원들이 전년도보다 15% 더 많이 체중을 줄였다고 말합니다.
물론 살을 빼는 것보다 그 몸을 유지하는 일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마치 당뇨병 환자들이 항상 혈당량을 예의주시하며 관리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죠. 당뇨병 환자나 천식 환자에게 혈당량이나 호흡을 신경 쓰지 말라고 말하는 게 얼마나 터무니없는 소리일까요? 마찬가지로 비만도 만성 질환입니다. 끊임없이 관심을 두고 관리해줘야 합니다.
그렇다면 살을 빼는 것이 어째서 중요할까요? 포스터는 무엇보다도 살을 빼면 건강을 위협하는 위험 요인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지목합니다. 이는 수치로도 나타납니다. 물론 식단을 조절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만, 당연히 그럴 가치가 있습니다. 체중이 줄어들면 고혈압이나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 관절염 등으로 고생할 확률이 분명히 낮아집니다.
과학적으로 그렇지 않다는 근거를 댈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이론의 여지는 많지 않습니다. 적어도 의학계든 과학계든 주류에서는 이 점에 분명히 동의합니다. 물론 동의하지 않는 과학자들이 없지는 않습니다. 원래부터 뚱뚱한 사람들의 생리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다르고, 살이 찌는 것도 그러한 생리적인 특징이 나타난 것일 뿐 특별히 문제 될 것이 없다는 겁니다.
포스터가 “약한 요요(uptick)”라고 부르는 현상을 생각해 봅시다. 즉, 어떤 사람이 몸무게를 5% 뺐다가 향후 2년 사이에 뺀 몸무게의 1/3 정도가 다시 늘어나는 상황이 약한 요요현상인데, 이 비율을 다시 대입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35kg인 당신이 6개월간 열심히 운동하고 먹는 양을 줄여서 7kg을 뺐습니다. 1~2년 정도는 살을 뺀 게 아까워서라도 체중에 신경을 썼는데 그럼에도 결국 2kg 정도는 다시 몸무게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얼마든지 그럴 수 있죠. 자, 이 사람들은 처음 6개월이 지나고 나면 체계적인 체중관리 프로그램을 더 하지 않고 그만두는 사람들입니다.
사실 사람들이 체계적인 프로그램에 따라 다이어트를 하는 평균적인 기간이 어차피 6개월이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살을 빼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명백한 이점이 있는데도 다이어트를 왜 계속하지 않는지 그 이유를 꼼꼼히 따져볼 만하지 않나요? 그저 오랫동안 의지를 갖고 무언가를 할 수 없기 때문일까요? 프로그램 자체에 문제가 있는 걸까요? 아니면 단기간에 바짝 다이어트를 해서 성과를 보려는 태도가 문제일까요? 몸무게가 135kg 나가는 사람이 7kg 정도 빼면 충분하다고 생각할 거라는 가정은 문제가 없나요? 적어도 제 주변엔 그런 사람이 없거든요.
하지만 결국 웨이트 워처스는 단기간에 몸무게를 얼마나 줄이는지보다 오랫동안, 사실상 영원히 웨이트 워처스를 떠나지 않고 체중을 관리해야만 성공했다고 인정하고 보상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짰습니다. 성공의 핵심 비결은 바로 지속성에 있었습니다.
다이어트가 우리 몸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에 관해서도 여전히 의문이 남아 있습니다.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당뇨병, 소화기, 신장 질환 연구소는 TV 프로그램 “비기스트 루저(The Biggest Loser)” 시즌 8 출연자를 방송 출연 이후 계속 추적해 기록하며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참가자 모두 촬영을 시작할 때는 평상시 신진대사율이 각자 신체지수 대비 정상 범주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방송에 나간 것처럼 단기간에 강도 높은 운동과 극약처방에 가까운 식이요법을 통해 급격히 살을 빼자 신진대사가 덩달아 느려졌고, 줄어든 신진대사량은 방송 촬영이 끝난 뒤에도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한 남성 참가자의 경우 살이 빠지면서 신진대사가 느려져 원래 자신의 신체 치수인 사람들보다 휴식 중 신진대사량이 하루 800칼로리나 적었습니다. 원래 뚱뚱했던 사람은 날씬했던 사람과 기본적인 열량 소비가 다릅니다. 뚱뚱했던 사람이 살을 빼고 날씬해져도 몸이 기억하는 습관은 그대로 남는 겁니다.
포스터는 또 한 번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이미 “비기스트 루저”에 관한 연구 이야기를 수없이 들었지만, 포스터는 이 연구를 토대로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극단적인 상황에 표본도 무척 작은 연구였습니다. 그는 본인을 비롯해 여러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 여러 편을 언급했습니다. 살을 빼기 전과 후, 그리고 살이 다시 찐 뒤에 신진대사율과 체지방 분포, 심리적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봤지만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고 해서 다행이라거나 사람들에게 좋은 일이라는 식으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다만 체중을 관리하거나 살을 빼면 자칫 장기적으로 건강에 나쁘다는 생각은 과학적 연구를 토대로 나온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어요.”
바로 지금 이 문제를 논의하는 데 잊어서는 안 되는 사실이 하나 있다면, 사실상 똑같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하고 연구했지만 그 결과를 포스터와 전혀 다르게 해석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는 점입니다. 저는 지금껏 수없이 많은 비만 연구자, 영양사, 생물학자, 의사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과연 뚱뚱한 것이, 체지방이 원래 건강에 나쁜 것인지, 아니면 꼭 그렇지는 않은지를 물으면 똑같은 전문가라 해도 자기 견해에 따라 답이 갈렸습니다.
아직 우리는 뭐가 정답인지 모릅니다. 여전히 수많은 토론과 논쟁을 거쳐야 할 겁니다. 결론이 나올 때까지 뚱뚱한 사람들은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와 이를 바탕으로 한 연구를 가능한 한 열심히 찾아보되 자기 자신의 경험, 주변에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이 겪은 경험도 간과하지 말아야 합니다. 필요하면 그때그때 망설이지 말고 의견을 물어야 합니다.
“(현재 뚱뚱한 축에 속하는) 당신은 평생 날씬한 몸매를 오랫동안 유지하며 살 날이 올 거라고 믿으시나요? 그만두는 순간 다시 살이 찌기 시작하더라도 살을 뺄 수만 있다면 그 다이어트를 성공적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전에도 포스터를 인터뷰한 적이 있습니다. 2011년, 포스터가 템플대학교 비만 연구센터에 있을 때였습니다. 그는 여러 가지 다이어트의 효용에 관해 연구했고 그 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했습니다. 결론을 거칠게 요약하면 대부분 다이어트가 살을 빼는 효과도, 다시 살이 찌는 정도도 비슷했습니다.
그 당시 포스터에게 결국 다시 살이 찐다면 효과가 미미한 것인데 도대체 우리가 왜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지 물었습니다. 그는 제가 독자들에게 다이어트는 어차피 다 소용없는 헛수고라는 결론으로 기사를 쓸까 봐 걱정하면서 그런 식으로 사람들을 절망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포스터의 그러한 태도가 오히려 저는 믿음이 갔습니다. 그는 다이어트 업체에서 일하기 한참 전부터 일관되게 같은 말을 해왔죠. 문제는 그가 줄곧 해온 이야기의 결론이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