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지도교수님을 잠깐 뵙고 대화할 일이 있었다. 직장을 지방 전문대 쪽으로라도 옮겨보지 그래? 나는 대학원 졸업 후 3년 차인 동시에 아직까지 졸업 전과 다름없는 무능한 모습으로 비쳤다. 안정적이면서도 나태하게 3년을 흘려보낸 것 같았다. 잠깐의 대화였지만 순간 내 모습이 너무나도 한심스럽고 초라하게 보였다. 물론 내가 어떻게 지내왔는지, 어떻게 해나가는지 잘 모르고 하시는 말이었지만 온몸에 힘이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매일 성장을 위해 뭔가 열심히 해온 것 같은데 정작 현실의 나는 너무나도 … [Read more...] about 정신질환자의 ‘용기 있는’ 삶에 대하여
문화
‘주작’을 일삼는 사람의 자존감에 대하여
최근 모 유튜버가 수능 성적을 조작한 사실이 사람들에게 알려졌습니다. 조작한 성적을 바탕으로 신뢰를 쌓고 조회 수를 얻으며, 평균보다 높은 비용을 받고 과외를 모집하기도 했더군요. 결국은 사실관계가 밝혀지면서, 사건의 주인공은 채널을 삭제하고 잠수를 탄 것으로 보입니다. 사람들은 생각할 것도 많고, 불안도 많기 때문에, 믿고 신뢰하고 따를 사람을 찾습니다. 상대를 신뢰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그 사람의 '성과'인 경우가 많지요. 그 사람이 돈을 많이 벌었다거나, 좋은 대학을 나왔다거나 … [Read more...] about ‘주작’을 일삼는 사람의 자존감에 대하여
성공한 거장들의 일기장에 있는 특별한 세 가지
책 『타이탄의 도구들』에서 저자는 성공한 거장(titan)들을 만나 그들의 공통점을 분석한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일기를 쓴다는 것이다. 너무 진부하게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그들의 일기 쓰기 방법에는 평범한 사람들과는 살짝 다른 점이 있다. 저자가 소개한 것을 바탕으로 내가 정리한 3가지 비법은 아래와 같다. 1. 아침에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쓴다 밤에 일기를 쓰면 '정말 스트레스받고 짜증 나는 하루였어'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은 반면,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에 쓰는 일기는 … [Read more...] about 성공한 거장들의 일기장에 있는 특별한 세 가지
달콤하고 푹신해 멈출 수 없는 맛, 도넛 맛집 5곳
밀가루에 설탕, 계란, 우유 등을 넣어 만든 반죽을 둥글게 빚거나 링 모양으로 만들어 기름에 튀긴 ‘도넛’. 19세기 미국에서 네덜란드 이민자들이 케이크를 만들고 남은 반죽을 기름에 튀겨 먹었는데 가운데 부분이 잘 익지 않자 견과류와 과일을 채워 넣어 조리한 것이 도넛의 시초다. 가운데 구멍이 뚫린 링 모양의 도넛은 1847년 선장이었던 네덜란드계 미국인 한센 그레고리(Hanson Gregory)로부터 시작되었다. 그가 항해를 떠날 때 그의 어머니가 견과류를 넣은 도넛을 만들어 주셨는데 키를 … [Read more...] about 달콤하고 푹신해 멈출 수 없는 맛, 도넛 맛집 5곳
세상 때문에 불행해지고, 좌절하고, 냉소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집값 상승과 자산 격차로 여러모로 희비가 엇갈리는 시절이다. 누군가는 아파트 생각만 하면 마음이 너무 답답하고 억울하거나 화가 나기도 한다고 말한다. 삶에 의욕도 없어지고, 하루하루 벌어 모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한탄하기도 한다. 이제 막 취직하고 삶을 시작하는 청년들의 경우에는 패배주의나 냉소주의가 디폴트처럼 깔려 있기도 하다. 나도 별반 다를 게 없지만, 그럴 때는 대개 두 가지를 생각한다. 하나는 삶이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돈이 절대적인 사회에서 몇억, 몇십억의 자산 … [Read more...] about 세상 때문에 불행해지고, 좌절하고, 냉소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흔들리지 않는 믿음: 피비 파일로의 패션 철학
1973년 1월 1일. 프랑스 파리에서 한 여자아이가 태어났다. 이름은 피비 파일로(Phoebe Philo). 피비는 부모님으로부터 천부적인 미적 감각을 물려받았다. 아버지는 토지 표면의 형태, 고도, 면적, 위치 등을 측정하는 측량사였고, 어머니는 미술품 거래상이자 가수들의 앨범 표지를 디자인해주는 그래픽 디자이너였다. 아버지의 꼼꼼함과 어머니의 섬세함을 가졌던 그는 14살이 되던 해에 재봉틀로 직접 옷을 만들어 입었다. 10대 소녀가 만들었다고 믿기 어려울 만큼 옷의 완성도가 … [Read more...] about 흔들리지 않는 믿음: 피비 파일로의 패션 철학
직장인에게 은퇴란 어떤 의미일까
직장인에게 은퇴, 노후란 어떤 의미일까? 주위를 둘러보면 대개 40대 중반부터 서서히 은퇴를 고민하는 눈치다. 40대 초반인 나의 경우 아직까지는 은퇴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노후는 더더욱 먼 얘기다. 그러다 보니 지금까지 많은 글을 썼지만 은퇴에 관해서는 단 한 번도 쓴 적이 없다. 그러다 최근 브런치에 글을 쓴 지 1주년이 되어 구독자가 원하는 주제로 글을 발행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첫 신청 주제가 다름 아닌 은퇴와 노후 전략이었다. 그렇게 해서 한 번도 다루지 않았던 … [Read more...] about 직장인에게 은퇴란 어떤 의미일까
착하다는 말, 어떻게 쓰고 있어?
우리가 쉽게 쓰는 표현 중에 ‘착한’이라는 말이 있다. 착하다는 말은 보통은 '도덕적'인 관념과 관련이 많이 있는 단어로 쓰인다. 적어도 내가 아는 착함은 그 사람의 인성이나 도덕성에 관련한 표현이었다. 사전을 보면 어떨까 싶어서 찾아보니 약간 의외의 결과가 나온다. ‘어질다’는 이해하겠는데, '곱고'라는 말이 의외다. 착하기 위해서는 고와야 하기도 하는 것인가? 곱다는 마음이 곱다는 뜻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보기에 좋다는 뜻이 있다. 대체 도덕성과 미적 아름다움 사이에 무슨 … [Read more...] about 착하다는 말, 어떻게 쓰고 있어?
한국에서만 만날 수 있는 콜라, ‘코카-콜라 컨투어 라벨프리’
코카-콜라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코카-콜라’란 맛있는 음료만을 가리키는 게 아니다. 그것을 담은 병과 라벨을 포함한 모든 것을 우리는 코카-콜라라고 부른다. 마신 코-크를 찬장에 모으는 것 역시 코카-콜라의 패키지까지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런 코카-콜라에 라벨이 없어졌다. 그런데 이것도… 오히려 좋아. 코카-콜라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눈에는 더없이 즐거운 패키지가 등장했다. 라벨은 없어졌는데, 페트병이 아니라 코카-콜라의 전통적인 병 모양인 ‘컨투어 보틀’의 모습이다. 그런데 이 형태로 … [Read more...] about 한국에서만 만날 수 있는 콜라, ‘코카-콜라 컨투어 라벨프리’
돌아온 〈섹스 앤 더 시티〉, ‘사만다 사이즈의 구멍’을 메꿀 수 있을까?
돌아온 〈섹스 앤 더 시티〉의 새 에피소드, 〈앤드 저스트 라이크 댓(And Just Like That)…〉이 꽤 호평을 받는 듯하다. 기사들을 읽어보면 킴 캐트럴이 사만다 역을 거부하면서 생긴 ‘사만다 사이즈의 구멍(Samantha-sized hole)’을 잘 메꾸었다고 한다. 〈섹스 앤 더 시티〉가 한 때 전 세계 여성들에게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 라이프 스타일 전반, 로맨스와 명품, 시스터후드 등에 대해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이 중에서 확실한 건 명품밖에 없다. 남자도 가고 … [Read more...] about 돌아온 〈섹스 앤 더 시티〉, ‘사만다 사이즈의 구멍’을 메꿀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