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기호품이 아니라 생필품이다. 근로자의 혈액이기 때문이다. 부릉부릉, 피를 예열하는 것은 커피뿐이다. 식후 땡은 긴급 수혈의 시간이다. 도시인은 더 이상 아침에 우유 한 잔, 점심에 패스트푸드로 쫓기지 않는다. 이제는 아침도, 점심도 커피다. 나도 내가 이렇게 될지는 몰랐다. 커피를 본격적으로 마시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생 때였다. 학생에게 카페인은 성적의 필수 영양소였다. 당시는 무작정 마셔 되지는 못했다. 용돈의 한계 때문에 극한의 졸음 앞에서야 150원짜리 자판기 커피를 뽑았다. … [Read more...] about 커피, 자본주의 시민의 혈액
문화
60년 전 임인년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새해가 밝았습니다. 2022년 임인년(壬寅年)은 '검은 호랑이' 띠의 해인데요.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움츠러드렀던 각종 활동들이 다시 재개될 수 있을 듯한 설렘과 더불어, 대선도 목전에 두고있는만큼 여러모로 기대가 되는 해입니다. 임인년은 60년마다 찾아온다고 하는데요. 과연 N년전 임인년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희망찬 2022년을 기대하며, 이번 기사에서는 1902년과 1962년에 일어난 주요 사건들에 대해서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902년 3월, 최초 공중전화 … [Read more...] about 60년 전 임인년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이력서 양식에서부터 차별의 냄새가 난다
10년 전에 대학을 막 졸업하고(2012년) 이력서를 쓸 때는 이력서 양식에 정말 별것이 다 있었다. 사진은 당연히 필수였고 키와 몸무게 심지어 혈액형까지 요구하는 이력서 양식도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혈액형은 대체 왜 쓰라고 한 거지? 혈액형 성격론을 믿어서? 유사시에 나를 피 주머니로 쓰려는 건가? 싶은 의문이 남는다. 종교도 대부분 적는 란이 있었는데, 그나마 이건 ‘나’에 대한 정보들 이기라도 하지. (높은 확률로 직무와는 전혀 관계없지만) 이력서에 가족 사항을 … [Read more...] about 이력서 양식에서부터 차별의 냄새가 난다
청춘만화에 나올법한 운동부 매니저가 실제로 있을까?
<슬램덩크>는 양아치 고등학생 강백호가 농구를 좋아하는 여학생 채소연에게 첫눈에 반해 다소 불순한(?) 목적으로 농구부에 들어갔다가 농구에 푹 빠져 진정한 농구인으로 거듭나는 성장기를 그린 청춘 만화다. '농구는 잘 모르겠고 그쪽을 좋아하게 될 것 같습니다..' 저런 청초한 눈망울로 쳐다보면 여자인 나도 반할 것 같다. 소연이처럼 예쁘고 청순한 운동부 매니저가 현실에도 존재할까? 키 크고 훈훈한 운동선수들이 땀 흘리며 경기에 열중하고, 그 모습을 관중석에서 지켜보며 … [Read more...] about 청춘만화에 나올법한 운동부 매니저가 실제로 있을까?
K-POP과 일본의 관계는 어떻게 변화해 왔을까?
일본에서 활동하는 김성민 교수가 저술한 『케이팝의 작은 역사』는 케이팝이 태동한 1980년대 후반부터 방탄소년단, 블랙핑크가 글로벌 무대에서 독보적인 아티스트로 우뚝 선 현재까지 약 30년의 기간 동안 케이팝의 형성 과정, 케이팝을 둘러싼 음악적, 산업적, 사회적 맥락을 살핀다. '케이팝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내리려 시도하기보다, 케이팝을 하나의 미디어로 이해하고 그 미디어에 담긴 감각과 스타일은 무엇인지, 또 그것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저자가 일본에서 … [Read more...] about K-POP과 일본의 관계는 어떻게 변화해 왔을까?
우울하지 않은 사람의 평범한 행복
이런 평범한 일상, 그리웠어. 원문: 서늘한여름밤의 블로그 함께 보면 좋은 글 우울증과 함께 살아가는 법, 그리고 우울증을 관리하는 법을 배우고 있어요 우울증 치료 모범생은 없다 일상 권태기, 슬럼프에 빠졌다는 생각이 들 때 … [Read more...] about 우울하지 않은 사람의 평범한 행복
10년을 절치부심한 “스타워즈:만달로리안”의 성공을 바라보며
1. 미국에는 TOTY(Toy of the Year Awards)라는 것이 있다. 각 부문별로 그해 가장 영향력이 있었던 종류별 완구, 라이선스, 콘텐츠 등을 선정하여 시상하는 어워드로, 2019년의 경우 '올해의 라이선스' 에서 한국의 <핑크퐁>이 선정된 바 있다. 그런데 TOTY의 2021 Winners는 다소 특이하다. 이미 선보인 지 40년이 넘은 IP 하나가 절반 가까운 분야를 싹쓸이했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바로 <스타워즈>다. <스타워즈>는 … [Read more...] about 10년을 절치부심한 “스타워즈:만달로리안”의 성공을 바라보며
인생은 미로, 어디로 가야 하는지: 영화 “머니볼”
인생은 늘 불공평한 듯 보인다. 가진 자들과 덜 가진 자들의 경쟁이고 전쟁터이니 말이다. 머니볼에서도 그러한 모습은 적나라하게 그려진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단장 빌리 빈(브래드 피트)은 턱없이 부족한 예산으로 구단을 이끌어야 한다. 설상가상으로 쓸만한 선수들은 모두 타 구단에서 빼앗아갔다. 그들의 자리를 대체해야 할 선수를 구해야 하지만 문제는 돈이다. 단장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야구를 해보려 한다. 하지만 이는 기존 메이저 야구 방식이 아니다. 선수들의 출루율 데이터를 … [Read more...] about 인생은 미로, 어디로 가야 하는지: 영화 “머니볼”
비싼 커피의 비밀: 무산소 발효 커피
무산소 발효 커피,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요즘 커피를 조금 안다 또는 커피를 조금 즐긴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한창 유행하는 커피입니다. Anaerobic Fermentation(이하 무산소 발효)란, 커피 가공 방식 과정 중의 하나인데 가격이 높기도 하고 맛이 매우 독특한 커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가향이라고 생각될 만큼 강렬하고 독특한 캐릭터가 느껴질 정도입니다. 강한 복숭아 향이나 리치, 귤껍질과 같은 느낌이지요. 그러나 이 가공방식에 관해서 잘 알고 마시는 사람은 잘 없을 … [Read more...] about 비싼 커피의 비밀: 무산소 발효 커피
“제가 부족하지만”이란 말의 함정
아이 유치원 서류에 가족정보와 여러 사항들을 입력하고 있었다. 마지막 코멘트란에, ‘우리 아이가 많이 부족하지만 잘 지도해주세요!’라고 적었다. 제출 버튼을 누르기 전, 신랑에게 리뷰를 요청했다. 신랑이 쭉 훑어보다가 코멘트 부분에서 고개를 갸우뚱한다. 어떤 점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거야? 하고 묻는다. 내 의도는 아직 아이가 어리니, 이것저것 실수하더라도 잘 봐 달라는 표현이라 설명해줬다. ‘부족하다’는 말이 정말 부족하다기보다는, 아직 완벽하지 않음에 대한 인정, 일종의 겸손의 … [Read more...] about “제가 부족하지만”이란 말의 함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