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입니다』는 올봄 출간된 지 얼마 안 되어 구매했지만 솔직히 말해 실제로 읽어볼 생각은 없었던 책이다. 나 역시 여성으로서 직장에서 일해본 경험이 있고, 그 미묘한 역학관계와 공기와도 같은 차별구조를 충분히 안다고 생각했다. 또한 그간의 이슈가 업데이트 될 때마다 관심을 갖고 지켜봐 왔기에 모르는 부분이 없다고 여겼다. 출간 이후 워낙 해당 책에 대해서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까닭에 안 읽었지만 마치 읽은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고. 그러므로 김지은 씨를 응원하려는 의도로 사기는 샀되 다 아는 … [Read more...] about 네 번의 성폭력, ‘그래도 되기’ 때문이었다: 『김지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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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해본 건 늘 쉬워 보이지
언젠가 가죽공방 원데이 클래스에 간 적 있다. 카드 지갑, 필통, 키링 등 단 몇 시간 안에 결과물을 낼 수 있는 짧은 수업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그중 난 필통 만들기를 택했다. 재단된 가죽에 구멍을 내고, 실로 꿰맨 후 똑딱이 버튼을 박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단순한 작업. 2–3시간 만에 제법 모양을 갖춘 핸드 메이드 필통을 완성해 냈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내 필통이 탄생했다. (자세히 보면 바느질 상태는 삐뚤빼뚤하지만) 생애 최초 가죽 공예 작품(?)을 품에 안고 집으로 돌아가며 … [Read more...] about 안 해본 건 늘 쉬워 보이지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과 스크루지 이야기
들어가며 책은 '비꽃' 출판사에서 펴내고, 김옥수 선생님이 번역한 「크리스마스 캐럴」(2016)을 추천합니다. 몇 개의 번역본을 골라 들고 처음 몇 페이지를 비교해 읽어보다가 이걸로 구매해 읽었습니다. 번역이 정말 훌륭해요. 감사합니다! 미국 래퍼 구찌 메인(Gucci Mane)의 믹스테이프 〈East Atlanta Santa 3〉(2019)의 인트로이자 끔찍한 크리스마스 테마 랩송 ‘Jingle Bales Intro’를 듣고 나서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을 읽어보세요. 그리고 … [Read more...] about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과 스크루지 이야기
기획자가 되겠다고?
왜 기획자로 입사하게 되었는가? 기획자로 입사할 생각은 없었다. 첫 시작은 창업이었고, 두 번째는 그로스 해커였다. 창업의 경험은 기획자로서의 역량에 기여할 순 있었지만, 경력이라고 하기에는 몹시 부족했다. 그래서 여러 경험이 있었어도 여전히 나는 주니어고, 감히 어느 정도 수준에 올랐다고 이야기하기도 어렵다. 겸손이 아니라 정말이다. 나보다 훨씬 훌륭하신 기획자가 많기에 더더욱 조심스럽다. 기획자로 지원하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여러 일에 관심을 가지고, 늘 새로운 것이나 아이디어를 … [Read more...] about 기획자가 되겠다고?
2000년 12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다
2000년 12월, 고 김대중(1924–2009) 전 대통령은 노르웨이 오슬로 시청 메인 홀에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홀은 그가 추진해 온, 남북 화해를 위한 햇볕정책을 상징하는 노란 꽃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김대중은 같은 해 6월,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6·15선언’을 끌어낸 바 있었다. 두 달 전인 10월 13일,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서는 '한국과 동아시아의 민주주의와 인권 신장 및 북한과의 화해와 평화에 기여'한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을 200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 [Read more...] about 2000년 12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다
배달시장에 올라탄 수산시장: 누가 온라인으로 회를 사 먹을까?
지금 당장 생선회가 먹고 싶다면? 수산시장, 대형마트, 배달 앱. 이 가운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횟감을 잘 알고, 가격과 시세에 밝은 흥정의 고수라면 수산시장에 가볼 만하다. 그러2나 회를 잘 알지 못한다면 가까운 대형마트나 배달 앱이 편할 수 있다. 바가지 쓸 걱정이나 사기당할 일이 덜하고, 호객행위의 불편함도 피할 수 있다. 회를 먹는 방법에는 이외에도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동네 횟집을 찾을 수도 있고, 부모님이나 지인이 바닷가 근처에 살거나 어업에 종사한다면 그 기회를 … [Read more...] about 배달시장에 올라탄 수산시장: 누가 온라인으로 회를 사 먹을까?
아이돌 팬덤의 ‘응원봉’, 케이팝의 새로운 문화가 되다
〈응답하라 1997〉에 나왔던 장면이다. 노란 우비를 입은 젝스키스의 팬들과 하얀 우비를 입은 H.O.T의 팬들이 빗속에서 격렬하게 싸우는 장면. 전설의 90년대 팬덤 싸움 이야기다. 그런데 이제는 다 옛날이야기다. 온라인 시대가 되면서 이제 각 그룹 팬들은 만날 일도 잘 없기 때문이다. 굳이 싸우려면 트위터에서 모욕죄 각을 재며 싸운다(…) 강산이 두 번은 변할 세월이 지나면서 팬덤 문화도 엄청나게 변한 것이다. ‘젝스키스=노란색 풍선, H.O.T.=하얀색 풍선’으로 대변되던 아이돌 … [Read more...] about 아이돌 팬덤의 ‘응원봉’, 케이팝의 새로운 문화가 되다
점점 더 많은 동물 윤리학자가 애완동물을 길러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이유
※ The Guardian의 「Should we stop keeping pets? Why more and more ethicists say yes」를 번역한 글입니다. 제시카 피어스가 애완동물 기르기에 문제의식을 느낀 것은 통 안에 든 새끼 쥐들을 보았을 때입니다. 그녀는 미국의 애완동물 체인인 펫스마트에서 딸이 기르는 도마뱀의 먹이로 귀뚜라미를 샀습니다. 찍찍대던 쥐들은 아마 애완동물로, 아니면 뱀의 먹이로 팔렸을 것입니다. 어느 쪽인지는 묻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생명윤리학자로써 … [Read more...] about 점점 더 많은 동물 윤리학자가 애완동물을 길러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이유
청년층의 몰락과 좌절
오늘 본 기사에 따르면 20대 청년 7명 중 1명이 학자금 대출로 인한 빚을 졌으며 그 수는 5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중 6개월 이상 이자를 못 낸 학생들이 지난 5년간 2배 가까이 늘었고, 청년층 실업률은 40% 정도로 전 연령대 중 가장 가파르게 상승했다. 개인 회생 신청도 전 연령대 중 유일하게 늘어 20% 이상 상승했다. 코로나로 아르바이트 자리는 씨가 말랐고, 학교도 가지 못한 채 골방에 틀어박혀 지낸 한 해이지만, 등록금은 요지부동이다. 서울 대학가에는 원룸을 … [Read more...] about 청년층의 몰락과 좌절
절대 사라지지 않을 무적의 개발언어 5가지
프로그래밍과 소프트웨어 개발 및 엔지니어링, 그리고 그 모든 폐쇄된 영역과 관련해서 이야기하자면, 그중에서 현실의 일상적인 업무에서 사용되는 언어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그런 언어들이 그런 견고한 진입장벽을 뚫고 진입한다는 것은 극도로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프로그래밍 언어의 인기 추세가 좀처럼 변하지 않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지만, 제가 보기에 가장 큰 이유는 기존 코드베이스와의 하위호환성(backwards compatibility) 때문입니다. 새로운 언어를 소프트웨어 … [Read more...] about 절대 사라지지 않을 무적의 개발언어 5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