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현상엔 늘 이면이 있다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는 코미디언 송은이, 김숙의 경우도 그렇다. 각각 데뷔 23년 차, 21년 차인 이들의 제2전성기는 ‘방송국에서 아무도 불러주지 않아서’라는 아이러니에서 시작한다. JTBC ‘썰전’에 나온 PD들이 이야기하듯, “남자들만의 의리가 케미스트리로 발산되는 예능의 특성상” 중견 여성 코미디언이 설 자리는 의외로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 직장 여성의 현실도 만만치 않다. OECD 국가 29개국 중, 한국의 ‘유리천장지수’는 25점으로 단연 … [Read more...] about 워킹만 하는 여자의 미래
사회
이들을 기억했으면 한다: 사하르 호다야리, 톨게이트 노동자, 동일방직 노동자
이란의 여성 축구 팬 사하르 호다야리가 분신자살을 했다. 이란 여성은 축구 경기장에 입장이 불가하다고 한다.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그러나 이란 여성 사하르 호다야리는 자신이 좋아하는 축구팀의 경기를 봐야만 했다. 팀 상징색인 푸른색 옷을 입고. 경찰에 체포된 호디야리는 분신자살을 했다. 톨게이트 여성 노동자들이 상의 탈의를 하고 시위했다. 톨게이트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라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그러나 도로공사는 대법원판결을 무시하고 직접 고용을 거부한다. 직접 고용을 바라면 … [Read more...] about 이들을 기억했으면 한다: 사하르 호다야리, 톨게이트 노동자, 동일방직 노동자
국가적 재난: 아프리카 돼지 열병
아프리카 돼지 열병은 확산 속도가 빠르고 치사율이 100%다. 약도 없다(사람은 감염되지 않는다). 동유럽은 이 돼지 열병으로 양돈 산업이 완전히 초토화되었고 과연 이게 복구가 가능할 것인가 의문이 들 정도로 심각하다. 예전에 스페인, 포르투갈에 이 병이 돌았을 때 회복하는 데까지 무려 36년이 걸렸다. 치명적이다. 만약 우리가 초동대응을 잘못해서 돼지 열병이 전국적으로 확산이 되면 어떤 일이 생길까? 우리나라에서 돼지 산업의 규모를 잠깐 살펴보자 양돈업은 생산액 기준으로 … [Read more...] about 국가적 재난: 아프리카 돼지 열병
이 세상에서 청년들이 의지할 것은 ‘공정성’밖에 없기에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계속 공정성이 논란되는 것은 그들이 의지할 게 공정성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다수 청년은 이미 수저와 재능의 차이에 따른 출발점의 차이를 인정한다. 각자가 가진 재능이라는 것도 시기나 질투의 대상이라기보다는 부러움과 선망, 존경의 대상에 가깝다. 기성세대가 볼 때 금수저라는 것은 어딘지 부끄럽고, 떳떳하지 못하고, 감추어야 할 일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청년 세대 사이에서 금수저는 당당하고, 부럽기 그지없고, 오히려 얼마든지 내세울 만한 것이다. 그들은 그에 따른 삶의 … [Read more...] about 이 세상에서 청년들이 의지할 것은 ‘공정성’밖에 없기에
아빠들은 생율만 깎아놓고 생색을 냈다
비가 세차게 내리더니 금방 바람이 차가워졌다. 그리고 다시 추석. 이번에는 유난히 빠르긴 하지만 하여간 날씨로만 보자면 완연히 추석이다. 차례를 지내지 않는 추석이 벌써 네 번째지만 여전히 차례 준비가 빠진 추석은 영 명절 같은 느낌이 나지 않는다. 그냥 평소보다 조금 긴 주말 같달까. 종교나 집안에 따라 애초에 제사를 안 지내는 집도 많겠다만, 아주 어릴 때부터 집에서 제사와 차례를 지내 온 내게는 명절이란 꼭 차례와 동의어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분명히 말하건대 내가 그걸 그리워한다는 뜻은 … [Read more...] about 아빠들은 생율만 깎아놓고 생색을 냈다
미프진, 안전하냐고요? 식약처는 ‘아직도’ 모른다고 합니다
정보공개센터는 2018년 1월, 미프진(Mifegyne) 의약품의 도입을 위한 준비 작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식품의약안전처에 정보공개 청구를 한 바 있습니다. 미프진 의약품에 대한 안전성 검토가 제대로 되어 있는지, 미프진 의약품이 사용 불가능한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알아보기 위한 청구였는데요, 식약처는 안전성 검토를 진행한 바 없다는 실망스러운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당시 식약처는 의약품에 대한 안전성 검토는 해당 약품을 수입하려는 업자나 제조사가 안전성 검토를 … [Read more...] about 미프진, 안전하냐고요? 식약처는 ‘아직도’ 모른다고 합니다
복지 ‘사각지대’ 찾기는 대안이 아니다
탈북민 모자가 사망하고 나서야 다시 ‘행정’이 요란하다 보건복지부는 16일 17개 광역자치단체 복지국장 회의를 개최하고 이번 사건 가구와 유사한 사각지대에 있는 대상자를 발굴·지원하기 위한 긴급 실태조사를 각 광역자치단체에 요청했다. 실태조사 대상은 […] 복지부는 ‘복지 사각지대 발굴관리시스템’을 통해 입수되지 않는 재개발 임대주택 등 저소득층 거주 공동주택 월세, 관리비 장기체납(3개월 이상) 가구에 대해서도 함께 실태조사를 할 예정이다. 「복지부, '탈북민 모자 사망'에 … [Read more...] about 복지 ‘사각지대’ 찾기는 대안이 아니다
『반일 종족주의』와 『천년의 질문』: 우리는 언제까지 역사를 잊고 살 것인가
1. 세상이 시끄럽다. 이럴 때면 조용한 방에서 책 한 권 붙들고 세상의 시름을 잠시 잊고 싶지만 요즘은 ‘책 세상’이라고 해서 별다르지 않다. 한창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반일 종족주의』 탓이다. ‘베스트셀러’가 되어 낙양의 지가를 올리는 그 책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전문가가 논평을 내놓은 바 있지만, 이영훈이 직접 조정래의 『아리랑』의 몇몇 장면이 ‘조작’되었다고 저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예기치 못한 곳으로 불똥이 튀는 모양새다. 이영훈은 『반일 … [Read more...] about 『반일 종족주의』와 『천년의 질문』: 우리는 언제까지 역사를 잊고 살 것인가
나의 죄와 조국의 죄
1. 존경하는 건설일용직 노동자 지인이 있다. 인생 굴곡이 평탄하지 않은 분이다. 서울대 정치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지만, 50줄에 접어든 나이에 건설판 잡부로 살아간다. 한때 인생의 밑바닥에서 깊은 절망에 빠지기도 했지만, 이제는 주변에 밝은 에너지를 전파하는 페북 스타로 변신했다. 일용직 노동자로서 이분의 지론은 ‘살 만한 개천’이다. 비정규직도, 건설 일용직도 열패감을 느끼지 않는 세상을 바란다. 한국 중산층의 이기적 행태에 대한 문제의식도 분명하다. 상위 1%를 비판하며 … [Read more...] about 나의 죄와 조국의 죄
고무신과 의전
박완서의 『그 남자네 집』에는 해방 후 보수적인 가정에 며느리로 들어간, 그 시절 나름 대학도 다닌 고학력 주인공이 시어머니로부터 며느리 노릇을 배우는 장면이 나온다. 시어머니는 집에 놀러 온 이모님과 고모님들의 고무신을 보얗게 닦아놓으면 얼마나 좋아하시겠냐고 몰래 귀띔을 한다. 주인공은 지푸라기 수세미로 고무신을 닦아 어른들로부터 입이 마른 칭찬을 받지만 며느리 생색을 내준 시어머니가 조금도 고맙지 않다. 그러나 얼마 후 남편의 생일로 식구들이 모였을 때는 시키지도 않았지만 자석에 이끌린 … [Read more...] about 고무신과 의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