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 근무하는 저는 금요일 퇴근길엔 주로 교보문고에 들려 책을 서너 권 삽니다. 주중에는 업무 때문에, 회식 때문에 여유가 없지만, 불금 저녁에는 보통 다들 집에 일찍 일찍 가는 분위기라 저도 자연스레 교보문고로 퇴근할 수 있습니다. 어제 퇴근하며 고른 책 중, 저는 먼저 페친이시기도 한 신정철 님께서 지으신 『메모 습관의 힘』을 읽었습니다. 평소 자기계발과 관련된 책은 거의 읽지 않지만 페이스북을 통해 보아온 필력으로 볼 때 귀감이 될만한 내용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에 읽기 … [Read more...] about 메모의 힘: 현대인에게 메모가 필요한 이유
인문
독서에서 논픽션과 픽션을 함께 읽어야 하는 이유
간단 요약 독서를 하는 목적은 사람 마다 다를 수 있으니 교조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한다. 그냥 저 사람은 저러한 방식으로 책을 고르는구나 정도로 양해 바람. 픽션(소설)과 논픽션(소설 이외의 책)이 고전의 목록에 절반씩 차지하는 이유는 전체와 개별의 조화가 필요하기 때문. 논픽션 도서는 세상의 일반적인 구성 원리, 운동 법칙을 도출하고자 함 픽션은 개개의 존재가 그렇게 일반론으로 환원될 수 없고 고유하고 개별로서 존중 받아야 한다는 … [Read more...] about 독서에서 논픽션과 픽션을 함께 읽어야 하는 이유
심리학은 ‘잡탕’이다?!
"과학적인 인문학" "심리학이 뭐 하는 학문인가요?" 라는 질문에 내가 가장 자주 활용하는 표현이다. 철학으로부터 파생된 역사, 그리고 인간에 대한 탐구를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심리학은 인문학의 한 갈래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단지 심리학이 인문학으로만 규정될 것이었다면 애초에 '심리학'이라는 별개의 학문이 따로 있어야 할 이유는 없었을 것이다. 심리학은 철학, 역사학, 문학, 종교학 등등 역사와 전통이 깊은, 저력 있는 경쟁자들 틈바구니에서 도대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 [Read more...] about 심리학은 ‘잡탕’이다?!
호(胡)와 양(洋) : 중국과 서양에서 들여온 물건에 붙는 말
우리말(고유어)처럼 쓰는 말 가운데는 한자어가 적지 않다. 아, 그랬어? 하고 머리를 주억거리게 하는 말들 가운데 ‘무려’, ‘도대체’, ‘하필’, ‘어차피’ 같은 말이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한자어로 쓰다가 어느새 우리말로 녹아들어 버린 말들이다. (관련 글 : ‘눈록빛’을 아십니까, 우리말 같은 한자어들) 처음엔 외래어였다가 오랜 세월을 지나며 자연스럽게 우리말에 동화된 귀화어(歸化語)도 비슷한 경우다. 나라 바깥에서 들어온 사물에 붙이는 말도 처음엔 낯설다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 [Read more...] about 호(胡)와 양(洋) : 중국과 서양에서 들여온 물건에 붙는 말
‘되/돼’, ‘할께/할게’, 어느 게 맞아?
맞춤법 따위에는 신경을 ‘끄고’ 되는 대로 ‘마구’ 문자를 보내도 될 때는 행복했을 것이다. 까짓것 뜻만 통하면 됐지, 뭐. 학창시절에도 그랬지만 ‘어른’이 되면 글쓰기와 멀어지는 게 현실이고 연애시절엔 가끔 쓰던 편지조차도 쓰지 않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일상의 유일한 글쓰기, 문자 메시지 작성 그래서 어느 날부터 문자 메시지 작성이 일상의 유일한 글쓰기(!)가 된다. 편한 사이엔 되는 대로 끼적여 보내면 그만이지만 상대가 윗사람이거나, 예의를 갖추어야 하는 이라면 … [Read more...] about ‘되/돼’, ‘할께/할게’, 어느 게 맞아?
VR기기로 심리를 치료한다?
4차 산업혁명에 모두가 주목하는 이유는, 당연하겠지만 인공지능 기술의 진보로 인한 변화가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으리라는 사실 때문일 것이다. 말 그대로 패러다임(paradigm)의 변화다. 그 변화는 사회 전반 영역에 걸쳐 일어나게 될 것이다. 실제로 변화가 반영된 모습은 제각각일 것이고, 변화를 수용하는 속도 또한 천차만별이겠지만 어쨌든, 4차 산업혁명의 흐름을 무시하고 고고히 제 모습을 지킬 수 있는 분야는 사실상 없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여기저기 '4차 … [Read more...] about VR기기로 심리를 치료한다?
논(설)문 쓸 때 유의할 점
석사 논문 쓸 때였다. '허균의 불교시'를 주제로 논문 초고를 써서 선생님께 보여 드렸다. 허균의 문집 『성소부부고』에 있는 한시를 읽고선 '불교적'이라고 생각할만한 시 30여 수를 뽑았다. 본문 중에 이런 글이 있었다. "위의 시는 허균의 ○○적 취향을 보여주는 유일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선생님은 차분하게 말씀해 주셨다. "자네 이것 좀 보게. 논문에선 '유일하다'는 말을 쓰면 안 되네." "왜요?" "나중에 후속 연구자가 다른 작품을 찾아낼 가능성이 있지 않은가. 이 … [Read more...] about 논(설)문 쓸 때 유의할 점
워킹맘 효과: 일하는 엄마를 보고 자란 딸이 더 성취도가 높다
※ The New York Times에 Claire Cain Miller가 기고한 「Mounting Evidence of Advantages for Children of Working Mothers」를 번역한 글입니다. 미국인 엄마의 75%가 직장을 가지고 있다. 직장을 가진 엄마들에게 아이를 유아원에 하루 종일 맡기거나 아이의 중요한 학교 행사를 놓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퓨리서치센터의 연구를 보면 미국인의 41%는 직장을 가진 엄마가 늘어나는 것이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 [Read more...] about 워킹맘 효과: 일하는 엄마를 보고 자란 딸이 더 성취도가 높다
안데르센의 동화가 슬픈 이유
1875년 8월 북해변의 작은 나라 덴마크에서 성대한 장례식이 열렸다. 국왕과 왕비, 황태자 모두가 참석한 국장이었다. 유족은 없었다. 관 속에 든 사람은 평생 연애 한 번 제대로 못 해본 독신이었으니 유족이 있을 리 만무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Hans Christian Andersen), 동화의 아버지다. 어른을 위한 동화 어린이 필독서 목록이나 문고판 세계명작에 안데르센 동화가 빠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거의 전 세계 어린이가 인어공주에 … [Read more...] about 안데르센의 동화가 슬픈 이유
동네서점이 살아남기 위해 스토리를 만드는 방법
(동네서점이) 스토리를 만드는 첫 번째 방법은 독자와의 밀접한 소통이다. 서점에 들어온 대부분 독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놓치지 않는다.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늘 살핀다. 구입한 책들은 따로 리스트를 만들어 성향을 파악하고 다음에 오셨을 때 가볍게 전에 읽었던 책 이야기를 나누고 그것을 기반으로 다른 책을 또 추천한다. 대부분의 독자들은 이러한 반응에 고마워하며 단골이 되는 경우가 많다. 굳이 대화를 나누지 않더라도 틈날 때마다 독자들을 살핀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 [Read more...] about 동네서점이 살아남기 위해 스토리를 만드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