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도무지 소질이 없고 음악 지식도 별로 없는 나는 이 책을 준비하기 전까지 모짜르트의 오페라 <마적>이 ‘말을 탄 도적 떼’인 줄 알았다.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을 읽어 본 일이 없는 나는 도서관 서가에서 <사자들>이 보일 때마다 ‘사자처럼 용맹한 투사들’을 떠올렸다. 헤시오도스의 <신통기>를 여적 읽어 보지 않았는데, 그 뜻을 알기 전에는 ‘신통방통한 영웅들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 다 같은 한국어인데 왜 이리 어려운가. 독자가 헷갈릴 수 있는 여지를 … [Read more...] about 어색한 한자어를 바로잡기만 해도 글은 달라진다
인문
글쓰기에 앞서 브레인스토밍하는 17가지 방법
※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려 한다. 무언가를 쓰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첫 문장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브레인스토밍이 필요하다. 글은 나와 프롬프트 간의 1대 1 싸움이다. 누가 대신 만들어주지 않는다. 그런데 페이지가 넘어가지 않는다면? 브레인스토밍을 시도하라. 이 글은 카렌 비스너(Karen Wiesner)의 『First Draft in 30 Days (Writer's Digest Books)』에서 발췌한 내용에 살을 붙인 것이다. 비스너는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 14년 간 … [Read more...] about 글쓰기에 앞서 브레인스토밍하는 17가지 방법
“조선사람은 닛본징이 되어야 한다”는 채만식의 친일행적
채만식(蔡萬植, 1902~1950)은 걸출한 풍자작가다. 흔히들 우리 판소리계 소설의 전통을 계승한 작가로 해학에 김유정, 풍자에 채만식을 꼽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의 단편 <치숙(痴叔)>과 <논 이야기>, <미스터 방>, 중편 <태평천하> 따위에 낭자한 풍자는 그것 자체로 일가를 이루고 있다. 걸출한 풍자작가, 채만식의 친일 행적 채만식 역시 만만찮은 친일 전력 때문에 <친일인명사전> 등재를 피해가지 못했다. … [Read more...] about “조선사람은 닛본징이 되어야 한다”는 채만식의 친일행적
엘모어 레너드가 말하는 ‘글쓰기의 10가지 규칙’
2013년, 50편에 가까운 소설을 펴낸 엘모어 레너드(Elmore Leonard)가 87세의 나이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솔직히 레너드의 작품을 하나도 읽어본 적이 없으므로 그가 얼마나 대단한 작가인지는 모른다(요즘 나의 가장 큰 문제는 뭘 모르는데 별로 알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는 것이겠지만). 세간의 평을 옮겨오면 다음과 같다. "그의 문장에는 군더더기가 없다. 문장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위해 가끔은 문법을 무시할 때도 있다. 독자는 글의 주인공들과 함께 호흡하며, 레너드의 그림자는 보이지 … [Read more...] about 엘모어 레너드가 말하는 ‘글쓰기의 10가지 규칙’
대가들이 말하는 ‘나는 왜 글을 쓰는가’
“아내가 사망한 날, 나는 다음의 세 가지를 결심했다. 일찍 일어나기, 시간 아껴 쓰기, 일기 쓰기.” 『교양인이 되기 위한 즐거운 글쓰기』에서 소개하는 새뮤얼 존슨의 말이에요. 일찍 일어나고 시간을 아껴 쓰겠다는 다짐이야 언제든 할 수 있는 거지만 왜 하필 아내를 잃고 나서 그는 일기 쓰기를 결심하게 되었을까요. 짐작건대 그에게 아내의 사망은 곧 아내와 함께했던 기억의 죽음이고, 따로 기록해 둔 글이 없다면 그건 아내와의 영원한 이별을 의미하는 것이었을 테지요. 그걸 자각한 순간 … [Read more...] about 대가들이 말하는 ‘나는 왜 글을 쓰는가’
그게 꼭 ‘일본말의 찌꺼기’인가?
NHK에서 방영한 〈경세제민의 남자(経世済民の男)〉는 일본 개화기 경제에 큰 영향력을 끼친 세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특집 드라마다. 메이지 초기의 대장성 관료이자 ‘일본의 케인즈’라고 불리는 다카하시 고레키요(高橋是清), 한큐 철도의 창업자이자 다카라즈카 극단을 창설한 고바야시 이치조(小林 一三), 일본의 전력왕으로 불리는 마츠나가 야스자에몬(松永安左エ門) 등 3명을 다루었다. 이 중 한 편의 주인공인 다카하시 고레키요 역에 오다기리 죠를 캐스팅해 조금 관심이 갔다. 하지만 나는 이 … [Read more...] about 그게 꼭 ‘일본말의 찌꺼기’인가?
한나 아렌트의 우정
※ New Republic의 「The Hannah Arendt Guide to Friendship」을 번역한 글입니다. 한나 아렌트는 좋은 친구였습니다. 지적인 동료이자 친구였던 매리 매카시가 유산하고 정신적 위기를 겪을 때도, 스승이자 멘토였던 칼 야스퍼스가 전후 독일에서 고난을 겪을 때도 늘 그들의 곁에서 도움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남편이었던 하인리히 블뤼허(Heinrich Blücher)가 학계에서 어려움에 처했을 때도 그의 편에 섰습니다. 존 닉슨은 그의 저서 … [Read more...] about 한나 아렌트의 우정
타인과의 비교는 꼭 나쁜 것인가?
심리학자들과 흔한 자기계발서들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점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바로 '가치 판단', 혹은 '당위성'의 존재 유무다. 심리학은 가치중립성을 지향하는 인간에 대한 '과학'이다. 인간의 생각과 행동 이면에 숨겨진 원인들을 추적하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곧 근본적인 심리학의 목적이라는 말이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들을 가지고 어떤 방향으로 활용할 것인가는, 기본적으로 심리학자들 손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자기계발서에서는 인간에 대한, 온갖 가치 판단적이고 … [Read more...] about 타인과의 비교는 꼭 나쁜 것인가?
스티븐 킹의 창의적인 글쓰기 팁 10가지
초판만 200만 부를 찍는 현존하는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스티븐 킹. 한국에서 공포소설 작가로 인식되는 바람에 문장력이 곧잘 무시되는 작가인 것 같습니다. 정작 그의 책을 읽어보면 기교없이 심플하면서도 단단한 문장력에 감탄하게 되죠. 50종이 넘는 그의 책 중 한국에서 1만 권 이상 팔린 책은 드문데, 특이하게도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은 『유혹하는 글쓰기』라는 글쓰기에 관한 에세이입니다. 수많은 장편 소설을 써낸 작가 스티븐 킹이 전해주는 글쓰기 노하우 중 10가지를 … [Read more...] about 스티븐 킹의 창의적인 글쓰기 팁 10가지
아니요, 그건 당신의 의견이 아닙니다. 그냥 틀린 겁니다
의견과 사실을 구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쉬워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 의견은 사실과 섞이면서 그 경계가 흐릿해지곤 한다. 의견을 사실처럼 말하는 걸 늘 조심하려 하지만 나도 모르게 의견을 사실처럼 말한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의견과 사실을 구분하려는 태도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언제나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걸 인정하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의견과 사실에 대해서 HoustonPress에 올라온 Jef Rounder의 글 「No, It’s Not Your … [Read more...] about 아니요, 그건 당신의 의견이 아닙니다. 그냥 틀린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