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아이돌의 태업은 용서받을 수 없다. 그 무대 하나가 간절했던 수십만 연습생을 생각하면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홍혜화의 오늘 무대는 이해할 수 없었다. 혜화는 절대 태업을 할 만한 아이가 아닌데, 오늘은 왜 그랬을까? 만약 컨디션의 문제라면 알아차리지 못한 내 잘못이겠지만, 무대를 소화하지 못할 정도의 일은 내 기억에 없다. 난 사무실 내 방으로 혜화를 불러 질책했다. 김동식의 단편 「마주치면 안 되는 아이돌」은 이렇게 시작된다. 이 작품은 몬스터를 주제로 한 다섯 편의 소설이 실려 … [Read more...] about “제가 생각하는 괴물 중 하나는 ‘망각’이란 괴물입니다. 잊어선 안 될 것을 잊는 것 말입니다.”
크라우드 펀딩과 출판의 부활: 출판사는 직원들의 놀이터가 되어야 한다
2018년에만 텀블벅을 통해 약 700권의 신간이 탄생했고, 2019년 5월까지 출판 분야 성공 프로젝트는 누적 1900건을 돌파했다. 20만 명가량이 110억 원을 텀블벅 출판 프로젝트에 후원했으며, 전체 프로젝트들의 평균 성사율은 63%이지만 출판 프로젝트의 평균 성사율은 70%로 좀 더 높은 편이다. 텀블벅에서 일어나는 일과 좋은 성과를 거둔 프로젝트들을 들여다보면 북 펀딩이 성공하는 이유를 알아차릴 수 있다. 환경과 상생에 가치를 두는 ‘마더그라운드 스니커즈’와 낙태죄 폐지를 이야기한 … [Read more...] about 크라우드 펀딩과 출판의 부활: 출판사는 직원들의 놀이터가 되어야 한다
독서는 인간의 사고와 감성, 타인을 이해하는 능력에 어떻게 기여하는가
※ 이 글은 《기획회의》 444호 ‘읽기의 과학’ 특집안을 편집한 글입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선진국 중 성인들 중에서 비독자가 가장 많은 국가로 꼽힌다. 그뿐 아니라 디지털 미디어가 독서의 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독서가 인간의 사고와 감성과 추론, 그리고 타인을 이해하는 능력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아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영국의 대문호 마틴 발저는 “우리는 우리가 읽은 것으로부터 만들어진다”고 했다. 우리는 독서의 효용에 대해 끊임없이 … [Read more...] about 독서는 인간의 사고와 감성, 타인을 이해하는 능력에 어떻게 기여하는가
통일 후 북한에서 통할 남한의 ‘베스트셀러’를 짐작해보자
2018년 6월 12일, 어쩌면 결정적으로 코너에 몰린 두 사람이 ‘세기적인 만남’을 가졌다. 도널드 트럼프는 섹스 스캔들을 비롯해 여러 가지 추문으로 국내 정치 무대에서 위기에 처했다. 북한의 경제는 큰 위기라는 소식이다. 그런 두 사람이 만났다. 이유야 어쨌든 한반도에 평화가 올 것 같은 분위기다. 이런 호기를 잘 활용해 결국은 통일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통일 후 북한에서 통할 남한의 베스트셀러는 어떤 책일까? 비록 통일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남북교류가 자유로워졌을 때 … [Read more...] about 통일 후 북한에서 통할 남한의 ‘베스트셀러’를 짐작해보자
머리로 생각하는 것보다 신체로 느끼는 것이 가치를 만든다
몸은 단지 마음을 싣고 다니는 도구가 아니다. 그 자체로 완벽한 지성을 갖고 있다. 몸은 마음이 길을 잃었을 때 어떻게 살면 좋은지 속삭여준다. 때로는 삶을 더 단순하고 가볍게 만들라고 주문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인문학을 공부할 때 느끼는 헛헛한 지점, 실은 매우 중요한 몇 퍼센트의 앎을 삶 속에서 일깨워준다. 몸을 자꾸 잊으라고 권하는 사회에 저항하고 싶다. 몸을 삶으로 더 가까이 데려오고 싶다. 몸이 부드러워지면 마음도 부드럽게 바뀐다. 내가 부드러워지면 세상도 부드럽게 … [Read more...] about 머리로 생각하는 것보다 신체로 느끼는 것이 가치를 만든다
아이들이 논픽션을 재미있게 읽지 못하는 이유
※ 《기획회의》 448호 ‘어린이책, 어디로 갈 것인가’ 특집 중 과학 논픽션 작가 이지유 님의 글입니다. 아이들이 논픽션을 재미있게 읽지 못하는 이유라니. 이렇게 쉬운 문제가 어디 있을까. 답은 간단하다. 어른들이 논픽션 책을 어린이의 손에 들려줄 때 흑심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어린이나 청소년에게 숙제할 때 참고가 되라고 논픽션 책을 주고, 1년에 몇 번 치르는 시험에 좋은 성적을 얻으라고 틈틈이 논픽션 책을 보게 하며 과거에 살았던 위인들을 본받아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 [Read more...] about 아이들이 논픽션을 재미있게 읽지 못하는 이유
동네서점이 살아남기 위해 스토리를 만드는 방법
(동네서점이) 스토리를 만드는 첫 번째 방법은 독자와의 밀접한 소통이다. 서점에 들어온 대부분 독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놓치지 않는다.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늘 살핀다. 구입한 책들은 따로 리스트를 만들어 성향을 파악하고 다음에 오셨을 때 가볍게 전에 읽었던 책 이야기를 나누고 그것을 기반으로 다른 책을 또 추천한다. 대부분의 독자들은 이러한 반응에 고마워하며 단골이 되는 경우가 많다. 굳이 대화를 나누지 않더라도 틈날 때마다 독자들을 살핀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 [Read more...] about 동네서점이 살아남기 위해 스토리를 만드는 방법
대형서점의 갑질을 공정위에 고발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엊그제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갔다가 살만한 책이 없어서 놀랐습니다. 겨우 문학과지성사의 심보선 시인의 새 시집과 문지시인선 500호 특집을 사서 나오며, 이렇게 읽을 책이 없고 읽을거리가 없는 책이 팔리는데 '나는 책 기획을 해야 하는 것인가?'라는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없는 게 아니라 안 보이도록 해둔 거군요. 노출되는 책만 팔리니 노출을 위해 출판사는 서점에 돈을 쓰고 미디어에 돈을 씁니다. 그 돈을 콘텐츠 개발에 쓰면 좋으련만...... 그래도 전 꿋꿋하게 기획을 하겠죠?” 한 … [Read more...] about 대형서점의 갑질을 공정위에 고발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최영미 시인의 “시를 읽는 오후’를 읽으며
새벽에 일어나 신문에 발표할 칼럼을 써놓고 인터넷에 들어갔더니 ‘최영미 시인’이 검색어 상위에 올라있었다. 또 무슨 일, 하면서 읽어보니 홍보를 대가로 서울의 한 호텔에 1년간 투숙을 요청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는 가십이었다. 지난해 5월에도 페이스북에 저소득층 대상 근로장려금 지급대상이 된 사실을 공개하며 밀린 인세를 내놓으라고 해서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는데 자꾸 이런 일이 벌어지는 모습이 좋지 않다. 최영미 시인의 첫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의 원래 제목은 ‘마지막 … [Read more...] about 최영미 시인의 “시를 읽는 오후’를 읽으며
한국 출판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대형서점의 매대 판매와 중고서점이다
현 단계 한국 출판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무엇인가? 대형서점의 매대 판매와 중고서점이다. 둘이 문제인 이유는 출판업이 존속될 수 없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출판인들은 왜 가만히 있었을까? 자신만 매대를 사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이었을까? 그러나 대형서점이 중요한 자리부터 팔다가 구석 자리까지 팔면서 한국의 출판은 처절하게 무너져 내리고 있다. 한 대형서점의 한 지점에서는 1주일에 세 부만 팔려도 매대를 사면 팔릴 가능성이 있다고 출판사를 협박하고 있다. 정말 대한민국의 출판은 … [Read more...] about 한국 출판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대형서점의 매대 판매와 중고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