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발비용’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면 쓰지 않았을 충동적 비용”을 뜻하고, 시간이나 재물을 낭비한다는 의미의 ‘탕진’과 ‘재미’를 줄인 ‘잼’을 합성한 ‘탕진잼’은 “소소하게 낭비하는 재미”를 뜻한다. 며칠 전 아침 ‘경향신문’에서 한 전문가는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을 이렇게 해석했다. “미래를 준비할 여유도 없이 순간의 쾌락에 집중하는 일종의 ‘우울증’이 자리 잡고 있다. 취업난에 시달려 아무리 노력해도 취업이 힘들고 내 집 마련 등 미래를 설계할 수 없다는 현실은 미래를 포기하고 현재의 … [Read more...] about ‘시발비용’에 시달리고 ‘탕진잼’에 만족하는 젊은이들에게 내일을 보여줄 수 있을까?
라이트노벨, 그것이 알고 싶다
※ 《기획회의》 446호 특집 ‘라이트노벨, 그것이 알고 싶다’의 기획취지를 필자가 공유한 글입니다. 라이트노벨은 다른 장르소설과의 경계가 모호하고 처음부터 분명한 정의가 없었기에 아직까지도 미지의 대상이다. 굳이 정의하자면 “표지 및 삽화에 애니메이션 풍의 일러스트를 사용한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대중소설”로 정리할 수 있겠다. 삽화를 넣지 않는 것을 선호하는 라이트노벨 독자들도 있기 때문에 삽화가 장르를 가르는 기준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이런 정의의 애매함을 … [Read more...] about 라이트노벨, 그것이 알고 싶다
대형서점은 대형 쓰레기장으로 전락해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
대한민국 출판인들에게 양심이 있는가? 양심이 있는 사람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우선 종사자들의 임금이 너무 적다. 입만 열면 출판문화를 운운하는 출판사부터 영세한 출판사까지 편집자의 임금이 바닥으로 하강하고 있다. 공개하기가 창피한 수준이다. 그뿐만 아니다. 수많은 일을 외주로 돌리고는 디자인비, 교열비 등의 외주비를 제때 지급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떼어먹는 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유명 출판사들마저 가끔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 액수가 많은 것도 아니다.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운 수준이다. … [Read more...] about 대형서점은 대형 쓰레기장으로 전락해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
2020년 일본 대학입시의 ‘정답이 없는 질문’들
“만약, 당신이 K라면 선생의 발언에 대해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가?” ('K'는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 속 주요 인물인 선생의 친구로, 사랑의 라이벌이기도 하다. 그에게 ‘선생’이 내던진 ‘정신적으로 향상심이 없는 자는 바보다’라는 대사는 이 작품 속에서 가장 충격적인 말 중 하나다. 이것은 그 후의 이야기를 크게 바꾸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에도 시대의 3대 개혁과 다누마 오키쓰구의 정치를 비교하고, 당신이라면 어떤 경제 정책을 펼칠 것인가?” (‘에도시대 3대 개혁’이란 8대 쇼군에 … [Read more...] about 2020년 일본 대학입시의 ‘정답이 없는 질문’들
이번 생은 망했으니 다음 생에는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다.
이생망 : 이번 생은 망했으니 다음 생에는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다. 똥통 : 주로 스무 살부터 취업을 시작하거나 비수도권에 살고 있는 ‘청년 밖의 청년’이 자신을 자조적으로 가리키며 하는 말. 사축 : 저녁도 없고, 미래도 그려볼 수 없는 하루. 청년들은 회사에 길들여져 가는 서로를 ‘사축社畜’이라 불렀다. 찍퇴 : 희망퇴직을 거부하는 직원들을 작업장에서 빼 대기 발령을 내린 뒤 ‘찍어서 퇴직’시키는 것. 청년 팔이 : 선거철만 되면 정치인들은 여야 가리지 않고 청년을 팔았지만 … [Read more...] about 이번 생은 망했으니 다음 생에는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다.
정말 이 시대의 남자는 걸리적거리는 족쇄일 뿐일까?
“남자는요, 이 시대의 걸리적거리는 족쇄일 뿐이에요.” 『남자의 종말』의 저자이자 미국 페미니스트 저널리스트인 해나 로진은 우리 시대 페미니스트 4인의 젠더 논쟁을 담은 『남자의 시대는 끝났다』(모던 아카이브)에서 ‘남자의 종말’일 수 있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첫째, 남자들이 노동시장에서 실패하고 있다. 지난 몇십 년 동안 남성들의 평균 소득은 서서히 줄었지만 반대로 여자들의 소득은 늘었다. 2009년, 여성은 역사상 최초로 미국 노동시장의 과반수를 차지했다. 현재 미국 전역에서 … [Read more...] about 정말 이 시대의 남자는 걸리적거리는 족쇄일 뿐일까?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에서 나타나는 일관된 이야기 구조
아내의 갑작스러운 이혼 통보, 가출, 고독한 순례 여행, 두 여자와의 섹스, 귀환 『기사단장 죽이기』 대학교 2학년 여름 방학 때 친구들의 갑작스런 절교, 16년이 지나서 원인을 찾기 위한 순례 여행, 섹스, 귀환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기사단장 죽이기』의 소개에는 “현실과 비현실이 절묘하게 융합된 모험담은 『태엽 감는 새』부터 『1Q84』까지 기존 장편소설에서 꾸준히 이어져온 플롯”이라는 말이 나온다. 하루키의 소설에는 일관된 … [Read more...] about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에서 나타나는 일관된 이야기 구조
배설과 소화 기능의 상관관계: 아침 화장실의 나를 보라
“배설이라고 하면 굉장히 지저분한 얘기 같지만, 하루에 한 번씩 무사히 변을 본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모릅니다. 소화기관의 어느 곳에서든 이상이 있으면 배변이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매일 아침 정상적으로 대변을 보는 사람은 소화 기능이 거의 정상이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내 몸 공부』(엄융의, 창비)에 나오는 이야기다. 나이가 들면서 유일한 걱정이 건강이다. 게다가 나를 만나는 이들은 늘 내 건강 걱정을 한다. 유명한 블로거가 작고할 때마다 다음은 당신이 될 수도 있으니 … [Read more...] about 배설과 소화 기능의 상관관계: 아침 화장실의 나를 보라
출판사와 일간신문이 작가의 후원자 역할을 하던 시절이 그립다
하여튼 첫 창작집의 인세를 받아가지고 그날로 들어갔더라면 나는 그런대로 괜찮은 가장이었을 것이다. 악우들에게 잡혀서 받았던 인세를 다 털리며 며칠을 어울려 다니다가 청진동에서 해장하고 초췌한 얼굴로 창비 사무실에 들렀더니 백낙청이 딱하다는 듯이 핀잔을 주었다. “가서 부인 해산시키라고 어렵사리 돈 구해다 주었더니 집에는 안 들어가고 어디서 오는 길이오?” 내가 약간 후회하는 심정으로 이놈 저놈 원망할 이름들을 떠올리며 앉았는데 그가 다시 물었다. “몰랐어? 부인이 지금 애 낳고 … [Read more...] about 출판사와 일간신문이 작가의 후원자 역할을 하던 시절이 그립다
‘지금, 여기’에서 지그문트 바우만을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
※ 《기획회의》 편집위원회의 『지그문트 바우만을 읽는 시간』 서문입니다. 우리 시대의 사회·문화적 현안들을 예리한 시선으로 응시했던 석학(碩學) 지그문트 바우만(Zygmunt Bauman)이 2017년 1월 9일 세상을 떠났다. 다양한 학문적 관심사와 사회를 바라보는 애정 깊은 통찰로 “유럽의 대표 지성”으로 불렸던 바우만은 생전에 한국과도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20권이 넘는 저서가 국내에 소개되었고, 2003년 《당대비평》과 2009년 《인디고잉》 등 국내 여러 매체와 … [Read more...] about ‘지금, 여기’에서 지그문트 바우만을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