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관짝소년단 사태'를 보면서 한 경험이 떠올랐다. 유학 시절에 미국인 친구와 수다를 떨던 중에, 미국인이 아닌 나를 지칭하기 위해서 'foreigner'라는 단어를 사용했더니 그 친구가 화들짝 놀라면서 그 단어를 사용하면 안된다고 했다. 왜? 라고 물었더니 그 단어는 차별적인 의미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 나같이 미국이 아닌 곳에서 온 사람을 뭐라고 지칭해야 되냐고 물었고, 그 친구는 그냥 넌 한국인이니까 'Korean'이라고 하든지 'people from other country' 등으로 … [Read more...] about ‘관짝소년단’ 사태: 우리는 아직 배워나가는 중이다
국제
영웅 보존의 법칙: 그날 화재 현장에서, 영웅이 영웅을 구했다
1983년 뉴욕 맨해튼에서, 영웅이 영웅을 구했다 1983년 12월 뉴욕 맨해튼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관 유진이 현장에 달려왔다. 근무시간이 아니었던 그가 가진 장비는 헬멧과 소화전 점검 공구가 전부였다. 불길을 막아줄 장비가 부족했지만, 아이가 안에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유진은 그대로 불길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다음 날, 신문에는 건물에서 아이를 안고 인공호흡을 하며 나오는 유진의 사진이 실렸다. 그렇게 유진은 한 아이, 디어드레의 영웅이 … [Read more...] about 영웅 보존의 법칙: 그날 화재 현장에서, 영웅이 영웅을 구했다
AOC의 명연설: 그가 ‘여성 혐오 발언’을 통쾌하고도 품위 있게 부수는 방법
피렌체의 식탁에 '리더의 말과 글'을 연재하면서 미국 하원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Alexandria Ocasio-Cortez, 이하 AOC)의 발언은 꼭 한번 소개하고 싶었다. 아니, AOC의 말을 소개하지 않는다면 독자들의 기대를 무시하는 거라 생각했다. AOC가 그만큼 뛰어나고 효과적인 연설가이기 때문이다. 이 사람의 정책에 반대할 수는 있다. 이 사람의 기질이나 성향을 싫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사람이 말을 사용하는 기술, 말의 장악력을 의심할 사람은 없다. 말하기가 … [Read more...] about AOC의 명연설: 그가 ‘여성 혐오 발언’을 통쾌하고도 품위 있게 부수는 방법
2020 도쿄도지사 선거를 통해 보인 것
1,400만 명이 넘는 도민과 15만 명이나 되는 공무원, 그리고 전체 예산 규모 15조 엔을 넘는 매머드 지자체이자 일본의 현존 1,788개 지자체의 최고봉에 있는 도쿄도지사 선거가 고이케 유리코 현 지사가 약 60% 가까운 366만 1,371표를 획득하는 압승으로 막을 내리며 재선을 확정했다. 애당초 코로나 팬데믹의 재난 속에서 임기 만료에 따른 선거이기에 열기를 기대하기 힘들었으나 예상대로 무풍 선거였다. 도쿄의 수장을 뽑는 선거치고는 열기도 바람도 불지 않았던, 말 그대로 심심하고 … [Read more...] about 2020 도쿄도지사 선거를 통해 보인 것
존 볼턴의 회고록은 철저히 네오콘을 변호할 뿐이다
존 볼턴의 회고록이 나왔을 때 나는 가능한 한 언급을 피하려 했다. 가장 큰 이유는—물론 모든 회고록이 전반적으로 그렇겠지만—미국에서 정치와 관련된 회고록들의 주된 내용이 "저자는 잘했다." 혹은 "저자는 이러이러한 사정이 있었기에 이렇게 했다."와 같이 저자의 행위를 변호하는 내용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었다. 그게 뭐가 문제일까. 자기 자랑하는 게 뭐가 나쁠까 싶지 않나. 그럼에도 그 변호행위에 한마디라도 얹는 것을 피하려 했던 이유를 한번 이야기해 보려 한다. 한국 사람들에게 존 … [Read more...] about 존 볼턴의 회고록은 철저히 네오콘을 변호할 뿐이다
조슈아 웡이 홍콩 데모시스트당을 탈퇴하며 남긴 글
조슈아 웡이 홍콩 데모시스트당 대변인을 탈퇴하면서 남긴 글입니다. 탈당 이유가 동료들과의 정치적 의견 차이 때문이 아니라, 동지들의 목숨 부지를 위해서라는 점이 정말 깊은 한숨이 나오게 만듭니다.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기대하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가 피기를 기대하는 것과 같다. Expecting democracy to bloom in Korea was like expecting a rose to bloom in a trash can. 이 말을 우리는 이제 자랑스럽게 비웃을 수 있지만… … [Read more...] about 조슈아 웡이 홍콩 데모시스트당을 탈퇴하며 남긴 글
미니애폴리스 사태가 미국 밖에서 일어났다면 서구 언론의 보도는 어땠을까?
※ 주1. The Washington Post에 Karen Attiah가 기고한 칼럼 「How Western media would cover Minneapolis if it happened in another country」을 번역한 글입니다. ※ 주2. 서구 미디어가 미니애폴리스 사태를 외국 소식처럼 보도한다면 다음과 같은 기사가 나오리라는 상상을 바탕으로 쓰여진 허구의 기사입니다. 기사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은 가상의 인물입니다. 최근 몇 년간 국제사회는 도널드 트럼프 … [Read more...] about 미니애폴리스 사태가 미국 밖에서 일어났다면 서구 언론의 보도는 어땠을까?
나라별 가장 아픈 곳을 건드리는 ‘이 질병’
한국이 한때 확진자 수가 폭발해, 많은 나라로부터 입국 금지 및 거부를 당했던 일이 옛날처럼 느껴진다. 모든 나라에 퍼져 이젠 코로나 청정 구역이라는 말 자체가 의미를 잃은 지금. 우울하고 충격적인 뉴스만 접하던 나날 속 문득 바이러스는 사회의 가장 아픈 곳에서 독버섯처럼 맹렬히 자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각 나라가 감추는 것, 쉬쉬하던 부분. 혹은 알고도 모르는 척 넘어가던 음지 속에서 싹을 틔우고 음기를 양분 삼아 퍼져 나갔다. 한국은 모두가 아는 것처럼 신천지를 들 수 있다. 누구나 한 … [Read more...] about 나라별 가장 아픈 곳을 건드리는 ‘이 질병’
전염병 시대의 음모론, 오늘날 더 위험한 까닭은?
※ The Washington Post의 「The three reasons conspiracy theories are more dangerous than ever」를 번역한 글입니다. 지난 몇 달간의 경험 중 가장 최악의 순간은 가장 평화로운 풍경을 배경으로 찾아왔습니다. 하와이 해변에서 부서지는 파도를 보자니 자연은 인간의 고통에 얼마나 무심한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람이 아무리 죽어 나가도 태양은 떠오르고 밀물은 들어옵니다. 온 세상이 전염병으로 고통받는 지금, 우울하고 무서운 … [Read more...] about 전염병 시대의 음모론, 오늘날 더 위험한 까닭은?
내가 근무한 호텔은 한때 잠비아 대사님의 집이었다
내가 근무한 호텔은 한때 잠비아 대사님의 집이었다 나는 대학을 졸업하기 전 호텔에 취업해 귀빈층 라운지에서 G.R.O(Guest Relations Officer의 준말로, 비서처럼 가까이서 고객을 세심히 챙겨드리는 업무를 담당하는 호텔 직원)로서 일을 했다. 그 호텔에는 잠비아 대사님께서 장기 투숙을 하고 계셨다. 신생 대사관이라 대사님의 전용 숙소가 아직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분은 소위 '어깨뽕'이 없었다. 그래서 대사님과의 대화는 유쾌하고 즐거웠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나는 … [Read more...] about 내가 근무한 호텔은 한때 잠비아 대사님의 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