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뉴욕 맨해튼에서, 영웅이 영웅을 구했다
1983년 12월 뉴욕 맨해튼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관 유진이 현장에 달려왔다. 근무시간이 아니었던 그가 가진 장비는 헬멧과 소화전 점검 공구가 전부였다. 불길을 막아줄 장비가 부족했지만, 아이가 안에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유진은 그대로 불길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다음 날, 신문에는 건물에서 아이를 안고 인공호흡을 하며 나오는 유진의 사진이 실렸다. 그렇게 유진은 한 아이, 디어드레의 영웅이 되었다.
디어드레는 화재 이후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서 유진을 만날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을 구한 영웅을 언제나 기억하고 있었고, 늘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다. 하지만 유진의 소식은 쉽게 들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이 작은 기사를 소중히 보관했다. 그러면서도 지속적으로 유진을 찾았다.
2001년 뉴욕에서 9.11 테러가 발생했을 때, 디어드레는 두려워 떨었다. 그날 희생되었던 수많은 소방관들 중 유진이 포함되지 않았을까 걱정했다. 오랜 시간 유진을 찾을 수 없었던 이유가 혹시 그가 세상을 떠났기 때문은 아닐지 걱정했다.
그리고 2020년 뉴욕, 위기가 다시 찾아왔다. 그곳에서 영웅에게 도움을 받았던 아이는 영웅이 되어 그곳에 돌아왔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며 팬데믹이 되었다. 뉴욕은 특히 상황이 심각했다. 간호사였던 디어드레는 자원해서 뉴욕 병원으로 떠났다. 그는 벌써 37년이 지난 신문 기사를 들고 돌아왔다.
시간은 정신없이 흘렀다. 2개월이 지난 어느 날, 특별한 만남이 찾아왔다. 병원에 소방관들이 찾아온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야근 중인 의사와 간호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찾아온 것이었다.
디어드레는 37년간 보관했던 기사를 소방관들에게 보여주었다. 그중 한 명의 소방관이 유진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디어드레는 드디어 찾아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자신에게 감사를 표하러 찾아온 소방관에게 영웅의 휴대폰 번호를 받은 것이다.
그렇게 디어드레는 교대 근무가 끝나자마자 유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랫동안 전하지 못했던 감사 인사를 하기 위해.
- 「[월드피플+] “생명의 은인 찾았다”…37년 전 목숨 구해준 소방관 찾은 간호사」, NOW NEWS, 2020.06.16
원문: 마인드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