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이 글은 고려 말, 조선 초 혁명과 문명 전환을 다룬 "건국의 정치" 저자 김영수 교수님의 강의를 정리한 것입니다. 교수님의 강의는 6월 7일 토요일 신촌 미플에서 정도전과 세종을 주제로 한 차례 강의가 더 열리니, 많은 참석 부탁 드립니다. 국가 리더는 자신이 총대를 메야 한다 재능이 많은 사람은 성과를 빨리 바란다. 자질이 훌륭해도 인품이 강인하지 못하면 시간이 경과하며 문제가 생기는데, 공민왕이 그런 케이스이다. 어찌 보면 의자왕도 그렇다. 공민왕은 아내인 … [Read more...] about 공민왕으로부터 배우는 정치인에게 필요한 기질
역사
세상에서 가장 슬픈 봉기: 나치에 맞선 유태인들
솔직히 홀로코스트를 주제로 한 영화는 이제 별 흥미가 없다, 워낙 어려서부터 많이 봐 온 주제이기도 하고 둘째는 요즘의 이스라엘이 예전 자신들의 선대가 당한 그대로를 팔레스타인에게 베푸는 꼬락서니가 너무 불쾌하기 때문이기도 해. 하지만 내가 싫증이 나건 물려서 고개를 젓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다. 강제수용소는 있었고, 그것도 많이 있었고, 수백만 규모의 인류가 죽을 때까지 혹사당하거나 쓰러져 죽거나 가스실에서 가스 샤워를 받고 소각장에서 잿더미가 돼 세상에서 사라졌다는 … [Read more...] about 세상에서 가장 슬픈 봉기: 나치에 맞선 유태인들
홍제동 화재현장의 기억, 6인의 영웅들
PD들에게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일종의 금기다. 객관적인 시선을 항상 유지하고 취재 대상의 감정에 휩쓸리지 않아야 하며, “PD는 사람들을 감동시켜야 하는 법이지, 자신이 감동해서는 안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2001년 3월 4일 일어났던 한 사건을 취재하면서 나의 자제력에는 커다란 구멍이 났고 무차별로 그 감정을 드러내고 쏟아붓고 말았다. 발단은 서울 홍제동의 화재 현장이었다. 오래된 목조 건물에서 난 불은 순식간에 집 전체를 집어삼켰다. 다행히 집 주인은 밖으로 피해 있었지만 … [Read more...] about 홍제동 화재현장의 기억, 6인의 영웅들
커피와 한국의 현대사: 예술인의 다방, 미군과 커피믹스
한국과 커피의 첫 만남, 고종과 양탕국 우리가 마치 숭늉을 마시듯 서양인들은 커피를 마신다. - 유길준 <서유견문>(1895년) 이것이 우리나라의 커피에 관한 최초의 기록이다. 커피를 처음 즐긴 한국인은 누구일까? 공식적인 기록은 1895년 을미사변이 일어나 고종황제와 황태자가 1896년 2월 아관파천으로 1년간 러시아 공사관에 머물게 되면서 공사 베베르(Karl Ivanovich Waeber)를 통해 커피를 접하게 되었고, 그 후 커피 애호가가 되었다는 … [Read more...] about 커피와 한국의 현대사: 예술인의 다방, 미군과 커피믹스
결코 그렇게 살지 않을 것이라는, 김귀정의 최소한을 기억하며
1991년 5월 25일은 고 김귀정 학생의 기일었다. 아마 너도 그 이름을 아득한 아픔으로 기억하리라 보네. 1991년 5월 25일. 그 해 봄은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잔인한 해 중의 하나였을 거야. 강경대부터 김귀정까지 산지사방에서 사람들이 경찰의 몽둥이에 맞아 죽었고 자기 몸에 불을 붙이고 옥상에서 뛰어내렸고 길바닥에서 숨막혀 죽어갔으니까. 김귀정은 그 잔인한 봄의 마지막 희생자였다. “대학생이 죽었다!” 복학한 뒤 대한극장에서 영화를 볼 때 아 이 근처에서 김귀정이 … [Read more...] about 결코 그렇게 살지 않을 것이라는, 김귀정의 최소한을 기억하며
영국 커피숍의 탄생을 둘러싼 막장 에피소드 3가지
커피에 미친 영국 남자들, 커피 금지령까지 커피하우스는 17세기 영국에서 인기 절정이었던 곳이었다. '1페니 짜리 대학'이라고 불리기도 했는데, 영국 아저씨들이 여기 모여서 커피나 차 또는 코코아를 마시면서 거의 늘어 붙어서 살았다고 한다. 그니까 정치든 문화든 경제든 다들 여기 모여서 놀면서 떠벌리는게 당시 영국 아저씨들의 일상이었다. 차, 커피, 코코아는 거의 동시대에 유럽에 들어왔다. 식민지 수탈해서, 이제 뭔가 사람 사는 세상에서나 있을 법한 기호품을 접한 것이다. 사실 이 … [Read more...] about 영국 커피숍의 탄생을 둘러싼 막장 에피소드 3가지
이명박, 박근혜, 일베, 5.18 부정의 역사
0. 광주의 기억 대학생 때 잠시 비엔날레 통역 아르바이트로 광주에 간 적이 있다. 그 때 우연찮게 공직자 한 분을 만났는데, 갑자기 5.18을 아느냐고 묻기에 잠시 이야기한 적이 있다. 이야기를 마치고 당시 모셨던 분께서 말씀하셨다. “제 사촌형인데, 전남대 단과대 학생회장 출신이에요. 제가 5.18 때 7살이었는데, 아직까지 기억이 생생해요. 여자들은 시위하던 분들 도우려고 음식 나르고, 남자들은 시체로 돌아왔죠. 저만 해도 그 기억이 잊혀지지 않는데, 형님은 오죽하겠어요? 벗어나려고 … [Read more...] about 이명박, 박근혜, 일베, 5.18 부정의 역사
“5·18이야말로 보수가 지켜야 할 가치입니다.”
※ 편집자 주: 작년 발행된 글을 재발행했습니다. 매해 일정히 일어났지만 특히 꽤 눈에 띄게 부각된, 5·18 광주항쟁에 대한 극우적 부정음모론에 관해 이야기가 많다. 박근혜 정권 이후 부각된 5·18 광주항쟁 담론 퇴보의 모습은 크게 두 가지인 듯하다. 거꾸로 흐르는 한국의 5·18 담론 하나는 2MB-H 정권을 이어가는 박II-S 정권의 보훈처 또한 공식추모행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거부 결정. 이들의 논리라는 “정부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일어나 … [Read more...] about “5·18이야말로 보수가 지켜야 할 가치입니다.”
세월호의 유가족을 막은 청와대, 미국 역사를 기억하라
대공황이 한창이던 1932년. 미국 후버 대통령은 나팔수들이 트럼펫으로 식사시간을 알려주고 흰 장갑을 낀 하인들이 시중을 드는 7코스 정찬을 매일 들었다. 후버는 자신이 제왕의 풍모를 과시해 주는 것이 미국인들의 사기를 진작시켜 줄 것이라는 신념하에서 이렇게 열심히 밥을 먹었다. 1차 세계대전 참전용사, 백악관으로 향하다 그해 여름, 후버가 요란하게 밥먹던 백악관 바깥의 워싱턴에는 땟국물이 줄줄 흐르는 거지떼 2만 5천명이 몰려 들었다. 그들은 1차 세계대전 참전용사들이었다. … [Read more...] about 세월호의 유가족을 막은 청와대, 미국 역사를 기억하라
히치콕과 알마 레빌
서스펜스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 알프레드 히치콕이라면 사실 설명이 필요없는 영화 감독이지? 사실 우리 세대보다는 아버지 세대에 깊은 인상을 남긴 감독이지만 우리 역시 주말의 명화나 토요 명화 시간에 이 사람의 작품을 대부분 감상할 수 있었지. 아마 요즘 애들이 ‘서스펜스의 거장’이라는 타이틀에 현혹돼 히치콕의 영화를 감상한다면 이게 무슨? 하면서 의아해 할지도 모르겠다. 워낙 오래된 흑백영화들이니까 말이야. 하지만 알다시피 히치콕은 일반 대중도 대중이지만 전문가들이 더 선연히 기억하는 … [Read more...] about 히치콕과 알마 레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