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를 공부한 사람들에게는 매우 익숙한 일본어 표현 중에 「카치구미(勝ち組)」와 「마케구미(負け組)」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말 그대로 옮기자면 「승자조」와 「패자조」이지만, 일반적으로 「사회적 승자」와 「사회적 패자」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단어입니다. 이 단어는 1990년대 이후 사회적 격차가 커지면서 널리 쓰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단어의 유래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더군요. 이 카치구미·마케구미의 어원은 조금 어두운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 [Read more...] about 일본은 전쟁에 지지 않았다고 믿었던 사람들, 카치구미(勝ち組)
역사
마르크스의 ‘별로 혁명적이지 않았던’ 삶
마르크스의 사생활과 그가 추구하는 반(反) 자본주의 사상은 정반대의 방향으로 '분열'되어 있었다. 마르크스는 본인이나 가족들이 그 자신의 표현으로 '프롤레타리아 이하'의 삶(그는 근검절약하는 건강한 생활습관을 '프롤레타리아 이하'의 삶이라 지칭했다)을 사는 것을 인정할 수 없었고, 부인의 귀족 혈통을 자랑했으며, 굳건한 후원자였던 엥겔스의 정기적인 경제적 지원 외에도 여기저기에 돈을 빌리고 많은 외상을 지면서 끝끝내 소비적이고 부르주아적인 삶을 추구했다. 소박하게 살았다면 엥겔스의 지원과 … [Read more...] about 마르크스의 ‘별로 혁명적이지 않았던’ 삶
혁신경제의 미래를 알고 싶다면, 미국 근현대사를 공부하라
미래를 알고 싶은가? 그럼, 과거를 보면 된다. 예를 들어, 당신이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은 그게 아이폰이든, 안드로이든 30년 아니 3년 앞에도 그대로 있을지 내다보기 어렵다. 그러나 당신이 앉고 있는 의자는 디자인의 디테일은 조금 바뀔 지 몰라도, 앞으로 30년, 아니 300년 후에도 존재할 것이다. 고대 이집트에서 만들어진 이래 의자는 지금까지 3천년 가까이 존재해왔기 때문이다. 다른 예로, 서점에 가면 구석에 있는 게 고전 코너다. 그러나 지금 화려한 베스트셀러 코너를 … [Read more...] about 혁신경제의 미래를 알고 싶다면, 미국 근현대사를 공부하라
Nirvana의 명반들: 데뷔에서 코베인 사후까지
Nirvana의 추억: 20년 전 떠난 커트 코베인을 추억하며 에서 이어집니다. Nirvana는 Kurt Cobain의 자살로 인한 활동 중지 전까지 세 장의 정규 앨범과 한 장의 b-sides/미발표곡 음반, 그리고 한 장의 unplugged live 음반을 발매했습니다. 그 중에서 데뷔작인 'Bleach' (1989)는 어떻게 보면 가장 주목 받지 못하는 음반 중 하나인데요, 꽤 많은 분들과 마찬가지로 저도 'Bleach'는 'Nevermind'를 먼저 만난 이후 접했던 음반이라서 그런지 … [Read more...] about Nirvana의 명반들: 데뷔에서 코베인 사후까지
Nirvana의 위대함: 20년 전 떠난 커트 코베인을 추억하며
90년대 록음악을 좋아하던 팬들, 특히 Nirvana의 음악에 한번에 '훅 가버린' 사람들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은 말로는 설명하지 못할지라도 이 거대한 흐름을 피부로,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보면 제가 Nirvana라는 밴드의 전성기를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었다는 것은, 서태지와 아이들을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었던 것과 더불어 정말 큰 행운 중 하나가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저 개인적으로 Nirvana는 '록음악' 자체를 전혀 듣지 않았던 록음악의 매력을 알려준 … [Read more...] about Nirvana의 위대함: 20년 전 떠난 커트 코베인을 추억하며
4.3의 아픔: 수십만 명 민간인을 학살한 극한 대립의 탄생
<극락도 살인사건>이었나, 그냥저냥 여름밤 납량특집으로 봤던 영화가 있었다. 실화라고 뻥을 치는 마케팅으로 화제를 낳았던 영화였는데 너무 피칠갑이 진해서 보기에 좀 편치 않았던 영화였다. 거기에 보면 영화의 주요한 복선 중 하나로 “이장이 들여놓지 말아야 할 것을 들여 놨다.”는 쪽지가 등장한다. 그 정체는 임상실험용 약이었고 그 약의 부작용으로 환각에 빠진 사람들은 서로를 처참하게 난도질하며 죽어간다. “들여놓지 말아야 할 것”을 들여놓은 결과였다. 1948년 4월 3일 … [Read more...] about 4.3의 아픔: 수십만 명 민간인을 학살한 극한 대립의 탄생
넬슨 만델라의 투쟁과 화해, 그리고 남아공의 아픔
※ 이 글은 <미지북스>에서 출간한 오준호 작가님의 『반란의 세계사』의 일부를 발췌한 글입니다. 흑백 분리 정책의 대두 20세기 초 영국은 대외 정책이 변함에 따라 남아프리카에서 서서히 물러나고 아프리카너들이 권력을 잡았다. 아프리카너의 엘리트들은 기독교 근본주의자이자 백인 우월주의자들이었고, 영국이 남긴 천연자원 독점권을 이어받아 부를 쌓았다. 이들은 남아프리카를 백인들의 나라로 만들고 싶었고 이를 위해 원주민토지법과 도시구역법 등을 만들어 흑인의 권리를 박탈했다. … [Read more...] about 넬슨 만델라의 투쟁과 화해, 그리고 남아공의 아픔
20세기초 삽질 병기 열전 (1) 공중항모
라이트 형제 이후 항공기는 빠른 속도로 발전했다. 항공기를 이용한 폭격으로 이전보다 훨씬 안전하면서도 치명적인 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사실이 서서히 입증되었다. 바로 일본의 태평양 전쟁 초반에서였다. 항공모함과 제로 전투기를 이용해 해상항공력을 활용한 일본 해군은 미군을 잠시나마 궁지에 몰아넣었다. 그러나 오늘의 이야기는 그 이전의 시점으로 돌아간다. 항공기가 탄생하고 이게 전쟁에 꽤 유용할 것임이 밝혀진 1920~1940년의 1, 2차 세계대전 사이 시기— 각국은 지금 보면 좀 정신이 나간 … [Read more...] about 20세기초 삽질 병기 열전 (1) 공중항모
세상을 바꾼 12장의 지도
※ 이 글은 Uri Friedman이 The Atlantic에 쓴 12 Maps That Changed the World를 번역한 글입니다. 모든 문화권에서는 나름의 지도를 제작하면서, "우리가 만드는 지도는 사실적이고, 진실하고, 객관적이며, 투명하다"고 믿어 왔다. 그러나 모든 지도는 주관적이다. 그건 당신의 휴대폰이나 태블릿 PC에 있는 지리정보 앱도 - 구글이든 애플이든 심지어 어느 누가 만들었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 마찬가지다. 다시 말하자면, 이 세상에 완벽한 … [Read more...] about 세상을 바꾼 12장의 지도
항일 ‘테러’ 용어 논란이 소모적인 이유
백범일지에서 김구는 이봉창 의거에 대한 기술에서, "1년 전부터 우리 임시정부에서는 하도 운동계가 침체되어 있으니 군사 공작을 못한다면 테러 공작이라도 하는 것이 절대 필요하게 되었다."라고 기술했다. 또한 '백범일지 하권을 쓰고서'라는 맺음말에서도 아래와 같이 테러라는 용어를 사용한 바 있다. "그리하여 침체된 국면을 벗어날 목적으로 미주, 하와이 동포들에게 편지하여 금전의 후원을 빌며, 한편으로는 철혈남아들을 물색하여 테러(암살, 파괴) 운동을 계획하던 때에 상권 기술을 마친 것이다. … [Read more...] about 항일 ‘테러’ 용어 논란이 소모적인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