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일본인 재소자의 죽음 1926년 7월 23일 일본 우쓰노미야 형무소 도치기 지소(支所)에는 긴장이 흘렀어. 재소자 하나가 자살한 거야. 아니 자살을 했는지 누가 죽였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어제까지 살아 숨쉬던 젊은 여자가 시신이 됐어. 그녀는 잡범 나부랭이가 아니라 그 이름도 무거운 국사범 (國事犯)이었다. 일본 천황을 죽이려는 음모를 꾸미다가 감옥에 들어왔고 그로 인해 사형 선고까지 받았으며 천황이 특별히 사면을 내린 은사장을 박박 찢어갈길 정도의 강골이었어. DNA에 관한한 남성보다 … [Read more...] about 조선인과 결혼하고 조선인을 위해 싸우다 숨진 여성: 가네코 후미코
역사
에볼라 바이러스가 중세의 흑사병이다?
이 관점에 대한 글을 한번은 써보리라 마음을 먹었던 것을 해외에서 생활하던 중 TV를 통해서 방영된 영국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서 였다. 상당히 자세한 형식의 추적을 통해 흑사병이 페스트라고 믿게 된 기원부터 여러 가능성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있다. 흑사병이 페스트라는 것은 입증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가장 놀라웠던 사실은 우리가 알고 있고 있는 흑사병이 페스트라는 사실이 역사적이나 과학적으로 입증 된적이 없다는 사실에 있었다. 1884년 홍콩에서 발병한 페스트를 연구하기 위해 … [Read more...] about 에볼라 바이러스가 중세의 흑사병이다?
유진오, 헌법 기초자로 기억되는 친일부역자
대동아전은 이미 최후에 돌입하고 말았습니다. 이 전쟁이 이미 3년, 지나사변 이래 자(兹)에 7년, 아니 미영이 동아의 침략을 시작하여, 이미 수세기에 걸친 장구한 전쟁의 최후의 막이 이제 바야흐로 닫쳐지려고 하는, 실로 역사적인 숨 막히는 순간입니다. 중대한 순간입니다. 그리하여 전쟁의 귀추는 이미 명백한 것입니다. 침략자와 자기 방위자의, 부정자(不正者)와 정의자(正義者)의, 세계 제패의 야망에 붙들린 자와 인류 상애(相愛)의 이상에 불타는 자의, 일언이폐지하면 악마와 신의 싸움인 … [Read more...] about 유진오, 헌법 기초자로 기억되는 친일부역자
인민군 엘리트 신중철의 귀순
어느 해가 그렇지 않을까마는 1983년은 다사다난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한 해였다. 이웅평 대위가 미그기를 몰고 넘어오면서 휴전 후 최초로 공습경보가 울렸고, 중국 민항기가 피랍되어 북한 영공을 통과해 남한의 춘천에 불시착했다. 이를 통해 남한은 왕년의 철천지 원수 중공을 중화인민공화국으로 부르고 중화인민공화국으로부터 대한민국의 호칭을 받는 첫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10월에는 전두환 (나는 이 자에게만큼은 대통령 호칭을 붙이지 않는다)을 노린 북한의 아웅산 테러가 있었다. 그 가운데 5월 … [Read more...] about 인민군 엘리트 신중철의 귀순
스파르타가 쇠락한 진짜 이유
몇년 전 영화화되어 많은 패러디의 대상이 되었던 영화 300의 줄거리는 한마디로 '스파르타 인들의 전설적인 용맹'입니다. 물론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가 아닌, 오락용으로 만들어진 영화에 불과하며, 많은 허구와 왜곡이 들어가 있습니다만, 기본적인 줄거리 자체는 역사적인 사실입니다. BC 480년 가을, 바닷가의 협로인 테르모필라에(Thermopylae)에서, 그리스 본토를 침공하기 위해 이 곳을 통과하려는 크세륵세스의 수십만 대군을, 수도 훨씬 적고 가난한 스파르타의 용사들이 상당 기간 … [Read more...] about 스파르타가 쇠락한 진짜 이유
젤롯 (Zealot) – 예수님 관련 15가지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
최근에 책을 한권 읽었는데, 매우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책이었습니다. 레자 아슬란이라는, 이란 출신의 미국인 종교 학자가 지은 '젤롯' (Zealot)이라는 책인데, 역사적 관점에서 본 예수님과 초기 기독교 형성 과정을 분석한 책입니다. 이 책은 아마존과 뉴욕 타임즈의 베스트 셀러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하며 화제를 불러 일으킨 책입니다. 다만, 이 레자 아슬란이라는 사람은 10대에 기독교에 심취했다가 결국 이슬람교로 귀의한 이슬람교도로서, 이 양반의 관점은 결국 "예수님은 모세나 … [Read more...] about 젤롯 (Zealot) – 예수님 관련 15가지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
청일전쟁, 민중의 애국심을 무시한 지도층이 낳은 비극
그런 농담이 있어. 전 세계에서 중국인을 무시하고 일본인을 깔아보는 사람들은 한국인밖에 없다고. 일본은 그렇다고 치고, 한반도의 주민들이 요즘처럼 중국을 무시하고 살았던 적은 드물 거야. 요즘 중국이 미국에 맞설 만큼 커지면서 양상이 많이 달라졌지만 90년대, 전쟁 이후 다시 만난 중국은 보통 한국 사람들에게는 ‘후진국’ 또는 ‘싸구려’의 인상으로 다가왔었으니까. 유사 이래 매우 드문 일이라고 할 수 있겠지. 대륙을 차지한 주인이 한족이든 이민족이든 일단 그 땅의 지배자에게 비위를 맞춰 … [Read more...] about 청일전쟁, 민중의 애국심을 무시한 지도층이 낳은 비극
가장 처절한 지옥: 스탈린그라드 전투
한달쯤 전에 러시아 발 기사가 하나 언론에 보도됐다. 푸틴이 볼고그라드를 스탈린그라드로이름을 바꾸는 일을 추진한다는 것은 오보라고 밝히는 얘기였지. 푸틴은 자신이 도시 이름을 바꿀 권리는 없고 도시 의회가 개명을 결의하면 그럴 수도 있다는 식으로 얘기했던 것 같아. 소비에트의 낫과 망치의 깃발이 땅에 떨어진지도 사반세기가 돼 가고 레닌그라드는 페테르스부르크가 된지 옛날이며 심지어 스탈린그라드라는 이름은 이미 1961년 스탈린의 이름을 떼내고 볼고그라드로 바꾸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는데 … [Read more...] about 가장 처절한 지옥: 스탈린그라드 전투
무능의 대명사 원균이 낳은 “칠천량의 비극”
우리나라 군대가 전쟁에서 참패한 일은 역사에 허다하지만 (솔직히 이긴 적보다는 진 적이 많을 듯) 그 중에서도 참혹함과 어이없음이 하늘을 찌르고 땅을 울리는 몇 건의 패전이 있어. 얼마 전 얘기했던 임진왜란 때 용인 전투나 병자호란 때의 쌍령 전투가 되겠지. 그런데 용인 전투나 쌍령 전투는 머리 수는 많았지만 제대로 훈련받지 않은 군대가 실수연발을 거듭하며 괴멸해 간 전투라면 오늘 얘기할 칠천량 해전은 좀 달라. 그때까지 연전연승을 달리던 당대 최강의 함대가 단 한 번의 싸움으로 재기불능의 … [Read more...] about 무능의 대명사 원균이 낳은 “칠천량의 비극”
미녀를 팔아 세운 나라: 발레프스카와 바르샤바 공국
나폴레옹의 프랑스 군이 '폴란드 땅'이라고 할만 한 도시에 처음으로 입성한 것은 예나-아우어슈테트 전투 이후 얼마 지나지 않은 1806년 11월 어느날 저녁 즈음 포젠 (Posen, 또는 포즈난 Poznan)에 에젤망 (Exelmans) 대령이 이끄는 제1 엽기병 대대 (Chasseurs-Cheval)가 입성할 때였습니다. 처음에는 먼저 입성한 선발된 기병들이 군도를 뽑아든 채 시내 요소요소에 배치되어 삼엄한 경계를 펼쳤으나, 곧이어 보병 부대들이 외곽에 집결한 뒤 시내 광장으로 질서정연하게 … [Read more...] about 미녀를 팔아 세운 나라: 발레프스카와 바르샤바 공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