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이 흥행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습니다. 예견됐던 일입니다. 방학 시즌에 가족 관객들이 동반 관람할 만한 안전한 선택이라는 점은 큰 이점입니다. 게다가 그 어느때보다 리더십이 화두에 올라 있는 상황, 모든 비난과 고난을 한몸에 담고 묵묵히 실천을 통해 아랫사람의 분발을 이끄는 명장 이순신의 모습을 찾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명량'을 보면서 여러 차례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김한민 감독의 전작인 '최종병기 활'에서 보여졌던 많은 강점들이 실종된 작품이었기 … [Read more...] about “명량”, ‘영웅 만들기’가 아쉽다
역사
“명량”, 실제 역사와 어떻게 다른가 – 충파는 없었다
영화 '명량'의 주된 텍스트는 '난중일기'입니다. 특히 해전 당일의 진행은 난중일기에 기록된 1598년 음력 9월16일의 기록을 거의 그대로 옮겨 놓고 있습니다. 충무공 이순신 본인과 아들 이회, 그리고 송희립 나대용 안위 김억추 등 당일 전투에 참여한 부하 장수들은 물론이고 승려 혜희, 정찰꾼 임준영, 항복한 왜의 무사인 준사 등등 조연급의 인물들도 모두 '난중일기'에 등장하는 사람들로 채워졌습니다. 물론 영화는 영화, 실제 역사는 역사, 그래서 많은 부분에서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 [Read more...] about “명량”, 실제 역사와 어떻게 다른가 – 충파는 없었다
노트르담 가는 길에 만난 마리안느의 상징
아래 사진은 제가 올 가을 파리 여행 갔을 때 찍은 노트르담 성당입니다. 그때 오전에는 루브르 박물관을 휘리릭 둘러본 다음이었던지라, 사실 다리가 무척 아픈 편이었고, 점심 때 들렀던 식당도 뭐 그다지 푸짐하거나 맛이 있지는 않아서 더욱 지친 상태였습니다. 게다가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지요. 저희 가족은 루브르에서 생-제르맹 어쩌고 성당을 거쳐, 노트르담이 있는 시테 섬까지 그냥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다소 처량하고 다리도 많이 피곤했습니다. 그런데, 막 노트르담에 도착하자 거짓말처럼 … [Read more...] about 노트르담 가는 길에 만난 마리안느의 상징
봄길 박용길 장로와 늦봄 문익환 목사의 사랑
문익환 목사의 영원한 짝 박용길 장로 내가 입사한 해였을 거다. 한창 더웠던 7월 31일, 판문점을 거쳐 한 할머니가 북에서 남으로 넘어 왔었지. 북한 사람은 아니고 남한 사람이었어. 박용길 장로. 문익환 목사 사모님이었지. 등 뒤에 한복 차려 입은 북한 처자들이 운집해서 눈물 흘리며 손을 흔드는 가운데 흰색 옷차림의 박용길 장로는 결연한 표정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떼면서 남쪽을 향했다. 알다시피 나는 감상적 통일론은 오히려 통일을 멀게 한다고 생각하고 그날 박용길 장로 뒤에서 조국 통일 … [Read more...] about 봄길 박용길 장로와 늦봄 문익환 목사의 사랑
조선인과 결혼하고 조선인을 위해 싸우다 숨진 여성: 가네코 후미코
한 일본인 재소자의 죽음 1926년 7월 23일 일본 우쓰노미야 형무소 도치기 지소(支所)에는 긴장이 흘렀어. 재소자 하나가 자살한 거야. 아니 자살을 했는지 누가 죽였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어제까지 살아 숨쉬던 젊은 여자가 시신이 됐어. 그녀는 잡범 나부랭이가 아니라 그 이름도 무거운 국사범 (國事犯)이었다. 일본 천황을 죽이려는 음모를 꾸미다가 감옥에 들어왔고 그로 인해 사형 선고까지 받았으며 천황이 특별히 사면을 내린 은사장을 박박 찢어갈길 정도의 강골이었어. DNA에 관한한 남성보다 … [Read more...] about 조선인과 결혼하고 조선인을 위해 싸우다 숨진 여성: 가네코 후미코
에볼라 바이러스가 중세의 흑사병이다?
이 관점에 대한 글을 한번은 써보리라 마음을 먹었던 것을 해외에서 생활하던 중 TV를 통해서 방영된 영국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서 였다. 상당히 자세한 형식의 추적을 통해 흑사병이 페스트라고 믿게 된 기원부터 여러 가능성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있다. 흑사병이 페스트라는 것은 입증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가장 놀라웠던 사실은 우리가 알고 있고 있는 흑사병이 페스트라는 사실이 역사적이나 과학적으로 입증 된적이 없다는 사실에 있었다. 1884년 홍콩에서 발병한 페스트를 연구하기 위해 … [Read more...] about 에볼라 바이러스가 중세의 흑사병이다?
유진오, 헌법 기초자로 기억되는 친일부역자
대동아전은 이미 최후에 돌입하고 말았습니다. 이 전쟁이 이미 3년, 지나사변 이래 자(兹)에 7년, 아니 미영이 동아의 침략을 시작하여, 이미 수세기에 걸친 장구한 전쟁의 최후의 막이 이제 바야흐로 닫쳐지려고 하는, 실로 역사적인 숨 막히는 순간입니다. 중대한 순간입니다. 그리하여 전쟁의 귀추는 이미 명백한 것입니다. 침략자와 자기 방위자의, 부정자(不正者)와 정의자(正義者)의, 세계 제패의 야망에 붙들린 자와 인류 상애(相愛)의 이상에 불타는 자의, 일언이폐지하면 악마와 신의 싸움인 … [Read more...] about 유진오, 헌법 기초자로 기억되는 친일부역자
인민군 엘리트 신중철의 귀순
어느 해가 그렇지 않을까마는 1983년은 다사다난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한 해였다. 이웅평 대위가 미그기를 몰고 넘어오면서 휴전 후 최초로 공습경보가 울렸고, 중국 민항기가 피랍되어 북한 영공을 통과해 남한의 춘천에 불시착했다. 이를 통해 남한은 왕년의 철천지 원수 중공을 중화인민공화국으로 부르고 중화인민공화국으로부터 대한민국의 호칭을 받는 첫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10월에는 전두환 (나는 이 자에게만큼은 대통령 호칭을 붙이지 않는다)을 노린 북한의 아웅산 테러가 있었다. 그 가운데 5월 … [Read more...] about 인민군 엘리트 신중철의 귀순
스파르타가 쇠락한 진짜 이유
몇년 전 영화화되어 많은 패러디의 대상이 되었던 영화 300의 줄거리는 한마디로 '스파르타 인들의 전설적인 용맹'입니다. 물론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가 아닌, 오락용으로 만들어진 영화에 불과하며, 많은 허구와 왜곡이 들어가 있습니다만, 기본적인 줄거리 자체는 역사적인 사실입니다. BC 480년 가을, 바닷가의 협로인 테르모필라에(Thermopylae)에서, 그리스 본토를 침공하기 위해 이 곳을 통과하려는 크세륵세스의 수십만 대군을, 수도 훨씬 적고 가난한 스파르타의 용사들이 상당 기간 … [Read more...] about 스파르타가 쇠락한 진짜 이유
젤롯 (Zealot) – 예수님 관련 15가지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
최근에 책을 한권 읽었는데, 매우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책이었습니다. 레자 아슬란이라는, 이란 출신의 미국인 종교 학자가 지은 '젤롯' (Zealot)이라는 책인데, 역사적 관점에서 본 예수님과 초기 기독교 형성 과정을 분석한 책입니다. 이 책은 아마존과 뉴욕 타임즈의 베스트 셀러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하며 화제를 불러 일으킨 책입니다. 다만, 이 레자 아슬란이라는 사람은 10대에 기독교에 심취했다가 결국 이슬람교로 귀의한 이슬람교도로서, 이 양반의 관점은 결국 "예수님은 모세나 … [Read more...] about 젤롯 (Zealot) – 예수님 관련 15가지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