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의 아름다움
“아름다움의 과학”의 저자 울리히 렌츠는 아름다움을 “여성적”인 개념이라 이야기한다. 세상에는 수많은 아름다움이 있지만, 그 안에는 객관화된 아름다움이 존재하며, 그것은 이상적인 여성의 모습에 가깝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섹스 어필, 성적 대상화, 성의 상업화라는 비판을 받지만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은 어디에서나 눈길을 끈다. 남성은 아름답다고 표현되기보다는 “멋지다”, “섹시하다” 등으로 표현된다. 하지만 이런 편견을 깨게 만든 분이 있었으니 바로 속옷 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한 줄리엔 강이다.
왜 누드는 여성에 집착하는가?
누드는 계속해서 여성의 영역이었다. 그것이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든, 혹은 또다른 어떤 개념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든 미술은 계속해서 여체에 무게를 실었다. 지금까지 가장 높은 경매가를 기록한 10개의 누드 작품 모두 대상이 여성인 것에서도 누드가 얼마나 여성에 치중되어 왔는지 알 수 있다. 지금까지도 이런 차별은 여전하다. 이는 WSJ의 기사에서 잘 확인할 수 있다.
지난 수백년 동안 서양 예술계에서 여성 누드는 욕망의 대상으로 널리 인정돼 왔다. 보티첼리의 1485년작 ‘비너스의 탄생’부터 1991년 애니 레보비츠가 촬영한 데미 무어의 만삭 누드사진에 이르기까지 여성누드는 아름다운 것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남성 누드는 이와는 정반대의 대접을 받아왔다. 역대 교황들은 바티칸국에 위치한 남성 누드조각상의 민감한 부위를 가릴 것을 명했으며,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상조차 이런 제약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줄리엔강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 남성 역시 얼마든지 아름다운 존재일 수 있다. 역사를 바꾼 위대한 남성 누드 작품들을 알아보도록 하자.
1. 그리스의 “원반 던지는 사람”
지금이야 여성 누드가 당연한 시대이지만, 그리스 시대에는 남성은 누드로, 여성은 옷을 입은 모습으로 표현했다. 이는 그리스 특유의 세계관 때문이다. 그들에게 시민이란 노예가 아닌 남성에 한정돼 있었다. 심지어 아리스토텔레스는 여성을 “불구인 남성”이라 규정할 정도였다. 때문에 남성의 나신은 드러내야 하는 존재였고, 여성의 나신은 가려야 하는 존재였다.
“원반 던지는 사람”은 미술 교과서에 죽어라 나오는 대표작으로, 만약 그 시절 부녀자들이 있었다면 이 작품을 소재로 어마어마한 팬픽을 쏟아 냈으리라.
2. 작자 미상 – 워렌 컵
그리스에서 남성의 누드는 남자다움과 힘의 상징이었다. 그곳은 지금의 부녀자가 보기에는 어마어마한 천국이었는데, 남성간의 성적 관계는 공공연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나이든 남성은 훨씬 나이가 어린 소년들을 종종 덮치고는 했는데, 그것을 표현한 작품이 바로 이 워렌 컵이다.
3. 로마의 “아폴폰 사우로크토노스”
“지네 죽이는 아폴로”이라는 뜻의 조각품이다. 크고 아름다운 몸매를 강조하려 했던 그리스와 달리, 여성스러운 굴곡은 물론 그것과 얼굴에서도 어린 소년의 풋풋함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때만 해도 남성의 나신은 조각에서 상당한 주류였으나, 이후 역사 속으로 사라져 부활을 기다리게 된다.
4. 다비드상 – 도나텔로와 미켈란젤로
르네상스 조각의 상징과도 같은 두 작품이다. 도나텔로의 다비드상은 쇼타를 노린 듯한 부드러운 느낌이다. 하지만 그리스 전통을 부활시킨 만큼 남성성이 죽은 건 아니다. 목을 자른 직후의 모습은 카리스마와 위엄을 느끼게 한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은 핏줄까지도 정확히 묘사하는 등 그리스 조각의 미학을 구체화, 극대화시켰다. 크기도 5미터가 넘는 게 빌리 해링턴의 선조 같은 웅장한 느낌이다.
5. 카라바조의 “정복자 큐피드”
초기 바로크 시대의 대표적인 화가인 카라바조는 르네상스의 미술에서 벗어나 근대사실의 길을 개척하면서 17세기 유럽회화의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과거엔 큐피드가 그려지면 귀여운 남자 아이로 표현됐지만 이 작품에서 카라바조는 실제 소년이 벌거벗은 모습을 그렸는데 전통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파격적인 표현으로 인해 당시 외설시비를 낳기도 했다. 지금으로 보면 동인지, 혹은 중2병의 선구자라 하겠다.
6. 루치안 프로이트의 에로틱한 그림들
20세기에 들어오며 남성 누드는 조금씩 부활하는 조짐을 보인다. 이름에서부터 묘하게 에로틱한 루치안 프로이트는 전통 누드의 개념을 완전히 깨부숴 버린다. 그는 “예술가의 책임은 보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말에서 알 수 있듯 누드에 있어서도 직설적인 느낌과 에로티시즘을 숨기지 않았다. 또한 그는 앤디 워홀에게 영향을 준 예술가이기도 하다.
7. 로버트 메이플소프의 아름다운 사진들
주로 남성 누드는 게이들을 통해 이뤄졌다. 그는 게이이자 에이즈 환자였다. 또 변태로 낙인 찍혔지만 그가 남긴 사진들의 아름다움은 그 누구도 부정하지 못했다. 또한 그는 예술의 범위를 넓혀 순수 예술과 포르노그라피의 경계선은 어딘지에 대한 논란을 계속 점화시킨 위대한 예술가이기도 하다. (사진들 모음)
보너스. 라쉬반의 김지석 몸매
이 아이디어는 라쉬반의 구 모델 줄리엔 강이 속옷만 입고 거리를 뛰어다니는 것을 다뤄 보자는 것에서 시작했습니다만, 어쩌다 이런 글이 되어 버렸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예술 세계도 좋지만, 가끔은 현실 세계로 눈을 정화시키는 것도 필요하니 김지석 몸매나 보시죠.
참고로 정말 이런 몸매냐고 묻는 분들이 있는데 당연히 주작입니다. 과거가 조각빨이었다면, 이제는 뽀샵 빨입니다. 김지석이야 기본 몸매가 되니까 상관 없지만, 포토그래퍼들은 때때로 보정을 넘어 남의 몸을 갖다 붙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당연히 스폰서 포스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