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은 옛 글자를 모방해 만들었다." 세종실록은 훈민정음 창제를 다루면서 '자방고전(字倣古篆)'이라고 썼습니다. 이 표현을 가지고 '한글은 수입품'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오늘날에도 적지 않습니다. 한글은 다른 곳에서 쓰던 문자 또는 예전에 쓰던 문자를 새롭게 포장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주장입니다. 목화씨=문익점, 한글=혜초? 대표적인 게 '구자라트 문자' 유입설. 구자라트 문자는 마하트마 간디가 태어난 인도 구자라트 주(州)에서 쓰는 문자입니다. 글자 생김새만 보면 얼핏 … [Read more...] about 한글은 100퍼센트 국산품이다
역사
노부나가가 일본을 통일할 수 있었던 다섯가지 원동력
다케다 신겐의 죽음과 아자이-아사쿠라 연합의 멸망 다케다 신겐이 죽은 이후 오다 노부나가에게는 이렇다할 적이 없었다. 또 하나의 위협이었던 우에스기 겐신도 몇 년 뒤 죽었다. 서쪽의 거대 다이묘였던 모리 가문은 도요토미 히데요시 일군에게도 밀리는 처지였다. 그도 그럴것이 노부나가 전성기에 오다 가문의 석고는 600만 석이 넘었다. 나중 천하를 통일한 히데요시에 의해 조사된 전국 석고가 1800만 석 정도 였으니, 전국의 1/3을 장악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노부나가가 일본 전국을 통일하는 … [Read more...] about 노부나가가 일본을 통일할 수 있었던 다섯가지 원동력
노래를 찾는 사람들 첫 공연
동아리방에서 부르던 노래가 공연으로 나오는 순간 1987년 10월 13일 기독교 백주년 기념관 앞은 때아닌 장사진이 쳐졌다. 대개 젊은 대학생들이었던 장사진의 면면에는 9할의 설렘과 1할의 긴장이 흐르고 있었다. 그들은 어떤 공연을 보기 위해 모여든 것이었다. 그런데 그 공연에서는 몇 달 전만 해도 공식적인 자리에서 대놓고 불리우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던 노래들이 선보일 예정이었다. 물론 대학가 술집에서나 동아리방에서야 목 터지게 부른 노래들이긴 했지만 그 노래들을 기독교 백주년 기념관 같은 … [Read more...] about 노래를 찾는 사람들 첫 공연
더치페이의 어원을 알아봅시다
네덜란드인이나 네덜란드어를 가리키는 '더치(Dutch)'라는 영어의 표현은 네덜란드의 국가 기원보다 훨씬 오래된 유래를 지니고 있다. 로마 제국 멸망 후의 혼란된 시대에 현재의 네덜란드 지방에 거주하는 게르만족들은 '(동족인 게르만족의) 사람들' 이란 뜻의 일반 명사로 '디에츠 diets'란 단어를 쓰고 있었으며 당시 고지 독일 지방에 거주하던 게르만족들은 '디우치 diutsch'란 단어를 썼고 디우치는 훗날 도이치(deutsch)로 바뀌었다. 이는 프로토-게르만어에서의 국가/사람을 뜻하던 … [Read more...] about 더치페이의 어원을 알아봅시다
어느 우익 소년의 광기
1960년 10월 12일 어느 소년 우익의 광기 얼마 전 퓰리처상 모음집을 샀다. 여러 사진들을 둘러보는데 아래 사연의 사진이 등장했다...... 한국 만큼이나 시끄럽던 일본의 1960년 일본의 1960년은 4.19가 터졌던 한국만큼이나 시끄러웠다. 수상 기시 노부스케가 미일안보조약을 개정하려 하자 이에 반대하는 전 국민적인 시위가 벌어진 것이다. 이른바 안보 투쟁이다. 미국 중심의 냉전 질서에 일본을 편입시키려는 의도가 농후한 조약에 대한 반대는 광범위하게 일어났고 … [Read more...] about 어느 우익 소년의 광기
조선판 남경대학살: 경신대참변의 기록
봉오동 전투: 일본 정규군의 참패 비극의 앞에는 항상 행복한 서막이 깔린다. 그 기쁨과 즐거움의 시간이 잔인하게 깨져 나가면서 비극의 효과는 극대화되고, 한때 낙관적이었던 미래는 고스란히 캄캄한 흙더미가 되어 사태로 몰려든다. 1920년 경신년도 그 중의 한 해였다. 아직 1919년 기미년의 만세 소리의 여운이 가시지 않았을 때였다. 조선 팔도에서 단 몇 개의 군을 제외한 거의 모든 지역에서 만세 시위가 일어났고 만주와 연해주, 중국 대륙 어간까지 조선인이 있던 곳이라면 어디든지 태극기가 … [Read more...] about 조선판 남경대학살: 경신대참변의 기록
우리가 몰랐던 독립 투사, 조명하 의사의 삶
1928년 10월 10일 조명하 의사의 죽음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는 간단하지만 간단하지만은 않은 역사적 상식에 대한 질문들이 있다. 이를테면 “왜 누구는 의사(義士)고 왜 누구는 열사(烈士)냐?” 같은 것이다. 사실 의사가 무엇이고 열사는 또 누구냐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다. 국가보훈처에서도 그를 따로 분류하지 않으며 쓰는 사람에 따라, 또 주장에 따라 의사와 열사는 왔다 갔다 한다. 그런데 향용 쓰이는 대중적인, 그야말로 대중적인 분류를 가져오자면 의사는 ‘성공한 의거의 주인공’이고 … [Read more...] about 우리가 몰랐던 독립 투사, 조명하 의사의 삶
박격포(迫撃砲), 그 명칭의 유래는?
하도 폭풍같은 스피드로 포스팅을 하셔서 저같은 사람은 진도 맞추기가 힘든 토나이투 님의 글에 편승해서 오늘은 무기 체계가 아닌 말 그대로 박.격.포. 한문으로는 迫.撃.砲. 의 명칭이 어디서 유래했는지 간단히 알아보는 포스팅을 해보고자 합니다. 먼저 정답을 공개하고 시작하면 아래의 물건이 최초로 박격포(迫撃砲) 라는 이름이 붙은 무기입니다. 좀 허술하게 생겼죠? 자 그럼 이런 물건이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 조금만 더 앞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이야기를 … [Read more...] about 박격포(迫撃砲), 그 명칭의 유래는?
60년 전, 정부에 맞서 홀로 펜을 든 언론인 최석채
한 정론직필 언론인의 사설 전쟁이 끝난 뒤 2년이 갓 넘을 무렵의 세상은 살벌하고 어지럽고 무엇보다 전쟁의 광기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휴전 이후 내내 시끄러웠던 중립국 감시단 문제는 그 일각이었다. 중립국 감시단으로 남측은 스위스와 스웨덴을 내세웠고 북측은 체코슬로바키아와 폴란드를 내세웠는데 체코와 폴란드가 소련 영향 하의 '빨갱이 국가'라는 점은 빨간색만 보면 흥분하던 이승만 정권으로서는 수용불가의 문제였다. 외교적으로 어찌해 볼 역량 따위는 충청북도 갯벌만큼도 없었으니만큼 할 … [Read more...] about 60년 전, 정부에 맞서 홀로 펜을 든 언론인 최석채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달력
‘세상에 하나뿐인 달력’ 이야기를 알게 된 것은 연초에 <한겨레>를 통해서다. 사할린, 그 잘 상상하기 어려운 낯설고 물선 나라에 살고 있는 한인들에게 세대와 고향을 이어지는 ‘음력 달력’이 필요하다는 먹먹한 이야기 말이다. 그리고 얼마 전 우연히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사할린 한인 달력’을 만들기 위한 ‘희망 모금’을 만났다. 바빠서 다음에 들러야지 하고 생각하고선 그걸 까맣게 잊고 지냈다. 한가위 연휴가 시작되는 9월의 첫 주말, 새벽에 일어나 신문을 읽다가 퍼뜩 그게 생각이 … [Read more...] about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달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