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요금제 문제로 전화 상담을 받고 난 뒤 전화를 끊으면서 내가 말했다. “너무 친절하다. 우리나라 전화상담사들은 왜 이리 친절해?” 그러자 옆에서 듣던 동료가 “선생님, 친절하면 좋지 뭐?”라고 한다. 그래, 친절 그 자체가 문제 될 게 뭐 있나. 문제는 그 이면에 있는 무엇이다. 진리는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진리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우리는 눈앞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잊지 말아야 한다. 눈 앞의 현실 뒤에 있는 무엇을 읽으려 애써야 한다. 스튜어디스는 … [Read more...] about 너무나도 친절해 망가져 가는 사회
시사
정통 기독교 강좌: 몰살의 하나님으로부터 살아남는 3가지 방법
몰살의 하나님 퀴어 퍼레이드는 멋진 축제였다. 작은 오점이 있긴 했지만 말이다. 바로 반대 시위자들이었다. 기독교, 특히 개신교계를 주축으로 한 반대 시위자들은 설득력 없거나 이미 폐기된지 오래인 근거들을 들고 나와 퍼레이드에 참가한 성소수자들과 그 친구들을 괴롭혔으며, 성소수자들의 자존감(Pride)을 도로 모멸감으로 깎아내리기 위해 힘썼다. 세월호 사태를 두고 많은 개신교계 목사들은 모욕적인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한 목사는 “가난한 집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경주 불국사로 가면 될 … [Read more...] about 정통 기독교 강좌: 몰살의 하나님으로부터 살아남는 3가지 방법
사이비 과학, 사이비 종교, 그리고 아이들의 희생
가끔 사이비과학은 단순히 돈을 뜯어내는 게 아니라 사람의 생명, 특히 어린이들을 죽이는데 악용되는 경우가 있다. 그 결과는 처참하다. 그리고 여기에 사이비종교가 뒤섞이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가져온다.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본다. 20명 이상의 아이들을 치료 거부, 죽음으로 몰아간 사이비 종교 1,200명의 신자가 있는 미국 오리건주의 Followers of Christ는 기독교 근본주의 계통의 사이비종교로, 기도와 신앙의 힘으로 질병을 치료하겠다면서 의료를 … [Read more...] about 사이비 과학, 사이비 종교, 그리고 아이들의 희생
부동산이라는 기묘한 인질극
우리는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어 가격이 결정된다는 이야기에 익숙합니다. 하지만 현실을 보면 인간이 가진 욕심 때문에 세상에서는 기묘한 인질극이 벌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 인질극의 뿌리는 간단합니다. 여기 두 가지 사건이 있다고 해봅시다. A. 당신의 집이 한 달 동안에 1억이나 더 비싸졌다. B. 당신의 집이 한 달 동안에 1억이나 더 싸졌다. 가격이란 실제로 거래를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거래를 하지 않는 상태에서 주변 사람들의 말과 실제 거래를 보고 내 집의 가격을 추측하게 … [Read more...] about 부동산이라는 기묘한 인질극
강준만, 칼 대신 글을 휘두르는 문사(文士)
20년 전 펜 한자루 들고 홀로 무림강호에 나타났다. 그는 그동안 숱하게 많은 칼을 휘둘렀다. 그 칼에 다친 사람도 있고, 심지어 치명상을 입은 쪽도 있다. 그렇다고 누구를 눕히기 위한 글은 아니었다. 칼을 쓰는 무사(武士)에게는 두 가지만 있을 뿐이다. 서 있는 것과 눕는 것. 내가 서 있다면 상대를 베어 쓰러뜨린 것이고, 내가 누웠다면 진 것이다. 눕지 않고 서 있고자 용맹정진하는 자, 그들을 무사라 부른다. 문사(文士)에게는 글이 칼이다. 다만 그 쓰임새가 달라 서 있는 자와 … [Read more...] about 강준만, 칼 대신 글을 휘두르는 문사(文士)
세상을 바꾼 사진 10장
한 장의 사진이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세 살배기 시리아 난민 아일란 셰누(Aylan Shenu)가 해변에 잠들어 있고, 그 뒤에서 터키 경찰관이 지켜보고 있는 사진입니다. 터키 민영 뉴스통신사인 도안통신의 여성 사진기자 닐류페르 데미르가 촬영한 이 사진은 소셜미디어로 공유되고, AP통신에 의해 전세계 언론에 보도되며 시리아 난민 인권문제의 상징이 됐습니다. 이 사진은 독일 메르켈 총리가 전격적인 난민 수용 의지를 밝히는 등 유럽의 난민 정책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사진 한 장은 이처럼 … [Read more...] about 세상을 바꾼 사진 10장
이승만과 싸우려면 기지론자 모두와 싸워야 한다
약산 김원봉, 해방 이후 독립운동가 집안의 어려움, 친일파의 활개, 반민특위의 좌절, 그리고 지난 7월 31일이 사형집행일이었던 죽산 조봉암의 실험과 좌절까지...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은 1945~48년의 시간에 '갇히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 이승만 욕만 하게 되거나, 새누리당 원망만 하고 바뀌는 것은 아무 것도 없게 된다. 해방기를 이해하기 위한 더 큰 흐름 일제로부터의 해방은 국제 정세의 영향이 결정적이었다. 그게 연합군의 승리였다. 물론 우리 민족의 역량도 매우 … [Read more...] about 이승만과 싸우려면 기지론자 모두와 싸워야 한다
자산운용업 현황과 전망: 유년기의 끝
1. 글로벌 자산운용업 트렌드 글로벌 자산운용업 트렌드는 상품화(commoditization)로 간단히 정의할 수 있다. 액티브 펀드가 차별성을 잃어가면서 자산운용사들이 가격경쟁에 돌입했으며, 수익성도 필연적으로 낮아졌다. 스마트 베타(주: Smart Beta; 인덱스 펀드를 기반으로 투명성을 기반으로 초과수익률을 올리고자 하는 펀드 상품)의 발전도 자산운용업의 상품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기존의 인덱스들이 단순히 시총을 가중평균하는 수준이었다면, 스마트 베타는매출, 영업이익, 주가 변동성 등을 … [Read more...] about 자산운용업 현황과 전망: 유년기의 끝
창비의 독점구조와 김사인의 만해문학상 사절
굳이 밝히지 않아도 아실 일이다. 나는 30여 년째 중등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문학을 가르치고 있다는 사실을 빼면 오늘의 한국문학이나 문단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 무명의 독자다. 20대의 한때 문학청년이었다는 것도 따로 내세울 게 없는 게 그 무렵의 젊은이들 중에 문청이 좀 많았는가 말이다. 가뭄에 콩 나듯 연간 두어 차례 시집을 사는 게 고작이고 소설 쪽은 그보다 훨씬 성글게 만나는 형편이니 ‘독자’라도 그리 성실한 축에는 끼지 못한다. 그러나 한때 문청으로 그쪽 판을 기웃거려 본 전력에 기대어 … [Read more...] about 창비의 독점구조와 김사인의 만해문학상 사절
헬조선을 건너가는 방법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에서 ‘중간일자리’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14년 8월 통계층 발표 기준으로 20대와 30대의 일자리 현황을 살펴봤더니, 10년 전과 견줘 중간일자리 비중이 줄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상대적으로 상위와 하위 일자리 비중이 늘었다. 중간일자리는 중위임금의 67%~133%에 해당하는 임금소득을 올리는 일자리를 뜻한다. 이번에 현대경제연구원은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자료를 사용했다. 이 조사에서 '최근 3개월 간 직장에서 받은 임금'에 대한 응답의 중간값은 약 … [Read more...] about 헬조선을 건너가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