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터져 나올 신나는 기사와 글들을 두근두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하지만 솔직히 나는 조금 무섭다. JTBC의 춤사위 한 번에 세월호, 백남기 등의 키워드에 분노해 오던 진보적이라는 인사들이 축제 분위기인 양 신나게 씹어대며 급격한 감정승화를 경험하고 있고, 미디어는 포문을 열었다. 밉고 원망스럽던 대통령은 갑자기 허수아비가 됐고, 간만에 풍자와 해학으로 속 시원한 나라가 됐다. JTBC의 춤사위 한 번에. 나는 작년에 본, 홍석현 씨가 경희대에서 했던 예전 발언이 매우 … [Read more...] about JTBC가 열어젖힌 포문, 홍석현의 새로운 그림
시사
삼성, ‘갤럭시 노트’를 망하게 만든 치명적인 실수
국내 언론이 삼성 갤럭시 노트 7의 발화 문제를 보도하는 방식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 심층 취재도 거의 없고, 밑도 끝도 없이 삼성을 감싸주는 기사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이 문제를 좀 더 자세하게 살펴 볼 수 있는 WSJ의 기사를 전문 번역했다. Jonathan Cheng과 John D.McKinnon이 함께 쓴 기사다. 엑스레이와 CT 스캔 사진은 현저한 돌출부를 보여줬다. 9월 초, 갤럭시 노트 7에서 불이 났다는 기사들이 나온 후, 삼성전자의 임원들은 어떻게 … [Read more...] about 삼성, ‘갤럭시 노트’를 망하게 만든 치명적인 실수
인천지하철 2호선, 시민 안전이 위험하다
인천지하철 2호선(이하 ‘인천2호선’)이 지난 7월 30일 개통됐다. 원래 2006년 개통 예정이었으나 IMF 외환위기 이후 자금 문제로 유보되다가 중전철에서 경전철로 축소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고, 10년 늦게 개통된 것이다. 시민들은 기다리던 인천2호선 개통 소식을 반겼지만, 이내 실망과 불안을 느껴야 했다. 2호선이 개통 첫날 6차례 운행이 중단된 것을 시작으로 크고 작은 사고를 내며 ‘고장철’이라는 부끄러운 별명을 얻었기 때문이다. 결국 인천2호선은 개통 9일 만에 특별안전점검을 … [Read more...] about 인천지하철 2호선, 시민 안전이 위험하다
공공기관 성과주의는 어떤 폐해를 낳는가?
올 여름 시청률 20%를 넘은 SBS 드라마 <닥터스>의 주인공 홍지홍은 멋진 의사다. 그는 환자를 돈벌이 수단으로 보는 이들과 싸우며 병원의 시스템을 더 좋게 바꾸려 한다. “병원은 의사와 환자가 공존하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라는 그의 말은 병원과 의사의 역할을 제대로 짚고 있다. 현실은 드라마와 다르다. 드라마에서 악한 사람의 말과 행동은 한눈에 봐도 잘못돼 보인다. 그런데 2016년 한국 사회를 시끌시끌하게 만드는 ‘성과연봉제’를 바라보는 시선은 애매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 [Read more...] about 공공기관 성과주의는 어떤 폐해를 낳는가?
30일 무이자? 대부업체에게 공짜는 없다
대한민국의 대부업체들은 2번의 이미지 세탁을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광고를 통해서 친숙한 이미지와 함께 '금융기관'임을 강조하였고, 다음에는 저축은행을 인수하며 '은행'임을 강조하였습니다. 하지만 엄연히 저축은행과 우리가 알고 있는 시중은행은 차이가 큽니다. 일단 금리부터 엄청난 차이가 나죠. 저축은행의 금리는 일반 대부업체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CF와 저축은행 인수로 꽤 쏠쏠한 이미지 세탁과 성장을 한 대부업체들은 또 하나의 마케팅을 시작합니다. 그것은 바로 '30일 무이자 대출'. … [Read more...] about 30일 무이자? 대부업체에게 공짜는 없다
기자인 나는 김영란법에 찬성한다
"ㅇㅇ선배랑 저녁 잡혔다" 온라인 매체 시절 이런 지침을 자주 받았다. 그날은 팀원 모두가 저녁 자리에 참석해야 하는 자리다. 혼자 빠져나가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예정된 저녁 식사 자리에 도착했다. 제법 호화스러운 음식점이다. 기자 월급으로 후배들을 데리고 삼겹살에 소주를 산다고 해도 수십 만 원이 나오는데, 여기는 단가가 좀 세다. 술을 사겠다고 하는 선배는 미리 와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일면식이 없는 이가 한 명 동석해 있었다. 혹시나 했는데 … [Read more...] about 기자인 나는 김영란법에 찬성한다
당신의 실손의료보험은 안녕하십니까?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들은 올해 요금 폭탄을 맞았다. 삼성화재 22.6퍼센트, 현대해상 27.3퍼센트 등 보험료 인상률이 어마어마하다. 보험사들은 ‘비급여 진료의 무분별한 증가로 손해율이 높아져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언론에선 ‘실손의료보험을 통한 과잉진료 때문에 선량한 가입자들이 피해 받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실손의료보험 문제가 부상되자, 지난 6월 금융위원회는 획일적이고 표준화된 보장 구조를 탈피해 ‘기본형+다양한 특약’ 방식으로 실손의료보험 상품 구조를 개편하는 … [Read more...] about 당신의 실손의료보험은 안녕하십니까?
자본의 노동장악 2종 세트: 비정규직법과 성과연봉제
권력과 자본, 결탁하다 우리나라 비정규직 비율은 OECD 평균의 2배다. 비정규직은 정규직보다 38% 낮은 임금을 받는다. 이런 차별적 노동 환경은 저임금 근로자를 양산했다. 2015년 OECD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저임금 노동자의 비율은 세계 2위다. 97년 고용시장을 개혁하겠다는 이유로 도입된 비정규직법은 그동안 한국의 노동환경을 심각하게 악화시켰다. 20년이 흐른 2016년 정부와 자본은 이제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현재 한국의 임금체계는 70% 이상이 … [Read more...] about 자본의 노동장악 2종 세트: 비정규직법과 성과연봉제
농민 백남기 씨를 통해 소환된 24년 전 그 날의 기억
※ 이 글은 2015년 11월 24일에 최초 발행된 게시물입니다. "가까이에서 보면 정글이고, 멀리서 보면 축사인 장소가 한국이다. 치열하게 아귀다툼하는 사방에 커다란 울타리가 처져 있다. 이 곳의 주인은 약자를 홀대하고 강자를 우대한다." 화제의 소설 『한국이 싫어서』(장강명 저, 민음사 펴냄, 2015년)에 나오는 구절이다. 소설의 도처에서 오늘날의 현실을 직격하는 구절을 발견하게 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위의 문장이 뇌리 깊숙이 못질 돼버렸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나 지금이나 … [Read more...] about 농민 백남기 씨를 통해 소환된 24년 전 그 날의 기억
백남기: 폭력시위 여부를 묻기 앞서 알아야 할 삶의 족적
※ 이 글은 2015년 11월 19일에 최초 발행된 게시물입니다. 이방원이 철퇴로 정몽주를 내려쳐 죽인 후 조선이 건국되자 어떤 이들은 두문동에서 불연기를 마시며 죽음을 맞았습니다. 반면 온건개혁파 이색과 성균관 문하생들은 각자의 고향으로 낙향했습니다. 태조는 그들을 초려하려 애썼으나 모두 거부했습니다. 그들은 고향에서 흙과 돌을 얼기설기 쌓아 배움터, 초기 서당을 꾸렸습니다. 비가 새고 바람이 들었습니다. 풍찬노숙과 다름없는 처지였습니다. 코찔찔이 개똥이 말똥이 아해들을 모아 … [Read more...] about 백남기: 폭력시위 여부를 묻기 앞서 알아야 할 삶의 족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