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대로라면 해가 뜨기도 전에 일어나서 부엌 불을 켜야 하는데, 이번 주도 역시 실패다. 자책 대신 바깥을 살핀다. 앞엔 나와 같은 모습의 네모반듯한 건물이 있고 뒤엔 뻥 뚫린 노는 땅이 있다. 그래도 여름, 가을께는 푸르고 노랗고 붉던 것들이 제법 봐줄 만했는데, 어느새 창문 밖 풍경은 튀는 색 없이 건조하고 앙상해진 느낌이다. 살면서 얼마나 많은 색깔의 주말을 보냈을까. 매년, 매달, 매주 셀 수 없이 맞는 주말 아침인데도 늘 다르다. 평일 내내 같은 일상을 보내는 우리에게, 혹은 그렇지 … [Read more...] about 주말의 브런치, ‘살맛’ 나는 한 접시
문화
걷기만 해도 충분해
하루에 10km. 평균 일주일에 4–5번. 총 220만 842걸음. 걸었던 거리 1,628.6km. 1년에 평균 약 3,600만 걸음. 휴대전화를 바꾼 지 3년, 그간 휴대전화 속 걷기 앱이 기억하는 지난 3년간 내가 걸었던 기록이다. 걷기의 시작은 단순했다. 엄마가 50대 중반일 무렵 인공관절 수술을 했다. 의사의 말로 수술 전 엄마의 무릎 상태는 80대라고 했다. 다른 사람들보다 30년이나 더 일찍 무릎이 망가져 버린 엄마. 불행 중 다행일까? 수술 후 누워 있는 엄마를 보며 의사는 … [Read more...] about 걷기만 해도 충분해
사람들이 백종원과 강형욱을 사랑하는 이유
요즘 대중적으로 가장 큰 인기와 지지를 얻는 두 사람을 꼽으라면, 아무래도 백종원과 강형욱일 것이다. 이들은 특화된 재능과 능력, 또한 근면성실하며 올곧은 태도로 사람들에게 큰 호감을 얻는다. 흥미로운 점은 두 사람 모두 일종의 '훈육자'라는 점이다. 그들은 훈계하고, 혼을 내고, 올곧은 태도를 강조하며, 사람을 교육시킨다. 사실 이렇게 일방적인 훈육자와 같은 존재들이 대중적으로 폭발적인 호응을 얻는 일은 그리 흔치 않았다. 많은 이가 진심으로 그들을 존경하고, 사랑한다. 이런 현상은 … [Read more...] about 사람들이 백종원과 강형욱을 사랑하는 이유
휴가인데 더 피곤하다면: 쉬는 것도 강박을 가지고 있지는 않나요?
여름 휴가를 갈 시점. 저도 여느 월급쟁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터라 1년에 한두 번 해외여행을 갈까 말까입니다. 돈도 없지만 시간도 내기 힘든 게 현실이라 (눈에 습기가 차네요ㅜㅠ) 휴가 하루하루는 정말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지난 5월, 올해 여름휴가는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말레이시아 여행을 결정했습니다. 오로지 해외 1+1 항공권을 주는 카드 혜택을 받기 위해서요. 공짜 항공권을 주는 가장 먼 코스가 쿠알라룸푸르였기 때문입니다. 체리피커들의 블로그를 보니 가장 성수기에 가장 멀리 가는 게 … [Read more...] about 휴가인데 더 피곤하다면: 쉬는 것도 강박을 가지고 있지는 않나요?
막걸리의 봄은 다시 온다
술은 양조장 굴뚝 그림자 안에서 마셔야 한다. …… 그런데 우리 동네는 양조장이 없는데? 맥주국 독일의 속담은 언제나 나에게 부러움을 불러일으켰다. 동네마다 혹은 각 집마다 김장하듯 맥주를 빚는 곳이라. 대형 맥주 공장에서 나온 맥주를 처음 접해본 우리와 달리 그들이 맥주를 접하는 느낌은 다르겠지? 나는 입맛을 다신다. 우리는 왜 그런 술 문화가 없을까? 아니다. 우리에게는 막걸리가 있다. 돌이켜보면 작은 면 단위에도 있었던 동네 막걸리야말로 뿌리 깊은 술 문화 중 하나다. 오늘 이야기는 … [Read more...] about 막걸리의 봄은 다시 온다
브라질에서 택시기사에게 사기를 당했다
어?… 어어? 브라질에 가면 택시기사를 조심하라는 말은 많이 들었다. 웬만하면 우버를 타라고. 그래서 거리에 즐비한 수많은 택시들의 유혹에도 꾸역꾸역 우버 앱을 깔아서 드라이버와 연결되기를 시도해 보았지만 드라이버들이 거의 도착한 상태에서 취소를 해버리는 상황이 5번 연달아 발생했다(이것도 일종의 수법이 아닐까 싶다). 우버에서는 드라이버가 취소를 하면 끊임없이 자동으로 다른 드라이버와 연결이 된다. 그런데 5번 바람을 맞은 후 20분을 기다려야 도착하는 드라이버와 매칭이 되니 결국 나의 … [Read more...] about 브라질에서 택시기사에게 사기를 당했다
방콕 트렌드세터가 사랑하는 그곳! 숲속에 온 듯한 방콕 카페 6
열심히 걷기만 하는 여행도 좋지만, 한 템포 쉬어 가는 것도 여행의 중요한 코스! 카페에서 고생한 다리에 휴식을 주며 여행의 숨을 고르세요. 잠시나마 '내가 여행을 왔구나' 힐링을 하는 시간을 갖는 거예요. 마치 숲속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방콕 최고의 트렌디 카페를 소개합니다. 로스트 Roast 방콕 트렌드세터가 사랑하는 카페로 샐러드, 수프, 토스트, 햄버거, 파스타, 리소토, 스테이크 등 퓨전 서양 요리와 더불어 커피, 디저트, 음료 등을 선보이는 카페이자 … [Read more...] about 방콕 트렌드세터가 사랑하는 그곳! 숲속에 온 듯한 방콕 카페 6
170년 덕후정신, 최고급 안경 자이스 스토리
덕후정신을 장인정신으로 발전시킨 독일 “덕후”라는 단어를 들으면 일본이 떠오른다. 하지만 ‘장인의 나라’라면 독일이 진짜다. 덕후를 넘어 산업으로까지 자리 잡은 글로벌 기업이 한둘이 아니다. 아우디의 창업자 호르히는 벤츠의 엔지니어였다. 그는 벤츠가 레이싱에 소홀하다는 이유로 회사를 관두고 아우디를 차린다(…) 라이카의 창업자 바르낙은 천식을 앓았다. 대형 카메라가 무거웠던 그는, 소형 카메라 업체 라이카를 차려버린다(…) 인류 역사를 바꾼 회사: … [Read more...] about 170년 덕후정신, 최고급 안경 자이스 스토리
명절 기차표를 구하지 못한 그 노인은 어디로 돌아갔을까
「노인들이 기차에 서서 가는 까닭」이라는 기사를 읽고 아차 싶은 마음이 가슴 한 구석을 찔렀다. 서울에 살 적에, 명절만 되면 나는 기차표를 구하기 위해 부지런히 예매 사이트에서 '새로고침'을 누르기 바빴다. 혼자 가면 되는 일이었고 그런 식으로 하다 보면 언젠가 표는 생기기 마련이어서, 한번도 고향에 서서 간다든지 가지 못했던 적은 없었다. 나는 명절 '기차표' 구하는 일에 일종의 자부심마저 갖고 있었다. 명절이 되기 한달전쯤, 인터넷에서는 일제히 '명절 예매 기간'이 열린다. 이 기간을 … [Read more...] about 명절 기차표를 구하지 못한 그 노인은 어디로 돌아갔을까
때를 놓쳐도 괜찮아, 체리 콩포트 한 병이면
“잘 되면 내가 누구보다 잘할 자신은 있는데, 뭐랄까 나한테는 욕심내면 안 될 '탐욕'으로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네가 (도전)하면 당연한 거 같고, 내가 하면 그냥 욕심을 부리는 것 같은 그런 거.” “무슨 소리야, 됐어. 당장 내일인데 그렇게 위축돼 있으면 어떡해. 어서 자신감 회복부터 해.” 수화기 너머 들리는 친구 J의 목소리가 깊은 땅으로 꺼져버릴 것만 같았다. ‘그렇지 않아, 넌 충분히 차고도 넘쳐, 네가 잘해서 거기까지 해낸 거야’라고 했으면 좋으련만, 당장 다음 날 J가 치를 … [Read more...] about 때를 놓쳐도 괜찮아, 체리 콩포트 한 병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