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누군가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페이스북 보면 승혜 님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것 같아요. 정말 다들 그렇게 생각할걸요?” 스스로를 그렇게 바라본 적이 따로 없었기 때문에 들으면서 조금 놀랐는데, 생각해보면 정말 다들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사실 이만하면 살만하다고 생각한다. 아픈 데 없고, 사지 멀쩡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 제도권에 안정적으로 편입했고, 집도 있고, 차도 있고, 아이도 둘이나 있고, 그것도 아들딸 골고루 있어서 아들만 있으면 '딸을 낳아야지' 딸만 … [Read more...] about 〈82년생 김지영〉: 이만하면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저는 왜 엉망일까요
문화
10년을 ‘이대 나온 여자’ 소리 안 들으려고 발버둥 쳤다
낙인은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는가 2006년에 영화 〈타짜〉가 개봉했다. 그때도 재미있었고 지금 다시 봐도 재미있는 영화라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나를 비롯한 일련의 여성들에게 굉장한 빅엿을 먹인 영화이기도 하다. 〈타짜〉로 인해 거의 10년간을 똑같은 소리에 시달려야 했다. 대학생일 때, “올~~~ 이대 나온 여자네!!!” 졸업식에서, “올~~~ 이대 나온 여자네!!!” 소개팅에서, “올~~~ 이대 나온 여자네!!!” 취직했더니, “올~~~ 이대 나온 여자네!!!” 이대 사태 포탈 … [Read more...] about 10년을 ‘이대 나온 여자’ 소리 안 들으려고 발버둥 쳤다
펭수, 탈 쓰고 살아가는 모든 어른이에게
남극에서 온 10살 펭귄, 펭수 EBS 연습생인 펭귄 캐릭터 '펭수'의 시대입니다. 펭수는 우리가 기존에 알던 캐릭터와 다릅니다. 시도 때도 없이 EBS 사장님 성함인 '김명중'을 외치고 여차하면 KBS 이적설을 언급하기도 합니다. 귀여운 겉모습과 다르게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사는 펭수의 차별적인 캐릭터는 큰 화제가 되면서 유튜브 채널 흥행은 물론 타 방송국에 패널로 출연하는 등 독보적인 행보가 이어집니다. 본래 10대를 타깃으로 한 교육방송이지만 펭수 캐릭터의 팬층만큼은 … [Read more...] about 펭수, 탈 쓰고 살아가는 모든 어른이에게
소매업의 종말: 이발소에서 들은 이야기
저는 서민답게 이발을 동네 나이스가이에서 8,000원 내고 합니다. 추석 직전 휴가 때 한가한 나이스가이에서 이발을 했는데, 이용사 아저씨와 아주머니께서 잡담하시더군요. 아주머니: 아는 백화점 사람이 그러는데 이번 추석이 역대 최악이래. 손님이 아예 없대. 아저씨: 그걸 누구 탓을 해야 하나? 아주머니: 뭐 문재인 탓을 해야지. 아저씨: (웃으며) 그게 그 사람 탓인가? 요즘 누가 백화점에서 사나? 다 온라인에서 사지 않아? 아주머니: (웃으며) 그래도 탓할 사람이 … [Read more...] about 소매업의 종말: 이발소에서 들은 이야기
당신을 갉아먹는 습관성 자학
내 주변에는 소문난 ‘프로 자학러’가 한 명 있다. 내가 느낀 M은 세상 만물에 대한 관심도 많고, 통찰력도 뛰어난 사람이다. 그런데 언젠가부터인가 M을 만날 때면,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다. M과의 대화 끝에는 늘 스스로를 향한 자학의 맛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자신을 무능하고, 소극적인 인간이라고 단정 짓고 깎아내리는 게 일상이었다. 처음에는 심각한 문제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거라 생각했다. 나를 비롯한 지인들은 반사적으로 어떻게든 M을 치켜세우기 바빴다. 사랑하는 M을 어떻게 해서든 수렁에서 … [Read more...] about 당신을 갉아먹는 습관성 자학
내 글을 ‘클릭’하게 할 제목을 짓는 7가지 방법
누군가가 콘텐츠에 대해서 제게 문의를 주시면, 늘 먼저 꺼내서 보여드리는 사진이 있습니다. 종로 밤거리 사진이죠. 사진을 받은 분들은 갑자기 왜 야경 사진을 주는지 의아해하십니다. 사진 공유 후 사진을 드린 이유로 저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네. 그게 지금 우리가 만드는 콘텐츠의 현 상황입니다. 저 사진 속에는 수많은 네온사인과 간판이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같이 밝습니다. 마치 밝기 대회라도 하는 듯 옆 간판과 경쟁합니다. 수많은 사람이 간판을 보고 식당에 들어갑니다. 사람이 더 많이 … [Read more...] about 내 글을 ‘클릭’하게 할 제목을 짓는 7가지 방법
세련된 떡 카페 맛집 6곳
천고마비의 계절엔 동물만 살찌는 게 아니라 저도 살이 찝니다. 떡을 너무 좋아해서 그런가 봐요. 오늘은 세련된 떡이 있는 떡 카페를 소개할게요! 람가이 부산시 수영구 광안동 186-17 먹기 아까울 정도로 귀여운 캐릭터 모양의 설기떡 케이크와 화과자가 있는 떡 카페예요. 호빵맨, 식빵맨, 토이 스토리까지, 미소가 지어지는 반가운 얼굴들이 전부 떡이어서 인증샷을 절로 부르는데요. 따뜻하고 보들보들한 설기 위에 앙금이 올라가 적당히 달콤한 설기떡케이크는 따뜻할 … [Read more...] about 세련된 떡 카페 맛집 6곳
감히 빌린 돈으로 여행을 떠난 대학생을 위하여
※ 고병권 선생님의 책 『묵묵』(돌베개, 2018)의 「감히 해외여행을 떠난 기초생활수급권자를 위하여」에서 따온 제목임을 미리 밝힙니다. 글에 나온 통계 및 사실관계는 「대학생의 생활비 대출과 대학 졸업 및 취업성과 간 관계 분석」(교육재정경제연구, 2018)를 참고했습니다. 그마저 사치라고 하면 얼마 전 커뮤니티에서 본 기사 하나가 있다. 제목은 「가난한 대학생 도우려 만든 생활비 대출받아… 여행 가는 휴학생들」이었다. 1년 전 기사인데 요즘 왜 또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는지 몰라도, … [Read more...] about 감히 빌린 돈으로 여행을 떠난 대학생을 위하여
우리는 평생 자신을 연기하는 배우다
배우, 평생 배우는 직업 나이가 들면 전성기보다 기량이 떨어진다. 대다수 운동선수는 20–30대에 은퇴한다. 신체활동은 물론이고 순전히 머리로만 하는 바둑조차도 30대에 꺾인다. 떨어지는 능력을 경험과 능숙함으로 메꾸는 분야도 있다. 나이 듦이 기대되는 직업들이 몇 있다고 한다. 배우와 한의사다. 나이가 들면 맡는 배역이 바뀌면서 이번엔 어떤 모습들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는 거다. 결혼하면 소용이 없어진단 잘생긴 얼굴은 막상 부부싸움과 이혼을 줄이듯, 연기에서도 역시 나이 든 대로 또 … [Read more...] about 우리는 평생 자신을 연기하는 배우다
인터넷 중립성에 대한 현재의 논의가 소모적인 이유
※ The Washington Post의 「The stubborn, misguided myth that Internet platforms must be ‘neutral’」를 번역한 글입니다. 정치인들과 미디어가 함께 쫓는 환상이 있습니다. 1996년의 이른바 통신품위법(Communications Decency Act)의 한 조항과 관련된 환상이죠. CDA 230으로 알려진 해당 조항은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부터 유튜브나 레딧에 이르는 인기 플랫폼들이 사용자의 게시물로 인해 고소당하지 … [Read more...] about 인터넷 중립성에 대한 현재의 논의가 소모적인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