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보다 영화에서, 드라마에서 더 큰 성공을 거둔 여배우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양쪽 모두에서 비슷한 크기의 강렬함을 10년 넘게 유지하는 배우는 많지 않다. 데뷔부터 시월애까지 CF 출연작이 워낙 많다 보니 전지현이 CF만 줄줄이 찍다가 영화 한두 편으로 대박 난 배우인 것 같지만 의외로 전지현의 출발은 탄탄했다. 에꼴이라는 잡지의 표지 모델로 데뷔한 전지현은 1999년 박신양의 상대역으로 출연한 〈화이트 발렌타인〉으로 백상예술대상에서 여우신인상을 탄 것은 물론 … [Read more...] about 별에서 온 그녀, 전지현
문화
문장은 짧게, 여운은 길게
글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후, 달라진 점은 문장의 길이다. 손톱깎이처럼 딱 자른다. 기계처럼 거침없이 끊는다. 한 문장이 한 줄 반 이상 넘어가지 않도록 의식적으로 마침표를 소환한다. 퇴고할 때 대부분 하는 일은 문장을 끊어내는 일이다. 마침표를 찍고 또 찍는다. 글을 잘 쓰고 싶었다. 그래서 글쓰기에 관한 여러 책을 읽었다. 또 글 잘 쓴다는 사람들의 책을 뒤졌다. 그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건, 단문.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문장을 짧게 쓰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정말 잘 … [Read more...] about 문장은 짧게, 여운은 길게
‘보통 날’이 간절한 지금 딱 맞춰 찾아온 위로, 〈소울〉
삶에 관한 지혜를 전하려는 창작 작품들이 종종 선택하는 방법 중 하나는 이른바 ‘죽었다 살아나는’ 인물에 관한 이야기다. 이런저런 연유로 죽음의 목전까지 갔다가 다시 살아난 이야기, 더 나아가 직접적인 죽음을 맞았으나 역시 우리가 아직은 모르는 세계의 힘으로 인해 다시 삶을 얻게 되는 이야기들이 전하려는 메시지는 사실 매우 단순하다. 삶은 어떤 이유로든 의미 있고 아름답다. 특별한 인생만이 의미 있고 중요한 삶이 아닐뿐더러, 목표를 이루거나 이루지 못하거나에 상관없이 삶은 그 자체로 모두에게 … [Read more...] about ‘보통 날’이 간절한 지금 딱 맞춰 찾아온 위로, 〈소울〉
추위를 이기는 세계의 지혜, 나라별 겨울 음료 5
벌써 입춘이 지났다니. 믿기지 않는다. 돌아보면 올겨울은 유난히 추웠다. 어떤 날은 거센 바람이 불었고, 폭설이 내려서 도시가 온통 새하얀 눈 이불을 덮기도 했다. 나 역시 두꺼운 수면양말을 신고 극세사 이불을 덮으며 집콕생활을 즐겼다. 간밤에 우리 집 보일러가 동파되기 전까지는. 안락했던 방구석이 갑자기 시베리아 한복판으로 변했다. 그래, 날씨가 추워지면 따뜻한 음료를 마시면 되지! 역시 몸을 따뜻하게 만드는 건 술 아니겠어? 오늘은 보일러가 끊겨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겨울철 음료에 대한 … [Read more...] about 추위를 이기는 세계의 지혜, 나라별 겨울 음료 5
코로나 시대의 버블 콘서트
미국 인디 록밴드 플레이밍 립스(Flaming Lips)의 콘서트 모습입니다. 그런데 밴드는 물론 관객들까지 모두 커다란 풍선 안에 들어가 있네요. 최근 화제가 된 버블 콘서트입니다. 버블 콘서트는 플레이밍 립스의 리더 웨인 코인(Wayne Coyne)의 아이디어입니다. 사실 그는 지난 2004년부터 공연에서 자신이 커다란 풍선 속에 들어가 관중 속을 떠다니는 퍼포먼스를 펼치곤 했습니다. 이 아이디어를 발전해 밴드와 관중까지 모두 일명 스페이스 버블 속에 들어가는 버블 콘서트를 … [Read more...] about 코로나 시대의 버블 콘서트
100년을 이어갈 온기, 전국 전골 맛집 5곳
넓은 냄비에 채소, 고기, 해산물 등의 재료와 육수를 넣어 자작하게 끓여 먹는 ‘전골’. 찬 바람 부는 계절엔 따끈따끈한 전골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전골은 만두, 곱창, 김치, 낙지, 두부 등 들어가는 메인 재료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한다. 매일 아침 빚어내는 만두가 아낌없이 들어간 만두전골부터 곱창의 고소한 맛이 살아 있는 곱창전골, 불끈불끈 힘이 솟아나는 보양식 흑염소 전골까지! 재료들의 100년을 이어갈 온기, 전국 전골 맛집 BEST 5를 소개한다. 1. … [Read more...] about 100년을 이어갈 온기, 전국 전골 맛집 5곳
당신의 다이어리는 안녕하십니까?
2021년 새해가 시작된 후 첫 월요일. 지난 연말 내내 커피 17잔을 마시고 맞바꾼 초록색 별다방 다이어리를 펼쳤다. 지난번, 연말이 되면 매해 연례행사처럼 다이어리를 모으기만 했지 정작 사용하지 않았다는 글을 쓰고 난 후 정신이 번쩍 들었다. 누군가의 말대로 뭔가를 모으기만 하는 걸 열심히 한다고 착각하며 살았다. 몇 년째 책장 틈에서 먼지만 쌓여가는 다이어리를 더는 방치하지 않겠다 다짐했다. 2021년 다이어리만큼은 빛 한 번 보지 못하고 쓸쓸히 퇴물이 되는 슬픔을 겪지 않도록 최선을 … [Read more...] about 당신의 다이어리는 안녕하십니까?
꼭 또래랑만 친구 하란 법 있나요
안녕하세요~ 실례지만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한국에서 새로운 사람을 처음 만날 때 어색하게 이름을 교환하고 나면, 나는 더 어색하게 서로의 나이를 물어보곤 했다. 그런데, 혹시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나이에 따라 부르는 호칭이 달라지고 위계가 서기 때문에 상대의 나이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했다. 특히 상대가 내 또래인 경우엔 그게 더 중요했다. 얼굴만으로 나보다 어른인지 아닌지 가늠할 수가 없으니까. 스웨덴에서는 새로운 사람을 처음 만날 때 나이를 물어볼 일이 없었다. 서양에서는 … [Read more...] about 꼭 또래랑만 친구 하란 법 있나요
가장 후회하는 소비 VS. 가장 만족하는 소비
작년 한 해, 사람들이 소비해놓고 후회했던 것들에 대한 The New York Times의 리뷰 기사 「The Year of Buyer’s Remorse」가 흥미롭다. 이중 공감 가는 몇 가지 사례들을 공유해본다. 가장 후회하는 소비 닌텐도 스위치 라이트 먼저, 작년 한 해 열풍을 일으켰던 닌텐도 스위치 라이트(Nintendo Switch Lite)를 구매한 것이다. 알다시피, 요즘 전자 게임 기기들이 절대 저렴하지 않다. 기기와 별도로 플레이할 게임도 구매해야 한다. … [Read more...] about 가장 후회하는 소비 VS. 가장 만족하는 소비
그대가 심연을 들여다볼 때: 트루먼 카포티와 『인 콜드 블러드』
오래전의 일이지만 〈무릎팍도사〉란 예능 프로그램에 배우 황정민이 나와서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때로는 배우로서의 자기 자신에게 환멸이 날 때가 있다고. 어릴 적부터 가까웠던 친구의 죽음 앞에서 엉엉 울다가 문득 ‘내가 지금 어떻게 울고 있지?’ ‘엄청난 슬픔을 느낄 때 인간의 심리는 구체적으로 어떠하지?’ ‘이런 상황에서 표정과 호흡은 어떻게 되지?’와 같은 것들을 생각하는 스스로를 깨닫고 소름이 끼쳤다고. 당시에는 저럴 수도 있구나, 배우들은 저러기도 하는구나 싶어 놀랐는데 지금은 … [Read more...] about 그대가 심연을 들여다볼 때: 트루먼 카포티와 『인 콜드 블러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