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심리학(Positive Psychology)이 대세가 되기 이전, 어쩌면 사람들은 기계적인 소모품에 지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가 행복해지든 삶에서 의미를 찾든 자아실현을 완성하든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심리학자들은 겉으로 보기에 멀쩡해 보이면 나 몰라라 하고, 우울, 불안, 열등감, 공포 등 마음이 삐거덕거리는 사람들을 고치는 것에만 열심이었던 것이다. 시키는 것만 반복하며 살다가 힘들어하면 쓱싹쓱싹 고쳐 다시 일터로 내보내고, 그러다 다시 힘들어지면 … [Read more...] about 사람들은 왜 ‘잘하는 것’에 집착하기 시작했을까?
문화
따뜻한 기술: 3D 프린터가 그려낸 마법의 세계
다시는 그림을 못 그릴 줄 알았습니다. 손 근육에 힘이 빠져 붓은커녕 연필조차 쥘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근육병을 앓고 있는 요한이는 2년 전 ‘플레이그립’이라는 필기 보조기구를 사용하면서 희망이 생겼습니다. 다시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립니다. 미술의 세계에선 불가능이란 없었습니다. 요한이는 행글라이더를 타고 하늘을 날고 축구를 하며 운동장을 누볐습니다. 요한이 어머니 문윤희 씨는 “희망·용기·자신감 회복이 가장 큰 선물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4월에는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 50여 … [Read more...] about 따뜻한 기술: 3D 프린터가 그려낸 마법의 세계
디지털 노마드를 이해하는 방법
0. 그냥 여행에 미친 사람들은 아니다 디지털 노마드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마치 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특이한 종족'의 인간들이 '멀쩡한 회사를 대책 없이 충동적으로 그만두고 이곳저곳에 옮겨 다니며 1~2달씩 산다'는 것처럼 그려진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지켜보는 사람들이 대신 걱정해주는 경우도 많다. "오랫동안 여행하면 집은 어떻게 하냐?" "모아놓은 돈 다 써버리고 나면 어떻게 하냐?" "회사 그만두고 다니면, 돌아와서 취업은 어떻게 하냐?" 그렇게 충동적이기만 한 … [Read more...] about 디지털 노마드를 이해하는 방법
‘덩케르크’: 불확실한 시간과 폐쇄된 공간의 공포 영화
※ 이 글에는 영화 〈덩케르크〉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불확실한 시간의 공포 〈덩케르크〉는 시간의 공포에 관한 영화다. 이 영화에는 땅과 바다, 하늘 총 세 가지의 시간이 차례로 전개된다. 땅에서의 일주일, 바다에서의 하루, 하늘에서의 한 시간이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병렬적으로 이어진다. 세 종류의 시간은 ‘과학적으로는’ 확실히 다른 시간이다. 일주일은 하루의 일곱 배고, 하루는 한 시간의 스물네 배다. 하지만 영화 안에서는 거의 동등한 비중으로 다루어진다. 영화의 시간 … [Read more...] about ‘덩케르크’: 불확실한 시간과 폐쇄된 공간의 공포 영화
춘천에서 ‘닭갈비’가 유명한 이유
오늘날 우리는 '춘천' 하면 가장 먼저 닭갈비를 떠올립니다. 남이섬, 경춘선 등의 '청춘의 메카'도 유명하지만 제 머릿속은 닭갈비가 우선입니다. 항상 배가 고프기 때문일까요? 사실 춘천이 닭갈비의 도시가 된 것은 다름 아닌 '복학생' 때문입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춘천은 호반(호숫가)의 도시로 유명했습니다. 춘천에는 소양강과 북한강에 의암호, 춘천호와 3개의 댐(소양강댐, 춘천댐, 의암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강과 호수가 많다는 것은 즉, 놀기 좋다는 것을 뜻합니다. 옛 선조들도 물이 … [Read more...] about 춘천에서 ‘닭갈비’가 유명한 이유
공산주의 건축을 마주하다: 라디오 빌딩과 에스엔페 다리
라디오 빌딩 미하엘 문을 나섰다. 거리를 분주히 가로지르는 차들, 시민들을 실어 나르는 빨간 트램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다른 속도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지금껏 보았던 도시와 다른 모습이다. 대통령 궁을 지나 조금 더 걷다 보니 이런 풍경마저도 무색하게 만들어버리는 독특한 건물이 등장한다. 마치 다른 세상에서 날아와 콩 하고 땅에 박힌듯한, 거꾸로 뒤집은 피라미드 모양의 건물. 브라티슬라바를 대표하면서도 항상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슬로바키아 라디오센터다. 어쩌다가 이런 … [Read more...] about 공산주의 건축을 마주하다: 라디오 빌딩과 에스엔페 다리
황교익의 “혼밥은 자폐” 발언 전문 정리
황교익의 “혼밥은 자폐” 발언이 물의를 일으킨 가운데, 황교익이 이를 보도한 디스패치를 “쓰레기 언론” “미개한 일” 등의 거친 단어를 동원하며 비난하고 있어 그 내용을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싶었다. tbs의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들으며 정리했다. 오기가 있을 수 있으니 정확한 내용은 사이트를 참고하시길. 다소 문제가 있을 수 있겠으나 공론장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 생각해 ‘혼밥’과 관련된 부분만을 정리해 옮겨둔다. ‘김’은 김어준, ‘황’은 황교익. 존대는 생략했고, 일부 발언은 … [Read more...] about 황교익의 “혼밥은 자폐” 발언 전문 정리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의 계급입니다
※ 이코노미스트의 「In America, you are what you eat」를 번역한 글입니다. “소프레사타(soppressata)”가 무슨 뜻인지 아시나요? 이탈리아 가공육 가운데 한 종류인데요, 지난주 한 뉴욕타임스 칼럼 덕분에 구글 검색 건수가 치솟았습니다.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는 칼럼에서 “고등학교 졸업장밖에 없는 친구”와 고급 식당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 겪은 어색한 순간에 대해 적었죠. 소프레사타를 비롯한 낯선 재료명에 친구가 소외감을 느낀다고 생각한 … [Read more...] about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의 계급입니다
이번 생은 망했으니 다음 생에는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다.
이생망 : 이번 생은 망했으니 다음 생에는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다. 똥통 : 주로 스무 살부터 취업을 시작하거나 비수도권에 살고 있는 ‘청년 밖의 청년’이 자신을 자조적으로 가리키며 하는 말. 사축 : 저녁도 없고, 미래도 그려볼 수 없는 하루. 청년들은 회사에 길들여져 가는 서로를 ‘사축社畜’이라 불렀다. 찍퇴 : 희망퇴직을 거부하는 직원들을 작업장에서 빼 대기 발령을 내린 뒤 ‘찍어서 퇴직’시키는 것. 청년 팔이 : 선거철만 되면 정치인들은 여야 가리지 않고 청년을 팔았지만 … [Read more...] about 이번 생은 망했으니 다음 생에는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다.
도박과 확률 사이
나의 전공은 확률론(확률모델이 더욱 정확한 표현이고, 영어로는 Stochastic Model)이다. 요즘은 그냥 아무거나 하는 사람인지라, 전공에 관해서 이야기 할 일이 거의 없지만, 한창 확률 공부를 할 때는 전공을 밝힐 때가 종종 있었다. 내 전공을 밝혔을 때 보통 돌아오는 말은, 도박 잘해요? 내지는 도박 잘하겠군요. 이다. 물론, 내가 도박을 못 하는 건 아니지만 이런 질문을 받으면 뭐랄까.. 처음 드는 생각은 이것이다. 도대체 도박과 확률이 무슨 관계가 있길래? 주위에 통계를 … [Read more...] about 도박과 확률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