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에는 영화 〈덩케르크〉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불확실한 시간의 공포 〈덩케르크〉는 시간의 공포에 관한 영화다. 이 영화에는 땅과 바다, 하늘 총 세 가지의 시간이 차례로 전개된다. 땅에서의 일주일, 바다에서의 하루, 하늘에서의 한 시간이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병렬적으로 이어진다. 세 종류의 시간은 ‘과학적으로는’ 확실히 다른 시간이다. 일주일은 하루의 일곱 배고, 하루는 한 시간의 스물네 배다. 하지만 영화 안에서는 거의 동등한 비중으로 다루어진다. 영화의 시간 … [Read more...] about ‘덩케르크’: 불확실한 시간과 폐쇄된 공간의 공포 영화
문화
춘천에서 ‘닭갈비’가 유명한 이유
오늘날 우리는 '춘천' 하면 가장 먼저 닭갈비를 떠올립니다. 남이섬, 경춘선 등의 '청춘의 메카'도 유명하지만 제 머릿속은 닭갈비가 우선입니다. 항상 배가 고프기 때문일까요? 사실 춘천이 닭갈비의 도시가 된 것은 다름 아닌 '복학생' 때문입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춘천은 호반(호숫가)의 도시로 유명했습니다. 춘천에는 소양강과 북한강에 의암호, 춘천호와 3개의 댐(소양강댐, 춘천댐, 의암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강과 호수가 많다는 것은 즉, 놀기 좋다는 것을 뜻합니다. 옛 선조들도 물이 … [Read more...] about 춘천에서 ‘닭갈비’가 유명한 이유
공산주의 건축을 마주하다: 라디오 빌딩과 에스엔페 다리
라디오 빌딩 미하엘 문을 나섰다. 거리를 분주히 가로지르는 차들, 시민들을 실어 나르는 빨간 트램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다른 속도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지금껏 보았던 도시와 다른 모습이다. 대통령 궁을 지나 조금 더 걷다 보니 이런 풍경마저도 무색하게 만들어버리는 독특한 건물이 등장한다. 마치 다른 세상에서 날아와 콩 하고 땅에 박힌듯한, 거꾸로 뒤집은 피라미드 모양의 건물. 브라티슬라바를 대표하면서도 항상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슬로바키아 라디오센터다. 어쩌다가 이런 … [Read more...] about 공산주의 건축을 마주하다: 라디오 빌딩과 에스엔페 다리
황교익의 “혼밥은 자폐” 발언 전문 정리
황교익의 “혼밥은 자폐” 발언이 물의를 일으킨 가운데, 황교익이 이를 보도한 디스패치를 “쓰레기 언론” “미개한 일” 등의 거친 단어를 동원하며 비난하고 있어 그 내용을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싶었다. tbs의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들으며 정리했다. 오기가 있을 수 있으니 정확한 내용은 사이트를 참고하시길. 다소 문제가 있을 수 있겠으나 공론장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 생각해 ‘혼밥’과 관련된 부분만을 정리해 옮겨둔다. ‘김’은 김어준, ‘황’은 황교익. 존대는 생략했고, 일부 발언은 … [Read more...] about 황교익의 “혼밥은 자폐” 발언 전문 정리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의 계급입니다
※ 이코노미스트의 「In America, you are what you eat」를 번역한 글입니다. “소프레사타(soppressata)”가 무슨 뜻인지 아시나요? 이탈리아 가공육 가운데 한 종류인데요, 지난주 한 뉴욕타임스 칼럼 덕분에 구글 검색 건수가 치솟았습니다.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는 칼럼에서 “고등학교 졸업장밖에 없는 친구”와 고급 식당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 겪은 어색한 순간에 대해 적었죠. 소프레사타를 비롯한 낯선 재료명에 친구가 소외감을 느낀다고 생각한 … [Read more...] about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의 계급입니다
이번 생은 망했으니 다음 생에는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다.
이생망 : 이번 생은 망했으니 다음 생에는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다. 똥통 : 주로 스무 살부터 취업을 시작하거나 비수도권에 살고 있는 ‘청년 밖의 청년’이 자신을 자조적으로 가리키며 하는 말. 사축 : 저녁도 없고, 미래도 그려볼 수 없는 하루. 청년들은 회사에 길들여져 가는 서로를 ‘사축社畜’이라 불렀다. 찍퇴 : 희망퇴직을 거부하는 직원들을 작업장에서 빼 대기 발령을 내린 뒤 ‘찍어서 퇴직’시키는 것. 청년 팔이 : 선거철만 되면 정치인들은 여야 가리지 않고 청년을 팔았지만 … [Read more...] about 이번 생은 망했으니 다음 생에는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다.
도박과 확률 사이
나의 전공은 확률론(확률모델이 더욱 정확한 표현이고, 영어로는 Stochastic Model)이다. 요즘은 그냥 아무거나 하는 사람인지라, 전공에 관해서 이야기 할 일이 거의 없지만, 한창 확률 공부를 할 때는 전공을 밝힐 때가 종종 있었다. 내 전공을 밝혔을 때 보통 돌아오는 말은, 도박 잘해요? 내지는 도박 잘하겠군요. 이다. 물론, 내가 도박을 못 하는 건 아니지만 이런 질문을 받으면 뭐랄까.. 처음 드는 생각은 이것이다. 도대체 도박과 확률이 무슨 관계가 있길래? 주위에 통계를 … [Read more...] about 도박과 확률 사이
문화와 스포츠, 그 융합: 평창 문화올림픽
※ 이 글은 문화체육관광부 대표 블로그에 함께 기고한 글이며 해당 블로그의 운영방침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연아가 트리플-트리플 콤비네이션을 다시 뛰진 않겠지만, 이 어릿광대를 그만 보내달라며 아디오스를 노래하던 선율과 그 몸짓은 마치 각인처럼 남아있다. 그 몸짓이 그려낸 직선과 곡선은 그야말로 문화와 예술이 스포츠와 만난 가장 아름다운 조형이었다. 올림픽 정신이란 “스포츠를 통해서 심신을 향상시키고 문화와 국적 등 다양한 차이를 극복하며 우정, 연대감, 페어플레이 정신을 … [Read more...] about 문화와 스포츠, 그 융합: 평창 문화올림픽
MBTI 검사는 왜 완전히 무의미한가?
※ Vox의 「Why the Myers-Briggs test is totally meaningless」를 번역한 글입니다.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성격 검사입니다. 연간 약 200만 명의 사람이 회사 인사과, 대학교, 심지어 정부 기관에서 MBTI 검사를 받습니다. MBTI 검사의 저작권을 소유하고 시행하는 CPP사는 검사 비용으로만 매년 2,000만 달러(한화 약 200억 원)를 벌어들입니다. 그러나 유일한 … [Read more...] about MBTI 검사는 왜 완전히 무의미한가?
타인 혐오는 자기 혐오의 투사이다
‘혐오’의 발생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인간의 본능적 반응과 사회적, 구조적, 문화적 원인 등입니다. 그러므로 필요하다면 제대로 된 사회 교육과 문화 운동, 분쟁의 해결 등을 통해 부당한 혐오와 그 원인을 꾸준히 해체해 가야 합니다. 그게 인류의 성숙화입니다. 또한 침략과 침해, 분쟁과 다툼 때문에 생긴 개인과 집단의 갈등과 분노는 일반적인 혐오 문제와는 또 다르게 접근하고 해결해야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와 별도로, 많은 경우의 부당한 타인 혐오는 ‘자기 미움’, … [Read more...] about 타인 혐오는 자기 혐오의 투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