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New Yorker의 「Vote for Ugly」를 번역한 글입니다.
캘리포니아의 민주당 정치인 헨리 왁스만(Henry Waxman)은 선거에 출마한 19차례에서 연속 60% 이상을 득표율을 획득했다. 이 놀라운 행진은 그의 마지막 선거였던 2012년에 끝났다. 경쟁 상대였던 무소속의 빌 블룸필드(Bill Bloomfield)에게 아주 근소한 차인 44% 대 46%로 졌기 때문이다. 하원에서 거의 40년을 봉사하면서 약 600건의 법안을 발의했고 2차례 강력한 위원회의 위원장을 역임했던 왁스만은 가장 근소한 차로 경험한 적 없는 패배를 겪었다.
하지만 최근 저널 《정치 행동(Political Behavior)》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그는 적어도 한 가지 점에서 운이 좋았었다고 한다.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캠퍼스의 정치학자 가브리엘 렌츠(Gabriel Lenz)와 연구진은 왁스만이 “상당한 외관상의 불이익을 받는다”라고 말한다. 이 연구에서는 만일 2012년 선거 투표용지에 그의 얼굴 사진이 나왔다면 10% 정도의 표를 더 잃었을 것이며 선거 결과가 블룸필드 쪽으로 더 기울어졌을 것이라고 한다.
사회 과학자들과 자연 철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소위 외모 프리미엄(또는 어떤 경우에는 외모 패널티)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었다. 매력적인 변호사와 M.B.A. 졸업생들이 평범하게 생긴 다른 동종업계 종사자들보다 더 많은 돈을 받았으며 잘생긴 CEO가 텔레비전에 출연하면 종종 해당 기업의 주가가 상승하곤 했다. 어느 정도 이런 효과는 외모와 품성을 동일시하려는 인간의 경향이 원인일 수 있다.
18세기에는 얼굴이 당사자의 도덕적 지위를 반영한다고 여겼다. 존경받는 신학자이자 물리학자였던 요하나 라바터(Johann Kaspar Lavater)는 “미덕은 아름답고, 반대로 악덕은 사람을 추악하게 만든다.“고 썼다. 찰스 다윈(Charles Darwin)은 자서전에서 비글호 밖으로 나가는 것이 거의 금지되었는데, 비글호의 선장이 “라바터의 열렬한 제자였고, 나 같은 코를 가진 사람이 항해에 충분한 에너지와 결단력을 가질 수 있을지 의심했기 때문이다.”라고 고백했다.
역사학자 그레첸 헨더슨(Gretchen Henderson)은 『추함의 문화사(Ugliness: A Cultural History)』에서 그 당시 영국 리버풀에서 활동했던 “추남 클럽”에 대해 묘사했다. 못생긴 남성들이 자신들의 오기를 공유하고 외모 패권주의를 조롱할 수 있었다. 추남 클럽의 회원이 되려면 투표에서 뽑혀야 했으며 주요한 요구 사항은 “얼굴에 뭔가 이상하고, 두드러지고, 우스운 부분이 있거나 표정이 이상할 것”이었다. 한 회원은 “삐뚤어진 입”을 가졌다. 또 다른 회원은 “확성기를 닮은 괴물 같은 긴 코”를 가졌다.
그 이후 아름다움에 대한 과학의 이해력은 더욱 미묘해졌다. 추함(매력적이지 못함)은 어느 정도 중요한 진전을 이루었다. 지난 3월, 런던 정경 대학의 진화심리학자 사토시 카나자와(Satoshi Kanazawa)와 매사추세츠 대학 보스턴 캠퍼스대학의 마케팅 조교수 매리 스틸(Mary Still)은 17세에서 29세 사이를 네 시기로 나눠 수천 명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 건강에 대한 전국 종단 조사(National Longitudinal Survey of the Adolescent Health)의 수입 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능, 건강 및 개성을 감안하지 않았을 경우 더 매력적인 사람은 매력이 낮은 사람보다 더 많이 수입을 올렸다. 지능, 건강 및 개성을 감안했을 경우 외모적 매력의 이점은 없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가장 놀라운 발견이라면 “아주 매력 없는 사람들의 독특한 본질”이라고 썼다.
대부분의 연구에서 매력 없는 사람과 아주 매력 없는 사람을 함께 묶는다. 카나자와는 스틸이 이 둘을 별개의 범주로 구분했더니, 가장 못생긴 3%에 속한 사람들이 평범하거나 약간 못생긴 50%에 속하는 사람들보다 모든 연령대에서 수입이 더 많았음을 발견했다. 그들은 이 현상을 “추함 프리미엄(ugliness premium)”이라고 불렀다.
지난달 에섹스대학의 박사 과정 학생인 애나 게오르규(Ana Gheorghiu)와 동료들은 이 같은 효과에 대한 또 다른 증거를 발표했다. 그들은 전 세계의 대학 웹 사이트에서 물리학자와 유전학자의 얼굴 사진 약 200개를 무작위로 수집한 다음 눈으로 볼 때의 매력도와 지능을 바탕으로 각 사진을 평가했다.
그 결과 아름다움은 신뢰를 얻지 못했다. 피험자들은 매력적인 과학자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보였지만, 더 못생긴 사람들이 연구를 더 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여겼다. 강입자 충돌기를 둘러보는 데는 배우 채닝 테이텀과 함께하는 것이 좋을지 모르지만 아원자 입자(Higgs boson)을 찾는 데 그를 믿어서는 안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 이유는 19세기 당시 테마의 변형일 수도 있다. 즉, 우리는 아름다움을 사교성과 연관시키기 때문이다.
매력적인 과학자는 더 사교적이다. 즉 훌륭한 경험주의자가 그런 것처럼 매력적인 과학자들은 실험실 데이터만 붙들고 있지 않는다는 의미다. 결론적으로 게오르규와 연구진은 매력적인 학자들이 선생으로서 더 높은 점수를 받지만 그들의 연구 업적에서는 더 성공적이지는 않는다는 증거를 보여 주었다.
아쉽게도 추함 프리미엄은 정치계 전체로는 확장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많은 연구에서 정치계에도 매력적 외모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프린스턴 대학의 심리학자이자 “Face Value”의 저자인 알렉산더 토도로프(Alexander Todorov)의 2005년 논문을 비롯한 일반 실험에서는 알려지지 않은 정치인의 얼굴 사진을 실험 대상자에게 보여주고 주관적으로 등급을 매겨보게 시켰다.
위 저널의 논문에서 렌츠와 연구진은 보다 직접적인 전략을 시도했다. 2012년 선거가 다가오는 시점에 수백 명의 유권자들에게 모의 투표용지에 투표를 부탁했다. 그들 중 절반은 투표소에서 받는 것과 동일한 투표용지를 받았다. 다른 사람들은 각 후보자의 얼굴 흑백 사진이 포함된 투표용지를 받았다. 당연히 매력 있어 보이는 후보자가 더 많은 모의 투표를 받았다.
때때로 이 효과는 더 굳어졌다. 렌츠에게 왁스만의 “외모 불이익”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줄 것을 요청하자, 그는 구글에서 “왁스만 밈”을 검색해 보라고 제안했다. 그 결과 왁스만의 여러 사진을 공포 영화의 괴물, 곰벌레, 벌거숭이 두더지쥐와 비교하고 있었다.
공정을 기하기 위해 다른 어떤 정치인이나 많은 다른 저명인사도 구글로 검색해 보았고 외모 비하적인 여러 이미지를 빠르게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왁스만의 외모를 폄하한 많은 사진은 그가 유대인이라는 사실을 암시한다. 하지만 왁스만 효과는 왁스만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렌츠와 공저자들은 자신들의 모의 선거 결과가 그해의 실제 선거에 적용되었다면 경선 과정의 29%와 선거 과정의 14%에서 결과가 뒤집혔을 거라고 말한다.
흥미롭게도 아름다움 프리미엄은 정치인들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톡홀름의 산업 경제 연구소의 니클라스 베르그렌(Niclas Berggren)과 연구진은 최근 핀란드, 유럽 의회 및 미국의 정치인들의 얼굴 사진으로 시험을 진행했다. 더 매력적인 후보자일수록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더 높았을 뿐 아니라 보수주의로 기울어질 가능성도 더 높았다.
왜 그럴까? 일부는 아름다움이 정신에 끼치는 영향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2011년의 한 연구와 2014년의 다른 연구를 종합해보면 매력적인 사람일수록 스스로를 매력적이라고 평가하며, 과거 관점이 덜 평등주의적이었으며, 소득 재분배를 덜 선호했음을 발견했다. 또한 우파적 유권자들은 보수적 시각으로 매력도를 평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다른 정보가 거의 없을 때 자유주의자들보다 아름다움이 투표 선택에 더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정치인들은 여전히 추함 프리미엄으로 위안을 찾을지도 모른다. 렌츠는 다윈이 인정했을지 모르는 측면에서 상황을 요약했다.
“매력에 대한 강한 도태 압박이 존재합니다. 내 생각엔, 잘생긴 외모에 프리미엄이 있는 직장에 우스꽝스럽게 생긴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놀랄 만한 재능이 있는 사람일 것입니다. 재능이 그 사람을 그 직장에서 있게 하는 유일한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헨리 왁스만이 아주 좋은 예입니다.”
원문: 피우스의 책도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