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대에 접어들 무렵이다. 군대 다녀와 복학생의 신분으로 다시 학교 적응에 열을 올리고 있던 나는 어느덧 취업보다는 대학원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특히 내가 공부하고 싶었던 전공은 사회심리학(Social psychololgy)이었는데 사회심리학 전공이 설치된 몇몇 대학원들을 알아보니 공통으로 '연구 계획서' 제출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그럴듯한 연구 계획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나의 구체적인 관심 주제를 찾는 것이 급선무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사회심리학이라 해서 다 … [Read more...] about ‘한국에 대한 외국인의 반응’을 즐겨라?
문화
누가 약자끼리 싸우게 해 이익을 얻나
한국은 분노 사회다.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인 분노가 너무도 작은 것들에서 싹튼다. 가족은 물론이고 동료나 친구, 처음 보는 이에게도 사소한 이유로 화를 낸다. 의학·과학적으로 정의된 개념이 없는 ‘분노조절장애’가 한국에서는 하나의 ‘질병’으로 여겨진다. 조절되지 않는 분노는 ‘비정상적 폭력’으로 둔갑해 대개 강자가 아닌 약자를 향한다. 아파트 주민이 밧줄을 잘라 건물 외벽노동자를 살해한 사건에서 밧줄에 생명을 의지한 채 아파트 외벽에 매달렸던 노동자는 이 비정상적 폭력의 피해자였다. … [Read more...] about 누가 약자끼리 싸우게 해 이익을 얻나
‘야망있는 여자’라는 표현이 암시하는 안 좋은 의미
※ 역자 주: 언어는 사람이 생각하는 과정을 크게 좌우합니다. 어떤 단어로, 어떤 문장으로 생각하는지는 결국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나아가서 어떤 생각을 할 수 있는지 결정합니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 컨택트의 원작 소설인 「당신 인생의 이야기(The Story of Your Life)」에서 작가 테드 창(Ted Chiang)은 언어의 이런 영향력에 본인의 상상력을 더해서, 주인공이 외계인의 언어를 배움으로써 인간의 언어로부터 해방되어 시간을 초월하는 인지력을 가지게 된다고 이야기를 만들어 … [Read more...] about ‘야망있는 여자’라는 표현이 암시하는 안 좋은 의미
케이팝과 한국어 가사
케이팝을 다른 글로벌 팝음악과 차별화해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바로 '한국어로 된 가사'라고 생각. 특히 해외 수용자들에게 있어서 이 '한국어 가사'가 갖는 상징성은 굉장히 크다. 한국어로 된 가사가 영어로 된 가사에 비해서 뭔가 대단히 시적이거나 훌륭한 의미를 담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해외 수용자 대부분은 가사가 무슨 뜻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더불어 일반적인 케이팝 음악에서 가사가 갖는 중요성은 그리 크지 않다. 힙합이나 어쿠스틱 포크 음악처럼 가사가 담은 내용이나 … [Read more...] about 케이팝과 한국어 가사
알고 보니 모든 것이 짝사랑이었네
“넌 짝사랑을 도대체 몇 번 해본 거야?” 〈전지적 짝사랑 시점〉을 쓰다 보니 자주 듣는 질문이다. 보통 그럼 5,000번쯤 했다고 말하고 넘어가곤 한다. 하지만 남몰래 항변하자면 우리 모두 한 번쯤은 짝사랑을 한 경험이 있지 않던가. 만약 없다면, 당신은 짝사랑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왜 사람들은 짝사랑을 인정하지 않을까? 어쩐지 짝사랑은 대단히 지질하고, 짠 내 나게 애절하며, 고구마 백 개를 먹은 듯 답답한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편견은 짝사랑이라는 틀 안에 … [Read more...] about 알고 보니 모든 것이 짝사랑이었네
장밋빛 ‘쿨 저팬’의 이면: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의 어두운 현실
일본 내에서는 2002년부터 ‘쿨 저팬(Cool Japan)’이라는 슬로건 하에 일본을 대표하는 콘텐츠 산업 분야를 중점적으로 강화하는 범국가적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강하게 표출되기 시작했다. 이는 영화, 대중음악,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 해외에서도 주목받는 일본의 콘텐츠 산업에 국가가 전면적으로 나서서 지원해 문화산업의 국내외 진출을 확장하며, 시장규모를 늘리고, 인재를 양성하고, 지적재산의 보호와 활용을 더욱 적극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관민합동 프로젝트의 출현을 … [Read more...] about 장밋빛 ‘쿨 저팬’의 이면: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의 어두운 현실
문장력을 기르는 5가지 습관
1. 많이 읽기 귀가 뚫려야 입이 열리듯, 눈이 뜨여야 손이 움직이는 이치이지요. 읽기란 단지 문자해독이 아니라 문자가 표현하고 있는 의미의 세계를 정확하게 간파해 내는 것이에요. 2. 번역해 보기 번역은 창작보다 더 섬세한 언어의식을 요구합니다. 창작할 때는 막히면 돌아가거나 다시 시작하면 되지만 번역은 원문이 지시하고 있는 의미에서 되도록 벗어나지 않아야 하는 제약이 있어, 더 섬세한 언어 감각을 필요로 하죠. 좋은 소설가 한 사람의 탄생보다 좋은 번역가 한 … [Read more...] about 문장력을 기르는 5가지 습관
제 남편과 결혼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이제는 조금 식상한 주례사 중에 그런 말이 있다. “죽음이 서로를 갈라놓을 때까지 함께 할 것을 맹세합니까?” 신랑과 신부는 그렇게 하겠다고 서약한다. 하지만 신랑과 신부를 죽음이 갈라놓고 나서는 어떨까? 조금 억지를 더 해서 저 질문을 뒤집으면, 죽음이 갈라놓고 나면 함께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 아닐까? 하지만 그런 생각은 어쩐지 발칙한 것처럼 보인다. 사람은 누구나 어느 정도는 이기적인지라, 상대가 나의 죽음과 상관없이 영원히 나를 사랑해주길 원한다. 그건 어쩐지 잔인한 … [Read more...] about 제 남편과 결혼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평화교육으로 폭력이 사라질까? ‘피스모모’의 도전
평화교육으로 폭력이 사라지는 신기한 경험.. ‘피스모모’ 모두가 모두로부터 배운다 “왜 우리는 실패할까, 무엇을 더 했야 했나, 사람들은 왜 무심할까…” 제주도 강정마을에서 평화운동을 하는 딸기 씨는 지난한 갈등 끝에 해군기지가 완공되자 자신을 한동안 자책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피스모모가 진행하는 평화교육을 만난 후부터요. “이곳의 삶도 배움이 될 수 있다는 걸 알았어요. 우리 모두는 서로에게 배움의 영감을 줄 수 있는 존재라는 것도요. 이제 나 자신도 세상 … [Read more...] about 평화교육으로 폭력이 사라질까? ‘피스모모’의 도전
더 나은 결혼 생활을 위해 미혼인 것처럼 행동하세요
※ The New York Times의 「For a Better Marriage, Act Like a Single Person」을 번역한 글입니다. 밸런타인데이가 다가오면 사람들은 즐거운 결혼생활을 위해 부부는 데이트하거나 로맨틱한 저녁을 먹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삶의 많은 부분을 결혼 생활 이외의 활동에 할애하므로 혼자서도 잘 지내는 능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이 노력은 미혼인 사람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혼자 잘 지내는 능력은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 [Read more...] about 더 나은 결혼 생활을 위해 미혼인 것처럼 행동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