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현재까지 자연계에서 알려진 코로나바이러스 중에서 SARS-CoV-2와 가장 비슷한 것은 이 녀석입니다. 박쥐에서 발견된 놈입니다. 그리고 우한에서 제일 먼저 발견된 SARS-CoV-2의 서열은 이것입니다. 이 두 개를 비교해보도록 하죠. 직접 비교할까 했습니다만 이미 다른 사람들이 다 해놨습니다. 이 논문의 Table 1을 봅시다. SARS-CoV-2와 이들과 가장 가까운 바이러스들을 비교했습니다. 현재까지 SARS-CoV-2와 가장 가까운 바이러스인 RaTG13은 전체 지놈 … [Read more...] about 바이러스를 인위적으로 뜯어고쳐 SARS-CoV-2를 만드는 것은 가능한가?
빅토리아 여왕의 후손들은 어떻게 혈우병을 얻게 된 걸까?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혈우병(Hemophilia B)의 보인자(Carrier)였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이야기죠. 혈우병은 X 염색체의 반성유전이고, 따라서 XX인 여자에게는 표현형이 잘 나타나지 않으나 보인자가 엄마인 아들에게는 1/2의 확률로… 그리하여 '유럽 왕가에 자손을 퍼뜨린 빅토리아 여왕의 후손에게서 많은 혈우형 환자가 나왔습니다'라는 이야기는 교과서에도 나와 있죠. 그렇다면 빅토리아 여왕은 어디서 혈우병의 보인자를 얻었을까요? 그걸 알기 위해서는 가계를 조사해봐야 … [Read more...] about 빅토리아 여왕의 후손들은 어떻게 혈우병을 얻게 된 걸까?
황열병 모기에 직접 물린 사람들
황열병(Yellow Fever)는 모기를 숙주로 옮겨지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써 2013년에는 약 12만 7천 건이 발생하여 45,000명의 사망자를 내고 있는 질병이다. 주로 아프리카 등 열대 지방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질병인 관계로 한국에서는 큰 관심이 없는 편이나 한국도 이제는 열대지방 아닌가 의심스럽지만 이전 세기까지만 하더라도 아프리카 뿐만 아니라 중남미, 미국에서도 많이 일어나서 많은 사망자를 낸 질병으로 질병의 원인에 대해서 많은 연구가 되어 온 질병이다. 가장 처음 바이러스에 의해서 … [Read more...] about 황열병 모기에 직접 물린 사람들
성공한 IT기업가들과 달리, 엘리자베스 홈즈가 무너진 이유
※ 「테라노스와 엘리자베스 홈즈의 몰락으로 보는 사짜 감별법」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기왕 엘리자베스 홈즈에 대한 글을 썼으니 한 마디만 더하도록 하죠. 홈즈는 유니콘으로 떠올랐을 때 마크 주커버그, 스티브 잡스,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 등 다른 대학 중퇴자(브린과 페이지는 대학원 중퇴자만요ㅋ) 로써 성공한 IT 기업가들과 비견되었습니다. 그리고 조만간 그들과 같은 위치에 오를 것이라고 여겨졌고요. 그러나 그들과는 달리 홈즈는 지금 이 꼬락서니가 되었습니다. 무슨 차이가 … [Read more...] about 성공한 IT기업가들과 달리, 엘리자베스 홈즈가 무너진 이유
테라노스와 엘리자베스 홈즈의 몰락으로 보는 사짜 감별법
테라노스와 엘리자베스 홈즈가 망한 지도 꽤 되었지만, 홈즈 폭망의 계기가 된 WSJ 탐사기사의 장본인인 존 카리유(John Carreyrou)의 『배드 블러드(Bad Blood)』는 며칠 전에 읽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상당히 게으른 닝겐인지라 통독하는 경우가 드문데 한 번도 쉬지 않고 스트레이트로 끝을 보았죠. 최근 몇 년 내에 읽은 책 중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내용은 다 아실 만한 분은 아실 테고, 몇 가지 '사짜 감별'에 시사하는 바가 있어서 적어봅니다. 1. 많은 사람을 … [Read more...] about 테라노스와 엘리자베스 홈즈의 몰락으로 보는 사짜 감별법
일명 ‘센돌이’, 원심분리기의 은밀한 역사
더욱 강한 중력이 필요해! 현대 생물학 실험의 상당 부분은 ‘서로 다양한 성분이 든 혼합물에서 특정한 물질만을 분리하는 것’에 의존한다. 그렇다면 ‘다양한 성분이 든 혼합물’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일단 혈액을 생각해보자. 혈액은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의 다양한 혈구세포와 액체 성분인 혈장(Plasma)으로 구성되고, 혈장에는 다양한 단백질이 들었다. 세포를 깬 추출물을 생각해보자. 핵이나 미토콘드리아와 같은 다양한 세포 소기관이 있을 것이고, 단백질이나 생체막 등 여러 성질을 가진 … [Read more...] about 일명 ‘센돌이’, 원심분리기의 은밀한 역사
과학상을 ‘그룹’에게
올해도 10월이 되니 멀리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오는 계절병이 몰려왔다. 특히 옆 열도국에 한번 거치기라도 하면 각종 합병증(이라고 쓰고 열폭이라고 읽는다)이 반도국에서 적어도 한 달 정도는 가는 듯하다. 여기서 한국 왜 아직도 N모상 못 타냐 같은 뻔한 주제의 이야기를 또 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사실 개인적으로 과학자에게 상을 주고 그게 사회적인 화제가 되는 것에 그리 불만은 없다. 아니 솔까말 그런 것이라도 없으면 머글 일반 대중이 과학에 대해서 얼마나 큰 관심을 가지겠냐는 게 … [Read more...] about 과학상을 ‘그룹’에게
아이돌 연습생과 과학자 연습생
최근 글로벌 걸그룹 발족을 목표로 진행되는 어떤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유심히 보고 있다.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아이돌이 되기 위해서는 10대 중반부터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춤과 노래 등을 연습해야 하며, 그중에 극히 일부만 기획사의 연습생이 되고, 그중에서도 역시 극히 일부만 데뷔의 꿈을 이룬다. 데뷔했다고 모든 아이돌이 성공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화려한 무대에 서서 인기와 부를 쟁취하는 것은 극소수며 일부는 데뷔 이후에도 그룹이 해체해 다시 연습생의 신분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에 … [Read more...] about 아이돌 연습생과 과학자 연습생
노벨상을 탈 뻔한 버스 운전사
※ 바이오매니아 님의 블로그와 npr news를 통해 처음 접하게 된 이야기라는 것을 밝혀둔다. (Citation 하는 버릇은 중요하지요. ㅎㅎ) 2008년의 노벨 화학상은 이미 알다시피 해파리 유래의 형광단백질 GFP[1]를 최초로 발견했으며(Shimomura), 이 유전자를 최초로 예쁜 꼬마선충(C.elegans) 와 대장균(E.coli) 와 같은 다른 생물에 도입해 유전자 발현 및 단백질 위치의 마커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 내고(Chalfie), GFP의 작용 메카니즘을 … [Read more...] about 노벨상을 탈 뻔한 버스 운전사
대중매체 속의 박사들
어린 시절에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가끔 등장하는 ‘박사’들에 대해서 경외감을 느낀 분도 많이 계실 것 같다. 물론 그 ‘박사’라는 사람들 중에서는 세계 정복을 획책하는 매드 사이언티스트들도 있는 반면, 주인공을 서포트하여 이들을 저지하는 ‘착한 박사’도 있다. 그러나 ‘착한 박사’ 의 경우에는 대개 조연급 이상은 되기 힘들다는 불편한 진실 물론 대부분의 착한 어린이 여러분들은 ‘착한 박사’쪽을 동경하여 ‘나도 커서 과학자가 되어서 지구를 지키는 훌륭한 과학자가 돼야지…’ 와 같은 건전한 … [Read more...] about 대중매체 속의 박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