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에는 마당발로 불릴 만큼 폭넓게 친구를 사귀었다. 처음 인간관계에 회의를 느꼈던 10대 후반부터는 상대적으로 적은 사람과 깊은 관계를 맺게 됐지만, 여전히 사람을 좋아한다. 그러나 나이 들수록 멀리하려고 노력하게 되는 부류가 있다. 끊임없이 비교하고, 비교를 부추기는 사람들이다. 이들과 대화하면 금세 우울해진다. 잘 의식하지 못했던 내 삶의 결핍, 아쉬움이 크게 느껴진다. 여기까진 좋다. 무엇이든 부족함을 인정해야 발전이 있는 법이니까. 문제는 도가 지나칠 때다. 대화 내내 … [Read more...] about 비교를 부추기는 사람들과 헤어지기
문화
최소 5번 이상은 봤다는 영화 BEST 10
※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나도 모르게 반복해서 보는 영화가 있다. 다시 봐도 전혀 질리지 않는 영화,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가 나도 모르게 또 보게 되는 영화. 다 아는 내용이지만 볼 때마다 뭔가가 새롭고 재밌다. 마치 처음 보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작품들만 모았다! 대충 잡아도 5번 이상 본 영화 best 10 작품을 소개해본다. <쇼생크 탈출> 스티븐 킹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이 영화를 볼 때마다 기분이 상쾌해진다. … [Read more...] about 최소 5번 이상은 봤다는 영화 BEST 10
내 카페 놔두고 남 카페에 가는 까닭
아, 저 카페 가보고 싶다! 요즘 2030세대는 사진 올리기에 특화된 SNS인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예쁜 카페를 선호한다. 제천 카페 ‘파릴리’는 그런 점에서 최적의 장소다. 실제로 인터넷에서 ‘가볼 만한 제천 카페 8선’을 검색하면 첫 번째 카페로 등장해 ‘앤티크(antique)한 분위기가 특징인 작은 다방’으로 소개된다. ‘이게 언제적 거야’라는 반응이 절로 나오는, 오래된 커피잔부터 복고풍의 책과 장식품이 파릴리에 가득하다. 카페 주인 권지연(35) 씨의 취향이 100% 반영된 … [Read more...] about 내 카페 놔두고 남 카페에 가는 까닭
여행 준비, 처음부터 끝까지의 기록
책 『도쿄의 디테일』을 읽은 독자분들로부터 받는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 여행을 어떻게 준비하시나요? 도쿄에 관한 책이지만 그렇다고 여행 가이드 느낌은 아닌, 나의 관점을 담기 위해 노력했던 책이라 그 ‘관점’을 어떻게 만들고 준비했는지 많은 분이 궁금해하셨던 것 같다. 개인적이고 사소한 관점이지만 그렇게 생각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다. 여행을 갈 때마다 여행을 준비하는 포스트를 블로그에 올린다. 도쿄를 갈 때도, 북경을 갈 때도 그랬다. 하지만 보통은 ‘어떻게’ 준비를 한다기보다는 … [Read more...] about 여행 준비, 처음부터 끝까지의 기록
영화 “마더”와 맥베스의 노크 소리: 인간의 마음에 지옥이 생기는 순간
※ 영화 <마더>(2009)에 대한 강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살인을 이해시킨다는 것에 대해서 우리 아들은, 아니야! 혜자는 일관되게 외치지만 아무도 그를 듣지 않습니다. 그는 소시민이기 때문입니다. 임대인은 혜자를 무시하고, 경찰은 이제 사건이 종결되었다며 그를 다그칩니다. 변호사는 아예 관심도 없어요. 혜자는 그들의 아래에 있습니다. 영락없는 약자입니다. 그런데 영화의 끝, 약자인 혜자는 살인을 합니다. 이리저리 치이던 소시민이 잔혹한 살인 후 방화를 하기에 … [Read more...] about 영화 “마더”와 맥베스의 노크 소리: 인간의 마음에 지옥이 생기는 순간
서양인 동양철학 전공자가 본 ‘곤도 마리에 열풍’
※ Aeon의 「Tidying up is not joyful but another misuse of Eastern ideas」를 번역한 글입니다. 지난 주말, 저는 넷플릭스에서 〈곤도 마리에: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에피소드 하나를 본 후 영감을 받아 옷장 서랍을 정리했습니다. 정말로 해야 할 일들을 미루고 했던 일 가운데서는 그나마 뿌듯한 경험이었지만 ‘곤도 마리에식 정리 정돈’이 누리는 인기에는 견디기 힘든 구석이 있습니다. 물건이 넘쳐나서 괴로운 우리들에게 집을 정리하면서 기쁨을 … [Read more...] about 서양인 동양철학 전공자가 본 ‘곤도 마리에 열풍’
‘아마추어’의 세계에서 느끼는 행복도 물론 좋지만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간보다 콘텐츠를 다 즐기고 난 후 그것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긴 경우, 대개 나는 그것을 ‘좋은 콘텐츠'라고 여기는 편이다. 그런 의미에서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은 내 기준에 엄청나게 좋은 콘텐츠. 어떤 대목에서는 현웃 터트리면서 읽다가도 또 어떤 대목에서는 ‘헐 내 생각을 읽은 건가?’ 싶어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쉬지 않고 단숨에 후루룩 다 읽었다. 문제는 다 읽고 난 다음이었다. 머릿속에 오만 가지 생각이 … [Read more...] about ‘아마추어’의 세계에서 느끼는 행복도 물론 좋지만
스타워즈: 캐넌, 레전드, 그리고 확장 세계관
※ 이 글은 IGN 코리아에 실린 글입니다. 1977년. 당시 어떤 부제도 없이 스타워즈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 프랜차이즈는 열렬한 문화적 사랑을 통해 날개 돋친 듯 성장해나갔다. 현재까지도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스타워즈 프랜차이즈는 영화는 물론이거니와 게임과 소설, 코믹북, 그리고 애니메이션으로까지 영화가 보여주지 못한 이야기들을 풀어나갔다. 확장 세계관(Expanded Universe, 통칭 EU)이라는 이름 하에 하나의 거대한 은하계로 뭉친 스타워즈 … [Read more...] about 스타워즈: 캐넌, 레전드, 그리고 확장 세계관
2011~2015년,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역사에 대격변이 일어났다
※ 이 글은 IGN 코리아에 실린 글입니다. 2011년 〈리오〉 제작사: 블루스카이 북미 개봉일: 2011년 4월 15일 손익분기점: 2억 2500만 달러 전 세계 흥행 수익: 4억 8464만 달러 2010년 한 해를 쉬어갔던 블루스카이는 〈아이스 에이지〉 시리즈에 버금가는 새로운 프랜차이즈를 선보인다. 애니메이션이라면 거의 시도하지 않을 4월 비수기에 도전한 〈리오〉는 〈스크림 4G〉(2011), 〈빅 해피 패밀리〉(2011) 등 약체를 가볍게 … [Read more...] about 2011~2015년,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역사에 대격변이 일어났다
‘간장게장’이란 이름의 환상
미디어의 영향력이란 실로 무섭다. 그 언저리에서 밥벌이를 하는 사람 중 하나이기에 늘 두려웠고, 늘 조심했다. 하지만 방심은 한순간이었다. 모 영화의 명대사처럼 6·25 전쟁의 발발 원인 ‘방심’이 내 안에서 ‘간장게장 전쟁’을 일으켰다. 당시 나는 프로젝트를 끝내고 몸은 한없이 퍼져 있었고, 마음은 몸보다 더 느슨해져 있었다. 역대급 무더위에 밖에 나갈 생각조차 하지 않고, 에어컨을 틀어 놓은 거실에 널브러져 초점 없는 눈으로 리모컨을 누르며 손가락 운동에 열중했다. 쉴 새 없이 재방을 … [Read more...] about ‘간장게장’이란 이름의 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