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도쿄의 디테일』을 읽은 독자분들로부터 받는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
여행을 어떻게 준비하시나요?
도쿄에 관한 책이지만 그렇다고 여행 가이드 느낌은 아닌, 나의 관점을 담기 위해 노력했던 책이라 그 ‘관점’을 어떻게 만들고 준비했는지 많은 분이 궁금해하셨던 것 같다. 개인적이고 사소한 관점이지만 그렇게 생각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다.
여행을 갈 때마다 여행을 준비하는 포스트를 블로그에 올린다. 도쿄를 갈 때도, 북경을 갈 때도 그랬다. 하지만 보통은 ‘어떻게’ 준비를 한다기보다는 ‘어디를’ 가고 ‘무엇을’ 하느냐에 초점을 잡았다.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과 하우투(how to)가 읽는 분들께 도움이 될까 싶었다. 워낙 개인의 취향에 따라 차이가 크게 나는 부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여행 준비 포스트
하지만 곧 떠날 교토 여행을 준비하면서 여행을 어떻게 준비하는지를 기록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을 준비할 때마다 추가되는 패턴도 있고, 사라지는 패턴도 있다. 이번 여행에 추가된 패턴은 띵스(things)와 노션(Notion)의 사용이었고, 사라진 패턴은 ‘엑셀’과 ‘구글 독스’였다. 주로 쓰는 생산성 툴이 바뀌면서 여행 패턴 역시 바뀌게 된 것.
그래서 깨달았다. 이렇게 여행 준비 방법을 기록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 있는 콘텐츠일 수도 있겠다고 말이다. 이번 교토 여행은 어떤 루틴으로 준비했는지 상세하게 적어보고자 한다.
비행기&숙소
떠나기로 결정하면 가장 먼저 비행기와 숙소를 예약한다. 비행기는 딱 한 곳의 서비스만 쓴다. 많은 분이 아는 ‘스카이 스캐너(Sky Scanner)’다. 몇 년 동안 한결같이 사용하는 서비스다. 이제는 거의 습관처럼 몸에 배서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고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스카이 스캐너를 들어간다.
스카이 스캐너에서 좋은 점은 ‘검색 조건’이다. 출발은 서울로, 도착은 ‘모든 곳(Everywhere)’으로 선택할 수 있다. 여행 기간은 얼추 잡아봤는데 어딜 가야 할지 결정하지 못했거나 항공권이 저렴한 곳을 찾을 때 유용하게 사용하는 검색 필터 기능이다.
좋은 기능 중 하나는 ‘월 기준’으로 검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출발지와 도착지를 정해놓고 기간은 ‘월 전체’로 검색할 수 있다. 이 덕분에 언제 출국해서 언제 귀국하는 것이 저렴한지 한눈에 알 수 있다. 하루 이틀만 출국과 귀국을 당기고 미뤄도 항공권 가격이 크게 차이 날 수 있다. 이런 검색 편의 기능 덕분에 스카이 스캐너를 여전히 애용한다.
몇 년간 꾸준히 사용한다는 것은 그만큼 다른 서비스가 따라잡기 힘들다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사용자에 맞춰 잘 팔로업한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참 존경스러운 서비스다.
숙소는 보통 ‘에어비앤비’를 선택한다. 혼자 여행을 많이 하다 보니 호텔은 조금 사치로 느껴진다. 이에 반해 에어비앤비는 ‘현지인의 원룸’을 구하는 느낌이라 좋다. 그렇다고 호스트가 거주하는 공간에서 같이 지낸 적은 한 번도 없다. 보통은 검색 필터에서 ‘집 전체’를 선택한다. 방은 독립적이어서 상관없겠지만 화장실, 거실, 부엌과 같이 공용 공간을 사용할 때는 뭔가 눈치가 보일 것 같은 느낌. 그저 ‘현지 스타일의 집’에서 머물기만을 원할 뿐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막판까지 고심하다가 밀레니얼즈 교토 캡슐호텔을 골랐다. 그 이유로 첫째는 ‘디테일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숙소였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떻길래 머무르는 사람마다 그런 이야기를 했을까. 궁금해서 머물러 보기로 했다.
캡슐 호텔이지만 2층도 아니고 캡슐호텔의 전형적인 ‘캡슐’ 모양도 아니다. 큰 사이즈의 침대가 있고 아이팟으로 잠금장치, 조명 등을 모두 조종이 가능한 스마트 숙소다. 또한 스파를 할 수 있는 욕조가 있고 라운지에서는 에이스 호텔 로비처럼 일을 할 수 있는 코워킹 스페이스도 있다. 게다가 1박에 조식 포함 3만 원 정도. 이쯤 되면 말 다 했다. 그냥 최고의 가성비 넘치는 캡슐호텔인 것이다. 벌써 이곳에서의 숙박이 기대된다.
Where to go & 여행 일정
비행기랑 숙소까지 결제 완료했으면 더 이상 여행을 무를 수 없다는 이야기다. 알찬 여행을 위한 준비에 들어간다. 어디를 갈지 찾고 어떻게 스케줄을 짤지는 다음과 같은 STEP으로 진행하는 편이다.
STEP 1
평소 보고 듣는 것 중 가보고 싶은 곳을 ‘띵스(things)’라는 앱에 모두 모아둔다. 도시별로 Area가 만들어져 있고 발견할 때마다 추가해 놓은 장소들이 그 안에 속속 있다. 띵스에서는 Area가 제일 포괄적인 분류 개념이다. 대분류 같은 느낌. 지금까지 만들어놓은 도시 Area는 약 20개 남짓.
교토도 그중 하나였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기사 등을 보며 나중에 교토를 간다면 이곳은 가봐야지 생각했던 곳들을 모아뒀었다. 이렇게 모아놓은 자료가 여행 DB의 ‘기초’가 된다.
STEP 2
여행 갈 도시가 결정됐으면 본격적으로 네이버 블로그를 디깅한다. 네이버 블로그가 예전만큼의 영향력은 아니라고 하지만 아직도 여행 정보를 얻기에는 파워풀한 UGC다. 누군가가 미리 다녀와 일목요연하고 정제된 형태로 만들어놓은 콘텐츠는 블로그만 한 것이 없다. 유튜브의 ‘브이로그’가 뜬다고 하지만 그 영상을 어느 세월에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볼까.
네이버 블로그를 디깅하는 데는 보통 3-4일 걸린다. 보통은 걸린 곳이 또 걸린다. 도시에는 ‘명소’라는 것이 있어서 여행객들이 꼭 방문하는 필수 스팟이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발견하는 곳이 많은데 점점 그 빈도가 줄어든다. 그 빈도가 아예 줄어서 블로그 검색 결과에서 몇 페이지를 넘기더라도 추가할 곳이 없다면 이제 네이버 블로그 디깅은 멈춘다.
물론 STEP 2에서 발견한 스팟도 모두 띵스에 추가해둔다. 또한 나중에 또 봐야겠다고 생각되는 블로그는 노션 웹클리퍼를 통해 모아둔다. 노션에서 얼마 전부터 지원한 웹클리퍼 기능은 매우 만족하면서 사용한다. 웹클리퍼 기능 때문에 에버노트를 아직도 쓰지만 곧 노션으로 일원화되지 않을까 싶다.
STEP 3
이제는 온라인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거의 다 얻은 셈이다. 그다음 스텝은 ‘가이드북’이다. 서점에 가서 가이드북을 싹 살펴본다. 보통 5-6권 정도 보는 것 같다. 일반적인 가이드북보다는 콘셉트가 있는 가이드북을 좋아한다. 『트립풀(Tripful)』이라든지 『일단 멈춤, 교토』 같은 책이다.
내 결은 아무래도 일반적인 가이드북보다는 이런 곳들이 더 맞다. 사람 많은 곳을 싫어하는 성격도 한몫하는 것 같다. 천천히 머무르면서 시간과 공간을 즐길 수 있는 곳을 좋아한다. 그렇게 내 결에 맞는 가이드북 몇 권을 구매하면서 갈 곳을 또 추가한다. 물론 띵스에.
STEP 4
이렇게 디깅을 마무리한 뒤 띵스 앱안에 있는 곳들을 카테고리화 한다. 교토의 경우는 총 5개의 카테고리로 나눴다.
- 숙소
- 서점
- 자연&공간
- 사찰
- 가게&쇼핑
이렇게 카테고리화를 해놓은 뒤 꼭 가야 하는 곳들은 뒤에 번개 표시를 해뒀다. 이곳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가야 한다는 의미. 카테고리 내 스팟 중에서도 우선순위를 매긴 것이다.
STEP 5
그다음은 구글맵을 켠 뒤 띵스에 적었던 각각의 장소를 별 표시해둔다. 그다음 스팟의 구글맵 주소를 띵스앱 안에 메모로 남겨놓는다. 나중에 바로 장소의 위치를 알 방법. 구글맵에서 가고 싶은 곳은 별표 표시를 해두고, 간 곳은 목록을 하나 만들어 그 안에 넣는 식이다. 실제로 간 곳과 못 간 곳을 구분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간 곳들 리스트를 통으로 누군가에게 공유해야 할 때도 이 방법이 편하다. 해외여행을 경험하는 모두가 그렇겠지만 이제 구글맵 없는 해외여행은 상상할 수 없다.
STEP 6
이제 구체적인 여행 일정을 짜야 한다. 이때는 보통 엑셀을 사용하거나 구글 독스에서 표를 만들어서 사용했는데 이번 교토 여행부터는 툴을 노션으로 바꿔봤다. 이 앱을 사용한 작년부터 거의 모든 자료를 이곳에 쌓는다. 여행 일정 역시 노션으로 작성해보니 역시나 신세계였다. ‘칸반 프레임’을 지원하기 때문에 여행 일정 짜기에 딱이다.
내 경우 1일 차, 2일 차, 3일 차 등을 각각의 그룹으로 만들어놓고 시간과 동선 순으로 카드를 생성했다. 카드는 얼마든지 추가, 삭제, 이동이 가능하다. 그 덕분에 1일 차에 해놨다가 빠듯할 듯해서 2일 차로 옮기는 것 같은, 유연한 스케줄링이 가능하다. 그렇게 카드를 이리 옮겼다 저리 옮겼다 하면서 아침 식사를 시작으로 저녁에 숙소로 컴백하는 것까지 구글맵을 스플릿 뷰(Split View)로 보면서 동선을 짰다.
게다가 아이콘을 통해 직관적으로 이 장소가 어떤 곳인지 표기도 할 수 있고 (심지어 귀엽다) 각각의 카드가 하나의 페이지 단위이다 보니 그 안에 필요한 정보들을 미리 넣어둘 수 있다. 버스 시간표라든지, 가게 영업시간이라든지, 꼭 봐야 할 것이라든지 등등의 정보를 말이다.
또한 멀티미디어 임베디드도 100% 활용한다. 노션은 거의 모든 멀티미디어의 임베디드를 허용한다. PDF 임베디드로 전자항공권(e-ticket)을 추가할 수 있고 구글맵 임베디드도 지원해서 바로 가게 위치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유튜브 임베디드도 지원하니 맘에 드는 여행 브이로그도 붙여 놓을 수 있다. 정말 못 하는 게 없는 노션이다.
여행할 때 메모하기도 편하겠다는 생각이다. 지금까지는 아이폰 메모앱에서 메모 하나를 생선한 뒤 시간순으로 장소를 적으며 주르륵 적어 내려가는 방식이었다 이젠 노션 덕분에 ‘장소’별로 메모를 나눌 수 있게 되었고 꼭 간직해야 하는 사진은 이곳에 바로 올려서 백업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을 듯하다.
혹시나 휴대폰을 잃어버릴 때를 대비할 수 있다. 또 오프라인에서 기록하면 추후 온라인 연결 시 바로 동기화되는 것도 장점 중 장점. 노션과의 첫 해외여행이 어떨지 기대된다.
STEP 7
동선이 어느 정도 나오게 되면 각 카드를 열어 장소마다 다시 디깅을 해본다. 그러면서 놓치지 말고 그곳에서 봐야 할 것들을 기록해둔다. 아니면 꼭 알아야 할 정보를 적어두기도 한다. 휴무일이라든지 특별한 이벤트가 있다든지 등의 정보. 이렇게 7단계를 거치면 어디를 갈지, 구체적인 여행 일정을 손에 쥐게 된다.
여행 전 챙기는 것들
여행을 가게 되면 꼭 챙기는 것들이 있다. 여행에 대처하는 자세라고나 할까. 사실 준비하는 이때가 제일 설레고 기분 좋다. 여행 때도 좋긴 하지만 발 아픈 건 참기 쉽지 않다.
1. 여행 수첩
여행 도중 생각나는 것에 대해서는 주로 아이폰 메모 앱을 이용하지만 비행기, 기차에서나 카페, 숙소에 혼자 있을 때는 종이에 뭔가를 끄적이는 편이다. 보통은 안 쓰는 작은 메모지 하나 들고 가서 했는데 나중에 갔다 와 보니 한 메모지에 여러 여행이 섞여 구분되지 않는 단점이 있었다.
그래서 부산 여행 때부터는 ‘여행 수첩’을 만들었다. 그 여행에서만 기록하는 수첩으로 말이다. 그곳에는 여행에서 들었던 단상부터 시작해서 메모, 아이디어, 그리고 영수증, 티켓 등이 담긴다. 부산 여행 때 해봤더니 한 번 여행 시 한 권의 여행 수첩이 나오는 것이 재미있었고 이렇게 하나씩 쌓아두면 나중에 추억을 되살리기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교토 여행’의 여행 수첩은 몰스킨 수첩을 구매했다. 파우치에 들어갈 만큼 작으며 두께도 그렇게 두껍지 않은 노트다. 일본에서 큰 사랑을 받는 미도리 노트와 살짝 고민했으나 이만한 사이즈가 몰스킨밖에 없어서 결국 몰스킨을 골랐다. 여행 때는 휴대성이 최고다. 몰스킨과 함께 여행한다는 것이 뭔가 더 영감을 얻을 법한 느낌도 있고. 이 역시 브랜드의 힘이다. 이번 교토 여행을 가서 이 ‘여행 수첩’ 하나를 가득 채워올 예정이다.
2. 유심
이제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로밍은 정말 안 쓰는 것 같다. 사용한 지 꽤 됐다. 아마 내 또래 대부분이 그럴 것이다. 현지 유심을 미리 국내에서 구매해서 사용하는 것이 가성비 좋고 간편하다. 내 경우는 유심을 미리 구입해서 파우치에 넣은 다음 비행기 안에서 교체를 한다. 그러면 도착지에 도착해서 바로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어서 좋다.
이번에는 여행 기간이 길기도 하고 카페 등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왠지 많을 것 같아 데이터 용량을 7GB짜리로 구입했다. 유튜브 시대에 이 정도는 필요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명분 만들기는 최고다!). 이렇게 해도 2만 원 정도에 구입 가능. 3사 통신사의 무제한 로밍은 1일 1만인 것에 비하면 훨씬 저렴하다. 데이터 걱정 없이 여유롭게 사용하고자 한다.
3. 파우치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비행기를 탈 때부터 집에 돌아올 때까지 작은 파우치 하나를 들고 다닌다. 여기에 필요한 것들을 모두 모아놓아서 이것만 있으면 가방이나 캐리어를 뒤질 필요가 없다. 파우치의 물품 구성은 이렇다.
- 수첩
- 펜이어 프러그
- 홀스
- 비상금
- 여권
- 숙소 바우처
- 향수
- 대일밴드
- 라이트바 간식
이렇게 작은 파우치가 있으면 출입국 수속 때도 간편하고 여행을 할 때도 요긴하다. 물론 이걸 잃어버리면 끝장이겠지만 아직 그런 적은 없었다. 여행 도중에는 에코백에 넣어 다닌다.
4. 패스권
현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패스권 역시 미리 구입해서 가는 편이다. 그때 자주 이용하는 사이트가 바로 ‘마이 리얼 트립(My Real Trip).’ 전 세계 여행의 필요한 패스가 모두 있다. 가격 경쟁력도 있고 후기도 꽤 괜찮아서 ‘패스권’ 살 일이 있을 때에는 마이 리얼 트립을 습관적으로 사용한다.
이번에는 오사카 간사이 공항에서 교토까지 왕복하는 하루카 특급 열차 티켓이 필요해서 구입했다. 현장에서 구입하면 줄을 서야 하는데 이 줄이 꽤 길어서 오래 걸린다는 얘기를 들었다. 실물 티켓을 구입했기 때문에 공항에 도착하자 바로 하루카 특급 열차를 탈 수 있을 듯하다. 열차 시간표는 노션에 스샷으로 붙여두었다.
이번 교토 여행 때 특별히 더 챙긴 것
2017년 12월의 도쿄, 2018년 8월의 베이징 이후 첫 해외여행이다. 이때 여행들과 달리 어떤 것들을 이번 교토 여행 때 더 특별히 챙기게 되었는지도 기록해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 콤팩트 카메라
2017년에 도쿄를 여행 갔을 때 주로 사진을 찍는 툴은 ‘휴대폰’이었다. 여행 초반만 해도 콘텐츠화 니즈가 없었기 때문에 혼자 보는 용도로 막 찍었다. 그랬더니 『도쿄의 디테일』을 만들 때 고퀄리티 사진이 없어서 꽤나 많은 분이 고생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심심한 사과를 ㅠ)
그때 이후 사진 역시 잘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해서 구입한 것이 ‘파나소닉 LX10’이다. 4K 영상까지 지원해서 유튜버 사이에서도 브이로그를 찍는 데 자주 활용되는 카메라라고 한다. 이번 교토 여행 때는 스마트폰과 카메라를 병행하면서 고퀄리티 사진도 만들어보고 싶다. 사진 잘 찍는 연습도 해보고 싶고.
2. Just Press Record 앱
여행을 영상으로 기록하는 것이 대세라고는 하지만 영상으로 기록할 만한 재능도 없고 여유도 없다. 그래도 나중에 여행의 추억을 소환할 만한 ‘소재(Material)’를 다변화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늘 있다. 그래서 이번 교토 여행 때 선택해 본 콘텐츠 형식은 다소 올드하지만 ‘오디오’다.
도시의 소리를 모아 놓은 팟캐스트 채널들이 꽤 있다. 그 정도 퀄리티 있는 오디오 콘텐츠가 나오기는 당연히 힘들겠지만 그래도 내 동선에 따라 소리를 모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횡단보도 신호등 소리라든지, 기차 안내 방송이라든지, 비행기 탑승이 시작되었다는 소리라든지. 나중에 그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그때가 생각나지 않을까.
블로그에 그 소리를 아카이빙해서 팟캐스트 듣는 것처럼 해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나중에 콘텐츠를 만들게 된다면 녹음했던 소리를 독자분께 들려 드리는 것도 새로운 콘텐츠 실험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도쿄의 디테일』과의 차별점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즉각적으로 녹음을 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그 용도로 이번에 구입한 앱이 바로 ‘Just Press Record(5,900원)’ 앱이다. 애플 워치 전용 앱인데 작년 말 애플 워치를 건강 기록 목적으로 구입하면서 잘 사용한다. 이 애플 워치를 이용해서 녹음을 하면 담고 싶은 소리를 놓치지 않고 바로 녹음할 수 있겠다 싶었다.
iCloud에 동기화가 되어 유실될 위험도 없고 즉각적인 동기화가 가능해서 폰에서 바로 확인해볼 수도 있다. 간단한 편집은 폰을 통해서도 가능. 즉흥적으로 생각나는 아이디어를 음성 메모로도 녹음하는 것도 가능할 것 같다. 잘 사용하게 될지는 여행을 직접 해봐야 알겠지만 새로운 여행 루틴을 만들어보는 거로 도전해보려 한다.
여행 준비 끝!
이렇게 교토 여행 준비가 어느 정도 끝났다. 이 패턴이 다음 여행 준비 때까지 이어질 수도 있고 그때 만나게 된 새로운 서비스를 통해 루틴이 바뀔 수 있다. 이번 교토 여행에서는 노션을 활용해서 일정을 매니징하고 스팟에 대한 모든 자료를 쌓아두는 게 색다른 경험이었다. 엑셀과 구글 독스와는 이제 ‘안녕’을 외쳤다.
기회가 된다면 여행 도중 기록을 남기는 방법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기록해두면 좋겠다 싶었다. 개인적인 루틴이지만 어떤 분께는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원문: 생각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