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와 무더위가 뒤섞인 딱 이맘때쯤이면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몇 해 전 아프리카에서 열흘간의 출장을 마치고 인천공항에 도착했을 때였다. 공항버스를 타기 위해 지친 몸을 이끌고 도착 층 문을 나섰을 때, 내 얼굴을 강타한 그 뜨겁고 습한 공기. 콧속으로는 스팀다리미의 스팀을 넣는 거 같은 그 기분. 감당할 수 없는 끈적한 기운이 나를 덮치자마자 나도 모르게 입에서 이런 말이 터져 나왔다. 와 이게 말이 돼? 아프리카보다 한국이 더 덥네. 불과 24시간 전까지 내가 머문 아프리카는 기온이 … [Read more...] about 아프리카가 그럴 줄 몰랐지
전체글
[8월 픗픗아카데미] 지금부터 내년 사업을 준비해야 합니다
왜 지금 이 강의를 준비했냐 물으신다면 이번에 강의를 준비하시는 박종윤 대표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시장 안 좋다고 하지 마라. 돈 벌 사람은 벌고 있다. 저 멀리 미국이 중국을 향해 으르렁거리고 현해탄 건너 일본이 길길이 뛰는 이 험난한 시장 속에서도, 돈 벌 사람은 돈 법니다. 그들은 남들보다 한발 앞서서 지금의 시장 상황을 거시적으로 준비한 사람들이죠. 2020년의 시장을 지금부터 준비하시라는 의미로 2019년의 8월에 비즈니스 강의를 준비했습니다. 모쪼록 이 … [Read more...] about [8월 픗픗아카데미] 지금부터 내년 사업을 준비해야 합니다
매진된 버스, 할머니는 집에 갈 수 있을까
버스 시간이 아직 한참 남았는데 뭔 놈 매진이야. 서서라도 갈 테니까 표 좀 줘. 지난 17일 경기광주버스터미널 매표소에서 한 할머니가 직원과 실랑이를 벌였다. 창구 직원들은 모두 난감한 기색이었다. 주변 사람들도 안타까운 표정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할머니를 도울 사람은 없었다. 그 와중에도 젊은이들은 무인발매기에 카드를 긁고 앱으로 예매한 버스표를 쉽게 손에 쥐었다. 할머니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 무형의 불평등은 삶의 기회와 자유를 획득하기 위한 기회의 제공 여부로 평가된다. … [Read more...] about 매진된 버스, 할머니는 집에 갈 수 있을까
직장인, 불행 프레임을 벗어나야 한다
스스로를 행복하다 말할 사람 과연 몇이나 될까? 사람은 기본적으로 행복을 추구한다. 왜 태어나 무엇 때문에 사는지,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존재지만 분명한 건 우리는 기분 좋은 것을 추구하고 그 끝엔 행복이 있다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과거 철학파 중에는 '쾌락주의'도 있다. 이 직설적이고 노골적인 이름은, 인생의 목적은 '쾌락'이고 이것은 최고의 선이라고까지 칭했다. 쾌락주의는 행복을 추구하는 공리주의에 영향을 미쳤고, 제러미 벤담과 존 스튜어트 밀은 쾌락의 양과 … [Read more...] about 직장인, 불행 프레임을 벗어나야 한다
심리적 문제는 왜 생길까?: 큰 그림 편
어떤 내용을 쓰는 게 더 많은 분에게 도움이 될까 생각을 하다 보니 보편적인 내용 위주로 글을 쓰게 되네요. 이번 글은 우울증에 관련해서 쓴 글과 함께 보면 이상심리(심리적인 문제)에 관한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조금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번지점프 높은 곳을 무서워하는데 번지점프대 위에 서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아찔한 높이에 다리가 후들거리고 손에 땀이 납니다. 심장이 벌벌 떨려서 고개를 돌리고 주저앉아서 난간을 꽉 붙잡습니다. '내가 여기 왜 왔지?' 하는 후회가 … [Read more...] about 심리적 문제는 왜 생길까?: 큰 그림 편
당신이 베트남전의 행방과 결말에 관해 모르는 것들
어떤 역사든 마찬가지겠지만, 베트남전의 행방과 결말은 한두 가지 요인으로는 설명하기 힘들다. 어떤 이들은 남베트남이 북베트남에 비해 강한 국력과 초강대국 미국의 직접적인 지원을 받았음에도 북베트남에게 패망한 것은 각계각층에 간첩이 많기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사실 이거 이명박근혜 정권 당시 군대 정훈교육에서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나오던 레퍼토리다. 물론 이런 레퍼토리에서 남베트남 정권이 하도 썩어빠져서 정작 지원 주체인 미국조차도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지경이었다는 걸 말하는 경우는 본 … [Read more...] about 당신이 베트남전의 행방과 결말에 관해 모르는 것들
200일간 에어비앤비로 여행하기
나는 내향적인 여행자다. 여행지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은 거의 없고, 보통 근처 카페와 밥집만 전전하는 싱거운 하루를 보낸다. 이런 나에게 숙소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독립적인 나만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지 여부다. 여행지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하는 일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는 일이고, 그렇게 익숙해진 공간을 쉽게 떠나지 않는다. 놀랍지 않게도 이 여행기의 이름은 ‘방을 나가지 않는 여행자’다. 이런 성향의 여행자일수록 에어비앤비는 완벽한 플랫폼이다. 지금까지 … [Read more...] about 200일간 에어비앤비로 여행하기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은 일본, 미국, 중국, 러시아에게 보내는 선언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 모두발언 전문 영상을 봤다. 사람들은 훗날 문 대통령의 발언으로부터 커다란 역사적 의미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의 발언은 마치 한국민을 향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일본은 물론이고 미국, 중국, 러시아에게 보내는 선언문과 같다. 버릴 말이 하나도 없다. 작금의 아시아 정세에 큰 영향을 끼치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처음부터 중국과 담쌓는 용도는 아니었다. 초기에 미국과 중국은 구상을 함께하기도 했으나, 어느 시점부터 중국이 동참 않기로 … [Read more...] about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은 일본, 미국, 중국, 러시아에게 보내는 선언문이다
결코 짧지 않을 일본과의 기 싸움, 한국은 이제 안 가본 길을 항해해야 한다
5일 대부분의 언론사가 문재인 대통령 발언을 헤드라인으로 뽑았다. "남북한 평화경제 실현하면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발언이 공개되자 비판이 빗발쳤다. 야당 지지자뿐 아니라 여당 지지자들도 한목소리를 냈다. 일본과의 관계가 갈수록 긴장을 더해가고 있는 가운데 뜬금없이 비현실적인 북한 경협 얘기가 왜 나오냐는 지적이었다. 대통령이 우선순위를 크게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발언 전문을 살펴보면 위에 적시한 문장을 문 대통령이 발화한 것은 맞다. 그러나 이 문장은 지엽적인 … [Read more...] about 결코 짧지 않을 일본과의 기 싸움, 한국은 이제 안 가본 길을 항해해야 한다
라디오를 즐겨 듣기 시작하면서 생각한 것들
요즘 제 스마트폰에서 가장 많이 실행하는 앱은 ‘로니 라디오(RONY RADIO)’라는 앱입니다. 국내 라디오를 모두 모아서 들을 수 있는 앱으로 기존에 나온 라디오 앱과는 달리 깔끔한 디자인, 편한 UX 때문에 즐겨 이용합니다. 아쉽게도 iOS 버전만 있어서 주변에 아이폰을 가진 지인에게만 조심스럽게 추천하는 앱이기도 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저는 라디오 세대는 아닙니다. 10대, 20대 모두 라디오보다는 컴퓨터, 휴대폰과 더 밀접하게 보냈습니다. 라디오는 제 인생에 있어서 정말 … [Read more...] about 라디오를 즐겨 듣기 시작하면서 생각한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