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생각해보면 이 녀석은 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순간부터 나를 기다렸다. 그래서인지 막상 눈앞으로 다가와도 그 노련한 수를 이기기 쉽지 않다. 학벌, 스펙, 지연, 혈연,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 될놈될, 바늘구멍 등, 연상되는 단어들도 기분 나쁘고, 하여간 보통 신경 쓰이는 녀석이 아니다. 다가올 듯 내빼는 녀석의 꼬랑지라도 잡아볼까, 오늘도 가랑이를 찢는다. 선배들의 의견을 발판 삼아 자격증을 취득하고 어학 점수도 만든다. 취업사이트와 커뮤니티를 들락거리기도, 명작가가 되어 … [Read more...] about 취업이 왜 하고 싶어?
아무도 몰라줄 때
사랑하는 빌리. 이제 너에게 난 먼 기억 같은 거겠지. 네가 자라나는 모습과 울고 웃고 소리치는 모든 모습을 다 놓치고 말았구나. 하지만 한 가지만 기억해다오. 내가 항상 함께 있다는 걸. 모든 순간 곁에 있다는 걸. 너를 알았다는 게 행복하고, 네가 내 아들이라 자랑스럽단다. 영원히 사랑한다. 18살이 되면 읽어 보라던 엄마의 편지. 그녀는 지금 세상에 없습니다. 11살 빌리는 이미 그 편지를 읽었다고 말합니다. 그의 발레 선생님에게. 영화 〈빌리 엘리어트〉는 형의 레코드를 몰래 … [Read more...] about 아무도 몰라줄 때
종로에서 뺨 맞았을 때
엄마는 모르면 가만히 좀 있어! 되는 일 참도 없다고 생각되던 시절. 걱정 서린 엄마의 얼굴에 대고 난데없는 짜증을 뱉었습니다. 집으로 막 들어서던 길이었어요. 취업과 연애 모두 연패 스코어를 쌓아가던, 당시의 여느 일상처럼 어두운 낯빛을 하고 말이죠. 사실 그날은 집으로 들어서기 전에 몇 가지 사건을 더 겪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진상 손님을 만나 전에 없던 치욕감을 맛봤고,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얼큰히 취한 아저씨의 과녁이 됐습니다. 소심한 저는 그 장면에선 아무 말도 … [Read more...] about 종로에서 뺨 맞았을 때
행복에 대해 고민하지 말 것: ‘행알못’이 행복하다
일상 속의 사소한 주제로 시작한 대화가 삶의 근원적인 것들로 심화해 결국 행복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질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대화 끝에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나는 어느 정도 행복한 걸까? '행복'은 인류가 문명사회에 접어든 이래로 가장 오래된 화두이자 삶의 목표입니다. 누구나 행복한 삶을 꿈꾸고, 심지어 행복해 보이는 삶을 사는 이들조차 자신이 행복한지 불행한지 확인하려 애쓰곤 하죠. 다가오는 고난의 시간은 그런 자신을 더욱 흔들리게 만듭니다. 친구나 애인, 가족이 겪는 힘든 … [Read more...] about 행복에 대해 고민하지 말 것: ‘행알못’이 행복하다
개방형 사무실의 비밀
친구 녀석이 이직했다. 책상 간 파티션이 없고 때에 따라선 자리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개방적인 문화의 회사였다. 사장부터 막내 사원까지 누구나 의견을 낼 수 있는 수평적인 분위기. 그런데 친구는 지금의 회사가 기존의 보수적이고 딱딱한 회사보다 적응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누구나 말을 자유롭게 꺼내는 분위기 때문인지 당장 아이디어가 없어도 뭔가 얘기해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이 들기도 하고, 자신에게 적극적으로 이것저것 묻는 상황들도 부담스럽다고 한다. 이 친구는 조직의 … [Read more...] about 개방형 사무실의 비밀
삶의 지혜를 담은 만화 TOP 10
※ 「12 Pixar Animated Films That Have a Deep Psychological Meaning」를 참고한 글입니다. 만화(애니메이션)는 영화에 비해 덜 대중적일 뿐 이따금 영화보다 더 넓은 세계관과 가치를 담기도 합니다. 애니메이션 원작인 〈공각기동대〉는 워쇼스키 감독의 영화 〈매트릭스〉에 큰 영향을 주었고, 이어 영화로도 개봉이 되었는데요. 이는 만화가 개인의 삶이나 후속 문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 [Read more...] about 삶의 지혜를 담은 만화 TOP 10
꼭 자신감이 필요할까
유치원: 떨리는 첫 경험 동요 <허수아비 아저씨>를 즐겨 부르던 아이가 있다. 소풍 가는 버스. 아이는 다른 친구들처럼 엄마와 함께 앉아 선생님이 골라주는 노래를 입 모아 불렀다. 준비된 행사가 끝나자 선생님은 자리를 돌며 아이들을 인터뷰했다. 누군가는 좋아하는 음식을 얘기했고, 누군가는 가족을 소개했다. 노래를 부른 친구도 있고, 뜬금없이 웅변을 한 녀석도 있다. 아이의 차례가 되었다. 선생님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자 아이는 평소와 다른 묘한 기분을 느꼈다. 더운 듯 추운 듯 … [Read more...] about 꼭 자신감이 필요할까
죄책감 없이 거절하는 10가지 방법
※ BrightSide의 「10 Effective Ways to Say, “No” Without Feeling Guilty」를 참고한 글입니다. A: 내일 바빠? B: 어? 왜? A: ○○이랑 같이 영화 볼 건데 같이 볼래? B: 어? 나도? A: 그래~! 아직 둘이 만나기 좀 어색해서 그래. 네가 ○○이랑 친하니까. 같이 보자. B: 아… 나는 내일… 그… A: 고민하지 말고~ 저녁 쏠게! 친구야. B: 잠깐만? 내일 뭐가 있었던 것 같은데… A: 없어, 없어~! 바로 … [Read more...] about 죄책감 없이 거절하는 10가지 방법
낮과 밤이 다른 회사
소심한 회사는 낮과 밤이 다르다. 낮에는 묵언수행을 하는 사찰처럼 고요하고 밤에는 그중 몇몇이 슬그머니 입을 연다. 조금 더 살갑게. 그렇게 낮과는 다른 낯으로, 서로를 드러낼 수 있는 회식 자리가 열린다. 소 닭 보듯 해도 좋은 사람들이에요. 처음 이곳에 왔을 때 회사 대표가 했던 말이다. 서로 무심한 것 같아도 다가가 보면 좋은 사람들이니 천천히 알아가면 된다고 했다. 사무실은 마치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사적인 대화 따위는 들려주지 않았다. 들리는 소리의 대부분은 업무에 관한 의논 … [Read more...] about 낮과 밤이 다른 회사
사이코패스의 취업
※ BRIGHT SIGHT에 기고된 「What Are the Most Popular Jobs Among Psychopaths?」를 번역한 글입니다. 사이코패스는 은밀하고 정교하여 겉보기엔 완벽히 보통 사람으로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찾아내는 것은 의외로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작은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직업을 선택하는 경향성 같은 것 말이죠. 영국의 심리학자이자 작가인 '케빈 더튼(Kevin Dutton)'은 다년간 사이코패스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 [Read more...] about 사이코패스의 취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