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하우스를 보고 있자면 다른 평범한 드라마들이 지루하고 시시해 보일 지경이다. 늘어지고, 뻔한 전개, 고구마처럼 답답한 내러티브가 단 1도 없다. 오죽하면 주단태의 여자친구는 화장실 다녀오면 바뀐다는 말이 나오겠는가. 기승전결이 아니라 기와 결만 있다. 대사 속도, 장면 전환이 빨리 보기 2배속을 보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을 만큼 빠르다. 그렇다면 우리가 막장드라마에 빠지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1. 인간의 어두운 욕망을 자극한다. 펜트 하우스라는 공간과 극 중 … [Read more...] about 〈펜트하우스〉, 우리가 막장드라마에 끌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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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언니는 뭘 좋아하더라?
언젠가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 가족에게 줄 선물 구매 목록을 적다가 머리를 싸맨 적이 있다. 여행을 떠나기 전, 다들 빠듯한 사정이었을 텐데도 통장에 선명하게 찍히는 숫자로 격한 응원을 보탰다. 여행 가서 돈 때문에 하고 싶은 거 못하지 말고 마음껏 즐기고 오라고. 뜨거운 응원을 받았으니 빈손으로 돌아가기는 면목이 없었다. 뭐를 좋아하지? 뭐가 필요할까? 고민했지만 여행 내내 결론을 못 내렸다. 결국, 가슴에 빈칸을 안고 비행기에 오르기 전에야 겨우 면세점에 들러 선물을 샀다. 누구에게나 … [Read more...] about 우리 언니는 뭘 좋아하더라?
200년을 이어 온 아이티의 저주, “몰록 열대”
드라마 <몰록 열대(Moloch Tropical)>에 대한 전체적인 줄거리가 담겨 있습니다. 1.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The Motorcycle Diaries)>에는 스물세 살의 젊은 게바라(Guevara)가 수영하는 장면이 두 번 정도 등장한다. 사냥한 오리를 가져오기 위해 호수에 뛰어드는 장면이 하나다. 천식을 앓던 게바라는 이 때문에 이후의 여정에서 며칠을 지독한 고열에 시달려야 했다. 두 번째는 영화의 클라이맥스 장면에서 등장한다. 스물네 … [Read more...] about 200년을 이어 온 아이티의 저주, “몰록 열대”
상대적 박탈감으로 늪지대가 되어버린 한국 사회에 대해서
1. 근래의 사회는 상대적 박탈감이 전방위적으로 양산되는 사회라는 생각이 든다. 가령 상위 10% 정도의 생활 수준을 가진 사람은 대략 500만 명 정도가 존재한다. 그중 일부인 100만 명만 SNS를 한다고 하더라도 "나 빼고는 다 잘사는 것"처럼 보일 만큼 엄청난 숫자다. 보는 것과 보이는 것에 민감한 아이들은 그렇게 잘사는 수백만 명의 삶에서 눈을 뗄 수 없다. 누구나 플렉스 한 번으로 매주 호캉스나 명품 가방, 호텔 라운지에서의 와인 한 잔, 브런치 세트로 매일 시작하는 아침을 누리는 … [Read more...] about 상대적 박탈감으로 늪지대가 되어버린 한국 사회에 대해서
오늘 나를 지켜줄 사람
내게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좋을거야. 원문: 서늘한여름밤의 심리학 썰 이 필자의 다른 글 보기 정신과 약물치료와 심리상담 같이 받기 트라우마, 모두의 회복 그리고 우리의 연대 번아웃이 지나갈 때까지 … [Read more...] about 오늘 나를 지켜줄 사람
나는 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았나?
시간은 거슬러 한 달 전인 2월. 병원에 백신 공급 소식이 전해졌다. (가장 먼저 들어 올 걸로 예고된 건 화이자였는데, 어쩌다 보니 AZ가 오히려 1주일가량 빠르게 들어왔다) 문제는 화이자 수량이 쥐꼬리만 했다는 사실이다. 코로나19 입원 병상×10의 분량만 공급된다고 했다. 따라서 우리 병원에 공급이 예정된 화이자 백신 수량은 겨우 140개. 이걸 누구 코에 붙여? 물론 곧이어 AZ의 공급이 예정되어 있었으니, 전혀 문제 될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당시에 나는 적잖이 서운했었다. 화이자 … [Read more...] about 나는 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았나?
실용과 형식, 무엇이 더 중요한가
1. 나는 어릴 때부터 실용적인 것을 형식적인 것보다 좋아했다. 결과를 빨리 얻을 수 있는 것을 좋아했고, 형식적인 것으로 보내는 시간을 아주 싫어했다. 그래서 학교 조회, 훈시 말씀, 국민 의례, 예배 등의 종교 집회도 피하거나 딴짓할 것들을 찾았다. 사업을 처음 하던 20대에는 대기업의 의전 문화를 보며 세상에 저런 쓸데없는 일을 하다니 정말 형식적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대규모 행사의 자리 배치·도착 시간·연설순서 등으로 신경전을 벌인다는 사실에 어이없어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며 … [Read more...] about 실용과 형식, 무엇이 더 중요한가
면접은 포장이 아닌 선물이다
의외로 직장 생활 중에 경험한 면접에 대한 기억은 강렬하다. 2005년 첫 면접부터 2019년 마지막 면접까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면접 장소와 분위기부터 질문과 답변까지 많은 부분이 기억 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아무래도 취업에 있어서 면접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보니 준비도 긴장도 많이 했기 때문일 것이다. 언젠가부터 면접을 앞두고 조언을 듣기 위해 찾아오는 이들이 많아졌다. 딱히 계기가 있던 것은 아니지만 커리어 상담을 자주 해주다 보니 자연스럽게 면접 준비할 때도 찾는 것이 … [Read more...] about 면접은 포장이 아닌 선물이다
태양이 가득한 천국의 맛! 하와이안 포케 맛집 5곳
미국의 50번째 주로 태평양의 지상 낙원이라 불리는 ‘하와이’. 다양한 인종이 거주하며 자연스럽게 여러 문화가 녹아든 하와이는 음식에서도 독특한 특징을 보인다. 전 세계 각국의 식문화가 하나로 융합된 멜팅 팟의 성격을 띤다. 하와이를 대표하는 음식 중 ‘포케’가 웰빙 열풍과 함께 국내에서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하와이 언어로 ‘재료를 네모나게 자르다’라는 의미를 지닌 포케는 생선을 깍뚝 모양으로 썰어 드레싱, 채소, 밥과 함께 비벼 먹는 음식이다. 한국의 회덮밥과 비슷한 음식으로, 조리하기 … [Read more...] about 태양이 가득한 천국의 맛! 하와이안 포케 맛집 5곳
넷플릭스에서 어린 시절 우상을 만나다
친구들이 운동장 한쪽에서 농구를 하고 있었다. 난 다른 친구들과 함께 구경을 했다. 고작 6명이 두 팀으로 나뉘어 넓은 농구 코트를 시끄럽게 뛴다.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 그러자 친구 하나가 가방을 둘러멘다. "야, 나 집에 갈게. 학원 가야 해." "야, 너 빠지면 누가 해?" "그냥 쟤 시켜." 생전 처음 농구공을 잡아봤다. 묵직한 농구공이 땅바닥에 닿는 순간 운동장 전체가 흔들리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아주 멋지게 슛을 날렸다. 그물이 흔들렸다. 허공을 가르는 내 슛은 농구 … [Read more...] about 넷플릭스에서 어린 시절 우상을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