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유력인사들의 안희정 모친상 조문을 둘러싼 논란에서, '어쨌든 사람 된 도리로 모친상에 조문을 가는 게 당연한 게 아니냐'는 반응이 제법 많다. 내 생각에 그런 반응은 비판론의 핵심 논리를 읽지 못했거나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비판론에서 가장 중요한 논지는 다음과 같다. 대통령을 비롯한 여러 정권 유력인사들의 안희정 모친상 조문이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이유는, 그것이 그들 간의 '사적인' 인간관계의 차원에서 행해진 것이 아니라, 정치적 대표들의 '공식적인' 행사로 … [Read more...] about ‘안희정 모친상’은 조문객들 스스로가 정치적인 자리로 만든 것이다
정치
알 권리도, 염치도 없는 인사청문회법 개정안
지난 6월 19일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인사청문회법 일부개정안이 큰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이번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현재의 인사청문회를 ‘공직윤리청문회’와 ‘공직역량청문회’로 나누어 실시하고 공직윤리청문회의 경우에는 비공개로 실시하자는 것이 주요 골자입니다. 이번 개정안이 발의되자 야당인 미래통합당 측은 개정안을 “인사청문회 프리패스법”이라며 즉각 반발했습니다. 또한 여러 언론들도 각기 보도와 사설 등을 통해 이번 개정안에 대한 우려를 보내는 등 많은 비판을 … [Read more...] about 알 권리도, 염치도 없는 인사청문회법 개정안
2020 도쿄도지사 선거를 통해 보인 것
1,400만 명이 넘는 도민과 15만 명이나 되는 공무원, 그리고 전체 예산 규모 15조 엔을 넘는 매머드 지자체이자 일본의 현존 1,788개 지자체의 최고봉에 있는 도쿄도지사 선거가 고이케 유리코 현 지사가 약 60% 가까운 366만 1,371표를 획득하는 압승으로 막을 내리며 재선을 확정했다. 애당초 코로나 팬데믹의 재난 속에서 임기 만료에 따른 선거이기에 열기를 기대하기 힘들었으나 예상대로 무풍 선거였다. 도쿄의 수장을 뽑는 선거치고는 열기도 바람도 불지 않았던, 말 그대로 심심하고 … [Read more...] about 2020 도쿄도지사 선거를 통해 보인 것
존 볼턴의 회고록은 철저히 네오콘을 변호할 뿐이다
존 볼턴의 회고록이 나왔을 때 나는 가능한 한 언급을 피하려 했다. 가장 큰 이유는—물론 모든 회고록이 전반적으로 그렇겠지만—미국에서 정치와 관련된 회고록들의 주된 내용이 "저자는 잘했다." 혹은 "저자는 이러이러한 사정이 있었기에 이렇게 했다."와 같이 저자의 행위를 변호하는 내용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었다. 그게 뭐가 문제일까. 자기 자랑하는 게 뭐가 나쁠까 싶지 않나. 그럼에도 그 변호행위에 한마디라도 얹는 것을 피하려 했던 이유를 한번 이야기해 보려 한다. 한국 사람들에게 존 … [Read more...] about 존 볼턴의 회고록은 철저히 네오콘을 변호할 뿐이다
불통이 가져온 통합당의 ‘오판’,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6월 29일 통합당이 불참한 가운데 국회 본회의에서 정보위를 제외한 상임위원장 선출이 완료됐습니다. 정보위는 국회법상 국회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로부터 소속 의원 중에서 후보를 추천받아 국회부의장 및 각 교섭단체 대표가 협의해 선임할 수 있습니다. 지난 15일 법제사법·기획재정·외교통일·국방·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보건복지위원장 등 6개 상임위원장이 민주당 의원으로 선출됐고, 어제 국회운영위원장을 포함해 예결위원장까지 11개이니 총 17개 상임위원장 (16개 상임위, 1개 … [Read more...] about 불통이 가져온 통합당의 ‘오판’,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조슈아 웡이 홍콩 데모시스트당을 탈퇴하며 남긴 글
조슈아 웡이 홍콩 데모시스트당 대변인을 탈퇴하면서 남긴 글입니다. 탈당 이유가 동료들과의 정치적 의견 차이 때문이 아니라, 동지들의 목숨 부지를 위해서라는 점이 정말 깊은 한숨이 나오게 만듭니다.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기대하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가 피기를 기대하는 것과 같다. Expecting democracy to bloom in Korea was like expecting a rose to bloom in a trash can. 이 말을 우리는 이제 자랑스럽게 비웃을 수 있지만… … [Read more...] about 조슈아 웡이 홍콩 데모시스트당을 탈퇴하며 남긴 글
어떻게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거둘 것인가
※ N. Gregory Mankiw의 「How to Increase Taxes on the Rich (If You Must)」를 번역한 글로, 민주당이 대선 후보를 정하기 전인 작년 10월에 올라온 글입니다. 그래서 엘리자베스 워런, 버니 샌더스, 앤드루 양 등은 경선에 나설 후보로 표현합니다. 민주당 경선은 지난 3월 코로나19 때문에 사실상 중단됐습니다. 조 바이든을 제외한 유력 후보가 모두 사퇴하면서 오는 8월 17일부터 나흘간 진행되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조 바이든을 대통령 후보로 정식 … [Read more...] about 어떻게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거둘 것인가
전염병 시대의 음모론, 오늘날 더 위험한 까닭은?
※ The Washington Post의 「The three reasons conspiracy theories are more dangerous than ever」를 번역한 글입니다. 지난 몇 달간의 경험 중 가장 최악의 순간은 가장 평화로운 풍경을 배경으로 찾아왔습니다. 하와이 해변에서 부서지는 파도를 보자니 자연은 인간의 고통에 얼마나 무심한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람이 아무리 죽어 나가도 태양은 떠오르고 밀물은 들어옵니다. 온 세상이 전염병으로 고통받는 지금, 우울하고 무서운 … [Read more...] about 전염병 시대의 음모론, 오늘날 더 위험한 까닭은?
통일을 원하지 않은지는 꽤 됐다
통일을 원하지 않은 지는 꽤 됐다. 첫 번째 이유는 너무도 벌어진 경제적 격차다. 남한 대 북한보다 차이가 적었던 서독과 동독의 사례에서조차 통일 독일은 큰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서독보다 경제력이 좋은지 의문인 남한이 동독보다 한참 뒤처진 북한을 끌어안고도 경제 침체를 면할 수 있을 거란 기대는 하기 어렵다. 북한과 경제 권역이 합쳐지면 내수 시장이 커진다며 낙관하는 이들도 있지만, 북한의 낙후된 경제로 인해 최소 2,000만의 난민이 생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최정상의 복지국가도 … [Read more...] about 통일을 원하지 않은지는 꽤 됐다
헌정 사상 첫 여성 국회부의장이 탄생했지만 한국 언론 수준은 ‘고민정 시집 잘가’에 멈춰
6월 5일 열린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에서 박병선 의원이 국회의장으로, 국회 부의장에는 김상희 의원이 당선되었습니다. 원래 민주당은 경선을 통해 의장단 후보를 선출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경쟁보다는 정리가 필요하다는 당 내부의 여론이 앞서면서 박병석, 김상희 의원이 단독 후보로 등록되었습니다. 등록 당시부터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당선되리라는 예측이 많았습니다. 김상희 의원은 헌정사상 첫 여성 국회부의장입니다. 첫 여성 국회부의장이라는 타이틀만 놓고 보면 대한민국 여성 정치인들의 … [Read more...] about 헌정 사상 첫 여성 국회부의장이 탄생했지만 한국 언론 수준은 ‘고민정 시집 잘가’에 멈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