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3급 시험을 치른 지 2주가 지났다. 휴학을 한 뒤에 결심했던 나름 큰 목표 중 하나였던 터라 조금은 호들갑스러울 수 있지만 과정과 결과 모두에서 느꼈던 것들을 한 바닥에 정리하고 싶었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곳은 옛날에는 가리봉동으로 불리던 가산디지털단지이다. 사실 가리봉동이 ‘가산디지털단지’라는 세련되지만 어딘가 날카로운 구석이 있는 회색빛 이름으로 개명되었다는 것을 안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여느 날과 다름없이 고등학교 문학 문제집을 뒤적거리며 문항 작업을 하고 있는데, 『비 … [Read more...] about 한자를 쓰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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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프 시몬스, 현대 남성 패션의 새 길을 제시하다
SLIM RAF '스키니한 남성 수트 실루엣'을 본격 소개한 선구적 패션 디자이너를 꼽으라면 많은 사람이 '셀린느'의 디렉터 에디 슬리먼을 떠올릴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에디 슬리먼이 이끌었던 2000년대 초중반의 디올 옴므는 상업적으로 대성공을 거뒀고 이후 맨즈웨어 스타일의 판도를 송두리째 바꿨으니까. 하지만 인식상 최초라는 개념이 역사적 순서와 늘 일치하는 건 아니다. 스키니 남성 패션의 원류를 따지고 들면 고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그 기간을 현대로 … [Read more...] about 라프 시몬스, 현대 남성 패션의 새 길을 제시하다
라자 라자만나르가 말하는 ‘퀀텀CMO’란 누구인가
퀀텀 CMO가 소비자가 아니라 ‘사람’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 돌이켜 보면, 마케터들의 주요 목표는 전통적인 구매 깔때기를 통해 소비자들을 효과적이고 빠르게 이동시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소비자를 인구통계학적, 심리학적, 행동적 특성을 통해 소비자를 깊이 이해하고 싶어 했다. 그 연구를 바탕으로 소비자의 니즈, 니즈 충족에서 발생하는 격차, 소비자가 불평을 느끼는 지점을 연구했다. 그들의 목표는 소비자의 표출된 니즈와 잠재된 니즈를 모두 충족시키는 제품이나 솔루션을 내놓는 … [Read more...] about 라자 라자만나르가 말하는 ‘퀀텀CMO’란 누구인가
폴란드와 리투아니아에 등장한 대형 거울?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와 폴란드의 루블린 시에 거대한 조형물이 등장했습니다. 원형의 테두리 안에 거울이 있는 것 같은 모습입니다. 하지만 자신을 비추는 거울도 아니고, 반대편이 보이는 유리도 아닙니다. 이 조형물의 이름은 'Portal(포털)'입니다. 'Portal'은 두 도시의 사람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어 'Portal' 앞의 장면을 다른 'Portal'의 화면으로 생중계합니다. 마치 반대편에 있는 사람의 모습 같지만, 실제로는 수백 … [Read more...] about 폴란드와 리투아니아에 등장한 대형 거울?
서울에서 세계여행을? 인생 밀크티 카페 6
카페는 수십 개의 독특한 마실 거리가 실시간으로 만들어지는 무대다. 메뉴만 잘 고른다면 세계 각 지역의 마실 거리를 만날 수 있는 여행의 공간이기도 하다. 오스트리아의 대표적인 커피 아인슈페너(Einspänner)를 우리 동네 곳곳에서 만날 수 있듯이 말이다. 그렇다면 오늘은 어떤 메뉴의 인생 카페를 찾아가지? 영국에서 프랑스, 일본과 홍콩까지: 밀크티로 세계여행하기 인생카페를 수집하는 전 국민 카페프로젝트 #withmap. 두 번째 주자는 ‘밀크티(Milk … [Read more...] about 서울에서 세계여행을? 인생 밀크티 카페 6
운전 중 휴대폰을 보는 운전자를 막기 위해 경기 중 휴대폰을 본 골키퍼
축구하면 떠오르는 나라, 브라질. 그런데 브라질 프로 축구 경기 중 골키퍼가 휴대폰을 봅니다. 브라질 축구 팬들에게는 용납될 수 없는 행동이었죠. 신변의 위협을 받을 수도 있는 이런 행동을 왜 했을까요? 사람들에게 새로운 습관을 심어주는 것은 어렵습니다. 습관처럼 하던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더 어렵죠. 특히 행동을 멈춰야 할 이유에 충분히 공감하지 못할 때 더욱 그렇죠. 축구를 사랑하는 브라질 사람들은, 골키퍼가 휴대폰을 본 행동에 분노했습니다. 이 영상은 … [Read more...] about 운전 중 휴대폰을 보는 운전자를 막기 위해 경기 중 휴대폰을 본 골키퍼
자기 이익을 챙기는 데에만 똑똑한 사람들
세상에는 참 똑똑하고 머리 좋은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들 중 많은 이들이 그 좋은 머리를 최대한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데에만 쓴다고 느낄 때가 많다. 겉으로는 좋은 말을 나누고 배려하며 마음을 쓰지만, 결국 자신의 이익 앞에서는 한없이 차가워지며, 극도로 계산적이 되고, 치밀할 정도로 철저하게 자신의 이익을 수호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사실 이익을 추구하고, 자신의 삶을 한껏 누리기 위하여 두뇌를 풀가동하며 살아가는 방식이 도덕적으로 나쁘다거나 꼭 잘못된 삶의 방식이라 단정지을 수는 … [Read more...] about 자기 이익을 챙기는 데에만 똑똑한 사람들
프랑스 vs. 미국의 와인대첩, 파리의 심판을 받다
프랑스의 국치일은 언제일까? 독일군이 파리를 점령했을 때? 아니다. 점령을 하고 있던 베트남에서 후퇴했을 때? 역시 아니다. 1976년 5월 24일 파리에서 있었던 와인 시음회일 것이다. 이름 모를 와인에게 역사와 전통 아니 프랑스인의 자부심이 털린 날이기 때문이다. 겨우 마실 것 하나로 호들갑을 떠나고 물을 수 있다. 음식으로 예를 든다면 이름 모를 소수민족이 만든 김치가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종갓집의 김치들을 이겼다고 하면 이해가 될까?…라고 설명하면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들 … [Read more...] about 프랑스 vs. 미국의 와인대첩, 파리의 심판을 받다
좋아하는 게 많아지면 생기는 일
콩. 날생선. 운동. 찜통더위. 놀이기구. 사진 찍히기. 초콜릿 맛 음료. 교통체증. 여러 사람 앞에서 말하기. 인공 과일 향 나는 모든 것. 옷 입은 채 물에 들어가기. 높은 곳에 올라가기. 갑작스러운 큰소리. 모르는 사람과의 대화. 싸움. 악플. 무례한 사람 등등. 싫어하는 걸 쓰자면 2박 3일도 모자란 사람. 좋아하는 것보다 싫어하는 게 많았던 사람. 그게 바로 나다. 사회인이 된 후 극복한 척 종종 두터운 가면을 써보기도 했지만, 금세 들키고 만다. 백설기에 박힌 검은콩처럼 툭툭 내 … [Read more...] about 좋아하는 게 많아지면 생기는 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어떻게 혈전을 일으키는가?
옥스퍼드 대학과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백신인 AZD1222 (상품명 Covishield 혹은 Vaxzevria 등)은 개발 초기에는 가장 유망한 코로나 19 백신으로 주목을 받았으나. 임상시험에서의 실수와 mRNA 백신 대비 낮은 예방 효과로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문제가 이것뿐이라면 아무튼 예방 효과가 70-80% 수준이므로 코로나 19 백신으로 요긴하게 사용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할 뿐 아니라 운송과 저장이 쉽다는 장점도 분명합니다. 관련 포스트 「아스트라제네카 … [Read more...] about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어떻게 혈전을 일으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