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카카오페이 경영진 스톡옵션 사태가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 카카오페이는 2021년 11월에 코스피에 상장되었으며 카카오페이 대표 및 주요 경영진 8인은 12월 10일에 보유주식 44만주. 약 900억 원어치의 주식을 동시에 매각합니다.
- 이 중 류영준 대표는 아직 48만 주가 남았고, 올해 상반기 중 처분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 일반적으로 상장기업의 경영진이 주식을 파는 것은 주식 시장에 매우 안 좋은 신호인 것이 당연합니다. 기업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이 그 기업의 미래를 좋게 보지 않는다는 뜻이니 말입니다.
- 그런데 상장한 지 한 달만에 경영진 전체가 보유주식을 동시다발적으로 던져버리는 것은 엄청난 사건입니다.
- “바보들아 속았지? 사실 우리 회사 가치는 거품이고, 우린 그저 한몫 챙기려고 IPO한 거야.” 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한 메시지이기 때문입니다.
- 그들은 그렇게 수많은 투자자와 내부 임직원들을 우롱하며 수백억 원을 챙겼고, 상장 후 1년 동안 주식을 팔 수 없는 직원들은 떨어지는 주가를 보며 배신감에 치를 떨었습니다.
- 그런데 그 류영준 대표가 카카오 대표로 영전한다는 것은 상처에 소금 뿌리는 것과 같은 처사이니 노조가 들고 일어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 결국 류영준 대표는 카카오 대표 취임을 자진 사퇴하며 사건이 종결되지만 이 사건은 카카오에 대한 이미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는 사업을 쪼개서 개별적으로 상장하기로 유명한데, 이것이 과연 더 큰 성장을 위한 결정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남습니다. 그들은 투자자와 임직원이 장기적으로 함께 성장하는 것보다는, 그저 단기간에 돈 많이 땡겨서 그들끼리 크게 나눠먹으려는 의도를 가진 자들이라는 이미지가 남을 것입니다.
카카오페이의 2020년 3분기 연결 매출액은 약 3,300억 원 수준인데 시가총액은 20조에 육박합니다. 비슷하게 약 20조원 의 시가총액인 신한지주의 3분기 연결 매출액은 약 20조 원입니다. 현재 매출액으로 보면 둘의 시총이 말이 안되지만 그만큼 카카오페이의 미래가 밝다고 보기에 상장에 성공했고, 주가도 올랐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이런 현상을 막기 위해 거래소에서는 더욱 엄격하게 심사할 것이며, 투자자들 역시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에게 보수적인 잣대를 댈 것입니다. 그만큼 후배 창업자들에게 피해를 줬고 우리나라 스타트업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경제학에서는 정보의 비대칭에 의한 역선택의 문제를 모럴 해저드라고 합니다. 모럴해저드란 단순히 도덕적으로만 잘못된 것이 아니라, 정보를 가진 자가 그렇지 못한 자를 ‘털어’먹는 현상이 경제적으로 비효율을 야기한다는 뜻입니다. 그들이 현행법상 처벌 받을 수 있는 근거는 없지만 우리 사회에 커다란 비효율을 야기한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도덕적으로는 파산 선고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원문: 이재용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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