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계의 오트 쿠튀르, 혹은 요지경이 되어버린 우유 이야기 매일 아침 한 잔의 우유로 시작하는 하루는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실천하는 거의 유일한 습관이다. 엄마는 우유를 마셔야 키가 커진다고 항상 우유를 데워주었고(키는 크지 않았다), 나는 바나나 우유나 딸기 우유를 달라며 한바탕 입씨름을 해야만 했다. 그때는 형형색색의 우유들이 참 맛있어 보였는데. … 지금은 다르다. 흰 우유, 바나나우유, 딸기우유, 초코우유 정도였던 가공유의 세계가 갑자기 커졌다. 이게 다 가공유 세계의 원톱 … [Read more...] about 호박고구마부터 쑥까지, 특이점이 온 한국우유 7
문화
‘프로듀스 101’ 이후, 아이돌은 어디로 가야 할까
‘프로듀스 101’ 이전의 세상 지금이야 자주 못 하지만, 2014년도까지만 해도 방송 3사의 음악방송을 거의 매주 챙겨봤다. 그래서 현재 인기 그룹들의 신인 시절을 거의 다 기억한다. 당시 가장 인상 깊던 그룹은 (순식간에 슈퍼스타가 된 당시의 엑소를 제외하면) ‘다칠 준비가 돼 있어’와 ‘hyde’를 연속으로 선보였던 빅스였다. 그때나 지금이나 그렇게까지 콘셉추얼한 그룹은 잘 없다. 비주얼은 지금 기준으로도 많이 화려한 편이고, 안무도 워낙 과격해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 [Read more...] about ‘프로듀스 101’ 이후, 아이돌은 어디로 가야 할까
〈벌새〉, 의미 있는 날갯짓
한국 영화 100년, 의미 있는 상업영화에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에 빛나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있다면 독립영화에는 아마도 국내외 영화제 44관왕에 빛나는 김보라 감독의 〈벌새〉를 뽑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전 세계를 사로잡다 2019년 〈벌새〉가 수상한 상의 개수, 12월 기준 44개라는 숫자의 절대적 크기도 엄청나지만 사실 더 중요한 것은 그 안에 담긴 무게감이다. 〈벌새〉는 베를린, 런던, 뉴욕, 시애틀, 부산, 서울 등 말 그대로 전 세계에서 수상 릴레이를 … [Read more...] about 〈벌새〉, 의미 있는 날갯짓
취향 따라 영어 공부하자! 당신의 취향에 맞는 영어 읽기 사이트 추천
영어 공부하기 시리즈 미디어 활용법 #1 핀터레스트로 영어 공부하기 미디어 활용법 #2 공짜로 영어 공부하기 미디어 활용법 #3 취미로 영어 공부하기 어떻게 하면 영어를 꾸준히 공부할 수 있을까? 사람마다 언어를 습득하는 최고의 방식이 다르다고 해요. 친구 중에서는 다양한 언어를 ‘읽기’로 먼저 배우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단어이나 문법을 익히기보다는 '말하기'로 먼저 언어를 받아들이는 친구도 있어요. 저는 ‘생활’로 언어를 배운 사람이지만, 영어를 … [Read more...] about 취향 따라 영어 공부하자! 당신의 취향에 맞는 영어 읽기 사이트 추천
드러난 성취 뒤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노동에 대하여
그림일기를 그리는 동안 설거지를 해주고, 고양이 화장실을 치워주고, 청소기를 돌려주는 파트너가 없었더라면 나는 꾸준히 창작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창작해서 곧 출간되는 책에는 나의 이름만 들어갈 것이다. 드러난 성취 뒤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노동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아빠가 30년간 이뤄낸 성취 뒤에는 괄호 열고 엄마의 이름이 들어가야 한다. 아빠가 30년간 직장에서 놀고먹지 않았듯 엄마도 30년간 집에서 놀고먹지 않았다. 새로운 우리의 팀플 속에서 존중받지 않는 … [Read more...] about 드러난 성취 뒤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노동에 대하여
BTS, 김혜자, 박찬욱의 공통점은?
지난 10월 30일, 올림픽공원에서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2019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대중문화예술상은 정부 차원에서 대중문화예술의 사회적 위상을 높이고, 대중문화예술인들의 창작 의욕을 높이기 위해 제정된 상입니다. 올해는 대중문화예술상 10주년이라 그 의미가 더 깊었습니다. 가수 양희은, 배우 김혜자를 비롯한 5명이 문화훈장을, 배우 염정아와 라디오 DJ 배철수를 비롯한 6명이 대통령 표창을, 가수 김완선과 배우 김서형을 비롯한 8명이 국무총리 표창을, 가수 … [Read more...] about BTS, 김혜자, 박찬욱의 공통점은?
사람이 조금 띨띨해야 하나를 끈덕지게 좋아한다
덕질은 도통 고쳐지질 않는다 나쁘게 말하면 자학적이라고까지 표현할 수도 있겠는데, 나는 기본적으로 자신을 냉소하길 즐긴다. 냉소하며 쾌감을 느끼면 그것은 병적인 것일 테지만, 나는 이따금 냉소를 통해 나의 세상살이 방식을 반성하거나 수정하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 냉소하는 행위로 교훈을 끌어내기 위해 발악을 하다니, 어쩐지 조금 안쓰러운 인간이다. 하지만 아무리 자신을 비웃고 한심하게 바라봐도 고쳐지지 않는 고집스러운 성미도 분명 존재한다. 그중 하나는 ‘덕질’이다. 뭐 하나를 좋아하게 … [Read more...] about 사람이 조금 띨띨해야 하나를 끈덕지게 좋아한다
〈아이리시맨〉, 영감님들의 종합선물세트
영화를 보다 보면 '도대체 이 영화를 어떻게 만든 거지?'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있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은 1942년생이니 한국 나이로 치면 77세다. 적지 않은 나이는 그렇다 치더라도, 209분짜리 영화를 보는 것도 쉽지 않은데 만드는 것은 오죽했을까? 선물 같은 연기 〈아이리시맨〉의 주조연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영화를 보지 않고도 이 영화의 무게감이 느껴진다. 종합선물세트에도 메인이 되는 선물이 있듯 〈아이리시맨〉이 관객들에게 건네는 가장 큰 선물은 명품 배우진의 … [Read more...] about 〈아이리시맨〉, 영감님들의 종합선물세트
울면서 가출한 엄마, 바로 나였다
엄마 나빠! 엄마 싫어! 엄마 저리 가! 엄마 때릴 거야! 엄마 없어져 버려! 엄마 버릴 거야! 아이가 세 살 때였다. 아이는 두 돌이 지나자 갑자기 엄마 거부 증상을 보였다. 처음에는 “날날아 엄마한테 왜 그래, 엄마 그럼 속상해”하며 달래 봤다가 “날날아! 엄마한테 그러면 안 돼!” 화도 내봤다. 그럼 아이는 “엄마 미안해, 사랑해” 하며 안겼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도끼눈을 뜨고 또다시 엄마를 밀어내기를 반복했다. 보통 애들은 엄마만 찾는데 얘는 아빠~ 아빠~ 아빠 보고 싶어~ 하고 … [Read more...] about 울면서 가출한 엄마, 바로 나였다
뉴트로, 과거를 삽니다
레트로 열풍의 시작 한국 레트로 열풍의 시작점은 2004년에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가 개봉하고 나서다. 영화가 흥행하면서 영화에 등장하는 1970년대 교복과 당시 학교생활에 젊은이들이 호기심을 느꼈다. 그 이후, 1970년대 콘셉트로 한 식당이 나타나고 옛날 교복 입어 보기와 같은 문화가 생겨났다. 영화 〈써니〉가 개봉하면서 레트로 문화가 1970년대에서 1980년대로 올라오고 영화 〈건축학개론〉은 다시 1980년대에서 1990년대로 시기를 조정했다. 그러다가 응답하라 시리즈가 … [Read more...] about 뉴트로, 과거를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