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살아가는 일이란 중앙에 토네이도나 블랙홀이 있어서 그 좁은 곳으로 끊임없이 빠져들어 가는 일이라고 느껴질 때가 있다. 좁은 땅, 좁은 사회에서 모두가 같은 현실과 성공의 기준을 공유하고, 그 중심으로 들어가지 못하면 도태되고 배제되어, 결국 존재까지 부정당하는 느낌을 받는 것이다. 모두가 같아져야 하고, 그 같아짐 속에서 수직으로 줄 세워져야 하고, 그 상층부로 기어오르지 못하면 실패한 인생이 될 거라는 불안이 몸을 휩싸고 돈다. 인스타그램을 보면 수십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 [Read more...] about 행복하기 위해서는, 내 삶의 가장 값진 순간들을 온전히 사랑할 것
문화
양준일 씨의 뉴스룸 인터뷰를 보면서 든 몇 가지 생각
우선 나는 양준일이라는 인물을 과대해석하고 싶지는 않다. 그 당시 그의 옷차림이나 퍼포먼스가 다분히 튀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당시의 한국이 '뒤떨어진 문화권'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평가다. 마치 이미 랩 음악을 듣던 이들에게 서태지의 음악은 그냥 이것저것 짬뽕해서 들고나온 카피캣에 불과할 뿐이었지만, 그는 아직도 뽕짝 음악이 1위를 하던 나라에서 어렵지 않게 문화 대통령이 되었던 것처럼. 양준일 씨의 경우도 비슷한 선상에서 볼 수 있다. 알려져 있다시피 그는 한국계 미국인이다. … [Read more...] about 양준일 씨의 뉴스룸 인터뷰를 보면서 든 몇 가지 생각
마블vs폭스, 영웅들이 받은 차별대우
※ 해당 글에는 MCU 영화 시리즈와 엑스맨 영화 시리즈의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 시리즈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관람이 예정되어 있는 분들은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Intro 10년간 21편의 영화를 남기고 시리즈 초기 멤버들의 스토리를 마무리한 <어벤져스: 엔드게임>과 19년간 10여 편의 영화와 함께 시리즈 전체를 마무리하는 <엑스맨: 다크피닉스>는 모두 마블 코믹스를 원작으로 하는 배다른 형제다. 하지만 2019년을 … [Read more...] about 마블vs폭스, 영웅들이 받은 차별대우
불안에는 ‘비용’이 든다
불안에는 비용이 든다. 특히 갈수록 청년 세대는 이 불안에 어마어마한 비용을 들이고 있다. 예를 들어, 한 과목에서 A 학점을 받지 못하면 이후의 취업에 어떤 불이익이 있을까 봐, 그 때문에 인생을 망칠까 봐, 필사적으로 시간을 쓴다. 그런데 가령 A 학점을 받기 위해 필요한 공부 시간이 10시간이라고 해보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당연히 딱 10시간 공부하는 것이다. 9시간을 공부해서 B를 받았다면, 무척 억울할 것이다. 반면, 30시간을 공부한다면, 20시간을 불안에 지불한 비용이 된다. … [Read more...] about 불안에는 ‘비용’이 든다
‘월드 오브 탱크’ 헤비 유저 3인 간담회: 갓겜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해서
김(ㅍㅍㅅㅅ 에디터 김현미, 이하 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Frank: 월드 오브 탱크에 빠져 5년 동안 3만 판 플레이한 베테랑 전차장 Frank입니다. 레드불: 안녕하세요. 경력 7년 차에 리그 5년 차고, 아시아 서버에서는 T_rash 닉을 사용하고 있는 레드불입니다. 현재 월드 오브 탱크 한국 컨트리뷰터로 활동하는 한편, 리그와 토너먼트 해설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유형권: 게임 유튜브&스트리밍 활동을 거쳐 현재는 게임 블로그를 운영하는 유저 유형권입니다. … [Read more...] about ‘월드 오브 탱크’ 헤비 유저 3인 간담회: 갓겜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해서
“매일이 주말인 백수도 주말을 기다린다.”
매일이 주말인 백수도 주말을 기다린다 쉽게 일반화하긴 조금 곤란하지만, 나의 직접 경험과 주변의 이야기를 함께 균형적으로 종합해보면 정말이지 ‘백수’도 ‘주말’을 기다린다. 백수도 토요일과 일요일이 되면 마음이 편해지고 조금은 지친 마음을 내려놓는 재충전의 시간으로 그 이틀을 활용한다. 무언가를 경험해보지 않고, 그것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떠드는 건 오만이다. 그래서 나는 기껏해야 백수 생활 한두 달 해본 걸 가지고 백수들의 심경을 충분히 이해하는 듯 ‘나도 네 마음 잘 아니 기죽지 말고 … [Read more...] about “매일이 주말인 백수도 주말을 기다린다.”
카페로 출근합니다, 시간이 멈춘 그곳으로
창밖에는 기다리는 택배 아저씨는 오지 않고, 차가운 겨울 공기만 배달된다. ‘올해는 내 님과 꼭 벚꽃을 보러 가야지’라고 생각한 게 어제 같은데 집 밖에 나서니 낙엽이 떨어지고 있다. 예전에는 이런 낙엽이라도 밟으면 즐거웠는데, 어른이 되고 나니 밟고 있는 이것이 낙엽인지 나인지 모르겠다. 낙엽과 내가 물아일체가 된 상태. 안 돼! 시간아 밟지 마. 이대로 부스럭 사라질 수 없어! 그래서 발길을 돌렸다. 메말라버린 나의 감성과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을 음료를 찾아 떠난다. 스마트폰을 꺼내 … [Read more...] about 카페로 출근합니다, 시간이 멈춘 그곳으로
메리엄웹스터 사전이 뽑은 올해의 단어는 ‘They’
※ NPR의 「Merriam-Webster's 2019 Word Of The Year Is The Singular, Nonbinary 'They'」를 참고한 글입니다. 어느 오후, 당신이 자주 가는 카페. 늘 앉던 자리에 앉으려던 당신은 누군가 놓고 간 핸드폰을 발견합니다. 당신은 종업원에게, 아니면 (카페가 얼마나 큰지에 달렸지만) 카페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이 들을 수 있도록 “누가 핸드폰 놓고 갔나 봐요.”라고 외치겠죠. 이 말을 영어로는 어떻게 말할까요? 모든 표현이 … [Read more...] about 메리엄웹스터 사전이 뽑은 올해의 단어는 ‘They’
독보적인 존재감, 김혜수
작은 배역으로 짧은 시간을 출연해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배우들이 있다. 1986년 데뷔한 이후 지금까지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선보이는 김혜수는 정확히 그런 배우다. 충무로의 아이콘 충무로를 대표할 단 한 명의 여배우를 골라야 한다면 나는 개인적으로 김혜수를 선택하겠다. 물론 더 많은 필모, 더 훌륭한 연기력을 가진 배우도 있겠지만 김혜수만큼 여배우로서의 아이코닉한 삶을 살아온 인물도 많지 않다. 16세에 우연히 초콜릿 광고에 출연했다가 이황림 감독의 눈에 띄어 … [Read more...] about 독보적인 존재감, 김혜수
하루가 힘들 때는 ‘거대한 그림’을 그리며 견뎌낼 것
모르는 사람이 없고, 한때는 안 해본 사람이 없다고 하는 ‘스타크래프트’라는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 있다. 대략 설명하자면, 이 게임은 처음에 '일꾼' 4명으로 시작해서, 자원을 캐고, 그 자원으로 건물을 짓고, 병력을 생산하여 전쟁을 하는 게임이다. 나도 한때 이 게임을 대단히 좋아해서 열심히 하기도 했고, 요즘에도 가끔 생각나면 옛 프로게이머들의 게임을 찾아보곤 한다. 그런데 게임 중계를 보면서 알게 된 것이 있는데, 이 게임에서 핵심은 다른 것보다 '시간'이라는 … [Read more...] about 하루가 힘들 때는 ‘거대한 그림’을 그리며 견뎌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