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9년 8월의 어느 날, 미국 버지니아주 제임스타운에 국적 불명의 선원들로 이루어진 네덜란드 깃발을 단 선박이 하나 도착합니다. 그리고 선박에서 하선한 약 20명의 앙골라 출신 계약 노동자 흑인의 움직임은 곧 미국 흑인 노예제도의 '시작'으로 간주됩니다. 영특한 스토리텔러이자 노마딕 DJ 겸 퍼스널/패션 브랜드 컨설턴트인 트레메인 에모리(Tremaine Emory)가 이끄는 패션 브랜드 데님 티어스(DENIM TEARS)는 2019년 9월, 미국 노예제도 400주년을 기념한 캡슐 … [Read more...] about 패션에 흑인 노예 제도의 역사를 담는 똘똘한 스토리텔러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과 스크루지 이야기
들어가며 책은 '비꽃' 출판사에서 펴내고, 김옥수 선생님이 번역한 「크리스마스 캐럴」(2016)을 추천합니다. 몇 개의 번역본을 골라 들고 처음 몇 페이지를 비교해 읽어보다가 이걸로 구매해 읽었습니다. 번역이 정말 훌륭해요. 감사합니다! 미국 래퍼 구찌 메인(Gucci Mane)의 믹스테이프 〈East Atlanta Santa 3〉(2019)의 인트로이자 끔찍한 크리스마스 테마 랩송 ‘Jingle Bales Intro’를 듣고 나서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을 읽어보세요. 그리고 … [Read more...] about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과 스크루지 이야기
대문호의 크리에이티브 조언: 피츠제럴드가 남긴 2장의 편지
피츠제럴드의 가짜 편지 한 장 얼마 전, Nick Farriella라는 미국 작가가 패러디물로 제작한 ‘스콧 피츠제럴드의 편지'가 소셜미디어 위에서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스페인 독감 대유행의 마지막 해인 1920년에 피츠제럴드가 프랑스 남부에 격리된 상태에서 그의 절친인 ‘로즈마리’에게 보낸 편지라며 온라인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녔는데요, 사실 ‘로즈마리’는 피츠제럴드의 소설 『밤은 부드러워』 에서 등장하는 여주인공의 이름입니다. 이 패러디 편지는 이런 문장으로 시작하죠. It was a … [Read more...] about 대문호의 크리에이티브 조언: 피츠제럴드가 남긴 2장의 편지
‘리복 퓨리’부터 ‘아디다스 이지부스트’까지, 단 한 사람의 디자인이라면? 신발 디자이너 스티븐 스미스
살벌했던 그때 그 버튼 한때 리복의 '인스타펌프 퓨리'라는 신발이 대유행을 했었죠. 다채로운 색 조합에 쉽게 이해하기도 소화하기도 어려운 디자인을 뽐내던 신발이었는데, 길거리를 지나가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발등에 지구 종말 버튼같이 생긴 혹을 하나씩 달고 다녔어요. 달려가서 꼭 한번 꾹 눌러보고 싶었는데, 초면에 다짜고짜 발등을 만질 수도 없는 노릇이고 아주 죽겠더군요. 리복 인스타펌프 퓨리는 1994년도에 미국에서 출시된 신발인데요, 시공간을 훌쩍 뛰어넘어 20여 년이 지난 아시아 … [Read more...] about ‘리복 퓨리’부터 ‘아디다스 이지부스트’까지, 단 한 사람의 디자인이라면? 신발 디자이너 스티븐 스미스
성공한 소설가의 매혹적인 실패담
저렇게 시시하게 살진 않을 거야. 내겐 이상적으로 그리는 삶의 방식이 있어. 이렇게 생각의 방향이 사회 일반의 생활 궤도를 벗어난 쪽으로 심하게 기울어버리면, 역설적으로 이도 저도 아닌 인생의 시간을 묵묵히 통과해야만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그것을 견뎌낸 이후에나 ‘이상적인’ 삶이 허락될 수 있는 것이랄까. 아, 되게 케케묵은 고진감래 내러티브다. 『빵 굽는 타자기』는 결국엔 성공한 소설가 폴 오스터가 (그의 표현에 따르면)성서적 양상을 띠고 있던 자기 과거의 불운의 역사를 … [Read more...] about 성공한 소설가의 매혹적인 실패담
레즈비언 어머니를 다룬 미국 최고 래퍼의 노래
어둠 속에서 산다는 것, 그게 어떤 삶인지 상상할 수 있겠니? 어둠 속에 있는 사람들은 너를 행복하고 자유롭다고 생각해. 왜냐하면 그것이 그들이 보고 싶은 모습이기 때문이지. 행복하지만 자유롭진 않았던 두 삶, 누군가 네가 사랑하는 가족이나 사람을 괴롭힐까 봐 두려워하며 어둠 속을 살았지. 세상은 변하고 사람들은 이제 자유로워질 시간이라고 말해. 그런데 너는 단지 '나 자신'으로 사는 것을 두려워하면서 살아. 어둠 속에 산다는 건 살기 안전한 곳처럼 … [Read more...] about 레즈비언 어머니를 다룬 미국 최고 래퍼의 노래
매주 싱글 앨범을 발매해 부자가 된 래퍼 ‘Russ’
성공 못 해? 왜 못해? 난 해! 오늘의 콘텐츠는 <스눕피의 화요 힙합 음악 추천>과는 조금 결을 달리합니다. 같은 듯하면서 또 다르기도 한데요, 모르겠어요. 아무튼 다릅니다. 오늘은 조금 더 '개인의 성장(성공)'이라는 관점에서 한 래퍼를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오늘 소개하고 싶은 아티스트는 미국 힙합 씬의 '유아독존'의 아이콘, 27살의 백인 래퍼 Russ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왜 자기를 싫어하는 건지 그 이유를 본인만 모르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기만의 세계에 완전히 … [Read more...] about 매주 싱글 앨범을 발매해 부자가 된 래퍼 ‘Russ’
수많은 팬레터를 받은 전설적인 광고 캠페인의 주인공
소설가 스콧 피츠제럴드, 그가 그의 소설 작품을 통해 은근하게 ‘샤라웃’을 보낸 독일 출신의 미국 일러스트레이터, 그리고 그가 그린 〈더 애로우 칼라 맨(The Arrow Collar Man)〉 사이에 얽힌 묘한 연결고리를 한번 풀어보려고 합니다. 저의 억측도 몇 숟가락 겁 없이 섞어서 말이죠. 스콧 피츠제럴드와 레이엔데커 바즈 루어만 감독의 영화 〈위대한 개츠비〉(2013)의 초반부, 주인공 '닉 캐러웨이'로 분한 토비 맥과이어가 1922년의 여름을 회상하는 장면에서 뉴욕의 … [Read more...] about 수많은 팬레터를 받은 전설적인 광고 캠페인의 주인공
1조 원을 번 래퍼가 딸에게 들려주는 생의 지혜
안녕하세요. 선생님들, 스눕피의 미국 힙합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위인의 노래 한 곡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제이지 미국 힙합 아티스트를 이야기하면서 갑자기 웬 위인 타령이냐고요? 뉴욕 브루클린의 저소득층 임대 주택 단지에서 나고 자라며 마약이나 팔던, 찢어지도록 가난하고 터프했던 과거를 저 멀리 밀어내고 힙합 아티스트로서는 최초로(포브스 인증) 1조 원의 재산을 취한 랩 아티스트에게 '위인'이라는 칭호는 그리 어색하거나 부끄러운 키워드가 아니겠죠. 돈과 도덕성이 지고의 가치로 … [Read more...] about 1조 원을 번 래퍼가 딸에게 들려주는 생의 지혜
운전석에 앉아 노래를 부르니 150만 팔로워가 생겼다
중년 남성 하나가 자신의 Fiat 500 차량의 운전석에 홀로 앉아 노래를 부른다. 안전벨트도 확실하게 맸으니 벌금 걱정은 안 해도 된다. 그가 부르는 노래의 제목은 2018년 힙합 씬을 강타한 미국의 랩 트리오 Migos의 <Walk It Take It>. 노래 초반의 훅은 그럴듯하게 잘 따라 하던 이 아저씨, 빠른 템포의 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그대로 무너진다. 와르르르르! 처참하다. 그러니까 랩도 아무나 하는 건 아니라고! 하지만 이 아저씨, 끝까지 기를 쓰며 노래를 … [Read more...] about 운전석에 앉아 노래를 부르니 150만 팔로워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