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멕시코 음식점에서 주방 보조를 한 적이 있다. 멕시코 음식에는 코를 자극하는 재료가 많이 사용되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주방 사람들을 괴롭히는 재료가 바로 ‘양파’였다. 동선을 줄이기 위해 최소화된 주방 통로(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사장님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다)에 양파 냄새가 가득 차면, 너도 나도 실연한 사람처럼 눈이 빨개지게 마련이었다. 그런데 이 양파라는 놈을 까다 보면 생각나는 철학자가 한 사람 있다. 세계 4대 성인의 한 명이며, 온 생애를 통해 애지(愛知)를 실천한 그분! … [Read more...] about 소크라테스의 ‘악처’, 크산티페를 위한 생양파무침
문화
안 해본 건 늘 쉬워 보이지
언젠가 가죽공방 원데이 클래스에 간 적 있다. 카드 지갑, 필통, 키링 등 단 몇 시간 안에 결과물을 낼 수 있는 짧은 수업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그중 난 필통 만들기를 택했다. 재단된 가죽에 구멍을 내고, 실로 꿰맨 후 똑딱이 버튼을 박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단순한 작업. 2–3시간 만에 제법 모양을 갖춘 핸드 메이드 필통을 완성해 냈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내 필통이 탄생했다. (자세히 보면 바느질 상태는 삐뚤빼뚤하지만) 생애 최초 가죽 공예 작품(?)을 품에 안고 집으로 돌아가며 … [Read more...] about 안 해본 건 늘 쉬워 보이지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과 스크루지 이야기
들어가며 책은 '비꽃' 출판사에서 펴내고, 김옥수 선생님이 번역한 「크리스마스 캐럴」(2016)을 추천합니다. 몇 개의 번역본을 골라 들고 처음 몇 페이지를 비교해 읽어보다가 이걸로 구매해 읽었습니다. 번역이 정말 훌륭해요. 감사합니다! 미국 래퍼 구찌 메인(Gucci Mane)의 믹스테이프 〈East Atlanta Santa 3〉(2019)의 인트로이자 끔찍한 크리스마스 테마 랩송 ‘Jingle Bales Intro’를 듣고 나서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을 읽어보세요. 그리고 … [Read more...] about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과 스크루지 이야기
아이돌 팬덤의 ‘응원봉’, 케이팝의 새로운 문화가 되다
〈응답하라 1997〉에 나왔던 장면이다. 노란 우비를 입은 젝스키스의 팬들과 하얀 우비를 입은 H.O.T의 팬들이 빗속에서 격렬하게 싸우는 장면. 전설의 90년대 팬덤 싸움 이야기다. 그런데 이제는 다 옛날이야기다. 온라인 시대가 되면서 이제 각 그룹 팬들은 만날 일도 잘 없기 때문이다. 굳이 싸우려면 트위터에서 모욕죄 각을 재며 싸운다(…) 강산이 두 번은 변할 세월이 지나면서 팬덤 문화도 엄청나게 변한 것이다. ‘젝스키스=노란색 풍선, H.O.T.=하얀색 풍선’으로 대변되던 아이돌 … [Read more...] about 아이돌 팬덤의 ‘응원봉’, 케이팝의 새로운 문화가 되다
점점 더 많은 동물 윤리학자가 애완동물을 길러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이유
※ The Guardian의 「Should we stop keeping pets? Why more and more ethicists say yes」를 번역한 글입니다. 제시카 피어스가 애완동물 기르기에 문제의식을 느낀 것은 통 안에 든 새끼 쥐들을 보았을 때입니다. 그녀는 미국의 애완동물 체인인 펫스마트에서 딸이 기르는 도마뱀의 먹이로 귀뚜라미를 샀습니다. 찍찍대던 쥐들은 아마 애완동물로, 아니면 뱀의 먹이로 팔렸을 것입니다. 어느 쪽인지는 묻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생명윤리학자로써 … [Read more...] about 점점 더 많은 동물 윤리학자가 애완동물을 길러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이유
청년층의 몰락과 좌절
오늘 본 기사에 따르면 20대 청년 7명 중 1명이 학자금 대출로 인한 빚을 졌으며 그 수는 5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중 6개월 이상 이자를 못 낸 학생들이 지난 5년간 2배 가까이 늘었고, 청년층 실업률은 40% 정도로 전 연령대 중 가장 가파르게 상승했다. 개인 회생 신청도 전 연령대 중 유일하게 늘어 20% 이상 상승했다. 코로나로 아르바이트 자리는 씨가 말랐고, 학교도 가지 못한 채 골방에 틀어박혀 지낸 한 해이지만, 등록금은 요지부동이다. 서울 대학가에는 원룸을 … [Read more...] about 청년층의 몰락과 좌절
명품 악역들이 하드캐리하는 드라마 〈펜트하우스〉
최근 매주 재미있게 챙겨 보는 월화 드라마가 있다. 바로, 매회 최고 시청률을 갱신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드라마 〈펜트하우스〉다. 처음부터 본 건 아니었다. 하지만 사람들의 입소문을 통해 보고 난 뒤 완전히 드라마가 그리는 이야기에 푹 빠져 버리고 말았다. 〈펜트하우스〉는 일각에서 막장 드라마인 동시에 불편한 드라마로 불린다. 드라마 내에서 그리는 부부간의 불륜은 사람들 사이에서 막장이라며 욕을 먹었고, 드라마에서 그리는 재벌 출신이 아닌 가난한 사람에 대한 차별은 ‘꼭 이렇게까지 해야 … [Read more...] about 명품 악역들이 하드캐리하는 드라마 〈펜트하우스〉
골든디스크 어워즈, 35년 동안 쌓아 온 영광의 순간들을 이야기하다
시상식의 계절이다. 올해도 제35회 골든디스크 시상식이 열린다. 널린 게 연말 시상식이어도 골든디스크는 그 무게감이 다르다. 음악성으로만 평가하는 한국대중음악상을 제외하면 음악성과 대중성 두 요소를 잘 조합해 시상하여 대중의 신뢰를 받아왔다. 1990년대에는 ‘한국의 그래미’라는 별명과 함께 당대 가수들이 가장 받고 싶어 하는 시상식으로 손꼽히기도 했다. 2021년이 다 되어가지만, 골든디스크는 지금도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후보 선정은 팬 투표를 제외하고 … [Read more...] about 골든디스크 어워즈, 35년 동안 쌓아 온 영광의 순간들을 이야기하다
때로는 위로가 더 상처가 될 수 있다
대학생 때 일본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하며 지냈던 적이 있다. 1년 동안 도토루라는 커피 전문점에서 일하며 생활했다. 한때 한국에도 명동 등지에 지점이 있었는데, 지금은 철수했지만 아마 기억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일본에서 내가 일했던 지점의 직원 수는 나를 포함해 대략 열두셋 정도로, 점장과 마스터(점포 주인)를 제외한 대다수가 20대 초반의 대학생이었다. 시내에 국립대학이 있어서 전국 각지에서 온 학생들이 학교 공부와 아르바이트 등을 병행하다 졸업 이후 각자의 고향이나 도쿄 등의 대도시로 … [Read more...] about 때로는 위로가 더 상처가 될 수 있다
자존감 지키며 연애하는 법 4가지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연애하기 전에는 멘탈이 괜찮은데, 연애를 할 때만 자존감이 떨어지지는 않나요? 그래서 그 힘든 연애가 끝나면 오히려 편안함과 행복감을 맛보다가 '인간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명언(?) 아래 외로움 때문에 연애를 시작하고, 또다시 같은 경험을 하지는 않나요? 오늘은 자존감 전문가인 멘디쌤이 자존감을 지키며 연애하기 위해 지켜야 할 원칙을 정리해보았습니다. 1. 무엇보다 사람부터 잘 골라야 한다. 당신이 연애하며 자존감이 떨어지는 이유는, 당신이 … [Read more...] about 자존감 지키며 연애하는 법 4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