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살아가면서 언제나 객관적으로 행동하려고 하지만 사실은 기분에 따라서 행동할 때가 많다. 단순히 혼자서 하는 일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얽히는 일에서도 우리는 기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내 기분에 따라서 사람을 대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에게 받은 기분에 따라서 행동이 변하기도 한다.
좋은 사람에게 긍정적인 기분의 영향을 받아 내가 좋은 쪽으로 행동하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불평 불만을 하는 사람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받아 내 기분까지도 엉망이 되기도 한다. 특히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는 이런 부정적인 감정의 공유는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스트레스가 된다.
어떻게 하면 내 기분을 정확하게 판단해 조금 더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을까? 나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발산해 나까지 부정적으로 만들어버리는 사람들을 대처해야 할까? 그 질문의 답을 알고 싶어서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의 ‘들어가는 글’을 읽어 보면 우리가 어디서 배운 적이 없는 기분을 다루는 법을 어려워하는 건 당연하다고 말한다. 실제로 가정과 학교를 통해 어릴 때부터 ‘무엇이든 내 마음대로 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남을 배려해야 한다’고 배우지만, 내 기분을 어떻게 해야 할지 배우지 못했다.
어릴 때부터 어른들에게 배운 건 ‘울고 싶을 때 다 울면 안 된다 참아라’ ‘화가 나도 참아라’ ‘짜증이 나도 참아라’처럼, 다 참으라는 말 뿐이었다. 그 탓에 매번 힘든 감정을 어디에 풀지도 못하고 제대로 다루지도 못했다. 그러니 오늘날 우울증에 괴로워하거나 감정이 예민한 사람이 많은 게 아닐까?
지금 느끼는 기분은 단순히 오늘 하루를 보내는 나 자신의 하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나와 관계를 맺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면서 우리는 그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도 있고, 나쁜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언제나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해도 기분에 따라 무심코 해버리는 행동 하나가 그 판단을 바꾸기도 한다. 만약 어느 날 뚜렷이 기분이 좋지 않다면 저자는 아래의 세 가지 질문을 꼭 해보라고 말한다.
- 밥은 제대로 챙겨 먹었나?
- 오늘 잠은 제대로 잤니?
- 운동은 좀 하고 있나?
이 세 가지 질문에 대해 모두 다 ‘No’라고 대답한다면 기분은 당연히 나쁠 수밖에 없다. 배가 고프거나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을 때 사람은 누구나 예민해지기 마련이다. 모든 사람이 한두 번은 그런 경험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규칙적이고 적절한 운동은 잠을 잘 자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어느 날은 괜히 신경질이 난다 싶었는데 초콜릿 하나를 먹었더니 바로 기분이 차분해졌다. 정신없이 일하느라 당이 떨어졌다고 외치는 몸의 신호를 놓치고 있었던 거다. 물 한 잔으로 기분이 바로 나아진 적도 있다. 한 끼 식사도 우습게 여겨선 안 된다. 영양학자는 감정 기복 또한 음식과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게을러진 정신 또한 체력으로 개선할 수 있다. 무엇이든 몸이 뒷받침되어야 도전하고 시도할 수 있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는 체력의 한계에 부딪히지 않았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머릿속 모든 생각이 비관적으로 흐른다면 유산소 운동을 해보자. 긍정적인 마음의 힘이 다시 솟아오를 것이다. 몸과 마음을 함께 돌봐야 나에게도 남에게도 정성을 다할 수 있다.
- 15쪽
기분은 지금 내 몸 상태와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확실히 나 스스로 ‘나는 지금 왜 이렇게 기분이 나쁜 거지?’라며 나쁜 기분의 출처를 찾는 게 좋다. 그 나쁜 기분의 출처가 부족한 식사 때문인지, 잠이 부족해서인지, 몸이 뻐근해서인지, 어떤 사람 때문인지 확실히 파악해야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다.
어릴 때 선생님, 부모님, 주변 어른들을 통해 들은 ‘참으면 된다’, ‘참으면 지나간다’라는 말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내가 느끼는 기분을 참기보다 왜 그런지 파악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많은 사람이 그렇게 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학교 폭력, 데이트 폭력, 아동 학대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건 아닐까?
사람의 기분은 나의 컨디션에 따라서 달라지기도 하지만 주변 사람에 따라서 달라지기도 한다. 나와 타인의 관계에서 기분이 상하지 않고 적절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거리를 분명하게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이만큼 했으니 다른 사람도 나에게 이만큼 해주기를 바라는 순간 그 관계는 엉망이 된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타인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높은 기대감을 경계해야 한다. 항상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접근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상대방이 잘해주면 나 또한 상대방에게 진실한 선의로 보답해주면 된다. 반대로 상대방이 나에게 냉담하면 굳이 애써 상대방의 환심을 살 필요가 없다. 관계에서 계산기를 두드리라는 뜻이 아니다. 상대방을 제대로 대하는 방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사람에게 덜 기대할 것. 내가 준만큼 똑같이 받으려고 욕심내지 않을 것. 이 두 가지가 인간관계에서 실망하지 않는 가장 단순하고 확실한 방법이다.
- 47쪽
상대방이 내가 대해준 만큼 나를 대해주기를 바라지만 그건 어디까지 나의 욕심일 뿐이다. 상대방의 호의를 기대하면서 접근했는데 상대방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으면 나는 그 사람에게 실망하게 되면 짜증이 난다. 상대방도 이 사람과 가까워질 생각이 없는데 거리를 좁히려고 하면 짜증이 나서 서로 기분이 상하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과 관계에서는 높은 기대감을 경계해야 한다. 한두 번 잘해줬다고 해서 혹은 서로 배려를 해줬다고 해서 그린 라이트가 들어온 게 아니다. 적절한 거리를유지하면서 서로의 입장에서 상대를 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그러다 마음이 맞으면 거리를 좁혀 친해지는 것이 바로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결론: 참는 것만이 정답이 아니다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기 위해, 지금 내가 느끼는 부정적인 기분을 참기만 해서는 안 된다. 왜 그런 기분을 느끼는 지 원인을 파악하고, 그 원인에 따라 해결책을 찾아서 실천해야 한다. 참는 게 미덕이라는 말은 절반만 정답이다. 오늘날 현대인이 겪는 우울증, 분노 조절 장애, 알코올 중독은 모두 참기만 해서 생긴 병이다.
이제 달라져야 한다. 참는 건 미덕이 아니다. 참으면 병이 된다. 오늘의 나를 채운 부정적인 기분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풀어내야 한다. 어떻게? 바로 오늘 소개한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라는 책이 우리의 기분이 태도가 되어 하루를 망치지 않는 방법을 상세히 설명한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읽어보자. 우리는 오늘 하루는 더 나은 기분으로 더 좋은 하루로 보낼 수 있다.
스스로를 하찮게 여기고 책망하는 사람은 사람의 아름다움을 알아채지 못한다. 남에게 늘 상냥하지만 정작 삶의 활력이 없는 사람에게 내면의 즐거움이 있을 리 없다. 자기 자신과 잘 지내는 사람이 행복한 일상을 사는 법이다. 자신을 좀 더 너그럽게 대한다면 진정한 즐거움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의 불완전한 모습까지 받아들이자. 나의 필요를 남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하자. 나를 힘들게 하는 습관을 조금씩 줄여나가자.
자기 자신과 잘 지내는 사람이 행복한 일상을 산다.
- 65쪽
원문: 노지의 소박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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