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는 헤엄쳤고 하루키는 달렸다 프란츠 카프카는 마흔이라는 젊은 나이에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프라하에서 태어났지만, 카프카는 유대계 독일인으로 삶을 살아야 했죠. 이런 태생 때문인지 그의 삶은 늘 외롭고 고독했습니다. <변신>, <시골 의사>, <성城> 등을 통해 인간 운명의 부조리, 인간이라는 존재의 불안감에 천착했던 그의 작품세계는 아마도 자신의 '존재'가 그러했기 때문이라고 미루어 짐작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 [Read more...] about 카프카와 하루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문화
화학을 알면 그림이 보인다
오르세 미술관을 네 번 갔다고 말하면 대체로 반응이 비슷하다. 부럽다, 혹은 뭐하러 네 번씩이나? 이런 반응에는 “한 번 봤으면 됐지, 가볼 곳이 얼마나 많은데”라는 지청구도 숨어 있다. 파리에 갈 기회가 있을 때마다(그래 봐야 네 번이 전부지만) 오르세를 빼놓지 않고 들르는 것은 첫 경험 때문이리라. 그곳에서 고흐의 그림을 처음 만났다. 교과서나 책에 있는 그림 말고 실제 그림을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 순간의 느낌은 지금도 생생하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 함께 간 일행은 고흐의 … [Read more...] about 화학을 알면 그림이 보인다
책과 음반, 사양산업의 반란
한 때 북디자이너가 꿈이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주변 사람들에게 "종이책은 이제 사양길 아니야?" 라는 말을 많이 듣곤 했는데요. (물론 그런 의견 때문에 북디자이너가 되지 않은 건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직종을 선택하거나 사업을 시작할 때 고려하는 점 중 하나가 바로 그 분야가 과연 유망한가에 대한 부분입니다. 유망산업과 사양산업은 시대에 따라 계속 변화합니다. 1960년대에는 섬유나 신발 산업이 유망 산업이었지만 현재는 임금 상승과 기술의 발달로 사양산업이 되었죠. 이외에도 … [Read more...] about 책과 음반, 사양산업의 반란
혼자서도 잘해요, 셀프족 전성시대
자신의 손으로 직접 만들고 사용함으로써 비용절감과 동시에 본인의 개성을 살리는 알뜰 소비자를 가리켜 ‘셀프족’이라고 하죠. 이들이 만드는 다양한 셀프 문화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최근의 DIY는 과거와는 좀 다르게 DIP(Do-It-Professional), 즉 전문가형 셀프족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취미에서 시작했지만 적어도 좋아하는 이것만큼은 ‘제대로’ 해보고 싶은 슬로워크 셀프족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1. 오늘은 내가 바리스타! 황옥연 디자이너의 … [Read more...] about 혼자서도 잘해요, 셀프족 전성시대
‘아수라’를 위한 3가지 변명
※ 이 글에는 영화의 후반부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아수라>는 오우삼 스타일의 1980년대 홍콩 누아르와 아벨 페라라 스타일의 미국 B급 영화를 무대만 한국으로 옮긴 듯한 영화다. 이는 새로울 게 없다는 점에서는 혹평이고, 1980년대 홍콩과 미국 인디 신에서 꽤 완성도 높은 수작들이 탄생했다는 점에서는 호평이다. 영화는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에서 순항하고 있지만 6점대에 불과한 포털의 관객 평점이 보여주듯 호불호는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영화를 싫어하는 … [Read more...] about ‘아수라’를 위한 3가지 변명
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 이 글은 가디언지의 「Why are older Danish women so happy?」를 번역한 글입니다. 유럽연합 통계연구(Eurostat Study)를 보면, 회원국의 74세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행복도를 조사한 결과 덴마크 노인들이 10점 만점에 8.4점으로 유럽에서 가장 행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럽연합 평균은 6.8점이었습니다. 보통 나이가 들고 기력이 쇠하면서 죽음이 가까워지면 행복한 감정도 자연히 사그라지는 게 당연한데, 과연 이들이 행복한 노후를 보내는 건 … [Read more...] about 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감독의 지나친 덕질이 마음에 들지 않은 팬들이 재편집에 나섰다
J.R.R.톨킨의 『반지의 제왕』은 소설로서만이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서도 판타지 문화에 큰 영향을 준 작품입니다. 소설과 마찬가지로 3편으로 구성한 영화는 많은 내용을 생략하면서도 자그마치 558분(9시간 18분)에 이르렀죠. 확장판을 더하면 736분(12시간 16분)에 이르는 이 작품은 자그마치 11개의 아카데미상을 휩쓸며 전설이 되었고, 역사상 가장 위대한 판타지 영화의 하나로, 이후 제작되는 무수한 판타지 영화의 롤모델이 되었습니다. 영화 <반지의 … [Read more...] about 감독의 지나친 덕질이 마음에 들지 않은 팬들이 재편집에 나섰다
팀쿡의 애플, 장기적 비전
※ 이 글은 워싱턴 포스트지의 인터뷰 「Tim Cook, the interview: Running Apple ‘is sort of a lonely job’」를 번역한 것입니다. 지난 7월, 팀 쿡 애플 CEO의 4층 사무실에 걸려 있는 로버트 케네디와 마틴 루터 킹 목사, 재키 로빈슨의 액자로 된 포스터 밑에 윤이 나는 하얀 커피 테이블 위에 있는 오리지널 박스 안에 로즈골드 아이폰 6s이 놓여 있었다. 이날 아침 일찍, 쿡은 애플 본부의 직원들 앞에서 아이폰을 들고 … [Read more...] about 팀쿡의 애플, 장기적 비전
문학 공모전에 대한 삐딱한 생각 몇 가지
문학 공모전 이야기가 불거진 김에 예전부터 생각해오던 몇 가지를 풀어본다. 아마 나뿐 아니라 많은 작가 내지 문청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 듯하다. 1) 공모전 중복출품 허용 주요 문학 공모전의 요강을 보면 대부분 ‘다른 데 이거 응모하면 안 돼! 걸리면 너 아웃임!’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난 이걸 이해할 수 없다. 문학은 수학 등과 달라서 정답이 없고 일관된 잣대로 평가할 수 없다. 여기선 대차게 까여도 저기선 쪽쪽 빨릴 수 있는 게 문학이다. 중복출품을 허용해야 한다. 대신 수상을 … [Read more...] about 문학 공모전에 대한 삐딱한 생각 몇 가지
3만원으로 지적 대화 하기: 더 넓고 덜 얕은 지식을 원하는 당신에게
2015년 출판계의 대박 상품은 단연 ‘지대넓얕(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었다. 팟캐스트에서 시작해 출판계를 휩쓴 이 책은 사람들의 교양욕을 좀 더 손수이 채워주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팟캐스트는 시간을 많이 써야 했지만, 책은 고작 3만원에 5시간 정도를 쓰면 됐다. 당연히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지 않은가… 채사장님은 ‘술자리에서 항상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좀 더 깊이 있는 지적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팟캐스트와 책을 만들고자 했다. 그런데, 지적 대화가 … [Read more...] about 3만원으로 지적 대화 하기: 더 넓고 덜 얕은 지식을 원하는 당신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