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영화 <핵소 고지>의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감독 멜 깁슨이 돌아왔다. <아포칼립토>(2006) 이후 10년 만이다. <브레이브하트>(1995)의 동성애 혐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2004)의 반유대주의, <아포칼립토>의 원초적 폭력 등 마초 기질이 다분한 영화들로 항상 논란의 중심에 서온 그가 이번에 선택한 소재는 제2차 세계대전의 미국인 전쟁 영웅이다.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는 종교적 신념에도 불구하고 … [Read more...] about “핵소 고지” 총을 들지 않고 싸운 전쟁영웅
문화
제 89회 아카데미 시상식 : 왔노라 보았노라 잘못 불렀노라
올해의 오스카(아카데미 시상식의 별칭)는 마냥 하얗지 않았다.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SNS상에서 #oscarsowhite란 해시태그로 놀림감이 되었다. 주요 부문 후보에 백인들만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확실히 달랐다. 진행자인 코미디언 지미 키멜은 이게 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덕분이라는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트럼프의 반(反)이민정책을 비꼬는 것이었다. 현지 시간으로 2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부분들을 … [Read more...] about 제 89회 아카데미 시상식 : 왔노라 보았노라 잘못 불렀노라
‘텐가’를 파봅시다
남성분들, 새 세상이 열렸습니다. 그래서 한 번 파봤습니다. ‘텐가 코리아’가 생겼고 주문 폭주 중이라고 합니다. 직접 사용해 본 것은 아니지만 대략의 메카니즘 정도는 파헤칠 수 있을 것 같군요. 아직도 뉴월드에 감을 못 잡은 한남놈들을 위해 설명해 주자면 텐가는 남성용 자위 기구입니다. 웹사이트를 살펴보니 기본적으로 텐가의 기구들은 일회용 기구와 씻어 쓰는 기구, 두 가지 타입으로 나뉩니다. 후기를 들어 보면 일회용이지만 발사 타이밍만 잘 조절하면 3-4회까지는 사용 가능하다고 합니다. … [Read more...] about ‘텐가’를 파봅시다
‘건강한 꼰대’와 65세 정년
인간이 독자적인 ‘종(species)’으로 분류되는 이유는 수없이 많다. 그중 관찰과 사색을 통해 뭔가를 꾸며내는 능력과 도구를 제작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많은 학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소스타인 베블런(Thorstein Bunde Veblen)은 이를 ‘한가한 호기심(idle curiosity) 본능’과 ‘제작본능(workmanship)’으로 명명했는데, 이를 통해 예술과 문학은 물론 과학과 기술이 발전했다. 수천년 동안 거의 변화가 없던 인간사회가 급격한 변화를 겪은 것도 19세기 … [Read more...] about ‘건강한 꼰대’와 65세 정년
실리콘밸리 CEO의 격
요새 한국 사람으로 부끄럽고, 또 미국에 사는 사람으로 부끄러운 나날이다. 하필 또 지금 영국에 나와 있는데, 2016년 최악의 나날 1, 2, 3위를 한 번에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이 약간 어이가 없다. 화요일 치뤄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예상을 깨고 당선되자 힐러리는 깔끔하게 결과를 수용했다. 오바마 역시 트럼프를 축하하며 국민들에게 화합과 치유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지만, 실제로 미국의 많은 곳에서는 트럼프의 ‘공포’에 두려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특히 이민자 및 외국인 전문 인력이 … [Read more...] about 실리콘밸리 CEO의 격
“스노든”은 왜 내부고발자가 되었나
2013년 NSA의 빅브라더식 감청 실태를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에 관한 영화라면 이미 오스카 다큐멘터리상을 받은 뛰어난 작품인 <시티즌포>(2014)가 있다. 로라 포이트러스 감독이 ‘citizenfour’라는 ID로 접근한 스노든을 만나 언론을 피하기 위해 호텔방을 전전하며 촬영한 다큐멘터리다. 베일에 쌓인 인물인 스노든에 대한 호기심 뿐만 아니라 개인정보가 얼마나 쉽게 정부에게 넘어가는지 경각심을 갖게 해준 작품이다. 올리버 스톤 감독이 저널리스트 루크 하딩의 … [Read more...] about “스노든”은 왜 내부고발자가 되었나
“썰전” 이재명 시장이 말하는 공정한 사회의 요건
이재명 시장의 뿌리를 파헤치며 오늘 한국이 겪는 문제를 본 <썰전 : 이재명 편> 이재명 성남 시장의 에세이 『이재명은 합니다』를 읽고 이재명 시장이 겪은 경험과 그 경험으로 빚은 가치관이 무엇인지 안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런데 평소 자주 챙겨보는 <썰전>에 이재명 시장이 출연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재명 시장은 지금껏 우리가 흔히 보지 못한 대선 후보 중 한 명이다. 그는 국회의원 배지를 달거나 광역 지자체장 직위에 오르지 못했다. 경기도 성남시의 지자체장일 … [Read more...] about “썰전” 이재명 시장이 말하는 공정한 사회의 요건
비욘세의 승리, 그래미 이상의 의미
※ 이 글은 The New York Times에 기재된 「What Beyoncé Won Was Bigger Than a Grammy」를 번역한 글입니다. 흑인들은 뛰어난 상상력을 갖고 있습니다. 예술 분야에서뿐 아니라, 일상 속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물건이나 재산으로 취급받던 시절부터 실은 우리가 인간이며, 가족이라고 상상하며 살았습니다. 좀처럼 경험해본 적 없는 자유와 평등을 상상했죠. 신이 흑인에게만은 사랑을 돌려주지 않는 것 같던 시절에도 우리는 늘 사랑과 관용이 넘치는 … [Read more...] about 비욘세의 승리, 그래미 이상의 의미
〈동주〉 100돌 맞은 영원한 청춘을 기리며
“시를 쓰기만 하면 뭘 하니 발표를 해야지.” “당선이 아이 됐는데 발표를 어찌케 하니.” 영화에서 윤동주의 고종사촌형이자 가장 가까운 친우이기도 했던 송몽규는 함경도 사투리로 정겹게 동생 동주에게 시를 발표해 볼 것을 제안한다. 자신보다 앞서 신춘문예에 당선된 사촌형을 바라보는 동주의 표정은 부러움 반 부끄러움 반. 여러모로 복잡하다. 다행히 우리는 습작으로만 남을 뻔 했던 그의 시를 읽게 되었다. 1946년 윤동주의 또 다른 지우인 강처중과 정병욱에 의해 그의 시는 세상 밖으로 … [Read more...] about 〈동주〉 100돌 맞은 영원한 청춘을 기리며
시골에서 태어난다는 것
“대학에서 배우는 건 하나도 없지만 졸업증 때문에 다니는 것뿐” …이라고 말하는 사람을 간혹 만난다. 뭔가 더 많이 배울 것 같은 인(IN) 서울 명문대 출신들도 그런 말을 많이 한다. 학벌 위주의 사회를 반대하며 적극적으로 대학을 거부하는 운동도 있다. 대체로 서울이나 인근 대도시 출신이다. 그런 사람을 만날 때마다 내가 이방인이란 걸 실감한다. 나는 현대 시민으로서 필요한 모든 교양을 오로지 대학에서 배웠기 때문이다. 내가 대학을 다니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야만스러운 내 모습밖에 떠오르지 … [Read more...] about 시골에서 태어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