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Netflix IR 자료 기준으로 추가 및 수정한 글입니다.
1. Q3는 Q4를 위한 오프닝 게임에 불과했다
올림픽 악재에도 넷플릭스 2016년 Q3는 기묘한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일본, 캐나다, 유럽 국가 등의 가입자들이 지속적으로 많이 몰려와 Q2의 실적 부진을 만회했고, 35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총 8,6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습니다. Q4는 미국 145만 명, 미국을 제외한 국제시장(International Market)에서 375만 명, 총 가입자 520만 명을 예상했는데요.
결과적으로 미국 190만 명의 가입자와 국제 51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해 7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습니다. 분기 700만 명 가입자는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많은 가입자 증감이라고 합니다.
2015년은 넷플릭스의 비약적인 발전이 있었던 해로 1년 동안 가입자 1,700만 명이 증가했지만, 2016년 Q4의 선전으로 2015년 기록을 깨고 1,900만 가입자를 확보했습니다. 2017년 Q1은 520만 가입자를 예상하나 지금의 추세로는 9,900만 명을 넘어 1억 명 달성도 가능해 보입니다. 이 수치는 미국 유료 방송 사업자의 총가입자 수를 상회하는 것으로 미국 내에서 가장 많은 가입자를 확보한 유료 방송 사업자가 되는 것입니다. 이제 미국 가입자 수는 5,000만 명이 되었고, 그 외 국제시장에서는 4,400만 명이 되었습니다. 2015년 Q4의 국제시장 비율이 40%였는데 이제 47%까지 올라왔습니다. 2017년에는 미국보다 국제 가입자가 더 많아지는 것도 실현 가능해 보입니다.
국제시장이라고 표현하니깐 이상하지만, 이렇게 시작했으니 계속 쓰겠습니다.^^ 190개국 론칭부터 많은 콘텐츠 투자와 마케팅을 해왔으나 초반부터 가입자가 늘어나지는 않았죠. 여전히 아시아 국가에서는 호주, 뉴질랜드, 일본을 제외하면 좋은 상황은 아닙니다. 하지만, 유럽, 중남미 국가에서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고 로컬 콘텐츠에 대한 반응도 나오기 시작하면서 국제시장 손익도 빠르게 개선 중입니다. 이익률이 -19.2%에서 무려 -7%로 개선되어 결과적으로 미국 포함 이익률 20%로 손익 개선을 이루게 된 상황입니다. 그리고 드디어 내년부터 국제시장도 턴오버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영업 이익은 6.2%까지 올라왔습니다. 작년 Q4 대비 100% 신장입니다. 올해 Q1 대작 출시를 조금 미루면서 Q1 영업 이익을 9.1%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보입니다. 매출은 2016년 82억 달러로 2017년에는 스트리밍 회사 최초로 100억 달러를 달성할 듯합니다.
2. 무엇이 넷플릭스의 대반전을 일으켰나
1) 오리지널, 오리지널, 오리지널
넷플릭스의 오리지널이 힘을 받은 Q4였습니다. 뭘 봐야 할지도 모를 정도입니다. 이 기세는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전혀 다른 색으로 표현한 마블의 ‘루크 케이지’(가장 어두운 느낌의 마블 시리즈가 아녔을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블랙 미러 시즌 3’(한국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모든 국가에서 Top 10 콘텐츠로 선정된 ‘길모어 걸스: 한해의 스케치’도 선전했습니다. 미국 시장에 반향을 일으키지 않더라도 글로벌로 고객들이 사랑한 콘텐츠라면 다시금 리메이크하는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FOX는 7년 만에 석호필을 다시 살려내서 프리즌 브레이크 시즌5를 제작을 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 결정은 중국 Sohu에서 작년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내린 것이죠. 오래된 콘텐츠를 부흥시키기 위해서는 그다음 시즌을 다시금 제작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길모어 걸스도 그런 케이스이고요. 한해의 스케치 덕분에 시즌 1부터 다시 보게 하는 빈지 포레버(Binge Forever) 전략들도 하나의 콘텐츠 전략으로 인정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드림웍스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인 ‘트롤 헌터’는 넷플릭스 키즈 콘텐츠 사상 가장 많은 시청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1월 첫째 주 미국 바이럴 트렌드를 보면 두 편을 제외하고는 모두 넷플릭스 작품입니다. 특히 넷플릭스의 ‘The OA’는 일반 TV 프로그램 수준으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The OA’는 심상치 않은 반향을 일으키며 제2의 ‘기묘한 이야기’가 될 듯합니다. 초자연적인 소재의 드라마는 앞으로 넷플릭스의 강력한 테마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CW의 슈퍼내추럴을 비롯해 이런 부류의 드라마는 미국에서 상당히 잘 만들기도 합니다. 지역에 따라 큰 호불호도 적은 편이죠.
브라질 최초의 SF 드라마인 ‘3%’도 중남미에서 가장 많이 시청한 드라마가 되었다고 합니다. 포르투갈어로 제작해서 그런지 포르투갈에서도 많이 시청했다고 하네요. 저렴한 제작비에 특정 국가에서 큰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이런 로컬 콘텐츠 제작은 계속 늘어날 계획입니다. 일본에서 제작한 심야 식당도 같은 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다음 시즌도 제작을 확정했습니다.
인도에서는 여전히 고전 중이지만, 지난 2016년 12월 16일 넷플릭스는 발리우드의 거물 샤 루칸(Shah Rukh Khan)의 프로덕션인 레드칠리스 엔터테인먼트(Red Chillies Entertainment)와 독점 계약을 맺었습니다. 샤 루칸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배우 중 하나로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버는 배우 8위에 오른 슈퍼스타입니다. 그가 2016년에 번 돈은 368억 원으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보다 높습니다.
넷플릭스에는 샤 루칸이 출연한 30편 이상의 기존 영화와 향후 3년 동안 제작될 신규 영화가 공급될 예정입니다. 이 딜은 아마존의 프라임 비디오 서비스의 세계적인 출시를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발표되었으며, 인도에서 프라임 비디오는 넷플릭스의 1/10도 안 되는 공격적인 가격으로 상륙을 한 상태이기 때문에 위협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 딜은 인도를 타깃에 두었다기보단 세계적으로 팬을 보유한 샤 루칸을 이용해 글로벌 가입자 확보에 치중하려는 계획으로 보입니다.
2016년 구글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TV 콘텐츠로는 ‘기묘한 이야기’가 선정되었습니다. 처음입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로 이런 적이 없지요. HBO의 프리미엄 TV 시리즈를 이긴 것입니다. 반대로 왜 AT&T가 타임워너를 인수하고 싶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HBO는 타임워너의 소유입니다. 실제로 2016년에 가장 많이 검색한 TV 시리즈는 아래와 같습니다.
1위 기묘한 이야기(Netflix)
2위 웨스트 월드(HBO)
3위 루크 케이지(Netflix)
4위 왕좌의 게임(HBO)
5위 블랙 미러(Netflix)
6위 풀러 하우스(Netflix)
7위 크라운(Netflix)
8위 The Night of (HBO)
9위 태양의 후예(NEW)
10위 소이 루나(Disney)
그뿐 아니라 ‘The Crown’은 1월에 있었던 골든 글로브 어워드에서 베스트 TV 시리즈, 베스트 퍼포먼스 여자배우를 수상했습니다. 미국 배우 조합 상(The Screen Actors Guild Awards)에서는 1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며 방송사 통틀어 가장 많은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습니다. 2016년 콘텐츠 수급에 50억 달러를 쓴 넷플릭스, 올해는 정말 60억 달러를 쓸 것 같습니다.
2) 아시아를 위한 신의 한 수 ‘다운로드 기능’과 파트너 쉽
2016년 12월 넷플릭스는 오랜 시간 고객이 염원하던 다운로드 기능을 공개했습니다. 많은 고객의 호응을 끌어냈고 지하철이나 비행기에서도 마음껏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아마존, 유튜브 레드 등도 다운로드 기능을 제공해 오리지널 이후 핵심 기능은 다운로드라는 이야기를 만들기도 했지요.
미국 1위 케이블 사업자 컴캐스트에 드디어 넷플릭스가 들어갔습니다. 컴캐스트의 음성 리모컨으로 넷플릭스 콘텐츠를 검색하고 감상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이런 파트너십은 넷플릭스가 지향하는 바는 아니라고 합니다. 넷플릭스 CEO인 리드 헤이스팅스는 이런 딜이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지만 넷플릭스의 혁신적인 추천, 재생 UX를 고객들이 경험할 수 없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셋톱 내에 있는 앱을 통해서 실행하길 바란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콘텐츠 자동 재생 기능이나 시청 완료 직전 다음 콘텐츠를 미리 재생시켜주는 ‘Post Play Experience’는 넷플릭스 앱에서만 제공할 수 있는 기능이지요. 너무나도 유명한 추천 기능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3. 인터넷 TV 시대의 개막, 서로 간의 시너지 기대
지난 2016년 12년 15일 아마존은 글로벌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서비스를 론칭했습니다. 유튜브 레드도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로 확대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망과 관련이 크게 없는 위성 사업자들 중심으로 인터넷 TV 시장이 커지고, 미국 위성 사업자 DIsh를 필두로 AT&T의 DirecTV 등도 인터넷 TV 서비스인 Sling TV, DirecTV Now와 같은 서비스를 내놓았습니다. 노르딕에서는 ViaSet에서 ViaPlay라는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1월 10일 BBC는 주말 드라마를 iPlayer(OTT) 서비스에 먼저 공개하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이른바 ‘먼저 다 봐라(Binge First)’ 전략입니다. 실시간의 장점인 Fresh 콘텐츠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습니다. HBO도 BBC와 같은 전략을 펼치려하고요. 실시간 방송사들은 점점 더 OTT화 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넷플릭스가 유일했지만 통신사들도 넷플릭스와 흡사한 비즈니스 모델을 계속 만들어 도전하는 상황이지요.
그들과 경쟁해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욱더 치열해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넷플릭스는 더 빨리 뛰려는 행보를 보이는데, Sony의 광고 기반 무료 OTT 서비스인 크래클(Crackle)의 오리지널 시리즈였던 제리 사인펠드의 Comedians in Cars Getting Coffee의 판권을 사서 앞으로의 시즌을 넷플릭스에서 공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크래클은 사인펠드에게 편당 50만 불, 한화로 약 6억 원을 지급하고 있었습니다. 편당 제작비가 1억 2,000만 원이니 매우 저렴한 수준입니다. 넷플릭스가 그 시즌들을 가져오면서 50%의 돈을 주고 약 200억에 새로운 24편의 에피소드를 가져올 것으로 포브스는 전망했습니다.
물론 적은 돈입니다. 겟 다운에 1,500억을 주고 6편을 만든 것에 비하면요. 하지만 사인펠드는 프렌즈와 함께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던 코미디 시트콤 시리즈였던 사인펠드를 만든 장본인입니다. 기존에 제작했던 59개의 에피소드도 협상할 것으로 보이며, 스탠딩 코미디 포함 1,000억이 넘는 돈을 지불할 것으로 보입니다. 팔리는 콘텐츠이고, 넷플릭스가 가장 약한 부분이 리얼리티 부분이기 때문이죠. 게다가 Comedians in Cars Getting Coffee는 대표적인 웹 콘텐츠로 TV에서 볼 수 없는 콘텐츠입니다.
이제 재미있는 콘텐츠를 보기 위해서는 실시간 방송이 아닌 OTT 서비스를 찾아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그들과 경쟁해 살아남기 위해 더욱 많이 투자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의 행보는 어떻게 될까요? Binge First 시대, 실시간보다 VOD가 더 빠른 시대에 승자는 누가 될까요? Q1 실적 때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원문: Johan Kim의 브런치